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기댈 수밖에 없는 날들에는...
『꿈의 해석』. 프로이트. 조대경 완역.
꿈을 재생하려 할 때 우리는 느슨하게 연관된 꿈의 요소들에 질서를 부여한다. 즉 우리는 꿈에 결여된 논리적 연결의 과정을 삽입한다. 우리의 기억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유일한 길이 객관적인 확인이고 이러한 이 회상인 꿈에 관하여는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닌 이 마당에서 우리는 꿈의 기억이라는 것에 어떤 가치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인가?
자고 일어나 지난 꿈이 생각나지 않을 때 가끔은 답답함을 느낀다. 특히 무언가 나의 현재 생활에 암시를 주는 듯한 꿈이었다고 느껴지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때문에 아주 생생한 꿈이거나 혹은 가물가물한 꿈의 기억이거나, 어느 때라도 내가 꿈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꿈에 관한 인간의 무의식을 서술하는 프로이트의 저작이 흥미가 당기는 것은 이러한 평소의 생각들과 체험들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당연히 왜 꿈을 꾸고서 이를 잊어버리는지 꿈이 가지고 있는 여러 학자들의 의견들을 살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프로이트의 꿈의 분석 제1장은 꿈에 관한 학술적인 문헌들에 관한 소개와 그에 대한 의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꿈에 관한 많은 다른 학자들의 의견과 이에 대한 비판들, 프로이트의 견해 등을 종합적으로 알 수 있기에 서장은 읽기에는 딱딱하였어도 여러 가지 방향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프로이트의 꿈의 분석이 실제 꿈 해몽과 같은 착각으로 사례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이를 통해 나의 지난 꿈들에 대한 해몽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물론 조금은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책에서 오히려 학술적인 부분에 관심이 더 집중된 것은 프로이트의 꿈의 분석이라는 실질적인 분석들이 전적으로 성적인 문제에서부터 해석하고 있다는 것에 대하여 느끼는 거부감 때문이기도 했다.
프로이트가 가지고 있는 생각 외의 꿈에 관한 다른 학자들의 의견을 통해서 한쪽으로 치우친 나의 생각들에 대하여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항상 무엇이든 대립된 의견이 있다는 것은 안다. 다만 이러한 상반된 의견 속에서 이론에 대한 근거와 논리를 알고 분명하게 접근하는 것이 짧은 나의 견해를 정리하는데 보다 큰 도움을 제공한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오랫동안 무의식적인 사고에 꿈의 분석에 관한 프로이트의 절대적인 견해가 세뇌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르게 생각해 보기 전부터 꿈에 관한 프로이트의 견해는 거의 지배적이었고 이것이 단순한 그의 견해이며 이론이라는 것을 인식하기 전 완전한 진실로 사실로 여기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한 점에서 비록 비판하는 능력이 크게 있지는 않지만 치우친 사고를 멀리하고 다른 이들의 의견과 각각의 논지는 사고의 확장에 큰 도움을 주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꿈에서의 도덕적인 부분에 대한 접목이 그러했다. 꿈과 도덕적 의식의 작용과는 무관하다는 의견도 타당하게 여겨지기도 하고 또한 이에 대한 반대의 의견도 동조되는 부분이 있다. 어느 하나를 정확하게 논리적으로 입증하고 주장하기는 어려우나 꿈에 관한 한 도덕적인 부분의 작용에는 어느 정도 이들의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 보다 수긍이 간다.
물론 이는 꿈의 기능일 수도 있고 지극히 도덕적 생활에 대한 각인에서 비롯된 생각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속에 도덕적 생활이라는 부분에 대한 인식과 인지가 작용하는 한 인간은 이에서 벗어난 사고가 힘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무언가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죄를 지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 이는 꿈에서까지 이어지는 상황으로 이루어진 경험을 가지고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꿈과 심리적인 것의 연관성이 있다고 본다면 인간이 도덕적이어야 한다고 교육받아 온 의식은 꿈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꿈의 도덕성에 관한 의견의 대립을 넘어서 이 두 저자들은 부도덕한 꿈의 원천을 밝히려고 노력하며 이 원천을 정신생활의 기능에서 찾는가 신체적인 원인이 정신에 주는 해로운 영향에서 찾는가에 의하여 새로운 대립이 발전한다. 도덕성이 꿈으로 연장된다고 믿는 사람들도 꿈에 전적인 책임을 과하는 것은 유보하는데 그러나 사람들은 죄악스러운 꿈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며 사람은 특히 수면 전의 마음을 정화할 의무가 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관념들의 출현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며 이러한 양립될 수 없는 도덕적 충동들은 눈을 떴을 때와 꿈을 꿀 때의 마음의 심리를 어떠한 결과로 이끄는가?
꿈이 무엇인가, 꿈의 역할이나 기능에 대한 이론들에서처럼 꿈이 가지고 있는 기능에서 논의하고 있듯 꿈과 심리적, 정신적인 부분에 있어서의 연결을 타당하게 본다. 결국 꿈이란 심리적인 부분의 정화작용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즉 일상의 생활 속에 꿈이 관여하고 있는 형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사고들, 내가 행한 행동들에 대한 일종의 심리적 연결고리가 꿈으로서 뱔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볼 때 그러하다. 내가 특정한 행동을 하고 거기에서 죄의식을 느끼고 이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할 때 꿈은 나의 심리를 알고 이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꿈의 반영은 나의 도덕적 생활에 대한 더욱 강한 의무를 지우게 되고 이는 생활에 적용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