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엔 상처받은 아이가 있다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존 브래드쇼, 오제은 역, 학지사.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는 총4부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놀라운 아이‘가 어떻게 하여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되는지, 또한 어린 시절 상처가 현재까지도 사람들의 인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제2부에서는 인간의 성장발달단계에 따라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했는지를 초기, 갓난아기, 유아기, 학령전 아동기, 학령기, 청소년기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 제3부에서는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성장하도록 돕는 교정훈련을 제시하고 연습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제4부에서는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치유를 통해 놀라운 아이로 변화되는 힘을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단계는, 성장과정에서 반드시 충족되었어야 할 의존적인 욕구들이 채워지지 못한 것을 당신의 상처받은 내면아이가 슬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유해한 결과들은 슬퍼했어야만 했던 것을 미처 슬퍼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해결된 채 남아 있는 욕구들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즉 표현되었어야 할 감정들이 한 번도 표출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p99


  저자는 1부에서는 개념을 설명하고 2부부터는 2인칭을 사용함으로써 바로 눈앞에 있는 ‘상처받은 아이’인 당신을 치유하는 듯한 방식으로 글을 전개하고 있다. 어떠한 상처가 내면에 남아 있는지를 이것이 성인이 되어서도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거나 타인의 경험을 예로 들어가며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읽는 이로 하여금 상처받은 내면 아이에 대한 이해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치유할 수 있도록 각 장마다 설문지, 선언문 등을 첨부하고 실제 작업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성인아이가 그들의 진짜 고통을 회피하는 방법은 ‘머리에만 머무르는 것’이다. 이것은 강박적으로 생각하고, 분석하고, 토론하고, 독서하고, 뭔가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는 거소가 관련된다. p109


     우리가 ‘머리에 머무른다는 것’은 일종의 ‘자아방어기제’이다. 사람은 대상에 집착함으로써(뭔가를 강박적으로 생각함으로써), 느낄 필요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어떤 것을 느낀다는 것은, 상처받은 아이의 수치심 중독 속에 갇혀 있는 얼어붙은 거대한 감정의 저장고를 건드리는 것과 같다. 다시 말해, 당신이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치우하기 원한다면, 근본적인 고통을 다루는 ‘실제적인 작업’을 해야만 한다. 거기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그것을 통과하는 것이다. p110


  2부를 시작하기에 앞서 서술된 장과 3장의 초기 고통치료이야기들을 곱씹으며 읽었다. 감정을 분출하는 것이 중요함을 저자는 강조하면서 인지적인 중독이 감정을 회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이야기하고 있다. 성인아이가 그들의 진짜 고통을 회피하는 방법은 ‘머리에만 머무르는 것’이라 말하며 강박적으로 생각하고, 분석하고, 토론하고, 독서하고, 뭔가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는 것과 관련된다며 두 개의 문을 가진 방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각 문마다 그 위에 표시가 있다. 한쪽 방에는 ‘천국’이라고 쓰여 있고, 다른 방에는 ‘천국에 대한 강의’라고 써있다. 대부분의 상호의존적인 성인아이들은 ‘천국에 대한 강의’라고 쓰인 문 앞에 줄지어 서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사고에 머물러 감정을 분출하지 않음으로써 나타나는 여러 문제에 대한 내용을 말하고 있는데 당연, 저자의 의견에 동조한다. 다만, 사고중심주자로서 이 머리만 머무른다는 것의 장점도 있음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머리에 머무른다는 것이 감정이 동반되지 않는것도 아니라는 점도. 그 둘은 결국 같이 이어지는 경험을 주로 하였기 때문에....

   이 책에서 저자는 책을 읽는 독자 스스로가 내면의 아이를 돌보고, 변화시키고, 또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 그것이 저자가 서문에서 내세운 바다. 저자가 제시한 방법을 통해 상처받은 아이를 치유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가면서 ‘상처받은 내면아이’보다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키우는 부모’로 시선이 더 많이 갔다. 이 책은 부모의 양육방법이 어떻게 아이들에게 상처를 입히는가에 관한 이야기로 점철되며 부모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아이들이 받게 되는 상처는 모두 부모와의 관계에서 파생된 것이다.

  저자는 이것을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양육방식과 훈련에 대해서 강조하기도 한다. 물론 저자의 상처받은 내면아이의 치유 방식으로 제안하는 것은 일단 보다 많이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것은 묵상의 형태로 자신의 어린 시절의 기억과 마주하여 상처받은 아이를 찾아내고 그 아이의 상처를 어루만지거나 그 아이로 하여금 그때의 감정을 풀어내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신생아 때의 기억에 대해서 정말로 그 시기 아이들의 기억이 남아 있을까. 적어도 돌 이상의 경우는 조금 수긍이 가지만 신생아인 아이가 상처받은 경험을 지속하여 가지고 있고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은 생각해볼수록 의문이 든다. 그래서 이것은 오히려 아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부모에 대한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부모가 아이에 대해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를 기억하는 것이 더 빠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래서 든 생각은 이것은 마치 가족치료처럼 부모와 아이가 함께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관심가지고 잇는 것들이 이 책 속에 담겨 있으면서 부모의 양육방식과 훈련에 관한 것도 저자가 언급하고 있긴 하다.

  책을 덮고 난 느낌은 영적인 것. 그리고 명상을 접목한 저자의 치유 방식이다. 명상의 기능을 알긴 하지만, 교과서적인 교재의 느낌에서 목회적인 책으로의 전환됨이 이 책이 가진 느낌을 상쇄시켜주는 점이 아쉬웠다. 종교적인 색채가 전면에 내세워졌던 책이라면 오히려 기꺼이 수긍할 수 있었을 것이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결론으로의 치달음은 뜨악하게 했다는 점이 있다. 어쩌면 종교적인, 딱히 기독교적이지 않은 듯한, 그러한 색깔에 대해 반감을 가지는 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이러한 부분들을 좀 더 잘 버무렸어야 할 것이라고, 차라리 그러한 관점임을 표면적으로 밝히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저자의 여러 가지 전공들 또한 보다 더 정교하게 버무려졌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