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몇 차원적 인간인가

    

   마르쿠제는 현대를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를 공통 존재로 하는 일차원적인 '고도산업사회'라고 명명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인간은 억압된 현실을 비판하는 힘이 되는 내적 차원을 상실하고, 의식의 일원화에 이른다. 결국 인간은 문화가치와 기성질서가 동일화하는 일차원적인 문화와 사고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처럼 마르쿠제는 점점 사회에서 인간 소외와 인간 상실이 되는 상태를 그리고 있다.

   3부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 고도산업사회의 모습인 1차원적 사회의 모습을 그려낸다. 2부에서 이러한 사회에서 획득된 1차원적 사유의 상태를 그리고 마지막 3부에서 이 사회에서 새로운 철학의 가능성에 대해 논하며 이 사회를 개조한 새로운 세력에 대해 논하고 있다. 다만, 확실하고 분명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선진산업사회에서의 인간은 모든 “과학적・기술적인 합리성과 조작은 새로운 사회 통제의 형식으로 함께 결합”되어 인간을 소외시킨다. 1차원적 인간은 이렇게 다차원적 사고를 배제한 채 기술적 합리성에 의해 노예화되어 가는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마르크스뿐만 아니라 마르크스주의자들의 논리 전개는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듯하다. 저자에 대한 이해없이도 목차를 훑어보거나 몇 장을 읽고 나면 아, 이 사람은 마르크스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전반적으로 거의 모든 철학과 정치, 경제사가 마르크스의 생각과 저작에서 뗄 수 없는 영향을 받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일단 마르크스주의자들의 논거의 방식이나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기본적 사상의 이해,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인지 일단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책이나 프랑크푸르트 학파들, 그러니까 독일 출신의 철학가들의 책을 읽으려면 일단 숨을 크게 들이쉬고 읽어야 한다. 1차적인 내용의 흐름을 알고 세세한 것까지를 완벽히 습득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시간이 부족하다. 핵심적인 한 문장만을 뽑아내기 위해 무수한 페이지를 넘기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할 때 더욱 그러하다.

   마르쿠제의 저작들은 1968년의 혁명에 어떠한 역할을 했을까. 그때의 학생들은 무엇으로부터 행동력의 힘을 얻었을까. 어떠한 형태로든 ‘필요’가 발명을 낳는다는 말처럼 ‘필요’한 이들의 힘은 그것의 어려움을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정치적 좌파에 대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사상가,라고 마르쿠제를 말한다. 그의 생애를 들여다보려니 온통 공부와 연구한 이력만이 넘쳐난다. 그의 일생은 학자적인 관심과 연구의 나날인 모양이다. 특히 그는 헤겔, 마르크스, 프로이트의 연구가, 고도산업사회의 비판적 이론가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러시아와 소련 연구에 집중하기도 했다.

   어느 특정한 시대를 살았다는 건 그 시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영향을 받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역시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난 유대인이었다. 그의 철학이 그의 사상이 그의 생애가 어떠했을지는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역시도 이주와 망명의 연속된 생활이었음을 보건데....

   1968년 일어난 세계적 학생 운동의 분노 물결에 마르쿠제의 영향력이 강했다고 한다. 그의 저서들의 영향력이 컸음이다. 그런 것을 보면 ‘운동’ 역시도 ‘사상과 철학’이 동반되어야 함을, 행동력에 미치는 ‘인식’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시대의 사회에 대한 비판적 철학자로서 그의 대표적인 저서인 『일차원적 인간』은 현대의 고도산업사회가 기술적 진보에 매몰되어 인간에 대한 몰가치화를 양산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물질적 풍요 속에 정신적 풍요를 잃어버리고 몰살당하면서 욕구마저도 제거된 채 그것을 모르며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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