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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 우주와 과학의 미래를 이해하는 출발점 ㅣ 사이언스 클래식 25
리사 랜들 지음, 이강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천국의 문을 두드린다기에 문학적인 ‘천국’의 의미를 생각했던 난 우주와 과학의 미래를 이해하는 출발점이라는 소제목을 보고서야 이 책이 과학분야임을 알았다. 안타깝게도 일찍이 제물포(제 때문에 물리 포기했다) 출신인 나에겐 이해하고픈 욕구와는 별개로 이런 종류의 책을 읽기전에 내가 아는 과학상식과 물리이론이 뭐가 있지가 선행하는 까닭에 별빛이 반짝이는 파아란 표지의 책을 보고서도 읽을 타이밍을 두고 고민했다. 물리학 이론에 대해 먼저 공부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공식을 구하라는 책은 아닐테니 최대한 정신사납지 않은 날을 골라 이 책을 읽어야 하지 않으리라고.
때론, 선입견이 좋은 결과를 낳는다. 이 책에 대한 나의 선입견은 그랬다. 제물포로서 책을 이해하기 어려울지 모른다는 생각, 과학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재미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사라졌다. 그러니까 나는 이 책을 아주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이것은 작가의 힘인가.
일단, 이 책은 현재의 이론 및 실험 물리학을 더 잘 이해하고 싶어하는 독자들과 건전한 과학적 사고의 원칙 및 현대 과학의 본질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독자들을 위한 것이고, 과학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를 바로잡고, 과학이 현재 이해되고 적용되는 방식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저자의 불만을 배출하고자 하는 바람에서 씌어졌다(p10).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불만을 가진 저자 덕분에 내가 가졌던 불만이 겹쳐지며 흥미가 유발되고 고조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 우주는 여러 면에서 숭고하다. 우리 우주는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복잡함 때문에 우리를 주춤하게, 심지어는 두렵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부분들은 불가사의한 방법으로 서로 어울린다. 예술, 과학, 그리고 종교는 모두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우리 이해의 최전선으로 우리를 밀어붙여서 우리를 계몽한다. 이것들은 모두, 각각 다른 방법으로 개인의 경험이라는 좁은 제한을 초월하도록 도울 것이고, 우리가 숭고함의 영역에 들어가도록, 그리고 이해하도록 허용된다(p81).
우주든 과학이든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은 그것 자체에 대한 중요성 이외에도 이 사회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적용되느냐로 연결된다. 과학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될 때 가끔은 과학은 독립적인 영역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것의 접근 방식이 과학적 사고라 명명되며 기술적이고 체계적인 부분이 주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과학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역시도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더 잘 살아가기 위한 이해를 갈구한다는 점에서 과학은 단순히 ‘과학자’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세계와 맞물린 사고의 영역을 넓히는 우리 모두에게 과학은 필요하다. 역사적으로 과학은 끊임없이 종교와 대립, 갈등을 유지하였지만 종교를 종교로서 이해하게 되는 바탕에 역시 과학의 역할은 중요했다.
이 책을 통해 물리학 이론이나 우주를 탐구하는 것이 발견의 차원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게 된다. 과학자들이 그들의 탐구를 어떻게 이해하고 다루는지에 대한 방식을 이 책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이해하게 된다. 다만 과학자이자 물리학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물리학이론, 과학적 질서의 본질, 진실보다 사회에 어떻게 적용되느냐의 방식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과학적 사고로서 세상을 설명할 것이고 그들의 탐구의 결과를 토대로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그들의 탐구의 결과를 각자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적용할 것이다. 과학자들이 우주를 접근하는 방식과 그로 인해 나타난 이론의 변화에 따라 어느덧 사람들의 사고도 관점도 변화해가고 있음을 보면서 과학적 접근과 이론들이 일상 곳곳에 잘 스며들어 있는지도 느껴지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많은 이론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과학이론을 통한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한 책으로 여겨진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