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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누가 언제 세웠나 ㅣ 백제학연구총서 쟁점백제사 1
한성백제박물관 엮음 / 서울책방 / 2013년 2월
평점 :
거의 2년 전즈음해서 이 총서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지금도 잘 진행되고 있는지 작년 말인가 올해 초인가 이 총서에 책이 한권이 더 추가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총서의 첫번째 주제는 백제의 건국시기와 주체세력에 대한 것인데, 제목만 보아서는 딱 결론을 내려줄 것 같지만 아쉽게도 혼란만 더 가중시켰다. 고고학 입장에서 두편의 발표논문이, 문헌사학 입장에서 두편이 있고 마지막으로는 종합토론한 것을 책으로 묶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고고학이 중요하다고는 해도 몇호분에서는 어떤 토기가 나왔는데 그 토기는 양식상 중국의 서진대와 동일하고 그러니 이 유적은 어떤때까지가 상한이고 하한이고...블라블라... 하는 것이 지루하기도 하고 따라잡기도 너무 힘이 든다. 거기다 용어들이 하나같이 직관적이지 못하니까(물론 전문용어란 것이 그렇긴 하나 고고학쪽은 특히 더 심한 것 같다.) 읽을때마다 굉장히 애를 먹게 된다.
일단 문헌사학에서는 기왕에 기록된바와 같이 기원전후로 백제의 건국시점을 잡았지만 그에 따라 근거할 수 있는 물질문화는 발견된바 없고 현재 발굴된 것만 기초로 해서는 3세기 중엽~후반 정도가 백제라는 국가의 성립시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고고학쪽에서 문헌사학에서 대체로 정리된 입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고.
또 하나 대한민국 정부 수립처럼 연도가 딱하니 확인 할 수도 없는 시기이므로 어디를 국가의 성립의 시작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딱히 정리될 수 있는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박순발 교수의 성곽의 축조, 토기양식의 성립, 대형분묘의 등장등을 든 것처럼 일반적으로 국가라 이해될 수 있는 정치체의 성립으로 볼 수 있는 고고학적 지표를 어느정도 정리하게 된게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개인적으로 너무 막연하게 국가의 탄생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본 책을 읽으면서 몇가지 분명해진것이 있었는데, 하나가 백제건국설화에 대한 성격이다. 이제껏 그런 의식을 하지 못했지만 신라와 고구려 부여에 비해 건국에 대한 이야기가 신이함을 띄지 않는다. 물론 백제의 건국설화에도 그런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분히 현실적인 구성이 눈에 더 보인다. 그리고 또, 고구려나 신라등은 시조로서 건국자로 알려진 이를 내세우는데 비해 백제의 건국자로 (대중적으로) 알려진 온조에 대하여 시조로서 시조묘를 만들어서 배얄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건국자로 알려진 온조가 동명을 시조로서 제사지냈다고 하니.... 이에 당시 한강 유역의 여러 물질문화를 연계해서 보면 확실히 여러 집단세력과 함께 백제가 세워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고구려나 신라도 마찬가지였겠지만 그 역할의 비중이랄까 그런게 차이가 났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외에도 몇가지 흥미로운 지점들이 있었지만 더 적기에는 제법 사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