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지 마라 - 분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스테판 에설 저, 조민현 옮김, 문학세계사, 2013.



  <분노하라>고 외친 스테판 에셀은 2013년 2월 27일 95세로 타계했다. 이 책은 그가 전하는 유언이다. 저자는 줄곧 분노하라를 통해서 이 시대의 진보를 위해 싸울 것을 권유했다. 그리고 이제 그의 마지막 유언은 그것을 위해 포기하지 마라는 것이다. 물론 변화를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 노력은 단순히 봉기의 형태가 아니라 ”국가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경제와 정치에 대한 의욕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단지 항의에서만 머물르는 것이 아니라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치에 대한 욕구를 회복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정치없이는 진보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토론을 유발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등 정치에 참여하는 다양한 방식들이 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이후 구 체코슬로바키아 공화국의 대통령직을 수행했고, 소련의 지배에 대항한 역사적인 반체제 인사이자 인권운동가였던 작가 바츨라프 하벨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 각자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당신이 아무런 힘도 갖지 못할지라도, 당신이 아무런 중요성을 갖고 있지 않을지라도, 우리들 각자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p38


나는 정당에 들어가는 데 지나치게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기존의 정치 세력을 이용할 것을 확신을 가지고 지지한다. 밖에 있는 것보다는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나는 항상 동료들에게 똑같은 말을 한다. 당신들ㄹ이 문제와 싸우기를 원한다면, 세상을 바꾸길 원한다면, 우리들이 속해 있는 민주주의 제도 안에서, 그 일은 정당들의 도움으로 행해져야만 한다고. 비록 그들이 결점을 갖고 있고, 불완전하고, 부족한 점이 많더라도 말이다. p39


  책을 펴면 이러한 문구가 시작을 알린다.


“행복하여라, 율리시즈처럼 멋진 항해를 한 사람은.”

 - 조아생 뒤 벨레


  스테판 에셀은 행복하였을까. 책에서 전하는 바에 따르면 그는 그의 마지막을 알고 있기나 한 것처럼 평온했다고 말한다. 세상을 떠나는 스테판 에셀을 추모하기 위해 수백만의 인파가 자리에 모였고 유엔인권이사회에서도 개인을 위해 공식적으로 묵념행사를 했다.

  끊임없이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고 행동을 촉구하던 스테판 에셀의 마지막 말은, 포기하지 마라였다. 답답하고 지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주저주저하는 때에 그의 마지막 말은, 새로운 출발선에 서는 것처럼 힘을 내게 한다.


 세상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은 죽음의 위험에 놓여 있다. 사회적・경제적 부정으로 또는 환경 파괴로, 또는 이 모든 것을 통해서 소멸될 수 있다. 우리는 그것을 허락할 수 없다. 우리는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세우기 위해 건설적인 비전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야망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와 용기에서 태어나는 야망. 세상 일이 저절로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낙관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 또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믿는 사람들의 염세주의에 빠져서도 안 된다. 우리는 야망을 가져야만 한다. 포기하지 마라! p66~67


  경험과 지식의 폭으로 사회참여를 촉구하는 저자의 메시지는 확연히 다르다. 하고픈 말이 정확하고 요구하는 것이 정확하다. 어쩌면 경험과 지식이 뒷받침되지 않은 메시지는, 힘이 없고 중언부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명확한 사실에 대한 인지와 그를 바라보는 정확한 판단, 그리고 구현하고픈 의지에 있을 것이다. 겪음을 토대로 하게 되는 이야기와 겪을 지도 모르기에 하는 이야기의 차이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이러한 부분에서는 결국, 한계가 될 수밖에 없다. 같은 메시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전달력에도 차이가 나타난다. 구현하는 방법에도 신경을 써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삶의 모든 것에 참고할 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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