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거짓말을 해봐!


거짓말의 심리학 - CIA 거짓말 수사 베테랑이 전수하는 거짓말 간파하는 법


필립 휴스턴, 마이클 플로이드, 수잔 카니세로, 돈 테넌트 지음/박인균 옮김, 추수밭, 2013..


   상대방의 몸짓에서 거짓말을 읽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상의 대화는 상대방을 예의 주시하면서 이뤄지지는 않는 까닭에 행동에서 나타나는 메지시를 간과하기 쉽다.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평소와는 다른 행동이 눈에 띌 수 있겠지만 다르다는 것을 알아낼지언정 그 세세한 의미를 간파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호기심은 알고 싶다고 계속 신호를 보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전직 CIA 거짓말 탐지 조사관들이 조사와 심문경험을 바탕으로 한 거짓말 탐지 방법을 소개한다.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그들의 경험과 경력에 기대어 증폭하는데, 여러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 조사의 방법들이 결국 인간에게 적용되는 것이니만큼 일상생활에서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요즘은 원체 거짓과 사기가 판치는 세상이라는 점에서, 몇가지 방법들을 작 숙지하고 있다면 사기꾼들의 거짓에 속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뉴스들은 어떻게 저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싶은 황당한 사기와 술수들이 넘쳐나는데 그렇기에 속인 자들보다 ‘어떻게 속아 넘어가는가’ 하면서 속은 자들에 더욱 놀랄 때가 있다. 심리학자들은 충분히 그럴 요인들에 대해서도 속속 설명하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당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심리학을 안다는 것은 여러 면에서 재밌고 유용하다는 점은 확실하다. 이론과 적용이 따로 놀아서 그렇지…. 정권에서 국민세금을 동원하며 인력을 동원하며 했다는 활동, 인터넷상에서 판치는 댓글부대들은 ‘심리전단’이다. 앞선 정권이 공권력으로 기가 찰 수준으로 활동해 왔음이 증거로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전직 대통령을 수사하면서 행한 일들도 드러나고 있다. “논두렁 시계’…국정원, 더 치명적 프레임 위해 심리학자들 동원”. 가장 모멸감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강행하기 위해 심리학자들을 동원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짰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히틀러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다. 레니 리펜슈탈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괴벨스를 통해 선전 또한 극대화하는데 몰두한 히틀러 역시 온갖 선전전을 동원했고 그 선전술에 심리학을 동원했다.

 

악한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거짓말을 더 능숙하게 하는 방법을 배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거짓을 탐지하는 우리의 방법론은 인간이 자극에 반응하는 방식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반응을 통해 나타나는 특정 행동을 최소화하거나 없앨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행동들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이런 마음을 아는 듯 저자는 다음과 같이 우려를 안다는 듯 쓰고 있다. 이 문장에 웃음이 났다. 동원되지 않고 이용당하지 않을 심리에 관해서도 물론 분석되고 있다. 어쨌든 ‘거짓말’을 알아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인해 타인에게 이용당하지 않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결국 이러한 노하우를 안다는 것은 사물을 생각하고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당장은 대화 상대가 거짓말을 하는지 아닌지 알아서 뭐해 할 지 모르지만 생각을 확장시키는데도 필요한 일이다. 마냥 무언가에 휩쓸리지 않게 될지도. 인터넷은 하루가 멀다 하고 ‘진실공방’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정보를 생산하고 있지만 그 진실을 알아내는 것은 결국 그 글을 읽는 사람의 몫이 되어버리는 일도 다반사이니까. 언제든 내 판단력을 조금 믿을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는 일도 좋을 수도.

  한편으론 이렇게 거짓말을 판별하는 법까지 배워야 하나 싶다. 산다는 건 참으로 복잡하고 씁쓸한 일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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