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쓰기에 대한 직진 안내서
내 인생의 첫 책쓰기 - 인생 반전을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
오병곤, 홍승완, 위즈덤하우스, 2008.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대중적인 책쓰기 방법론을 제시하고자 했다. 왜 책을 써야 하는지와 책을 쓸 때의 원칙, 구체적인 책쓰기 실천방법, 그리고 책쓰기의 어려움에 대한 클리닉을 단계별로 제시함으로써 책을 쓰는 동기부여에서부터 실천까지 일관성 있게 가이드해주고 싶었다. p11
저자들은 이 책의 목적을 위와 같이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서 7장의 뼈대를 만들고 책을 써야 하는 이유와 책을 쓰기 위한 구상방법, 재료, 글쓰기방법, 출판을 위한 방법을 서술하고 있다. 중간 중간 글을 쓰는 과정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에 대한 질의를 코멘트해주는 ‘책쓰기 클리닉’을 삽입하여 감칠맛을 더한다. 이 책쓰기 클리닉은 관련된 내용을 이야기한 뒤데 붙여져 있다. 즉, 많은 이들이 고민하는 부분을 글쓰기, 책쓰기 과정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볼 수 있다. 또 하나, 첫 책을 낸 저자들과 출판사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싣고 있다. 실제 책을 내본 저자와 출판사 입장에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인생에서 왜 책을 쓰는 이유가 중요한지부터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들의 경험에서 나온 진솔한 이야기로 ‘책쓰기’가 인생의 변화에, 전환에 매우 큰 영향력이 있음을 열렬하게 설득하고 있다. 책을 써야 하는 이유가 분명하게 제시되어 마치 정말 그래야 할 듯한 느낌이 들게 된다. 방법적인 노하우를 알려준다 해도 주술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듯하다.
글쓰기, 책쓰기에 갖는 어려움에 대한 친절한 고민상담란을 두고 있어 많은 이들이 같은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구나 하는 공감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또한 책을 쓴 저자들의 경험담을 보여주어 좋았고, 마찬가지로 출판사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실상 글쓰기 책은 너무 많다. 많은 이들이 글쓰기를 바라고 책을 쓰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수많은 글쓰기에 관한 책들이 나와 있다. 한번도 글을 써보지 않은 이가 글쓰기 책을 내기도 한다. 글쓰기의 매력이 무엇이기에를 느끼기 전에 대부분 자신은 이렇게 글쓰기를 했다라고 말을 하면서 방법을 전하는데 사실 많은 책들이 말하는 ‘글쓰기 방법’은 차별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다. 전하려는 핵심이 비슷하고 실제 글을 쓰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공통적이기에 그에 대한 방법 역시 공통적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기대가 덜한 탓일까. 그저 그런 글쓰기 책이라고 생각했다가 오,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며 읽게 되었다. 특히 글쓰기보다는 책쓰기에 집중이 된 책이라 ‘책을 써내야 한다’는 나의 의무로 인해 흡인력있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구성이 짜임새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간일기가 있어서 재미있긴 했지만 출간일기가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실제 진행과정을 정리한 것인데 구체적으로 책을 쓰는 과정의 일정별 체크리스트를 보여주면 시간계획을 세울 때 더 도움이 될 듯하다.
처음엔 장뒤에 붙은 책쓰기 클리닉이 내용과 너무 중복되는 측면이 있기도 해서 이 부분을 뒤에 한챕터로 몰아넣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다 읽고 나서 핵심을 다시 되새기는 측면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관련 방법과 연결된다는 측면으로 보면 이 구성도 나쁘진 않을 수 있구나 생각했다.
저자들을 내가 알고 있다. 도서관에 책방에 꽂힌 수많은 책 중에 내가 저자를 제법 알고 있다는 사실이 즐거운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명의 저자가 쓴 부분을 찾아낼 수 있었다. 스스로도 놀라웠다. 많이 보지 않았는데, 이것을 구별해 낸다니. 그만큼 저자들의 글쓰기 방식이나 말하는 방식이 다르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저자인 오병곤의 평소 하는 말투나 전하는 메시지가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홍승완의 경우도 강연에서 하는 말투나 메시지가 드러났다. 결국 책이란, 자신이 생각하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풀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두 사람 다 ‘구본형’이라는 사부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애제자로서 사부가 전한 메시지를 다른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열심히 공헌하면서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잘 모르고 보면 낯선 저자들이긴 하지만, 잘 보면 친근한 느낌이다. 책쓰기라는 어렵고 힘들다는 과정을 편하게 이끌어가는 주축이다. 두 사람이 같이 이야기하는 모습은 좀, ‘푼수?’같아 보이지만 근엄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책쓰기 책 만큼은 경쾌함과 묵직함으로 이끌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