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가 되면.........자리는 있나?


프로페셔널의 조건 - 어떻게 자기 실현을 할 것인가

피터 드러커, 이재규 옮김, 청림출판



  이 책은 개인과 고용기관이 1)지식 노동과 지식 근로자의 본질, 2)핵심적 생산 요소로서의 지식과 지식 근로자가 제공하는 기회의 본질, 3)기본적인 생산 요소가 지식 그리고 지식 근로자로 이동함에 따라 개인과 고용 기관 모두에게 부과되는 요구 사항의 본질을 인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쓰여졌다. 저자의 말이다.

  총 5부 1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란 제목 아래 어떻게 자기실현을 할 것인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이를 이해 변화하는 사회에 대해 먼저 서술하고 그 상황에서의 자기 관리를 위한 방법과 지식, 미래를 위한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의 근로자들은 ‘지식’근로자임을 강조하며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말하는 ‘지식근로자’가 어떤 형태를 말하는지, 그들이 변화된 사회 속에서 어떠한 특성으로 자기실현을 이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 자신이 직접 체득한 방법들을 경험의 이야기와 함께 실제적인 활용 방법으로 제안하기도 한다.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의 이야기들. 오페라를 관람하고 베르디의 나이를 보고 놀랐던 경험이라던가 슘페터의 일화, 신문사에서의 경험 등등. ‘이야기’가 들어간 부분은 저자에 대해 더 알 수 있는 부분이라 쉽게 와 닿을 수 있었다. 한편으로 저자는 어떤 부분에 ‘강하게 인상을 받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받은 인상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냈으므로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 일이나 이야기를 듣고 ‘놀라운 충격’을 받는 경우는 뇌가 ‘놀랍다’, ‘충격적이다’라고 느끼는 것으로도 되는 것인지, 그래서, 그것으로부터 행동의 변화가 있어야 놀라움이 완성이 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본다.

 이 책이 나온 것은 2001년이다. 2012년 재출간되었고 2014년에 읽는 이 책은 시간차로 인해 미지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가 이야기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너무나 익숙하게 들어온 이야기들이라 그의 놀라운 통찰과 혜안을 볼 수 있는 이 책에, 나는 특별히 놀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때에 이 책을 읽었다면 보다 집중하며 놀람과 감탄으로 읽었을지 모르겠다만. 여기서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한 당시의 상황에서 읽는 것처럼 돌아가 이 책을 바라볼 수는 없었다. 그렇게 되지도 않고 그렇게 할 필요까지야.

  ‘어떻게 자기실현을 할 것인가’라는 부제를 달고 있느니만큼 자기계발서였다. 1장을 읽어 갈 때만 해도 ‘지식’사회의 특성을 지금 상황과 대비해 읽어보는 맛이 있었는데 이후로는 전반적인 자기계발서들이 주장하는 이야기들과 다르지 않은 것을 어쩌랴. 그리고 자기계발서의 특성은 늘 ‘자신의 사례, 경험’을 부분 이야기하고 거기에서 행동적인 지침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결국, 자기계발서의 결론은 ‘행동하라’이고.

 내가 책을 읽는 관점이 이론적인 부분에 더 치중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행동을 하라’라고 주장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어주기에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한 점에서 저자가 1장에서 지식사회를 규정하고 이후로 제시하는 부분들은 그럭저럭 자연스러운 연결로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후반부로 갈수록 흥미를 잃었다는 점이다. 내가.

  물론 간간히 유럽과 미국을 넘나들며 경험한 저자의 사례들은 재밌게 읽었다. 그 모든 것이 자기계발서가 부추기는 방법의 나열이라는 점에서 저자가 생각한 방법과 내가 생각한 방법이 일치하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만, 지금까지 그것을 해오고 있느냐 아니냐가 차이가 있다. 그러니 모든 자기계발서의 궁극의 목표는 저자들이 제시하는 방법들을 실행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다면 이런 실행이 안되는 것은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나는 모든 자기계발서에다가 묻는다. 그것은 나의 문제일뿐이지 책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또 한가지, 저자는 개인과 조직을 두루뭉실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것을 지식노동자의 환경에서 개인이 어떻게 자기실현을 할 것인가에 관한 것으로 읽어가게 되는데 중간 중간 자꾸 ‘조직’이 끼어든다. 확실한 목소리를 가지고서가 아니라 엉성하다. 왜 자꾸 조직을 끼어 넣는지, 그 엉성하게 이야기하는 ‘조직’을 위한 방법을 분리하여 서술하는 것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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