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의 행복철학
팀 필립스 지음, 정미현 옮김 / 빅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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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계발서


    러셀의 ‘행복의 정복’이라는 책은 읽기가 참 쉽다고 한다. 행복이라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철학은 쉽게 풀어내어 유명한 책인데, 아쉽게도 도서관에서 대출 상태이기에 이 책을 대신 빌렸다. 러셀의 행복이론을 현대에 맞게 풀어 써본 것이라나. 본문에서 저자는 자기계발서를 비판하며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데, 나에게는 이 책마저도 자기계발서라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무엇을 해라 라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을 받는 책이었다. 그러면서 궁금했다. 자기계발서의 기준이라는 것이 명확히 있는지. 서점에 가면 자기계발 분야가 딱 있고 제목들도 비슷, 내용도 비슷한 책들이 많다. 원하는 대로 사는 방법, 시간을 정리하는 법, 발표를 잘하는 법 등등. 나는 자기 계발 분야의 책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최근 북플에서 나의 독서통계를 보다가 놀랐다. 통계에 따르면 내가 15권의 자기계발 관련 책을 읽었다고 한다. 면면을 살펴보니 ‘열정에 기름붓기’, ‘20대, 창업으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시크릿’, ‘즐거워야 내 일이다’ 등등 다시 생각해보니 자기계발서라고 봐도 될 책들이 있었던 반면,   ‘혼,창,통’, ‘인비저블’, ‘앨런 머스크, 대담한 도전’ 등등 내가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하지 않고 읽었던 책들도 포함되어 있어서 혼란스러웠다. 그러면서 나는 왜 자기계발서를 선호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니, 다른 사람이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 싫어서라는 답이 나왔다. 그런데, 사실 책이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 들어가기 마련이고, 거기에 동의하냐 아니냐는 읽는 이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사회과학책에서 저자가 사회의 불합리한 제도를 수치로 비판하고 해결책을 제시했을 때, 내가 거기에 동조하고 그 생각을 받아들인다면 나는 자기계발서를 읽은 것이 되는 것인가? 내 스스로 사상의 계발을 이루어냈으니까? 이렇게 쓰다 보니 자기계발서도 마냥 나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껏 책도 별로 읽지 않은 내가 뭘 따지고 있냐는 탄식도 나온다. 최근 교보문고 상위 0.1% 독자의 베스트100이라는 기사가 나돌았는데, 상위 10위 안에 자기계발로 분류된 책이 3권 포함되어 있는데(‘하버드 새벽 4시 반’, ‘그림의 힘’, ‘혼자 있는 시간의 힘’) 모두 읽어봐야겠다. 자기계발서를 통해 하나라도 나의 계발을 이루어 낼 수 있다면 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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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1-29 2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기계발서를 읽고 조금이라도 내용을 실천으로 옮긴다면 정말 칭찬해야 할 점입니다. 그런데 책만 잔뜩 읽고 변화할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 차라라 자기계발서를 안 읽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저는 실천력이 딸려서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습니다. ^^;;

윙헤드 2016-01-30 00:01   좋아요 0 | URL
저 역시 그러한데...작심삼일이라도 여러번 시도해야겠습니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 서른 살 빈털터리 대학원생을 메이지대 교수로 만든 공부법 25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효진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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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를 통해 얻고 싶은 것에 대하여


     나는 왜 이 책을 골랐을까? 제목에서의 ‘절대’가 주는 그 강렬함에 반해서? 아니면 ‘서른 살 빈털터리 대학원생을 메이지대 교수로 만든 공부법 25’라는 부제에 이끌려서? 읽고 난 뒤에 생각해보니 나는 그냥 나의 이 독서 행위에 대해 인정을 받고 만족을 얻고 싶었기 때문에 이 책을 고른 것 같다. 다른 일반적으로 4학년으로 진학하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취업 공부는 하지 않고 1년에 책 100권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설렁설렁 책을 읽고 있는 나에 대한 보상심리였다. 책을 읽으면 좋다는 것을 신문기사를 통해서 다른 책들을 통해서 학교 수업을 통해서 머리에 충분히 입력이 될 만큼 들었다. 손정의나 워렌 버핏 처럼 책에서 저자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엄청난 독서량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밝힌 수 많은 인사들의 인터뷰를 알고 있으며, 메모하며 읽기, 여러 권을 한꺼번에 읽기 등등 여러 독서법에 대해서도 주워 들은 것이 많다. 그냥 나는 지금 이 독서의 행위가 나를 정말 배신하지 않았으면, 오히려 나의 앞길을 창창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과대망상을 좀 더 단단히 하기 위해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책을 완전히 몰두하고 읽지 않았고, 단순히 책의 문장들을 읽어 내려가는 것에서 스스로의 발전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치열하게 읽어야 한다. 며칠 전 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친구가 공무원 시험에 나온 어려운 문제라며 말했던 것이 ‘관리의 덕목에 관한 정약용의 세 개의 책을 말하라’ 였다. 대부분 목민심서만을 알고 있었을 뿐이라며 상당히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고, 나 역시 목민심서만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 있던 친구 한 명이 흠흠신서도 거기 포함되지 않냐며 정답의 하나 더 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정답은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라고 한다.) 지금까지 제대로 읽은 책이 300권도 채 되지 않은 내가 왜 그때 그런 감정이 들었는지 모르지만 분하고 부러웠다. 그래서 어떻게 알고 있냐고 물었더니 인터넷 어디서 본 적이 있다고 하였다. 부럽다. 그런 기억력이 부럽다. 나는 아둔하여 한 번 읽은 책의 내용을 온전히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그나마 독후감을 써야 20%의 내용을 복기하는 정도일까. 나도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유창하게 ‘제레미 다이아몬드가 총,균,쇠에서 말하기를….’.,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그렇게 말했었지’라고 말하고 싶다. 책의 정보를 나의 지식으로 만들고 싶지만 너무나 어렵다. 그러니 더욱 더 치열하게 읽어야 한다.  항상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그 생각에 동조하는지, 나라면 어떻게 생각할지를 염두에 두고 읽어 나가야겠다. 독서를 공부라고 생각한다면 그에 맞게 공부하듯이 열심히 읽는 것이 도리다. 


- 독서 관련 사업에 대하여


    책에서 독서의 효과를 설명하면서 저자는 영국의 서섹스 대학교에서 시행된 연구결과를 인용하였다. 결과부터 말하면 독서, 산책, 음악 감상, 게임 등 스트레스 해소에 가장 큰 효과를 보이는 것이 독서라고 밝히는 연국 결과다. 책에서 ‘ 6분 정도 책을 읽으면 스트레스가 68퍼센트 감소되고, 근육 긴장이 풀어지며 심박수가 낮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를 진행한 루이스 박사는 “독서는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은 욕구를 잘 충족시켜 준다. 무슨 책을 읽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작가가 만든 상상의 공간에 빠져 일상의 스트레스와 걱정에서 탈출할 수 있으면 된다.”고 전했다.’ 이 얼마나 엄청난 발견인가. 쉽사리 믿을 수 없어 원문을 읽기 위해 검색을 해보는 데 논문의 제목이 'Galaxy Commissioned Stress Research', Mindlab International, Sussex University (2009)’ 인 것까지는 찾아냈다. 프린트해서 실험이 편견 없이 이루어졌는지 확인해 볼 것이다. 그런데 정말 그렇다면 정말 엄청난 기회다. 흔히 독서를 몸과 정신을 모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와 같은 등급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논문에 따르면 정반대라는 것이다. 이제부터 독서 관련 논문도 같이 읽어봐야겠다. 그래서 아직 책을 많이 읽지 않는, 그래서 성공의 가능성이 많은 이 땅에 할 수 있는 사업이 없는지 생각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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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 (Magazine B) Vol.20 : 기네스 (GUINNESS) - 국문판 2013.10
B Media Company 지음 / B Media Company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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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네스에 대하여


    기네스. 뭔가 멋있는 맥주다. 사실 맛은 잘 모른다. 편의점에서 4캔에 만원이어서 몇 번 사먹었었는데 요즘은 그것보다는 무광 초록색 캔인 필스너 우르켈이 맛있어서 기네스는 잘 안 먹는다.  잡지에서 어떤 이가 말한 것처럼 나에게는 약간 밍밍하게 느껴지는데 그나마 캔 안에 들어있는 구슬만큼은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게 거품을 내는 용도였다니. 그런데 모두가 기네스에 대해 한다는 소리가 기네스는 생맥주로 먹어야 진짜라는 것이다. 캔이나 병으로는 느낄 수 없는 진짜의 맛이 느껴진다나. 그런 말들을 들었을 뿐인데도 아일랜드로 날아가 어느 한적한 펍에 혼자 앉아 기네스를 마셔보고 싶다. 기네스는 그런 매력이 있다. 나에게 어떻게 그런 포지셔닝을 성공적으로 했는지 궁금하다. 정우성을 모델로 써서? 일반 펍에 가면 엄청나게 비싸서? 검은색 맥주여서? 내가 맥주맛도 몰라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기네스는 잘 드러나지 않게 노출을 잘한다. 영화 ‘킹스맨’에서 콜린 퍼스가 고급 정장을 입고 기네스를 멋드러지게 마신 것처럼 말이다. 그 장면은 나에게 있어 기네스는 영국의 신사가 차분히 앉아 마시는 하나의 문화를 보여주는 화면이었다.

 

    단순히 기네스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와 몇 장의 사진을 봤을 뿐인데도 그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브랜드인 건 확실하다. 고급스러움을 풍기는 검은색과 우아함을 상징하는 하프 로고까지. 하지만 맥주 공부는 더 하고 가야겠다. 내가 그렇게 맛있어했던 필스너 우르켈이 씁쓸한 맛이 강해서 당연히 에일 맥주인줄 알고 좋아한 거였는데 잡지에서 맥주 분류한 것을 보니 라거였다는 놀라운 사실. 잡지에서는 기네스 맥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맥주를 조금씩 소개하는데 차근차근 읽어보니 맥주에는 그 나라의,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담겨 있었다. 하나의 술이라기 보다는 전통음식과 같은 하나의 문화라고 봐야했다. 맥주도 공부를 더 해야겠다. 세상엔 정말로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 맥주마저도...


- 유서 깊은 작은 브랜드에 대하여


    딱히 생각나는 브랜드가 없다. 뭔가 역사가 깊어 중후한 멋이 뿜어져 나와 빠른 변화가 대세인 현 시대에 그 묵직함을 지니고 있으며, 그럼에도 유행에 뒤쳐지지 않고 오히려 하나의 유행이 되어 계속 우리 주변에 머무는 브랜드. 음식에 관해서는 전통을 지키는 집들이 꽤나 있는데 생활용품이나 어떤 물건에 대해서는 많이 부족하게 보인다. 우리 나라에서 브랜드라 함은 대부분 대기업의 로고를 의미하며 거기에는 역사라기 보다는 세련됨, 최신의 이미지가 압축되어 보여지는 것 같다. 삼성, 현대, SK등등 우리 생활 전반에 침투해 있고, 그에따라 우리가 고를 수 있는 브랜드 자체가 다양하지가 않다. 맥주, 옷, 휴대폰, 컴퓨터, 음료수, 라면, 신발, 자동차 등등 우리나라에서는 대체적으로 대기업의 브랜드로 통일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는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생긴지 10년도 안되었고, 휴대폰 제조업체 베가는….이미 진 별이 되어 버렸다. 우리가 일제시대나 남북전쟁을 겪어서 그런 유서 깊은 작은 브랜드가 없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게 어려운 시기에는 더더욱 자국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커질 것이니 와 전세계의 많은 브랜드들도 자국의 전쟁이나 세계전쟁을 겪고 힘든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도 브랜드를 지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릴 정도로 너무나 급속하게 자본주의로 편입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우리에게 역사적인 작은 브랜드가 없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 작고 오래된 브랜드들, 하나의 지역에 기반한 브랜드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대기업의 물량공세, 프랜차이즈의 무한확장과 차별화가 되는 뚝심있는 브랜드.  나도 올해에는 나의 브랜드를 런칭해 봐야겠다. 일단 뱉어놓고 빨리 진행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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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맥(漂麥) 2016-01-24 1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거만 마시다 밀맥주를 처음 맛봤을 때... 환상이더군요. 기네스도 좋지만 파울라너 이거 한번 권해봅니다. 물론 잘아시겠지만요. 이번 4캔만원 행사엔 빠져있던데... 또 하겠죠.^^

살리미 2016-01-24 13:48   좋아요 1 | URL
하악... 반갑습니다^^ 저도 밀맥주의 맛에 빠져서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었어요. 파울라너가 첨엔 너무 비쌌는데 요즘은 세일도 자주해서 행복하죠^^

윙헤드 2016-01-24 15: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두분이 추천해주시는 파울라너 꼭 맛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대되네요ㅋㅋ

2016-01-24 15: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4 15: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4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4 2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금융경제학 사용설명서 - 금융의 탄생에서 현재의 세계 금융 지형까지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6
이찬근 지음 / 부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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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시장에 대하여


    돈, 돈,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오늘의 지출을 피피티 파일에 정리하며 이번 주의 지출을 살펴보니 역시나 많이 썼다. 잡지를 사는 데에, 밥을 먹는 데에, 택시를 타는 데에, 영화를 보는 데에 여기저기 쓰는 것도 참 많다. 10만원, 20만원 나가는 것은 없지만 만원 2 만원 나가는 것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몇 십 만원도 금방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 아니라 지출 모아 잔액 제로다. 집 밖으로 한발자국만 나가도 모든 것이 돈으로 변한다. 왜 다들 돈, 돈 하고 다니는 지 아주 잘 알 것 같다. 나부터가 돈, 돈, 돈 거리고 있으니까… 경영학과인데 돈벌레마냥 돈, 돈 거리면 모양이 빠지니 돈에 대한 거시적 환경인 금융에 대해 좀 더 잘 알기 위해, 그리고 내가 금융 시장을 통해서 큰 돈을 벌 수 있을지 알기 위해 이 책을 빌려 읽었다. 


   돈에 대해 나쁜 감정은 없다. 돈은 참 중립적이라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그런 중립적 특성이 금융 시장에서는 오히려 우리 사회를, 세계를 나쁜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금융은 은행에서의 대출, 증권회사에서의 주식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숏 셀링, 풋, 옵션, 헤지펀드, 정크 본드, ETF, ELS 등 제대로 파악하기도 힘든 이름을 가지고 돈 넣고 돈 먹는 게임이 시시각각 벌어지고 있다.  화폐가 더 이상 교환의 개념이 아니라 투자의 대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돈을 투자하여 돈을 버는 기이하고도 정교한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서는 자본가의 이익 성장률이 노동자의 이익 성장률보다 훨씬 높다고 증명하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과연 맞는 말 같았다. 헤지 펀드, 숏, 풋 이런 것들은 사실 투자의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인데 이제는 버젓이 투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 그리고 그 규모가 워낙 방대해서 이제는 금융이 세계를 좌지우지 한다. 미국의 금융 위기가 오자 전세계 경제가 휘청거렸고, 열심히 노동을 해서 먹고 사는 사람들은 왜 이런 위기가 왔는지도 모른 채 고통을 분담했다. 한국에서도 대기업의 합병을 무산시키기 위한 헤지 펀드의 공격을 막기 위해 국민들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이루어진 국민연금을 이용하였고, 그 결과 지금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금융시장이 단순히 금융시장에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장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금융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학교 수업에서 투자론, 경제학, 회계론 같이 금융의 세분화된 과정에 대해 배웠었지만 이제서야 금융 그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본 결과 그리 긍정적인 모습은 아닌 것 같다. 내가 만든 제품, 내가 만든 서비스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고 돈은 후방에서 그 가치를 책정해주고 지원해주는 역할을 해야 건전하다고 생각하는데 돈이 주인공이고 돈으로 돈을 버는 현시대의 금융은 나에게는 아이러니한 개념이다. 나는 그냥 책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돈을 벌 테다. 책은 그 자체로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책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그 돈으로 도서관, 서점을 짓고 그래서 책 읽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래서 책 관련 일도 더 많아지고…완전한 선순환이다!



- 주식에 대하여


   위에다가 실컷 금융시장 별로야 라고 써 놓았지만 사실 나는 금융 시장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주식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한 번 사면 장기간 보유하고 있고 내가 잘 아는 기업만 산다는 자부심을 내세우며 ‘주식’이 아닌 ‘장기투자’를 한다고 스스로를 위안하고 있지만 사실 도박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 기업에 대해 철저한 재무제표 분석을 한 것도 아니고 책에서 소개한 것처럼 CAPM을 계산해 본 것도 아니고 분산투자를 철저하게 지키는 것도 아니다.  돈을 잃는 것 같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버는 것 같지는 않은 요상한 상태의 계좌를 그래도 몇 년 동안 유지시키고 있다. 그래도 주식을 하면 경제 자체에 대해 더 관심이 간다. 요즘과 같은 유가 폭락 사태나 홍콩 달러의 폭락,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럽의 양적 완화 등 내 주식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대략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그래도 이상하게 주식을 통해서 돈을 벌면 돈의 소중함을 잃어 버린다. 내가 노동이나 지식을 이용해서 벌었다기 보다는 단순한 운으로 벌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익이 발생했다가 아니라 컴퓨터 상에서 숫자가 늘어났다라는 식으로 반응한다. 이 점으로 보아 나는 금융시장과는 그리 잘 맞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기업을 사면서 그 기업 제품을 기분 좋게 이용하는 지금의 수준에 머물러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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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초인 열린책들 세계문학 209
조지 버나드 쇼 지음, 이후지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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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인에 대하여


    ‘초인이라는 것은 인간이 자기를 초극해 나아가야 할 목표이고, 영겁(永劫)으로 회귀(回歸)하는 운명을 참고, 신을 대신하는 모든 가치의 창조자로서 풍부하고 강력한 생(生)을 실현한 자이다. 이에 대하여 말인은 자기 초극의 의지(意志)도 힘도 창조적인 생명력도 잃어버려 평균화하고, 더구나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쾌락에만 빠지는 하찮은 인간이라는 것이다.’(초인 [overman/superman, 超人] (두산백과))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아직 읽지 못한 나는 아직 초인의 의미를 검색을 통해서 겉핥기 식으로 파악하고 있다. 완전한 인간. 인간, 말인의 의미와는 반대로 강한 생명력(life-force)를 지닌 이상적인 인간이다. 극 중에 존 테너는 이런 초인에 대한 이상향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권위적이고 위선적인 자본주의자 램즈던에게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자신의 이상향을 설파하기 위해 ‘혁명가의 핸드북이자 휴대용 동반자’를 만들어 배포한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가 자신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보여지기 위한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구나 라고 느낀다. 또한 어린 시절, 공허하고 탐욕적인 열정을 쫓다가 어느 순간 도덕적 열정이 생기면서 영혼이 생겨난다고, 그러면서 아이가 어른이 되는 것이라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나에게는 아직 탐욕적 열정만이 있고 도덕적 열정이라는 것이 찾아오지 않았다고 자책을 느꼈고, ‘살고자 하는 맹목적인 노력 속에서 나 자신을 죽이지 않기’위하여 삶 자체를 관조하는 더 큰 능력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에 삶 자체를 관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어리석음을 느꼈다. 연인 간의 사랑과 친구 간의 우정 등 로맨스가 풍부한 희곡이었지만 오히려 니체의 책에 대한 입문서와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책을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는지 왜 우리는 초인이 되어야만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극복할 수 있도록 강제할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신을 대신’하고 ‘강력한 생을 실현’한다라는 멋드러진 말로 초인의 의미를 설명하기에 초인이 좋구나라고 생각은 할 수 있지만 왜 쾌락을 넘어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초극을 향해서 단련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했다. 단순히 쾌락만을 추구하면 동물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인간이 태어난 목적을 위해서인가? 초인이 되는 것이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일까? 현재에 나에게 있어 초인이 되기 위한 노력은 무엇이 있을까? 연속되는 모든 질문에 답을 내리지는 못하겠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왕성한 활동과 끊임없는 자기 성찰. 이것만이 결국 나 자신을 초인으로 이르게 할 것 같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풍부함을 얻고 자기성찰을 통해 발전 방안을 생각해보는 것이 젊은 나에게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껏 약간은 정적으로 살아왔었는데 이제는 더욱 더 왕성하고 풍부하게 살 수 있도록, 더 큰 독서모임에도 나가고 사회활동도 해보고 이번 년도를 불태워야겠다.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초인이 되기 위해서.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작가인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다. 처음엔 단순히 이 사람 묘비명 재밌게 썼네 라고 봤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도 어쩌면 초인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흔적, 그리고 그 후회를 묘비명으로 남겨놓은 것이 아닌가 싶다. 초인이 되기 위해 주위의 비난도 감수하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존 테너가 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인간의 시선, 평가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었기에 우물쭈물하게 되었고 결국은 초인이 되지 못한 채 최후를 맞이한 것이 그의 생일까. 우물쭈물하다가는 될 것도 안 된다 라고 또 한 번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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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01-22 1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니체의 묘비엔 ˝이제 나는 명령한다. 차라투스트라를 버리고 그대 자신을 발견할 것을˝ 라고 써있다고 합니다. 초인, 그것은 되지 못하는 되면 안되는 것이기에 `초인` 이라고 불리우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왜 살까요? 또 왜 살아야할까요? `인류의 보존` (소크라테스 조차 그리 말한)으로 다 덮어 버리기에는 - 진리에 무겁게 끄덕이지만 -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는 것 깉습니다. :-)
반복되는 회귀의 궤도를 이탈하면 어찌되나? 신세계가 있을까? 회오가 가득한 생지옥이 펼쳐질까? 나이가 들수록 몸이 무거워져서 안착하기도하고, 또 나이가 들어 덧 없음과 무상함에 무모함으로 무장한 용기가 불끈 나기도 하네요.
정말 데이비드 실즈의 말처럼 새끼를 낳고 - 잘 키우고 - 자연에게 의무를 다한 생명체로 투항하면 될 뿐인지.
태엽 감는 새의 불량 소녀가 품은 `인간이 불로불사면 사유할까?` 라는 생각에 골똘해보기도 하지만 그럴일은 없다며 망상을 저쪽으로 밀어봅니다.
죄와벌을 보며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나도 생각해보고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며 어떻게 살아야하나도 그 창작된 세계에 허우적이며 생각해봅니다.
그러다 그냥 필름 카메라 책을 보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커피 한잔을 마십니다.

초딩스러운 결말. :-)

윙헤드 2016-01-24 0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아이디와는 정반대인 놀라운 깊이에 저는 그냥 감탄만 하게 되네요...!! 이제 초인의 의미에 겨우 다가선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깊이 있는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2016-01-24 0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