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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의 역사 - 파란색은 어떻게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는가
미셸 파스투로 지음, 고봉만.김연실 옮김 / 민음사 / 2017년 3월
평점 :
1.
옷 중에 남색 옷을 가장 좋아한다. 남색 니트, 청바지, 남색 맨투맨 티. 왜 남색일까 생각해 봤는데 그냥 제일 무난하고 멋진 색이다. 나 말고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남색 옷을 입는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 책을 읽고 파란색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색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파란색은 처음엔 색으로 쳐주지도 않았다고 한다. 선사시대에는 하양, 빨강, 검정이 가장 중요한 3색이었고 중세 초기까지 별 볼일 없는 색이었다. 문서에 하도 언급이 없어서 옛날 사람들은 파랑이라는 색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말도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성모 마리아 그림에서 성모 마리아를 파랑으로 칠하게 되면서 파랑이 주요 인기 색으로 떠올랐다. 벽화와 더불어 옷감 염색 기술의 발달로 기존의 탁한 파랑색에서 선명하고 밝은 색을 뽑아낼 수 있게 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인기를 끌게 되었다.
그 이후에도 왕가의 문장에 사용되는 색, 프랑스 독립 혁명을 상징하는 색, 국기에 사용하는 색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프랑스 국기의 유래설이 흥미로운데, 영국을 상징하는 유니언잭이 식민지인 미국에서 휘날리던 시절, 미국은 영국의 유니언잭 색과 같은 3색을 활용한 깃발로 혁명에 성공한다. 같은 색을 사용한 것은 일종의 반기라고 한다. 그 뒤에 벌어진 프랑스 혁명에서도 이런 미국의 영향을 받아 삼색이 사용되었다는 설이 있다.
파란색의 지속적인 인기는 실제 설문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실시한 선호하는 색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이상이 청색을 선호했고 그 다음이 녹색, 흰색, 빨간색 순이었다. 하지만 서양과 달리 일본에서는 비슷한 설문조사에 대해 하얀색, 검정, 빨강 순으로 응답하여 문화적인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서양 상징사 연구의 일인자로 꼽히는 미셸 파스투로는 서구에서 색의 역사는 세 번의 중요한 전환점들을 맞았다고 상정한다. 첫 번째 전환점은 선사 시대부터 있어 왔던 하향, 빨강, 검정의 3색 체제가 소멸하고 하양, 검정, 빨강, 파랑, 초록, 노랑의 6색 체제가 시작되는 봉건 시대다. 두 번째는 인쇄술과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하양의 검정의 절대적 영향력이 축소되는 중세말기-근세 초엽이다. 세번째는 산업혁명의 시기로 뉴턴의 스펙트럼 방식의 대중화로 체계적인 색 연구 단계라고 한다.
2.
색은 우리 문화를 반영하고 상징을 담고 있다. 시각적으로 영향 받기 쉬운 우리에게 있어 참 중요한데 전세계적으로 색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있어 놀랍다. 팬톤이라는 기업은 모든 색에 코드를 부여하여 전세계 어떤 사람이든 이 코드가 적히 컬러칩북만 가지고 있으면 서로 색에 대해 왈가할부 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우리 사업에서도 중국 공장에 샘플을 만들기 위해 연락을 취했는데 색에 대한 것은 모두 팬톤 컬러 코드를 통해 말했다. 국내 공장을 방문했을 때도 모두 같은 컬리칩북을 가지고 있었다. 전세계인의 색을 통제하는 그들의 파워가 부럽다. 매년 올해의 컬러를 발표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그들은 유행할 색을 미리 조장하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
<출처>
파랑 방
http://idolza.com/qz/812b1p1/design-bedroom/8t11v2/
삼국 국기
http://alwaght.com/en/News/85890/UK,-US,-France-War-Games-Provoke--Persian-Gulf-Tensions
팬톤 올해의 색
https://www.forbes.com/sites/karenhua/2016/12/09/pantones-color-of-the-year-2017-greenery-symbolizes-a-fresh-start-fashion/#c0b84397e98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