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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 (Magazine B) Vol.20 : 기네스 (GUINNESS) - 국문판 2013.10
B Media Company 지음 / B Media Company / 2013년 9월
평점 :
- 기네스에 대하여
기네스. 뭔가 멋있는 맥주다. 사실 맛은 잘 모른다. 편의점에서 4캔에 만원이어서 몇 번 사먹었었는데 요즘은 그것보다는 무광 초록색 캔인 필스너 우르켈이 맛있어서 기네스는 잘 안 먹는다. 잡지에서 어떤 이가 말한 것처럼 나에게는 약간 밍밍하게 느껴지는데 그나마 캔 안에 들어있는 구슬만큼은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게 거품을 내는 용도였다니. 그런데 모두가 기네스에 대해 한다는 소리가 기네스는 생맥주로 먹어야 진짜라는 것이다. 캔이나 병으로는 느낄 수 없는 진짜의 맛이 느껴진다나. 그런 말들을 들었을 뿐인데도 아일랜드로 날아가 어느 한적한 펍에 혼자 앉아 기네스를 마셔보고 싶다. 기네스는 그런 매력이 있다. 나에게 어떻게 그런 포지셔닝을 성공적으로 했는지 궁금하다. 정우성을 모델로 써서? 일반 펍에 가면 엄청나게 비싸서? 검은색 맥주여서? 내가 맥주맛도 몰라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기네스는 잘 드러나지 않게 노출을 잘한다. 영화 ‘킹스맨’에서 콜린 퍼스가 고급 정장을 입고 기네스를 멋드러지게 마신 것처럼 말이다. 그 장면은 나에게 있어 기네스는 영국의 신사가 차분히 앉아 마시는 하나의 문화를 보여주는 화면이었다.
단순히 기네스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와 몇 장의 사진을 봤을 뿐인데도 그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브랜드인 건 확실하다. 고급스러움을 풍기는 검은색과 우아함을 상징하는 하프 로고까지. 하지만 맥주 공부는 더 하고 가야겠다. 내가 그렇게 맛있어했던 필스너 우르켈이 씁쓸한 맛이 강해서 당연히 에일 맥주인줄 알고 좋아한 거였는데 잡지에서 맥주 분류한 것을 보니 라거였다는 놀라운 사실. 잡지에서는 기네스 맥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맥주를 조금씩 소개하는데 차근차근 읽어보니 맥주에는 그 나라의,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담겨 있었다. 하나의 술이라기 보다는 전통음식과 같은 하나의 문화라고 봐야했다. 맥주도 공부를 더 해야겠다. 세상엔 정말로 공부해야 할 것이 많다. 맥주마저도...
- 유서 깊은 작은 브랜드에 대하여
딱히 생각나는 브랜드가 없다. 뭔가 역사가 깊어 중후한 멋이 뿜어져 나와 빠른 변화가 대세인 현 시대에 그 묵직함을 지니고 있으며, 그럼에도 유행에 뒤쳐지지 않고 오히려 하나의 유행이 되어 계속 우리 주변에 머무는 브랜드. 음식에 관해서는 전통을 지키는 집들이 꽤나 있는데 생활용품이나 어떤 물건에 대해서는 많이 부족하게 보인다. 우리 나라에서 브랜드라 함은 대부분 대기업의 로고를 의미하며 거기에는 역사라기 보다는 세련됨, 최신의 이미지가 압축되어 보여지는 것 같다. 삼성, 현대, SK등등 우리 생활 전반에 침투해 있고, 그에따라 우리가 고를 수 있는 브랜드 자체가 다양하지가 않다. 맥주, 옷, 휴대폰, 컴퓨터, 음료수, 라면, 신발, 자동차 등등 우리나라에서는 대체적으로 대기업의 브랜드로 통일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는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생긴지 10년도 안되었고, 휴대폰 제조업체 베가는….이미 진 별이 되어 버렸다. 우리가 일제시대나 남북전쟁을 겪어서 그런 유서 깊은 작은 브랜드가 없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게 어려운 시기에는 더더욱 자국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커질 것이니 와 전세계의 많은 브랜드들도 자국의 전쟁이나 세계전쟁을 겪고 힘든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도 브랜드를 지켰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릴 정도로 너무나 급속하게 자본주의로 편입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우리에게 역사적인 작은 브랜드가 없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 작고 오래된 브랜드들, 하나의 지역에 기반한 브랜드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대기업의 물량공세, 프랜차이즈의 무한확장과 차별화가 되는 뚝심있는 브랜드. 나도 올해에는 나의 브랜드를 런칭해 봐야겠다. 일단 뱉어놓고 빨리 진행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