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독재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강준만 저, 인물과사상사, 2013.


  저자, 강준만은 감정독재를 이야기한다.

  원래 인간이란 감정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가지만 인터넷 등으로 과거보다 훨씬 더 견고한 감정독재에 살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주장과 함께 감정 독재에 해당되는 50개 사례를 제시한다. 이 사례들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며 저자는 ‘왜’라는 질문을 통해 이에 관한 이론으로 연결한다. 이러한 사례들을 제시하며, 이론을 연결하여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생존과 번영에 유리한 길을 찾아 진화해왔으며, 속도가 생명인 인터넷과 SNS로 대변되는 커뮤니케이션 혁명의 결과로 과거보다 더욱 견고한 ‘감정 독재’ 체제하에서 살게 되었다. 속도는 감정을 요구하고, 감정은 속도에 부응함으로써 이성의 설 자리가 더욱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감정 노동’과 ‘감정 자본주의’가 주요 이슈로 등장한 것도 바로 그런 변화와 무관치 않다. 감정 독재가 심화되면서 자본이 감정을 활용해야 할 ‘감정 식민지화’의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싸움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감정 독재’와 ‘싸우는 법’은 사실상 ‘타협하는 법’이다. 정면 승부를 해선 결코 이길 수 없으며, 감정과 이성의 와전 분리가 가능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감정이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다. 큰일을 이룰 수 있는 동기와 정열은 감정의 몫이 아닌가. 누구 말마따나 “이성의 적이 아니라 동료로서 감정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고, 타협이 가능한 것들을 긍정적으로 살려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싸우다 불리해지면 “너 몇 살이야?”하는 것은 어떤 것? 이것은 주의전환의 오류. 마시멜로의 유혹을 참아낸 아이가 승리하는 것은 만족지연이론. 큰 부탁보다 작은 부탁을 먼저 하는 것이 더 유리한 이유는 문전 걸치기 전략의 유효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

  저자는 다양한 감정의 화두를 잘 분석하고 있다. 이론의 틀로 잘 설명하고 있는데 가끔 생각한다. 이론 때문에 행동이 따라가는 건 아닐까. 많은 사례들을 설명하기 위해 이론을 만들어 그의 심리를 알아보고자 한다지만, 가끔 이론이란 이론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일들이 많이 일어나서 분석하여 이론을 만들어낸 것인지 선후가 어느 것인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이미 딱지가 붙어 있다는 걸 생각하면, 그러니까 결국엔 모든 것이 이렇게 하나하나 분석이 되는 것이라면 참 설명하기 쉬운 인간의 행동에 대해 혼란스러워할 필요가 없을 텐데하는 생각도 든다. 

  문제는 어떤 행동들이 하나의 이론의 틀 안에 갇혀 버리게 되면 그 행동이 강화된다는 점에 있다. 설명이 되고 납득이 되기에 행동에 대한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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