영화의 제목을 해석하면 길잡이, 개척자 뭐 이런 뜻이란다(그때는 이런 뜻인지 모르고 봤지만 ^^;).  

이 영화를 언제 봤는지는 잘 모르겠다. 2007년 이후에 개봉했다고 하니깐, 아마 그해에 바로 보지 않았나 싶긴 하다만. 이 영화는 13번째 전사 이후에 딱히 바이킹 관련된 영화를 못 보다가 오랜만에 봤던 작품인데, 상당히 독특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다. 일단, 주인공인 칼 어번은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긍지와 자존심 높은 로한의 기병대장으로 나와서 상당히 인상이 강하게 각인되었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고스트 쉽 - 여기선 뭘로 나왔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리딕>, <본 슈프리머시>, <둠>, <스타 트렉: 더 비기닝>, <레드> 등 필자가 봤던 상당수의 영화들에 출연했었다. 어쨌든, 이 영화를 보면서 '얘는 액션배우치고는 상당히 분위기 있네~'라는 것을 느꼈다고 하면 좀 이상할라나?

그럼 영화 얘기 한번 해보자.

영화의 스토리는 이전에 소개했던 <13번째 전사>와 약간 다르지만 기본적인 소재는 비슷하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바이킹 영화는 대부분 외지 사람이 꼭 등장한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그 역할이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이다. 그리고 전작이 이슬람권의 사람이 바이킹 문화권으로 유입된 것이라면, 이 영화는 바이킹족들이 인디언 문화권으로 침투한 경우에 해당한다. 

거친 풍랑을 이겨내고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1척의 배. 바이킹족을 상징하는 용머리 용골과 날씬한 선체, 그리고 단단한 철제갑주와 방패 등이 화면 전면에 보인다. 난파된 배 안에서 바이킹 족장의 아들만이 겨우 목숨을 부지하고, 그는 '왐파노악(Wampanoag)'이라는 인디언 부족에 의해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된다. 그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흘러 '유령'으로 불리며 인디언으로 살아가던 소년은 장성한 청년이 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또 1척의 바이킹 함선이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난파되지 않고, 온전하게(?) 도착하여, 그들은 배에서 말들을 꺼내 무서운 질주를 시작한다. 그들은 왐파노악 부족을 절단내고, 주인공은 예지 능력이 있는 무당 '패스파인더'를 찾아가 자신과 같은 형통인 바이킹들에게 복수를 맹세한다는 내용이다. 

일단 기본적인 스토리는 9~10세기 유럽뿐만 아니라 그린란드와 북아메리카까지 배가 갈 수 있는 곳은 어디든지 뻗어나가던 바이킹족의 실제 역사에 코드를 맞췄다. 이전에는 레이프 에릭슨이 이끄는 바이킹 족의 한 무리가 북미에 정착했다는 신화적인 내용으로만 알려져 왔으나, 실제 캐나다 뉴펀들랜드섬 북쪽 끝에서 11세기 바이킹족이 건설한 식민지 유적이 확인됨으로써 아메리카 대륙은 바이킹족이 가장 처음 발견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지금 여기는 '랑즈 오 메도스 국립역사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캐나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물론 그렇다고 영화의 배경이 캐나다 뉴펀들랜드섬 일대는 아니다. 다만, 처음에 바이킹족이 한번 난파된 것을 보여준 것처럼 당시 바이킹족이 아메리카에 심심치않게 도달했다~라는 시대적 배경을 전제로 깔았던 것 같다. 물론 주인공이 장성했을때 도착한 바이킹족이 가족이나 다른 무리들을 이끌지 않고, 오직 건장한 전사들로만 팀을 이루고 있다는 것 자체는 조금 오바스러운 설정이다. 이는 곧 바이킹족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자주 가는 항로를 정확히 숙지하고 있었고, 이곳에 약탈할 것이 많아 아예 처음부터 약탈을 목적으로 왔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럴만한 정황 근거는 없기 때문이다(실제로 바이킹족이 그렇게 배 1척으로 와서 이 머나먼 타국에서 뭐하고 살텐가...즉, 갑자기 이유없이 바이킹족이 침입하는 것은 설정상 무리가 있었다고 봐야할 것이다). 오히려 영화 초반부에서처럼 우연찮게 난파되어 도달했다는 것이 더 적절한 설정일 것 같다. 암튼, 그렇게 끝나면 재미가 없으니 바이킹족이 인디언을 침입해야만 하지만 말이다. 

영화 속의 바이킹은 인디언과 아주아주 다르게 묘사되고 있다. 맨 위에 영화 포스터에도 나타나지만, 주인공과 바이킹족의 동일한 점은 철제 칼과 방패뿐이다. 복장이나 행동양식, 사고방식, 기타 무기, 싸우는 방식 등은 모두 인디언과 같다. 그에 반해 바이킹족은 온몸을 철제갑주로 두르고, 단단한 철제무기를 갖추고, 말을 타고 다니면서 닥치는대로 약탈하고 빼앗는 악마로 묘사된다. 뭐 실제로 당시 인디언과 바이킹족이 만난다면, 일방적으로 저렇게 이야기가 전개되지는 않았겠지만, 분명 바이킹족의 모습은 중남미 원주민들이 처음 유럽인을 봤을 때 만큼이나 이상한 모습이긴 했을 것이다.

암튼, 주인공은 같은 바이킹족이라는 것을 내세워 적을 안심시키고 뭐 결국에는 사랑하는 애인도 구하고, 눈 덮힌 산야에서 바이킹 애들을 모조리 골로 보내버린다. 그리고 인디언 부족의 영웅으로서 새로운 지도자가 된다~는 내용이다. 

일단, 전투씬은 스케일이 크거나 화려하지 않지만, 사실적이고 긴장감이 넘친다. 전에 소개한 <13번째 전사>에서처럼 장렬하거나 웅장한 맛은 없지만 바이킹족에 대항해 목숨을 부지하려는 느낌은 잘 전달됐다. 전체적으로 위에 보이는 몇몇 사진에서처럼 음습한 기운이 도는 안개가 끼거나, 어두운 저녁이거나 하는 배경이 많아서 영화의 분위기는 무겁고 어둡다. 하지만, 설경이 펼쳐지는 장면도 많아서 전체적인 영화의 분위기는 만족스러운 편이다. 

또한 인디언에 비해 바이킹족을 너무 강력한 존재로 묘사하려는 듯한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마치 드라마 <주몽>에서 앞으로 급성장해야만 하는(?) 고구려에 비해 초반에 강력한 존재로 묘사되어야만 했던 한나라 강철기병을 보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 일부러 지저분하고, 더럽고, 잔인하고, 거침없이 표현하려다보니 다소 왜곡된 바이킹족에 대한 표현이 스크린에 보인 것은 아닐까 싶다. 너무 비사실적으로 묘사해서, 판타지처럼 느껴진다랄까?

아울러 주인공은 영화가 진행되면서 아주 빠르게 바이킹족의 철제 칼을 사용하는 법을 배워 적과 싸우는 일취월장(?)의 실력을 선보인 것 또한, 조금 이해가 안 됐다.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을 보면 주인공을 모시러 온 주인공 아버지의 가신들이 주인공에게 칼 다루는 것을 알려주는 장면이 나오며, 마찬가지로 영화 <타이탄>에서도 왕의 가신들이 주인공을 가르치는 장면이 나온다. 뭐 시간의 촉박함이야 그렇다쳐도 그런 과정 거의 없이 이런 식의 전투씬이 나오는 것은 조금 그랬다. 만약 주인공이 끝까지 인디언식으로 싸웠다면 어땠을까 싶다. 이런 건 영화 <아포칼립토>에서 아주 잘 표현하고 있는데, 주인공이 전사는 아니지만 그는 아주 능숙한 사냥꾼으로써 자신의 기술을 십분 발휘해 적을 하나하나 물리치고 있기 때문이다. 암튼, 어떻게든 짧은 시간 내에 주인공이 성장해 적을 다 물리쳐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요구가 좀 무리할 수도 있겠지만...이만 하고 넘어가자.

그리고 바이킹을 다룬 영화지만, 정작 바이킹에 대한 묘사나 고증을 살펴볼만한 부분이 거의 없어서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전사로서의 바이킹족의 잔인함과 무서움을 잘 표현했고, 바이킹족의 피가 흐르는 주인공 역시 무서운 전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잘 그려낸 영화라고 생각한다. <13번째 전사>보다 부족한 부분이 곳곳에 보이기 때문에 별은 3개만 주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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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ㅍ 2014-05-28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봤습니다.

麗輝 2014-09-30 14:31   좋아요 0 | URL
아~감사합니다. 요즘에 여기 블로그에 잘 안 들어와서. ^^;;
 

얼마전 바이킹 관련해서 재밌는 영화를 봤는데(나중에 따로 소개하겠음), 문득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본 바이킹(혹은 북유럽인) 관련 영화가 별로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봤던 바이킹 관련한 영화들이 다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렇게 몇자 적게 됐다. 아마 영화 리뷰를 쓰면서 뭔가 테마를 정한 적은 이번이 처음인 듯...암튼, 색다른 시도인만큼 재밌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럼 본격적으로 몇자 적어보자.  

이 영화는 정말 정말 정말 오래전에 본 영화다. 미국에서는 1999년에 개봉한 듯 한데, 아마 나도 다운받아 본 것은 아니고 비디오를 빌려서 봤던 것 같다. 2000~2001년 무렵에만 해도 다운받아 보는 것이 그렇게 보편적인 문화적 현상(?)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암튼, 그때 왜 이걸 빌려 보게 됐는지 동기따위는 생각나지 않는다. 예전부터 필자 주변에 영화를 그렇게 많이 보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누구의 추천을 받았던 것 같지도 않고,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찾아봤던 것 같지도 않다(당시 필자는 오직 다음의 역사까페-여기 말고-에서만 활동했었기에 다른 인터넷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비디오 가게에 들려서 재밌을 것 같기에 빌려봤던 것 같다는 생각만 든다. 영화를 어떻게 보게 됐는지 동기도 생각나지 않는 영화의 리뷰를 이렇게 쓰게 된 이유는, 어느날 이 영화를 보고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하나 빌려봤는데 정말 놀랍게도 이 영화와 스토리가 아주아주아주 흡사해서 놀랬던 기억이 나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영화는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마이클 클라이튼이 1997년에 발표한 소설 '시체 먹는 사람들(Eaters Of The Dead)'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10세기를 배경으로 바이킹족의 전사들과 식인종인 '웬돌족'과의 전투씬 등이 잔인하고도 웅대하게 펼쳐진다고 한다. 

이걸로 검색했더니 최근까지도 나온 것으로 봐서 꽤 인기가 있는 책인 것 같다(분명 난 그때 번역본을 읽은 것 같은데, 그 책 제목을 정확히 기억을 못 해서 검색하지 못 하겠다). 암튼 책 얘기는 뭐 생략하겠다. 다만, 책과 영화의 내용이 상당히 흡사했다는 점, 그만큼 원작을 충실히 영화화했다는 점이 기억날 뿐이다. 

이 영화의 스토리는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지만 아주 간략하게 줄여서 좀 적어보겠다. 바그다드, 당시 세계에서 손꼽히는 문명국의 중심부에서 화려하고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주인공은 불륜 스캔들에 휩싸여 차디찬 먼 북구에 사절단으로 파견된다(이 부분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불륜녀의 남편이 농간을 부려 그를 보냈다고 한다. 당시 무슨 일로 그가 원치 않는 여행(?)을 떠난 것 같기는 한데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그런데 그 동네 주변에는 적지 않은 규모의 식인종들이 살고 있었고, 그들에 의해 북구 바이킹 애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 결국 아주아주 쌈짱인 바이킹 족장의 아들이 원정대를 이끌고 걔네들을 까러 가는데, 무당이 예언하기를 외부인 전사를 1명 데리고 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바로 주인공인 13번째 전사 '아메드 이븐 파할란'이다. 그리고 그는 점차 바이킹 애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나름 지략도 써 가면서 적들을 하나하나 공략해 나간다. 그리고 그 땅의 평화를 되찾아준다(그런데 아무리 머리를 쥐어 짜내도 지금 마지막 결말이 잘 기억이 안 난다. 책의 내용 역시...-.-;).  

이 영화의 스토리는 네이버 영화 검색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 같아 여기서는 Pass! 

암튼, 이 영화에서 기억나는 단편을 끄집어내어 몇가지만 좀 자세하게 적어보도록 하겠다. 

첫째, 바이킹과 아랍 문화권의 만남에 대해 그린 것이 흥미로웠다. 

솔직히 당시 아랍권과 바이킹 문화권이 만난 것 자체가 신기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걸 영화화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는 것 뿐이다. 이 영화를 보면 아주 간간이지만 주인공(아랍권 인물)과 다른 전사들(북구권 인물들)의 대화나 행동 방식, 사고 방식의 차이를 잘 보여줬던 기억이 난다.  

예를 들면, 주인공은 우아하고 세련된 문화를 영위하던 사람인데 반해 다른 전사들은 거칠고 다소 미개한 이미지가 강하게 묘사되었다. 뭐 아랍인의 눈으로 본 영화 전개라는 점을 상정한다면 그리 이상할 일은 아니지만, 그런 것들을 극명하게 묘사했다는 것이 재밌었다. 또한 바이킹들이 거대한 검을 양손으로 쥐거나, 한손으로 쥐고 싸우면서 어설픈(?) 아랍인에게 칼싸움을 가르쳐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이 흥미로웠다. 계속 쓰러지던 주인공은 잠시 타임! 을 요청하더니, 바이킹들이 건네준 칼을 그라인더(?)에 갈아서 刀(언월도까지는 아니고, 살짝 만곡한 형태의 도)로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재결투를 하더니 아주 능숙하게 刀를 다뤄 바이킹족을 이겨버린 것이었다. 이처럼 영화에서는 양자가 서로간의 차이점을 점점 극복하면서 戰友로서 맺어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었는데 이것이 볼 만했다.  

둘째, 식인종인 웬돌족이 왠지 동방의 유목민족처럼 그려지고 있었다. 

웬돌족이 어떤 애들인지 자세히는 모르겠다. 다만, 그들은 모두 곰을 숭배하는 듯 했고, 상당히 힘이 강한(비정상적으로) 애들로 묘사되었다. 사용하는 무기 역시 강철검이나 철제화살 등이 아니라 두꺼운 곤봉이나 도끼 등 투박한 무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그려졌으며, 특이한 것은 이 녀석들이 말을 타고 다니는 기병으로 등장한다는 점이었다. 필자가 알기로는 바이킹 역시 기병 전술을 활용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웬돌족에게 속소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어 조금 독특했다. 마치 유럽인들이 느끼는 몽골족이나 헝가리족에 대한 공포를 그려낸 것처럼 이 영화에서는 바이킹족(일반적으로 세계사를 배울때 우리는 바이킹족이 유럽 각지로 진출하여 공포에 떨게 한 모험가 겸 정복자로 배웠지만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아니다)의 웬돌족에 대한 공포가 아주 잘 드러나고 있어 독특했다. 

거기다가 그들은 안개를 틈타 횃불을 들고 능숙하게 열을 지어 진군하곤 했는데, 이것이 멀리서 보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것처럼 보여 더욱더 바이킹들의 공포를 부추겼던 것이다. 그들은 여왕(무당을 겸하고 있는)을 모시고 있었으며, 바이킹의 마을을 만나면 전부 파괴하고, 사람들의 사지를 찢어 죽일 정도로 잔인한 녀석들이었다. 그때 영화를 봤을 때는 별 생각없이 봤었는데, 지금 이렇게 리뷰를 쓰면서 기억을 되새겨보니 마치 잘난 아랍권 녀석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영화에서는 동방에서 온 듯한 이 미개한 야만족들을 아주 철저하게 야만스럽게 묘사하고 있었다. 영화 자체가 당시 사람들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듯 스토리 전개를 하고 있어 그 점 또한 흥미로웠던 부분이었다. 

셋째,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이 몇몇 있었다. 

주인공이 13번째 전사로서 바이킹들과 먼 여정을 떠나는 장면이 기억난다. 밤에 모닥불에 앉아 영어로 저희들끼리 씨부리는 바이킹들을 주인공이 유심히 쳐다본다. 그러던 중 한 바이킹이 주인공을 비웃으면서 주인공의 어머니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를 날리는데, 주인공이 딱 그들 말로 이를 반박하는 장면이 나온다. 당연히 바이킹들은 '너 우리 말 할줄 아는데 왜 모른 척 했어!?'라고 하면서 칼을 겨누고, 주인공은 '너네 씨부리는거 듣고 다 배웠다. (내가 좀 짱이거등)'이라고 말한다. 이 부분은 영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반전 효과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영화 초반부 우리의 주인공은 시종일관 아랍어로 대사를 치는데, 영화 초중반 무렵 이 장면을 시작으로 영어를 마구 사용하기 시작했고, 결국 바이킹들과 의사소통에 있어 아무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민족의 언어가 그리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감?? ㅋㅋ 그때에도 정말 어이가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어이가 없다.  

또한 주인공이 적의 괴수(여왕 겸 무당?)를 공격하는데 있어 약간의 지략을 발휘한다. 뭐 영화 후반부에 가면 식인종 대다수와 아주 격렬한 전투를 치루는데, 그때 12명의 바이킹을 이끌었던 부족장의 아들이자 주인공과 친하게 지내게 된 인물이 전사하고 만다. 지금 어렴풋한 기억으로도 상당히 멋진 포즈로 최후를 맞이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주인공이 자연스레 리더가 되고 있었지만, 이게 상식적으로 적절한 설정인지 의문이 가긴 한다. 필자가 보기에 그가 리더가 될만한 활약상을 영화 중반 이후로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바이킹의 짱이 죽자, 기다렸다는 듯이 리더가 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의 활약상으로 전투는 바이킹의 승리로 끝이 나고 말이다.  

뭐 필자가 기억나는 단편은 여기까지다 일단은. 전체적으로 전투씬이나 배경, 싸운드 등은 바이킹과 어울리는, 그리고 액션과 어울렸던 것 같다. 하지만, 스토리를 지나치게 앞당기는 듯 한 느낌이 드는 몇몇 장면은 지금 생각하면 그리 곱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장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역시 처음에 얘기한 것처럼 아랍권과 북구권의 만남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가려 했다는 점, 그게 가장 볼 만했다. 미리 몇자 적자면, 바이킹 관련한 영화들 중에는 이처럼 다른 문화권과 만나는 내용이 상당수 나오는데, 그건 왜 그런지 모르겠다. 뭐 다른 문화권의 문헌기록에 바이킹이 많이 나오기 때문? 으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건 너무 무책임한 거겠지? 어쨌든, 옛날 영화 기억 떠올리며 몇자 적었는데 다음 작품에 대한 기억도 더듬어야 해서 이만~ 

P.S) 이 영화에 대한 리뷰가 몇 있는데 다음 2개의 글이 가장 그럴 듯 해서 여기 소개한다. 참고하시길~ 

지리산손길님이 척추의 명가 지리산손길 까페에 올린 영화 감상평 

허브님의 네이버 블로그에 올라온 영화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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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12-22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이킹의 위대한 왕 불바이가 전쟁이 끝난 후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는 라스트씬이 멋있었던 영화로 기억되는군요.

麗輝 2010-12-28 14:45   좋아요 0 | URL
네~저 역시 그 장면이 기억납니다. 상당히 멋있게 묘사했던 것 같거든요. ^^
 

시대는 명나라 때다. 일단 무협 영화 중에 명대를 배경으로 한 것은 많이 못 봤던 것 같기도 한데...(아닌가? -.-;) 시작부터 그게 좀 독특했다. 솔직히 명대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여 세트며 소품 등을 준비했겠지만 필자에게는 그닥 확 와닿지 않았다. 아니, 뭐랄까? 명대라는 것을 느끼게 할만한 것이 무언인지 잘 몰랐기 때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해야 할라나?

대략의 주인공은 일반 무협영화와 큰 차이가 없다. 절세무공 혹은 불멸의 영생 등을 얻기 위해 온 무림이 난리를 친다. 좀 특이한 거라면 전 무림이 혈안이 되어 찾으려는 것이 바로 달마의 사체라는 것이다. 대개 무림비급이나 뭐 이런 걸 찾을때면, 숨겨진 고수의 연공실, 혹은 숨겨진 비책이나 선약 등을 찾거나, 은둔고수를 찾아 몇갑자의 무술을 단숨에 전수받아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달마의 사체를 찾는다는 설정이라 좀 독특하다. 달마의 사체만 찾으면 뭐가 다 해결된다는 것인지? 궁금해하면서 영화를 계속 봤다. 달마가 죽은 뒤 누가 그 무덤을 파서 사체를 둘로 쪼갰는데, 명나라 황실은 지앙(정우성)의 아버지(명의 재상)에게 그것을 지키라고 명한다. 하지만 黑石(검은 돌 3개를 죽일라는 사람 집에다 갖다 놓는 것 같다. 영화 안에서의 설정은 명나라 관리들에게 엄청난 돈을 상납받으며, 조정을 주무르고 맘에 안 들면 죽여버리는 베일에 싸인 암살단으로 나온다)이라고 불리는 암살단이 쳐들어와 사체를 빼앗기 위해 지앙의 온 가족을 몰살시킨다. 그 와중에 암살단원 중 1명인 세우가 등장하고, 지앙은 아버지를 죽인 원수와 다시 한번 더 싸우지만 결국 심장에 칼을 맞고 다리 아래로 떨어진다.

여기까지는 영화가 스무스하게 지나간다. 일반 무협영화처럼 이제 곧 복수가 시작되겠지~라는 예상이 가능해진다. 도망간 세우는 성형을 하고, 정징이라는 이름으로(이때부터 양자경이 등장)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딴 동네로 이사가서 비단이랑 복주머니 같은 것을 팔면서 살아가는데 그 동네에서 우편배달부로 살아가는 '강아생'이라는 사람과 만나 이윽고 사랑에 빠진다. 강아생의 적극적인 대쉬에 자신이 이렇게 행복한 삶을 살아도 되는지 고민고민하다가 결국 먼저 결혼하자고 청혼해 버리고, 둘은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렇게 산지 반년 정도 지나고, 둘은 남들이 볼 때 별탈없이 지내는 평범한 부부로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전당에 돈을 찾으러 갔다가 떼강도가 쳐들어와 사람들을 죽이게 됐고, 정징은 그만 숨겨둔 절세무공을 발휘해 떼강도를 물리치고 남편을 구해낸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이해하는 강아생, 그리고 그런 그를 진심으로 믿고 사랑하며 따르는 정징. 행복한 나날이 계속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은 흑석이 떼강도 두목에게 당시 사건 정황을 듣고 결국 정징을 찾아내고,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되기 시작한다. 솔직히 여기까지가 1시간 조금 넘은 시간동안 진행된 내용인데, 솔직히 보면서 정우성이 대체 언제쯤 뭔가 보여줄까? 라는 기대감과 약간의 지루함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2시간 거의 다 지나가는 거 아니야? 하고 말이다.

뭐 결론적으로는 어떤 식으로 내용이 전개될지 대강 감들이 오실 것 같다. 약간 스포일러 좀 하자면(죄송 -.-;), 정우성은 흑석이 예전에 죽인 줄 알았던 지앙이 마찬가지로 성형을 해서 강아생의 삶을 살았던 것이고, 처음부터 정징의 정체를 알고 결혼을 했던 것이다(정징은 정우성 얼굴 고쳐준 그 의사한테 가서 또 성형을 하고, 그 의사는 정우성이랑 절친이고...뭐 이런 관계). 이게 가장 큰 줄거리이고 요 중간중간마다 흑석의 또 다른 고수들인 마법사나 레이븐, 옥(세우가 나가고 나서 새로 뽑은 여자 암살단원, 완전 잔인하고 못된 캐릭터) 등이 등장해 화려한 액션을 보여준다.

스토리 얘기는 고만하고, 그럼 딴 얘기 좀 하겠다.

일단 이 영화는 기존의 무협액션 영화와는 조금 달랐다. 뭐랄까? 이 영화의 감독, 제작진들의 이전 영화들을 살펴봤을때 분위기가 약간 틀어졌다고나 할까? 단순히 진중하고, 화려하고, 아름답고, 영상미가 넘쳤던 무협액션(<와호장룡> 봐봐라. 무협액션 영화가 그렇게 운치있게 만들어질 수가 있는지 처음 알았다. <취권>이나 <황비홍>, <엽문> 등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아닌가)만 추구한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약간의 유희를 집어 넣었다고나 할까? 정우성은 강아생을 연기하면서 연신 수더분하고 착하고 어리석어 보이는 연기를 계속 펼친다. 그런 순수함에 정징은 그를 더 사랑하게 된 것일테고, 그는 철저히 자기의 과거를 속이면서 복수의 칼날만을 갈았을 것이다. 그런 정우성의 연기는 옛날에 봤던 <똥개>에서의 모습을 살짝 연상시킨다(물론 그렇게 망가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더빙했는지, 실제 했는지 모르지만 대사 치는 것이 상당히 자연스러워서 연기력에 플러스가 됐던 것 같기도 하고. 영화 말미에 정우성의 존재가 밝혀지고, 정징의 존재도 밝혀지면서 흑석의 두목 왕륜의 존재가 밝혀지는 대목에서 풉! 하고 웃음이 나온 것도 일종의 유희랄까? 앞서 이 영화의 배경이 명대라는 것을 거의 느끼지 못 했다고 했는데, 이 부분에서 절감했다. 흑석 두목 왕륜은 9품 문서담당 내시였으며, 그런 자신의 삶이 싫어 무술을 미친듯이 연마해 자신의 삶을 가리고 흑석을 운영하면서 관리들 위에 군림했던 것이다(동창은 아니었지만, 그가 내시라는 점이 상당히 역설적이게도 합리적이었다? ^^;). 일부러 목소리도 변조하고 수염도 붙이고 다니는 대목에서 뭔가 모를 코믹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당연히 그가 달마의 사체를 얻기 위함은 고자에서 정상 남자로 변신(?)하기 위함이었다니, 그 대목에서 뭔가 모를 충격이 왔다. 기존의 무협영화와 달리 뭔가 색다른 결론, 뭔가 신선한 내용 전개였기 때문이다.

영화의 분위기 말고 눈에 띄는 것은 좀 더 다이나믹한 액션씬이었다. 솔직히 <와호장룡> 같은 영화는 무협액션보다는 조금 미화해서 예술영화 풍이었다. 와이어 액션이 뻔한 나긋나긋한 동선과 부드러운 칼놀림, 선비끼리 부채로 싸우는 듯한 그런 분위기 뭐 이런 것들 말이다. 그게 오히려 기존 무협영화와 달랐고, 세계인의 입맛에 딱 맞았기 때문에 큰 호평을 받은 것일 수도 있지만 진정한 무협영화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조금 기운 빠지는 영화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너무 지극히 현실적인 <황비홍>, <엽문>같은 영화는 좀 단조로운 감이 없지 않다. 화려한 액션 말고 딴 요소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안 될 것 같고 뭐 그런 거 말이다(무조건 그 영화의 주인공들은 화려한 액션씬만 보여줘야지, 어설픈 드라마, 멜로적인 요소가 들어가면 좀 NG다!). 그렇게 봤을때 이번 영화는 <와호장룡>식 액션을 조금 더 다이나믹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굉장히 멋있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마치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쏜다~는 말과 같은 액션씬이 여럿 나왔는데, 정우성의 인터뷰에 나온 것처럼 무지 힘들었을 것 같았다.

세번째는 무협영화이면서 독특한 내용 전개와 반전, 캐릭터 설정을 했다는 점이다. 먼저 소재나 시대가 독특했음은 앞서 언급했고, 캐릭터 설정도 잠깐 얘기했지만 좀 더 하자면...나쁜 놈 두목은 공식적으로 내시, 음성적으로는 명나라를 휘어잡는 무림의 짱!, 남자 주인공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 얼굴을 바꾸고 복수를 다짐하는 어리숙한 바보, 여자 주인공은 역시 얼굴을 바꾸고 평범한 삶을 살고자 하는 한때 완전 잘나가던 여자 암살단원, 그밖에 가족에게는 한없이 자상하지만 무시무시한 독침을 사용하는 무술 고수 암살단원과 마술과 무술을 같이 사용하는 암살단원, 살인을 즐기는 못된 여자 암살단원 등 캐릭터 설정이 굉장히 현실적이라고 느꼈다. 정말 그런 애들이 있었을 법 한. 또한 얼굴을 바꿔 다른 삶을 살지만 결국 과거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그에 대한 에피소드가 존재한다는 것도 신선했다. 이런 건 그동안 무협소설에서는 종종 나온 소재지만, 무협영화에서 나온 적은 없지 않나 싶다. 오우삼의 명작 <페이스 오프>와는 다르지만, 그런 느낌이 나는 것이 좋았다.

전체적으로 정우성의 연기력도 안정적이었고, 등장하는 인물들 사이의 관계 설정도 무리없이 흘러가서 재밌게 감상한 영화였다. 또 오랜만에 보는 멋진 무협영화기도 했고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인기를 끌런지는 모르지만, 이번 67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영화인들이 10분간 기립박수를 보낼 정도였다니 외국 사람들 눈에는 더 괜찮게 보였나 보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가 고대 중국 버전으로 재현되었다고도 하던데, 글쎄~그것보다는 더 운치가 있다는 점에서 동양인들에게 더 잘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영화의 선전을 기대하며, 글을 마치기 전!! 몇몇 지적하고 싶은 곳이 생각났다.


1. 영화 제목을 왜 '검우'에서 굳이 '검우강호'로 바꿨나?? 원래 제목이 더 좋은데...무협 영화라서 '강호'가 들어가야 한다고 누가 주장했나 보다. 영화의 운치를 절감시키는 효과가 있는 제목이었다고 생각한다.

2. 한국 영화 포스터에 각 캐릭터를 설명한 대목이 웃겼다. 정우성을 두고 '신분을 감춘 비운의 암살자'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정작 그는 가족을 암살자들에게 잃고 신분을 감춘 비운의 아들내미였을 뿐이다. 쌈 잘 한다고 암살자는 아니지 않는가? 또한 마법사 역할로 나오는 대립인을 흑석파의 책사로 적고 있지만, 영화 안에서 그가 정말로 지략을 쓰는 장면은 별로 없다. 영화 후반부에 마치 짜고 친 것처럼 왕륜을 죽이려고 노력했지만, 그것도 실패하고...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여문락이 분한 레이븐은 독침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고수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흑석파의 암살자...라고만 밋밋하게 소개할 뿐이고, 양자경은 당대 최고의 여검객이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어!? 분명 얘가 실력이 짱인 건 알지만 암살자인데...이렇게 양자경과 정우성을 소개하고 나니 마치 정우성이 나쁜 놈 같고, 양자경이 착한 놈 같잖아? 이건 일부러 그런건가? 아니면 영화를 안 보고 포스터만 대강 얘기듣고 만들었나?? 쩝.

3. 지앙은 성형 전 흑석이 쳐들어오자 가족을 잃고 자기도 죽을 뻔 했다. 그런데 몇년 후 성형하고 나서는 레이븐과 함께 온 암살단원들을 모두 물리칠 정도로 실력이 월등해진다. 그리고 여유를 잃지 않고, 적들 앞에서 칼을 갈기까지...그동안 피나는 훈련과 연습을 해 온 것일까? 왜 이렇게 잘나졌지?? 지앙의 과거 내용도 스킵하는 식으로 좀 알려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난 솔직히 정우성이 성형한 지앙 역을 했다기보다는 지앙과 관련된 뭔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사람으로 나올 줄 알았었다. 왜냐면 초반에 지앙이 맥없이 암살단들에게 져서...주인공인 정우성이 그렇게 약할리 없다! 고 생각했으므로.


뭐 이 정도??? 그래도 전체적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잘 봤다. 특히 오우삼 감독의 영화기도 하고, 정우성이 이번 영화 대박나서 비(<닌자 어쎄씬>)보다 더 크게 성공하라는 의미에서 별 5개 주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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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영화 정보가 없다니...

추석때 우연히 TV를 돌리다가 보게 된 영화다. 뭔가 옛날 영화같기는 한데, 화질은 나름 깔끔하고. 배우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용은 몽골고원 어딘가를 다루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상당한 스케일과 나름 정교한 전투씬 등 '이 정도 영화면 내가 모를리가 없을텐데 무슨 영화지?' 라는 생각으로 채널을 멈추고 본 영화다. 처음부터는 못 봤지만 뭐 안 봐도 대강의 내용은 충분히 이해할 수가 있었으며, 중반부터 봐도 상당히 흡입력있기에 괜찮았다.

주인공은 고대의 예언을 안고 태어난 사람이다. 그는 카자흐 부족의 현자가 자신들을 다스릴 위대한 지도자가 태어날 것이라고 했고, 그 예언대로 키워져 실제로 그 꿈을 이루게 된 인물이다. 영화 안에서의 모습을 좀 찾으려고 했는데, 이미지 파일조차도 돌아다니는게 없었는데, TV.co.kr이라는 싸이트(http://tv.co.kr/pum/tvcell_basic.swf?category=movie&channel=&code=14481&skinID=white)에서 이미지를 구할 수 있었다. 

뭐 너무 서양인틱하게 생겼다 싶기도 했지만, 당시 몽골과 카자흐인들이 뒤섞여 살았다고 본다면 괜찮은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말 앞에 탄 여인은 주인공의 연인이다. 상당히 얼굴이 눈에 익었는데, 몽골인이라면 흔한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영화 얘기를 좀 하자면 영화 속 시대배경은 준가르 부족(몽골어: Зүүнгар, Züüngar, Dzungar, Jungar, Zungar, 중국어 간체: 准噶尔, 중국어 정체: 準噶爾)이 맹위를 떨치고 있던 시기다. 르네 그루쎄에 의하면 갈단(Galdan, 1676~1697)의 치세 하에서 준가르 제국이 형성되었는데, 그는 1677년 호쇼트의 칸 오치르투 세첸을 공격해 멸망시키고, 일리에서 홉도 남쪽에 이르는 영토를 확보하였다고 한다. 직후 카슈가르를 점령하고, 몽골족을 통합하기 위한 내전에 돌입하게 된다. 1690년 무렵 준가르 제국은 오르콘과 툴라 유역을 점령하고 케룰렌 하곡을 따라 만주 하곡까지 진출하여 모든 할하 지방에 대한 정복을 완수하게 된다. 1696년 친정을 나선 강희제에게 준가르군은 병력의 반을 잃고 패퇴하였으며, 이로써 청 제국은 할하 지방에 대한 영구적인 지배권을 확보할 수 이었다. 갈단의 뒤를 이어 즉위한 그의 조카 체왕 랍탄(1697~1727)은 이 무렵 일리 지역에서 주도권을 잡으려고 했는데, 당시 발하쉬 호에서 우랄 강에 이르는 지역을 장악하던 무슬림 투르크 유목민인 카자흐와 충돌하게 된다. 16세기 말경부터 카자흐인들은 부하라의 우즈벡 혹은 샤이바니조로부터 투르키스탄과 타쉬켄트와 같은 도시를 빼앗아 세를 확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1698년 체왕 랍탄은 카자흐의 테우케를 공격하여 승리하였고, 그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공고히 하였다. 한때 티베트의 라사까지 점령하는 등 준가르 제국은 맹위를 떨치지만 청 제국과 본격적으로 격돌한 데다가 1720년 무렵에는 투르판의 무슬림이 반란을 일으켜 준가르 제국은 큰 타격을 입기도 하였다. 이후 체왕 랍탄의 아들 갈단 체렝(1727~1745)이 청 제국에 적개심을 드러내자 옹정제는 1731년 준가르 제국이 심장부까지 진격하지만 2달 뒤 궤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하고, 홉도뿐만 아니라 투르판에서도 군대를 철수하기에 이른다. 이후 주거니 받거니 대립하던 양국은 휴전을 맺게 되고, 청 제국은 항가이 산맥의 동쪽(할하 지방)을 차지하고 준가르 제국은 항가이 산맥의 서쪽과 서남쪽(준가리아와 카쉬가리아)을 차지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갈단 체렝 사후 내분을 겪은 준가르 제국은 18세기 중후반을 못 넘기고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이상의 역사적 사실을 고려했을 때, 영화는 16세기 카자흐인이 부하라, 샤이바니조를 격파하며 성장하는 딱 그 시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뭐 18세기 초 무슬림들의 반란을 그린 것일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이런 영화의 특성상 앞부분 프롤르그에 시대적 배경에 대한 자막이 좌악 올라갈 법도 한데, 그 부분을 보지 못 했으니 참 아쉽다). 어쨌든, 유목부족에 불과한 카자흐인에 대해 조명한 영화라는 점이 독특했고, 그들이 당시 유라시아 일대에서 맹위를 떨치던 준가르 제국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흥미로웠다. 어떻게 보면 러시아에서는 소수민족이라고 할 수 있고, 오히려 다른 나라의 역사인 카자흐스탄에 주목한 감독이 신선했다. 하지만 세르게이 감독이 다른 민족의 역사를 영화로 만든 것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필자가 세르게이 감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한국의 대표적인 무술감독 정두홍과 관련된 기사를 보면서부터다. 그가 <몽골(2007)>이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정두홍을 무술감독으로 선발했기 때문이다. 실제 영화를 보면 몽골의 정예호위부대인 케시크텐의 화려한 기마무술 장면이 돋보이는데 기존의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들이었다(이보다 앞서 몽골-일본이 합작한 영화 <푸른늑대>와 비교하면 훨씬 작품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영화에서는 배우 고아라가 칭기즈칸의 애첩 쿨란 역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규모 기마부대끼리의 전투씬도 그렇고, 칭기즈칸의 호쾌한 정복의 발자취를 잘 그려낸 영화라고 생각한다(실제 국제 영화제에서 많이 주목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도 <몽골>에서 보여주던 그런 거대한 스케일과 대규모 전투씬이 잘어우러졌던 것 같다(단, 화려한 개인의 무술실력보다는 대규모 집단전의 모습이 더 잘 묘사되었던 것 같다).

영화의 스토리는 어떻게 보면 식상한데다가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도 앞선 영화 <몽골>에서 차용한 부분이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카자흐인들의 전설이나 신화, 역사를 필자가 잘 모르기 때문에 영화에 어느 정도로 역사성을 부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복장이나 전투 장면, 성곽, 무기 등은 고증이 잘 되어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몽골과 무슬림 문화와의 교묘한 접점을 잘 표현했다고나 할까? 그런 면이 신선하게 다가왔고, 또 흥미로웠다. 르네 그루쎄는 그의 명저『유라시아 유목제국사』에서 마지막 유목 제국인 준가르 제국이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로, '시대 착오적인 칭기즈칸 시대의 생각을 갖고, 13세기의 무장으로 18세기와 맞붙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상당히 혹평을 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준가르 제국군은 상당히 잘 갖춰진 현대식 무장을 통해 청 제국과 러시아 등 당시 난다긴다하는 제국과 싸워 당당히 영토를 지키기도 했다(물론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라는 측면은 동의하는 바이다). 그리고 그러한 전투 방식은 마지막에 준가르 제국군과 공성전(주인공은 방어하는 측)을 벌이는 장면에서 잘 묘사되고 있었다. 물론 헐리웃 영화인 <킹덤 오브 헤븐(2005)> 마지막에 묘사된 예루살렘 공방전과는 CG나 물량면에서 차이가 났지만, 그 나름의 매력이 넘쳤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영화를 구해 보려고 했는데, 음성적인 방법으로는 못 할 것 같고, 현재 DVD를 팔고 있으니 한번 다시 보려고 한다. 평소 전쟁영화나 시대극은 DVD로 몇장 구입하곤 하는데, 두고두고 볼만한 녀석들로 엄선해서 소장하는 편이다. 그러던 차에 추석때 뒹굴거리다가 건진 영화치고는 상당히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몇자 적는 바이다.

혹여 안 보신 분이 계시다면, 한번 구해서 보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TV에서는 또 언제 해줄지 정말 의문이므로).

우리가 잘 모르는 다른 나라의 역사를 이렇게 접한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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麗輝 2010-09-25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넷을 꾸준히 검색해보니 영화 제목은 노매드(Nomad), 즉 유목민이란다. 또한 다시 영화를 보니, 영화 속에서 준가르 제국의 대칸으로 갈단이 나오고 있어 17세기를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17세기에는 카자흐인들에게 있어 이렇다할 번영기가 아닌데, 아무래도 시기를 약간 무시하고 카자흐인들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다루려고 했던 것 같다. 또 어떤 이는 아블라이 칸은 18세기 카자흐의 영웅이라고도 하고...에휴~모르겠다. 어쨌든, 이 시대와 이 지역에 대해 다룬 영화는 많지 않으니 한번 보시길~
 

 

 

 

언제 한번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개봉한지 반년이 지나서야 본 전쟁 영화가 있다.

바로 맷 데이먼 주연의 <그린존>인데, 일반적으로 ‘그린존’이라고 하면 안전지대, 뭐 이런 걸 뜻한다. 영화에서는 이라크 전쟁이 한창인 당시 미군 사령부 및 연합군임시행정처(CPA)가 자리 잡고 있던 후세인의 바그다드궁을 개조한 기지를 의미하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영화는 이 ‘그린존’이라고 불리는 공간과 그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끊임없이 비교하고, 교차하여 보여주면서 영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러면서 ‘이라크 전쟁은 왜 일어났는가?’ ‘이라크 전쟁을 통하여 미국은 무엇을 하려 하는가?’ ‘민주주의가 과연 무엇인가?’ 등에 대해 끊임없이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영화를 다 보고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원작은 책이라고 한다. 바그다드에서 <워싱턴포스트> 기자로 활동하고 있던 ‘라지브 찬드라세카란’이 그 기간 동안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들을 예리한 통찰력으로 담담하게 작성한 책 『그린존』이 바로 그것인데, 영화를 보고 나서 책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엄청나게 상도 많이 받고 평단의 평가도 좋은 책이었다(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3480481). 어쨌든, 지금은 영화에 대해서 먼저 얘기해보자.

이라크 전쟁(1~2차 모두)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지금까지 많이 나왔다. 예전에 후세인의 보물을 놓고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쓰리킹즈>(1999)라는 영화가 있었으며(그냥 코믹스러운 영화였던 걸로 기억한다), 폭발물처리반 EOD를 사실적으로 다뤄 극찬을 받았던 <허트 로커>(2008)가 있었다(평가가 엄청 좋던데 개인적으로는 그냥 그랬다). 또한 이라크 전쟁에 참여한 해병대에 대해 현실감 있게 그려낸 미드 <제너레이션 킬>(2008)도 있었다(사실적인 묘사와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나름 재미있게 봤다). 뭐 이 밖에도 더 많은 영화가 있었겠지만 기억이 안 나는 것들은 제외하자. 암튼 이런 영화들과 이번에 봤던 <그린존>은 분명 다른 내용, 다른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영화였다.

일단 액션이나 첩보라는 측면에서는 감독의 기존 영화들(<본> 시리즈의 2~3)과 비교했을 때 큰 무리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걸 떠나서 영화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다. 앞서 언급한 <제너레이션 킬>에서처럼 지극히 현실적인 작전 하달과 전투, 전공과 전리품 획득, 병사들 개개인의 전쟁에 대한 생각과 고민 등에 대해서 영화는 많이 다루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고 <허트 로커>에서 나오는 끊임없는 주인공의 자기 성찰과 임무에 대한 긴장감 묘사 등도 중요하게 다루지 않은 것 같다. 원작인 책을 안 봤지만, 책의 내용을 대강 검색해 본 결과, 영화는 책에서 말하고자 했던 부분, 다루고자 했던 부분을 충실하게 따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나 싶다. 왜냐하면 영화 초반부터 감독은 대량살상무기 수색대 MET-D의 팀장인 로이 밀러를 통해 끊임없이 ‘대체 대량살상무기는 어디 있는 거야?!!’를 질문하고 또 질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라크 전쟁이 미국의 음모로 인해 일어났고, 그로 인해 중동에서의 정치 · 외교적 우위를 확보한 미국이 석유자원까지 장악했다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말이다(에리히 폴라트와 알렉산더 융이 쓴 『자원전쟁』이라는 책을 보면 지금 강대국들이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얼마나 경쟁하고 있는지를 잘 알 수가 있다). 암튼 그러한 상황 속에서 마이클 무어 감독의 화씨 9/11보다는 덜 하지만, 이 영화에서도 미국의 狂的인 전쟁 옹호를 비판하고 있다. 로이 밀러는 자기 팀을 이끌고 수차례, 대량살상무기를 찾아오라는 명령을 받아 작전을 수행하고 있지만 정작 대량살상무기는 하나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공식기자회견 자리에서도 이 문제를 반문하고, 현재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따져보지만 오히려 장군님한테 “넌 시키는 거나 잘해! 그럼 됐어!”라고 한소리 듣는다. 참 대단한 용기다~어쨌든 그 모습을 본 CIA의 마틴 브라운은 로이 밀러에게 접근하고, 이 전쟁에 숨겨진 무언가를 찾자고 한다. 이러한 마틴 브라운의 모습은 CPA측에서 근무하는 정보국 수장인 클락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면서 영화의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물론 로이 밀러와 클락 휘하의 특전사 부대장 역시 서로 대조를 이루면서 라이벌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함은 물론이다.

이 영화에서 필자가 계속 눈여겨 본 부분 중에 단순히 감독이 전쟁의 발발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끊임없이 의문에 의문을 제기한 것만 포함된 것은 아니다. 그것이 전체적으로 큰 줄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감독은 여기에서 하나를 더 추가했다. 그건 바로 ‘이라크인 스스로가 바라보는 이라크 전쟁’이라는 것이었다. 어느 날 우연히 이라크인 하나가 로이 밀러에게 후세인의 심복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장소를 알려주고, 이윽고 그 둘은 끊임없이 한 조가 되어 영화를 이끌어간다. 그러면서 그 둘의 끊임없는 대화와 서로에 대한 비난, 자신에 대한 성찰이 이뤄진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미국 정보부에게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끊임없는 정보를 주고 있다고 하는 이라크 내의 믿을만한 소식통 마젤란! 그런데 알고 보니 그는 후세인의 심복 장군으로서 이미 미국에게 ‘이라크에는 대량살상무기가 없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국은 오히려 잘 됐다고 하면서 침공을 단행! 밖에서는 병사들에게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를 찾으라고 하면서 윗대가리들은 ‘그린존’에서 술 퍼먹고 노닥거리면서 전승국으로서의 권리를 마음껏 누리고 있었던 것이다. 로이 밀러는 마젤란을 찾아 사실을 밝혀달라고 요구하며 영화는 끝을 향해 나아가지만, 이라크인들에게 있어 이 장군은 그저 후세인의 심복으로서 온갖 못된 짓을 자행한 독재자의 하수인에 불과했을 뿐이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만감이 교차했다.

‘아...정말 미국이 말하는 민주주의 국가는 무엇일까? 자기들의 시각으로 이라크에 미국식 민주주의를 심는 것이 정말 잘한 일일까? 정작 당사자인 이라크인들의 마음은 뭔지도 모르면서?’

부시 父子가 그토록 까부시고 싶어 했던 이라크. 이제 이라크는 후세인이라는 독재자 대신 미국이라는 더 무시무시한 독재자의 압제 하에 놓인 것은 아닌가 싶다. 영화는 마지막에 로이 밀러가 미국의 음모를 폭로하는 리포트를 각 유명 언론의 기자들에게 메일로 보내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뭐 그 사실이 정말 공개됐는지, 미국 내에서 어떤 반향을 불러 일으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라크 전쟁이 모든 미국인이 인정한 침략전쟁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또한 미국이 승리했다고 승전 선포를 했지만, 여전히 이라크는 전쟁 중이라는 것이다.

화려한 액션과 숨 막히는 스릴도 물론 좋은 영화였다. 하지만 필자에게 있어서는 영화를 통해 전해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더 감명 깊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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