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썰매를 타다가, 다시 올라가는 길에.

"아빠, 치사한게 뭐야?"

"어? ....어, 그게..."

"나 알아. 치사한 건 혼자 먹을 것을 다 먹어버리는 거야. 맞지?"

"어, 지호야. 그게 맞아."

살았다는 듯이, 혹은 놀랍다는 듯이.

건너들은 갓 7살 꼬맹이의 말. 아이들이란 정말 대단하다.

 

그 후의 일.

스타벅스에 앉아 수다를 떠는 와중 열심히 눈썰매를 타다온 어린소년은 뜨거운 음료에 입을 댈뻔하다가 아빠가 건네주는 음료에 맛있다며, 자신의 것을 아빠에게 넘겼다.

그리고 1분여후, 슬금슬금 원래 자신의 뜨거운 음료를 가져가더니 둘다 자기가 독차지한다.

"지호야, 그게 치사한 거야."

"아냐, 난 치사한거 아냐. 내가 먹는건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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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그렇게 넘어지고, 구르다보니 몸이 말이 아니게 쑤셔서 일어나기가 정말 싫었지만, 약속이 있었던 관계로 억지로 일어나야 했다.

12시에 영등포구청에서 친구P군을 만나서, 점심을 먹고, 김포에 사는 이제는 아줌마가 되어 다음달이면 아이 엄마가 될 친구 J에게 가기로 했기에, 후들거리는 팔다리를 이끌고 집을 나섰다.

P군이 군대가기 전에 잠깐보고 지난 11월에 전역했음에도 못보고, 어제서야 겨우 얼굴을 보았다. 볼때마다 느끼지만, 어린 시절의 모습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추운 바람과 맞서서 송정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고 어찌어찌 신혼집에 찾아들었다. 결혼식때 한번 얼굴본 신랑과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아파트도 좀 넓고, 이제 아기도 태어날거고, 행복해 보였다. 여전히, 일찍 나야 애가 천재라는 둥의 소리를 해대긴 했지만.

애 낳으면, 애기 옷이나 사들고 또 찾아가보아야 겠지. 이젠 더 움직이기 힘들테니, 그 곳까지 (멀기도하지.) 종종 찾아가야 할 것이다. 심심해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

일부러 점심시간과 저녁식사시간을 피해서 들렀던 거라, 다른 약속도 있고 김포에 온김에 P군의 부모님을 뵙기로 하고 일찍 나섰다.

P군과 나, 그리고 아줌마가된 J는 소꼽친구다. 태어났을때부터 함께 놀고, 학교 다니고, 그랬던 친구.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때 한명씩 시골을 떠나서 헤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종종 한번씩 마주치고 그랬었다. 그래서인지 몇년만에 보아도 그닥 어색함이 별로 없다. 엄마끼리도 친구기에 김포까지 와서 안들렀다는 걸 알면 엄마에게 혼날까봐, 들르서 인사만 살짝하고 나왔다.

약속시간은 9시인데, 당산역에 도착하니 7시라서 시간이 많이 남아버려 서점에 들렀다.

만화책 몇권과 영화 주간지를 구입하고 불광으로 갔다.

간만에 보는 CGV 스탭들과 (3명빼곤 다 퇴사해서 다른 곳에서 일한다.) 맛있게 저녁을 먹으면서 수다도 힘껏 떨어댔다. 다음엔 시간을 조금 빨리 해서 만나기로 하고, 아쉽게 헤어지고.

집에서 하루 종일 쉬었다면 좋았을수도 있지만, 어째 움직였더니(많이 춥긴했지마는) 월요일이 조금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내일은 포장 작업이 많은데, 조금 걱정이다. 쭈그리고 앉아서 해야할텐데... 다리가 땡기는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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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지난 금요일에 워크샵을 가장한 스키캠프를 갔더랬다.

꼬옥 참석하고 싶었던 학교 행사(?)를 뒤로하고 워크샵에 참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입사한지 갓 한달된 신입이 - 것도 잘못하면 3개월 채우고 짤릴지도... - 팀 전원 참석 행사에 빠질 수는 없었던 탓도 있고, 일체 비용 무료(!)라는 메리트가 있었던 탓도 있었다.

오후 3시경에 여러대의 차로 나누어서 출발하여 강원 용평리조트에 도착하니, 9시 경이었나? 도착하여, 저녁부터 먹고 - 유난히 많은 황태집에서 한끼를 해결했다. 맛은 솔직하니, 별로였다.  -  우선은 모두 스키장으로 갔다. (물론, 야간 스키를 탈 사람들은 장비를 빌렸다.) 스키나 보드를 탈 사람들은 리프트권을 끊어서 타러 가고, 초보자 셋(애초에 스키를 전.혀 타본적이 없는 사람들. 나도 포함된다.)과 아들을 데려온 기자님과 스키타기 싫으시다던 과장님만 남았다. 남은 인원중 아이와 아이아빠 그리고 선배 한 분은 썰매 타러 가고 남은 셋은 그곳에 있던 스타벅스에 가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과장님은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들을 해 주었고, 인생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신나게 썰매를 타고온 사람들과 합류하고, 11시가 넘어 잘 시간을 이미 넘긴 아이를 데리고 기자님은 가시고, 나랑 선배두분과 과장님은 콘도로 가서 볼링장에 갔다.

나는 볼링도 처음 치는 거라 - 볼링장은 여러번 갔으나 언제나 뒤에서 구경만 했드랬다. - 그냥 처음엔 한 라인에서 한명씩 치는 것을 했다.(뭔 말야..) 스텝을 밟고 하나,둘,셋에서 팔을 내리고 밀어내는 느낌으로 한 가운데 굴리라는데, 항상 셋에서 공을 떨어뜨렸다. 손가락에 힘이 없는 거다. 겨우 8짜리를 들고.

나중 이야기지만, 저녁에 다들 숙소에 모였을때, 아무래도 과장님이 담당님께 그 이야기를 한 듯했다. 시끄러운 소리에 못자고 뒤척이던 내 귀에 들려온 담당님의 한마디. "역시, OOO! 비리비리 해가지고는."

어쨌든, 그러다가 세사람이 내기를 하자고 우겨서 제일 못하는 나와 제일 잘하는(그래봐야, 차이도 얼마 안나는) 과장님이 한팀이고, 선배 둘이 한팀이었는데 나중에 선배도 말했듯이 우리 팀이 질 게임이었다.

내기 시합은 나때문에 졌다. 별수 없지. 점심 내기였으니, 아마도 이번주에 한번 점심을 사야겠지. 그리고 한 게임 더 하고 가기로 하고 다시 하다가, 과장님의 손톱이 부러졌다. 심하게 부러져서 피까지 났다. 결국은 그때부터 혼자서 두사람과의 게임을 해야했다. 문제는 두 손으로 받치고 내리 굴리는 말도 안되는(?) 포즈로 임하던 내가 그때부터 점수가 잘 나왔다는 것이다. 그래도 졌지만.

숙소로 돌아와서, 강원도에서 근무하시다가 이번주 월요일부터 우리팀에 발령받으신 분과 인사를 하고 - 워크샵을 강원도 왔으니, 그 전에 인사나 하자고 일부러 우리가 있는 곳까지 오셨드랬다. - 그분이 사오신 강원도의 회를 맛있게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사실, 일찍 잠을 잔 세명은 담당님의 특명이었다. '내일 스키강습받을 세명은 빨리 자!"

그렇게 빨리 잤음에도 불구하고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급하게 준비를 하고 나가야 했다. 짐을 다 싸서 나와서 우선 스키 대여점에 들러 스키장비와 나같은 경우엔 스키복까지 빌렸다. 스키 모자랑 스키장갑은 없어서, 팀장님이 빌려주셨다. 고글까지도.

스키장에 들어가는 길이 엄청 막혀서 결국은 10시 강습은 듣지 못하고, 그냥 작년 한해 스키강습을 한시간 받으셨다는 팀장님께 걷는 법이랑, 타는 법을 간단하게 배웠다.

아침도 못먹고 나왔기 때문에 배가 고팠던 우리는 팀장님이 사오신 맛없고 비싸기만한 햄버거하나씩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못타는 스키를 넘어져가면서 배웠다.(배웠다기보단 익혔다.)

점심때 오신 다른 몇분들, 숙소에 남아있으시던 몇분은 아예 서울로 돌아가셨단다. 우얏든, 오신분들과 저녁을 먹는데 역시나 비싸기만하고 맛없는 피자를 먹어야 했다.

걷기 힘든 스키화를 신고 2층까지 올라간 보람이 없었달까.

그나마 오후에는 스키잘타는 과장님이 가르쳐주셔서 조금 타다가 리프트에 올라서 넘어져 구르면서 내려왔다. 그래도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면서 넘어지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

재미있었지만, 너무 힘들어서 야간도 타고 가자고 꼬시는(?) 과장님의 제의를 뿌리치고 올라오게 되었다. 고속도로로 빠져나온 시간이 6시 경이었는데, 결국 서울에 도착하자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어서, 마포구청 사이의 계성면옥이란 냉면집에서 설렁탕을 먹고 과장님이 집근처까지 데려다 주셔서 11시 경에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피곤해서 쓰러진 듯하지만. 재미있었기에 또 타고 싶은 생각은 들지만, 그 무거운 스키화를 생각하면, 또 타기가 싫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번거로운 걸 왜 하나 싶다가고, 재미가 있었던 걸 생각하면 이해가 되기도 하고.

과장님의 칭찬인지, 아닌지 아리송한 한마디.

"턴은 OO씨가 제일 깨끗하게 잘됐어. 가끔 돼서 그렇지."

"제어가 안된단 거죠?"

"그렇지.하하하."                           칭찬이야,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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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3 1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23 18: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할까, 하지말까?

혹은, 해야할까, 하지말아야 할까?

하고 있는 것도 많고, 앞으로 해야할 것도 많은데. 어쩌지?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안될거 같은데... 그냥, 눈딱감고 질러? 몸이 힘들텐데...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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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9 17: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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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2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은위로 2006-01-23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속삭여주신 분. 제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말씀하고 계신대로 뭔가 배우는 것에 관여된 것이 맞답니다.
학점은행제를 통한 학사학위 취득때문에. 3년이나 대학을 다녀서 전문학사로 졸업하는 것보단 반년 정도 더 공부해서 학사를 취득하는 것이 좋을 듯한데, 시간과 돈이 너무 많이 들듯해서 현재는 고민중이랍니다.

또 속삭여주신분,^^ 님의 서재에 댓글을 달아드릴게요~ 그리고 감사해요 ^^

2006-01-23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주'란걸 보았드랬다.

이런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주니, 별점이니, 혈액형이니 등등.

이번에 사주를 보게된 것은 이브날 친구들끼리 모여서 쿵짝쿵짝 거리다가 한명의(C모양) 강력한 주장과 두명의 서포트로 인하여 Go!!하게 된 것인데..

사주를 보려면 태어난 시간이 필요하단다.

시작부터 상처로.... 울 어무이께 전화를 했드랬다. '엄마, 나 태어난 시간이 언제야?'

'기억이 안나는데... ○○는 6시경이고, 막내는 오전 10시경인가 그런디, 넌 모르겄다야.'

'대충 낮은 확실히 아니고, 밤인거 같어. 아마 10시쯤인거 같다.'   -_-

아무리 내놓고 키웠다지만, 병원이 아닌 집에서 나았다지만 첫딸이 대충 저녁에 태어났는지, 새벽에 태어났는지 기억이 안난다고 할 수가 있단 말인가!!! 남동생 둘은 기억하면서, 엄마. 나 너무 서운해~

나처럼 처음 사주보는 J양(반년만에 간신히 본 얼굴이다. 잊어버릴 얼굴은 아니지만 -쌍둥이 동생은 자주보니까. - 자주 안보니 약간 어색해져버린 모양.)의 사주를 보고.

드디어 두번째로 나였는데, 첫마디가 '공주병'...-_-

태어나서 처음보는 사주에 태어나서 처음 듣는 공주병이란 말에 뒤로 넘어갈 지경인데... 친구들이 '약간은 수긍은 해.'라고 하는말에 어이없이 입을 벌리고 쳐다만 보고 말았다.

친구들이 약간이라도 수긍한다는 것은 그렇단 걸까?

...모르겠다. 아주머니의 말씀으론 다이아몬드라서 그렇단다. 그것도 완전히 연마된. 사실은 무슨말인지도 잘 모르겠다. 자주 사주카페엘 가거나, 컴퓨터 점을 보아대는 친구들은 맞는것도 있고, 틀린 것도 있고 하면서 열심히 열심히 들었던 말들을 비교, 분석까지 해내고 있었다. 대단한 것들..

좋은 말인지, 나쁜 말인지... 남편은 왕자병이라는데...-_- 거참.

재미로 보는 사주기에 별로 신경은 쓰이지 않지만, 그래도 공주병, 왕자병이라.... 흠.(아닌가, 이미 충분히 신경쓰고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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