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솔로사회 - 2035년 인구 절반이 솔로가 된다
아라카와 가즈히사 지음, 조승미 옮김 / 마일스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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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마케팅

초솔로사회-2035년 인구 절반이 솔로가 된다, 아라카와 가즈히사, 2018.


  미혼율이 증가하고 전세계적으로 솔로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일본의 칼럼리스트 아라카와 가즈히사는 2035년이면 인구의 절반이 솔로가 되는 사회가 도래한다며 이에 대해 이해하고 대비할 것을 《초솔로사회》를 통해 이야기한다. 이 책의 분류가 ‘경제’로 되어 있음을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후반부를 읽어가며 왜 경제에 방점을 두었는지 알았다.

  솔로 사회란 미혼, 비혼이 증가하는 사회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결혼을 했어도 솔로가 되는 사회다. 이혼이 증가하고 무자녀 가정을 선택하는 기혼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령화 시대 남성과 여성의 서로 다른 평균 수명은 필연적으로 솔로가 되는 사회를 만들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저자는 초솔로사회란 “‘혼자가 될 가능성’이 특례가 아니라 범례가 된 사회”라 칭한다.

  저자는 일본의 빠른 솔로사회화를 다양한 통계를 활용해 상세히 보여주고 있다. 통계를 통해 미혼과 비혼이 증가하는 이유와 오래도록 지배되고 있는 결혼규범이 변화하는 사회에 어떻게 작용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결론은 일본사회는 피할 수 없는 초솔로사회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회에 ‘솔로로 살아갈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저자는 솔로의 소비 형태에 주목했다. 솔로사회, 1인 가구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소비형태와 가치관을 지닌다. 저자의 분석에 의하면 솔로의 소비는 ‘물건의 소유를 중시하는 소유가치에서 경험을 중시하는 체험가치를 추구’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에모이’소비라 불리는 형태로 한번 가치를 인정한 것에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쓰는 것이다. 그러니 솔로들을 위한 마케팅을 하려면 ‘에모이’ 소비에 중점을 두고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소비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솔로는 변화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저자는 정신적인 자립인 ‘솔로로 살아갈 힘’을 키워야 한다고 얘기한다.


솔로로 살아갈 힘이란 물리적으로 혼자가 됐을 때에도 고립감을 느끼지 않고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러려면 한가지 사물이나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타인, 사회와 폭넓게 연결되고, 연결성을 유지하려는 마음이 필요하다. 즉 솔로로 살아갈 힘이란 기존의 직장, 가족, 지역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구축하는 힘이기도 하다.

  

  솔로사회라고 해서 개개인의 생활만 중시하는 고립된 형태일 거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물론 어느 정도 지역사회간의 관계성은 약화되기도 할 테지만 또다른 형태의 커뮤니티는 증가하게 된다. 단, 자신이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미혼이든 기혼이든 비혼이든 어느 시점에는 분명 솔로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홀로’ 살아갈 필요는 없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관계망을 구축하며 지나치게 타인에게 의존적이지 않도록 하는 힘을 길러 초솔로사회에 대비하자는 것, 이것이 저자의 주요 메시지다.

  이러한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 저자가 분석한 일본사회의 특성과 결혼규범에 관한 저자의 견해가 재미있다. 결혼하지 않은 이들을 일종의 실패에 가까운 자로 여기는 것, 결혼이 인생 최대의 성공이며 정상인 것처럼 여기며 미혼자들을 향해 간섭하는 행동들을 보고 있으면 ‘종교 강요’같다고.


결혼이란 건 어떤 의미에서 모종의 종교에 가까워졌다. 미혼자에게 “결혼하라”고 참견하는 게 종교에서 “신을 믿어라, 그러면 구원을 받을 것이다”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나뿐일까. 결혼을 권유하는 기혼자들은 ‘결혼교’ 선교사나 전도사라 할 수 있다.

 애초에 남이 결혼을 하든 말든 내버려두면 좋을 것을, 이런 결혼교도들은 가만히 내버려두지 못한다. 자신의 믿음만이 절대적으로 옳고 그걸 모르는 사람들은 불쌍하니 구제해줘야 한다는 마음이 작동된다. 기혼 의원이 “부모의 심정으로 결혼하라고 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그런 속마음이 바로 느껴진다.


  초솔로사회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결혼하라’ ‘아이를 낳아라’가 대비책이 되는 시대는 정말로 생각해볼 여지가 많다. 통계를 통해 저자가 분석하듯 기혼자도 필연적으로 솔로가 되는 시간이 온다는 것을 그저 결혼하지 않음에 따른 ‘문제’로 보고 있으면 어떤 대안이 나올 수 있을까. 그렇다고 발빠르게 초솔로사회의 소비 마케팅 전략을 부각하는 저자의 견해도 감탄스럽진 않다. 기업체에서 솔로활동을 하는 남성 연구 프로젝트팀에서 광고·홍보 일을 한다고 하니 저자의 견해가 기승전 왜 소비로 흘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행하고 있는 그것이 트렌드일 수 있겠지만 특정한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트렌드화 되어버린 삶’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초솔로사회에 자본주의의 마케팅에 끌려가지 않는 ‘솔로의 삶’을 위한 기술이 필요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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