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사람들에게 - 공감하라! 행동하라! 세상을 바꿔라!

원제 An Die Emporten Dieser Erde!

 

 스페판 에설 저, 유영미 옮김, 뜨인돌, 2012.

 

 

   저자는 말만 내지르는 사람이 아니다. 앞서 저자는 “분노하라”고 외쳤다. 그래서 사람들은 분노했다. 대한민국에는 엉뚱한 방향으로 분노하는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어쨌든 저자의 메시지들을 ‘옳게’ ‘바르게’ 이해한 이들은 분노했다. 그렇다. 그러고 난 다음엔?

아 책은 분노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이후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분노하라고 해서 분노했고 분노한 사람들에게 다시 저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공감하고 행동하라고. 그래서 세상을 바꾸라고 말한다. 이 책은 또다시 저자의 연설을 글로 바꾸었고 다른 학자들과 청중들과의 대담을 함께 묶어 만든 책이다.

   1부에는 저자의 연설문으로 저자의 신랄함이 나타나며, 2부 「지금은 깨어날 때)」에서는 앙드레 마티와 청중들과의 대담으로 인류의 현안들에 대한 일관된 신념이 나타난다. 3부 「공감하라! 지속적으로 항의하라」에서는 롤란트 메르크와의 대담으로 역사, 철학, 문학, 예술을 넘나드는 해박하고 독창적인 사유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프랑스의 문필가 몽테스키외는 언젠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게는 좋지만 가족에게 나쁜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안 된다고 말한다. 가족에게 좋지만 조국에게 나쁜 것을 알게 되었을 때도 안 된다고 말한다. 내 조국에는 좋지만 이 세계에 나쁜 것을 알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로 안 된다고 말한다.” 바로 이런 자세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올바른 세계시민의 자세라 할 수 있겠지요. p78

 

 "저항, 그것은 창조이며 창조, 그것은 저항이다!“ 텍스트 속에서 읽지 않으면 굉장히 추상적인 문장입니다. 이 문장은 무슨 뜻일까요? 창조는 언제나 저항에 부딪히고 저항은 뭔가를 창조할 때만 실현된다는 것을 생각하며, 마티 씨를 비롯한 귀한 청중들과 작별을 하고자 합니다. 자, 다시 일어나 저항하고 창조합시다! p79

 

   스테판 에셀의 말은 군더더기가 없고 핵심을 명확히 하고 있기에 읽기에 편하다. 또한 그것이 연설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저자의 얘기에 빨려 들어갔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현재 서구사회에 나타나는 문제점을 정확히 집어내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오랜 시간 활동한 이의 확신과 사회에 대한 통찰과 관심이 묻어난다. 똑같은 말을 한다 해도 ‘스테판 에셀’이니까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그의 삶과 함께 저자가 말하는 목소리에 감동하게 되는 것이 이런 이유일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경험에 대해 사람들이 그토록 강조하는 이유일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같은 말을 전하는 것에서 울림이 다른 것이 오로지 스테판 에셀이 말하기 때문이다라는 것이다. 프랑스 사회에서의 울림이 그러했던 것, 스페인으로 이어진 것,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겠는가.

   스테판 에셀이 전하는 메시지는 한결같기에 또다른 이야깃거리가, 있을 수 있긴 하겠지만, 이전의 메시지보다 강렬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것엔 대안이 따라야 하는 것이니 메시지에 대한 삶의 철학들을 파악할 수 있는 책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분노하라와 마찬가지로 연설이라는 짧은 분량을 책으로 만들어 내다 보니 느껴지는 아쉬움을 위해 여러 대담을 싣고 있다. 이런 대담 덕분에 이 책의 아쉬움이 달래 진다. 자칫, 스테판 에셀을 앞세워 책팔아 먹기로 호도될 뻔한 출판사인데, 이런 노력들 덕분에 그 점은 쉽게 가라앉혀진다.

   특히 한국어판에서는 신자유주의에 관한 사진이 있다. 사진작가인 이상엽, 정택용 씨의 사진이다. 저자가 말하는 신자유주의의 문제점과 오버랩되며 한국사회의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시각적으로도 각인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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