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를 싫어한다. 지긋지긋하다. 비만내리면 축축해지는 공기도 싫고 방안을 떠도는 암울한 기운들도 싫다. 오늘처럼 비가 축축하게 내리는 날이면 난 짜증이 머리끝까지 올라오기도 한다. 그렇다고 내가 비오는 날 안좋은 추억 같은 것은 있다는 것은 아닌데. 차라리 비가 오려면 쏴아아 거릴정도로 많이 내리면 좋겠다. 구질구질하게 조금씩 내리다 마는 듯한 비는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오늘의 비가 그렇다. 많이도 적게도 아닌 이런 비는 정말 사람을 열나게 만들고야 만다. 사무실 공기가 눅눅한게 찝찝하다. 정말이지 이런 날에는 집에서 보일러 틀어놓고 침대에 누워 책이나 읽으며 킬킬대거나 해야하는데. 난 지금 이렇게 회사에 앉아서 컴퓨터나 들여다 보며 일하고 있는 중이다.(지금은 서재질을 해대고 있지만 방금전까지 난 분명히 일했다.)
이제 곧 장마가 다가온다고 하다. 장마라니!! 정말이지 싫다. 비는 와댈테고 옷을 젖을 테다. 집밖의 모터는 돌아갈테고 혹시라도 물이 넘칠까 걱정도 해야한다.(작년에 모터가 고장나서 물을 신나게 퍼댄적이 있었다. 올해는 장마철도 아닌데 그런적도 많지만) 반지하에서의 삶이란 이런 것이다. 장마가 싫다. 정말이지 싫다. 그러나 여름은 다가오고 비는 또 쏟아질 것이다. 차라리 빨리 왔다가 빨리 가버렸음 좋겠다. 이상기후의 현상으로 여름이 길어지고 있는 현실이 끔찍하게도 싫다. 차라리 차라리 말이다. 겨울이 길었음할정도다. 어이없는가? 차라리 춥고 말지. 비는 싫다(하긴 이래놓고 겨울엔 싫어! 더위가 좋아! 라고 소리칠지도 모른다.) 아아, 영찝찝해서 집에가서 샤워나 해대고 싶다. 그러나 오늘도 11시 이전에 집에 못들어가고 학교에 있을 거다. 싫다. 싫다. 정말이지 진절머리 나게 싫다.
사실대로 말해서 비오는거 구경하는 것은 좋다. 비가 쏟아질듯이 내리는 날에 창밖을 보거나 문을 열고 그걸 지켜보고 있으면 행복하다.(그렇다는 거다.) 그러나 내가 비를 맞는다거나 이처럼 날씨가 이상해서 몸을 찝찝하게 만든다면 그날은 꽝인거다. 지금 나는 그래서 짜증이 일어나고 있다. 어째서 어째서 이런단 말인가!! 젠자앙. 훌쩍훌쩍. 날씨가 이럴때면 정말이지 이곳이 싫어진다. 비가 오는데도 덥다. 이래서 짜증이 더 유발되는 것이다. 아아아. 오늘은 일진이 영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