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위험한 행위

 

 

읽다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보다> <말하다> <읽다> 삼부작의 세 번째 산문집이다. <읽다>는 작가의 독서경험과 그동안 읽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우리는 왜 책을 읽는지, 어떤 책을 읽는지, 그 책에서 무엇을 보는지, 어떻게 생각하고 느꼈는지 작가의 경험은 같은 듯 다르게 전달된다. “만약 어떤 형벌을 받게 되어, 읽기와 쓰기 둘 중 하나만 해야 한다면 뭘 선택하게 될까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 쓰지 못하는 삶도 편치는 않겠지만 읽지 목하는 고통이 더 클 것 같다”라고 말하는 이 작가의 독서 경험은 그가 말하는 감성근육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독서는 왜 하는가에 대한 수많은 이유들 중에 작가의 이유는 뭘까. 작가는 “독서는 우리 내면에서 자라나는 오만(휴브리스)과의 투쟁”이라고 말한다. 자신은 『오디세이아』,『오이디푸스 왕』을 읽으며 모르면서 알고 있다고 믿는 오만과 자만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독서는 우리가 굳건하게 믿고 있는 것들을 흔들며 “독자라는 존재는 독서라는 위험한 행위를 통해 스스로 제 믿음을 흔들고자 하는 이들”이라 말한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 그것은 인간이라는 어떤 우월한 존재가 책이라는 대량생산품을 소비하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라는 이야기가 책이라는 작은 틈을 통해 아주 잠깐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세계와 영겁의 시간에 접속하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이 바로 이야기이고, 이야기가 바로 우주입니다. 이야기의 세계는 끝이 없이 무한하니까요. p69

 

   작가는 좋은 독서는 끊임없이 헤매는 경험이라고 말한다. 소설을 읽으면 하나의 세계가 내면에 겹쳐지며 새로운 세계, 광대한 우주를 탐색하는 것과 같고 또한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투쟁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며 전개될 이야기를 예측하며 맛보는 스릴과 작가의 의도와 나의 해석에 따른 괴리를 조율하는 정신적 투쟁. 그래서 읽기는 기쁨과 고통이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듯 기쁨과 고통을 경험하기에 책을 통해서 감각의 근육을 키울 수 있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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