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가다


나탈리 골드버그, 글쓰며 사는 삶

   나탈리 골드버그는 미국에선 글쓰기 강사로 명망이 높다. 미국의 대표적인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도 출연하였던 만큼 사람들이 이 작가에게 열광하는 요인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은 당연하고.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가 작가의 명성을 높여준 책이다. 이 책의 성공 이후 작가는 이전보다 더욱 ‘작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으니 <글쓰며 사는 삶>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이 책 <글쓰며 사는 삶>은 글을 쓰며 사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일까, 아니면 글을 쓰며 살아가는 삶을 살자는 글쓰기에 관한 책일까. 두 가지가 다 버무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작가의 삶을 궁금해 하며 이야기 듣기를 원한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과 더불어 ‘작가의 인생’을 살아보고픈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작가의 삶’은 무언가 다른 것이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는다. 그 삶에 대한 동경을 나탈리 골드버그는 흘리며, 그러니까 ‘써라’라는 이야기를 이 책에서 하고 있다. 나탈리 골드버그는 이렇게 말한다.

  

 작가가 된다는 건 보고 생각하고 존재하는 삶의 모든 것을 바꾸는 일이다. p5


  <글쓰며 사는 삶>도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와 마찬가지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을 충동질하며 멈추지 말고 일단 써라!라고 부추기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선과 명상을 좋아하고 즐기는 나탈리 골드버그의 글쓰기 책은 정리되고 정제된 어감, 이를테면 선과 명상이 주는 차분한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들뜬 느낌이 가득하다. 한편으로는 응원가에 가까운 형태라고 해야 할까.

  나탈리가 제시하는 글쓰기의 방법이나 원칙들도 살펴보면 익숙하게 들어온 글쓰기 방법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글을 잘쓰는 방법에 관한 책들은 너무 많이 있고, 글을 쓰기 위한 태도에 관한 책도 너무나, 무서울 정도로 많다. 그리고 중요한 건, 결국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같다”는 점이다. 그러면 그렇게 확실한 방법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왜 글을 쓰지 못하는가. 그것 또한 같다. “안 쓰니까”

  쓰고자 하는 열망만 있고 손가락을 움직이니 않으니, 엉덩이를 붙이고 있지 않으니 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글쓰기 책이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한발 떼기가 힘든 글쓰기에 대해 그게 뭐 별건 줄 알아?라고 외치는 것이 나탈리 골드버그의 글쓰기 독려법인 듯하다. 그리고 항상 조금 업된 느낌으로 그녀는 외친다.

  “길게 생각할 거 없어, 망설이지 마, 그냥 일단 생각나는 대로 써!”

  

  처음 시를 썼을 때 느낀 완전함과 생동감, 스스로 뭔가를 창조했다는 기쁨에 아무것도 필요치 않았던 때가 있다고 했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글을 쓰면 그저 행복했다고. 그렇지만 자신도 글을 쓰고 나서 한동안 무력감이 찾아온 적도 있고 글을 써서 성공하고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노라 말한다. 하지만 무력감이라는 건 첫 해를 잘 견디면 몸에 적응 돼서 쓰러뜨릴 정도로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중독이란 사람을 작아지게 만드는 걸 말하지만, 글이 작아지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글은 열정이라고.

  그래서 그녀는 또 외친다. 이런 이미지가 자신에게 찾아올 수 있도록 외치라고.


 매일 아침 잠에서 깨자마자,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자신에게 말하라. “나는 작가다.” 스스로 그 말을 믿든 안 믿든 상관없다. 그냥 씨앗 하나를 심어놓았다고 생각하자. 우리의 삶은 거대하고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움직이다. 무거운 펜을 들어 막막한 페이지 위에 올려놓고 실제로 쓰기 시작하면, 이 세상의 보이는 존재와 보이지 않는 존재가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 p123


  글쓰기가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독후감 숙제만 나와도 귀찮아하던 사람들이 자신만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싶어하는 열망이 생겨나는 것은. 영상매체로 인해 책을 보는 이들은 급격히 감소했음에도 글을 쓰고자 하는 이 열망들은, 나탈리 골드버그와 같은 글쓰기 책을 통해 글쓰기를 부추기는 사람들 때문일까. 작가 자신은 글쓰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자유의 길로 떠나는 위대한 여정이라고. 생각해보면 삶을 옥죄는 것은 열망이기도 하다. 하지만 열망이 없는 삶 역시, 삶을 끊임없이 옥죄고 흔들어 놓을 것이다.


글쓰기는 자유의 길로 떠나는 위대한 여정이다. 남들의 눈에는 헐렁한 옷을 입고 밋밋한 표정으로 손을 움직이며 글을 쓰는 모습이 지루하게 보이겠지만, 바로 그때 비로소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다. p2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