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짜여진 스토리. 두꺼운 양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긴장감을 잃지 않고 결말로 가는 책. -미스 하이드님
아가사 크리스티보다 더 뛰어난 작가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물만두님
한마디로 무척 재미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속도감있게 독자들은 책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이다. -노자님
이처럼 한결같이 마치 출판사의 광고문구 수준으로 알라딘 리뷰어들의 극찬을 받던 Minette Walters의 <폭스이블>을 냉큼 사놓고서도 맛난 과자 아껴뒀다 나중에 먹는 심정으로 엉뚱하게 이책부터 읽었다. 아직 국내에 번역되지 않은 책을 남보다 빨리 보는 것도 기분나쁘지 않은일.
그런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조금 과욕이었나보다. 나의 허접한 영어 실력탓에 이해안되는 표현도 여럿 있었고,무엇보다 아침 저녁 출퇴근 시간에나(그것도 가끔씩) 몇쪽씩 보던 탓에 무려 한달 이상을 끌어서야 다 읽게되었다. 물론 이렇게 된데는 이 책이 그리 흡인력있는 이야기 구조가 아니었다는데도 일부 책임을 돌리고싶다.(순전히 개인 취향탓일수도...) 추리소설이란게 원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잠도 안자고 꼬박 밤새며 다 읽게 만드는게 매력 아닌가?
이야기는 비교적 부유한 동네의 어느집 차고에서 굶어죽은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옆에는 음식이 가득 든 냉장고가 있었음에도 굶어죽은....
조사결과 죽은 자는 homeless였던 남자로 밝혀지고 음식을 옆에 두고도 일부러 굶어죽은 듯한 모습에 경찰은 의문을 갖게 되지만 수사는 흐지부지 마무리된다. 그런데 집주인이던 Powell이라는 매력적인 여인은 자비를 들여 이 남자를 화장시켜 주게되고,홈리스들의 생활에 대해 기사를 준비하던 Deacon이라는 기자의 관심을 끌게된다. Deacon의 집요한 취재끝에 상관이 없을것 같던 몇년전의 일련의 실종사건과 횡령사건들이 서서히 관계를 드러내게 되고....
대충 이렇게 진행이 되는데 등장 인물 대부분이 어두운 가정사를 가지고 있는탓에 이야기는 무척 칙칙하고 많은 등장인물 때문에 이야기가 복잡하기까지하다. 전반 한 100쪽은 상당히 흥미를 유발시키다가 Deacon과 죽은 남자의 어두운 집안내력이 주를 이루는 중간 300쪽 정도는 꽤나 지루하고 마지막 한 몇십쪽은 소소한 반전과 함께 쬐끔 재미있었다. 굳이 평점을 주자면 별3개반 정도? 현대 추리물의 추세인지는 몰라도 교묘한 트릭이나 재기 넘치는 탐정이나 경찰도 없다. 우직하게 집요한 기자만 있을뿐.
미국 페이퍼백 소설은 대충 줄거리 이해만 하려면 수월하게 페이지가 넘어가는데(다빈치코드처럼) 이 미넷 월터스의 책은 꽤나 어려웠다.( 영국 페이퍼백소설은 원래 더 어려운가? -_-;)원래 이 양반책이 다 그런건지. 편집은 무척 다양하다. 신문기사와 팩스내용,책에서 발췌한 내용들을 각기 다른 글씨체와 편집으로 책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논 것은 맘에 든다.
당초 예상했던 정도의 재미는 없었지만 아직도 <폭스이블>에 대한 기대감은 변함이 없다. 그 책은 가장 헐렁한 날에 무지하게 편한 자세로 맛난거 먹어가며 하루만에 후딱볼테다. 난 알라딘고수님들의 추천을 믿으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번역본이니까. ^^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