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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재개발에 미쳐라 - 2008년 완전 개정판
권장원 지음 / 제플린북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예전에는 지하철에서 졸린 눈으로 재테크책이나 중개사수험준비서적 보는 샐러리맨들 보며 한편으론 안쓰러운(심지어는 한심하다는) 생각에,또 한편으론 고상한 인문교양서나 사회과학책,소설책 보는 내 모습 보며 근거없는 우월감에 사로 잡혔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나이가 들어가고 동창회 나가보면 누군 벌써 몇십억을 벌었네,연봉이 몇억이네, 강남에 있는 아파트가 몇평이네 하는 얘기들을 들으며 슬슬 초조해진것도 사실이다.
사회진출이 늦었던 터라 모아 논 돈도 많지 않은데.... 장가도 못갔는데.... 달팽이도 제집이 있다는데 난 아직 내 이름으로 된 아파트도 없는데....(물론 엄마집이 내꺼지만 ㅋㅋㅋ) 뭐 이런 생각들 때문에 뭘 좀 해야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정작 재테크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되고 책을 접하게 된 것은 모 신문에 연재되던 칼럼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읽은 다음부터다.
" 어쩌다 지하철을 타보면 우리나라에 체육계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듯한 느낌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 신문을 읽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야쿠자도 타는 한일노선을 제외하면 국제선 항공기의 일등석 손님들은 모두 경제지를 찾는다. 반면에 이등석 손님들은 스포츠 신문이나 주간지를 먼저 찾는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가? 그것은 관심의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등석을 타는 사람은 대개 일차적 관심이 경제이며 그래서 돈을 더 번다. 이등석을 타는 사람은 부자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일차적 관심은 경제가 아니라 재미난 기삿거리들이다.
봉급 생활자들은 대부분 경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침을 튀기며 말할 수 있는 분야는 정치이거나 스포츠이거나 연예인들에 대한 것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당신이 TV 앞에서 환호를 올릴 때 부자가 되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TV 속의 주인공들임을 깨달아야 한다. "
그래서 나도 반성하면서 슬슬 접하게 된 것이 요즘 한창 광풍이 불고 있는 재테크 책들!
재테크책에도 여러 가지 부류가 있지만 크게는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첫째, 찬물세례형.
흔히들 말하는 경제마인드와 재테크정신으로 무장케 만들어주는 책들이다. 졸고 있는데 갑자기 찬물 뒤집어 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든다. 이렇게 살다간 늙어서 비참해지겠구나, 지금처럼 살다가는 인생 말년에 정말 꼬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 지금까지의 방만한 생활을 반성케 하는 책들이다.좀전에 인용한 칼럼과 같은 내용의 책이라고 보면된다.
둘째, 실전 재테크 지침서형.
구체적인 재테크사례를 보여주며 실전 기법을 가르쳐주는 책들이다. 부동산으로 재산 불리는 법,주식투자서,각종 금융상품 정보서 등이 그 예이다.다 따라서 할 수는 없지만 여러권 읽다보면 남들 하는 소리에 아무 생각없이 휩쓸리지는 않게된다.
첫째유형의 책으로 정신 바짝 차리고 둘째 유형의 책으로 공부하여 재테크전사로 거듭나는게 보통의 정석인데 난 아직도 많이 공부해야 하는 단계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책 <뉴타운에 재개발에 미쳐라>는 그렇게 평소 내 관심분야가 아니다.
그런데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까 사람들 모이는 자리에 가면 내가 무슨 재테크전문가에 모든 세금에 정통한 사람으로 보이는지 최근에 어떤 모임에서 뉴타운투자에 관련한 조언을 구하는데 솔직히 모르는 부분이 대부분이라 좀 민망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읽어 봤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굉장히 실망스럽다. 둘째유형의 실전 재테크형 투자서를 표방하지만 알맹이가 될 만한 정보는 별로 없다.그나마 실려있는 정보들도 부동산114 같은 사이트 가면 대부분 볼 수 있는 정보들 뿐이다. 전혀 책 보는 대상을 고려치 않은 적절치 않은 용어들의 남발이 먼저 눈에 거슬린다.(저자가 아마 경제학을 전공했거나 어설프게 경제학 교과서 몇권을 봤는지 더 적당한 용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어려운 경제학 용어를 이용하여 설명하고, 또 주를 달아 지면 갉아 먹으며 다시 설명하는 등 겉 멋에 많이 치중했다. 도대체 재테크책에 노암촘스키의 인물설명이나 페르소나,노마드 같은 용어가 왜 필요하며,미시경제학 책에나 나오는 스놉효과 같은 용어를 꼭 이용해야했을까? 어려운 용어 쓰니까 설명이 필요하고 지면 잡아먹으며 긴 용어 설명을 하는 이런 비경제적인 서술. 아예 더 나은 쉬운 용어로 설명하고 그런 설명하는 지면 아껴서 알짜배기 정보 하나 더 집어넣지! )
이런 저런 사이트나 기사검색을 너무 싫어하지만, 뉴타운 개발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을 얻고자 하는 분에게나 추천할만한 책이다. 내게는 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