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 전문화된 세상에서 늦깎이 제너럴리스트가 성공하는 이유
데이비드 엡스타인 지음, 이한음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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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6 - 과학자와 일반 대중이 예술에 취미를 가질 확률은 거의 비슷하지만, 가장 영예로운 국립과학원 회원으로 선출된 과학자일수록 자기 직업 이외의 취미 활동을 할 가능성이 훨씬 더 많다. 노벨상을 받은 이들은 더욱더 그렇다. 다른 과학자들에 비해 노벨상 수상자들은 아마추어 배우, 댄서, 마술사 등 다양한 공연자로 활약할 확률이 적어도 스물두 배 더 높다. 전국적으로 알려진 과학자들은 다른 과학자들보다 음악가, 조각가, 화가, 판화가, 목공예가, 기계공, 전자제품 개조 활동가, 유리 공예가, 시인, 소설이나 비소설 작가로 활동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P78 - 시카고 대학는 오래전부터 학제 간 비판적 사고를 함양하는 핵심 교과 과정을 갖춰 왔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대학 당국에 따르면, 2년 단위의 그 핵심 교과 과정은 <과학, 수학, 인문학, 사회과학 등 모든 분야에서 쓰이는 탐구 도구를 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지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우리 사회를 빚어낸 강력한 개념들에 친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P102 - <이는 어린 나이에 레슨을 너무 많이 받는 것이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그들은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나 다양한 악기들로 노력을 분산시키는 것은 중요해 봉인다. 학교가 비범하다고 판단한 아이들은 세가지 이상의 악기에 고루 노력을 분산시킨 아이들이었음이 드러난다.>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처음 고른 악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는 경향이 있었다. 마치 남보다 일찍 시작해 앞섰다는 생각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비범한 학생들은 피글리에 델 코로와 더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비범한 아이들은 세 번째 악기에 적당한 시간을 투자함으로써 후한 보상을 얻었다.>

P116 - 타이거 맘의 책에 비해서 창의적 성취를 지향하는 육아 교본은 첫 머리에서 제시하는 규칙 목록이 훨씬 더 짧아야 할 듯하다.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는 부모들에게 조언하면서, 창의성은 함양하기는 어려울지라도 좌절시키기는 쉽다고 했다. 그는 전형적인 아이들의 가정에는 규칙이 평균 여섯 개인 반면, 극도로 창의적인 아이들의 가정에는 한 개뿐이라는 연구 결과를 지적했다. 창의적인 자녀의 부모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자녀가 한 뒤에야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즉 하지 말라고 미리 말하지 않았다.

P197 - 세상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업 관련 책을 몇 권 쓴 세스 고딘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이기지 못한다>라는 개념을 비판하는 책도 썼다. 고딘에 따르면 <승자들>은 어떤 일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재빨리 포기하곤 하며, 포기했다고 실망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만둘 배짱이 없어서> 일을 계속 붙들고 있을 때 <우리는 실패한다> 라고 썼다. 끈기를 갖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먼 길을 가는 여행자에게 경쟁 이 점이 되지만, 언제 포기할지를 아는 것도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P221 - 그들은 주위를 돌아보면서, <이런, 한참 뒤처질 거야. 이들은 나보다 더 일찍 시작해서 더 어린 나이에 나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루었어> 따위의 말을 결코 하지 않아요. 대신 이런 쪽에 초점을 맞추지요. <여기가 지금 내가 있는 자리야. 여기서 하고 싶은 열의를 느껴,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것은 이어야,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은 이거야, 이게 바로 내가 찾던 기회야, 이 중 어느 것이 지금 가장 잘 들어맞지? 그리고 1년 뒤에는 좀 더 나은 것을 찾아서 바꿀 수도 있어.

P234 - Y컴비네이터의 공동 창업자인 폴 그레이엄은 실제로 하지는 않은 연설물에 아이바라의 견해를 고스란히 요약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 일은 어렵습니다. 어느 정도는 대부분의 일자리에 관한 정확한 그림을 얻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내가 했던 일들은 대부분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세상에서 고정된 계획을 갖는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그런데 5월마다 전국에서 연설자들은 표준 졸업 연설이라고 부를만한 것을 합니다. 그런 연설의 주제는 이렇습니다. <꿈을 포기하지 마라.> 그들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압니다만,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나쁜 방식입니다. 여러분이 일찌감치 세운 어떤 계획에 얽매여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목표로부터 거꾸로 해나가는 대신에, 유망해 보이는 상황에서부터 앞으로 해나가세요. 그것이 바로 가장 성공한 사람들이 실제로 하는 방식입니다.

P379 - 투유유는 중 국적인 사람 중에서 최초로 201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으며, 모든 분야를 통틀어 최초로 노벨상을 받은 중국 여성이었다. 투유유는 3무 교수라고 알려져 있다. 중국과학원의 회원도 아니었고, 외국에서 연구원 생활을 한 경험도 없었으며, 대학원 학위도 없었기 때문이다. 투유유보다 앞서 과학자들이 말라리아 치료제를 찾기 위해 검사한 화합물은 24만 가지나 되었다. 투유유는 현대 의학과 전통 의학에 다 관심이 있었는데, 4세기의 중국 연금술사가 쓴 책에서 개똥쑥으로 치료약을 만들었다는 내용을 읽고서 영감을 얻었다. 그야말로 가장 낡은 기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아르테미시닌이라는 개똥쑥 추출물로 실험을 시작했다. 아르테미시닌은 현대 의학이 발견한 가장 놀라운 약물 중 하나로 꼽힌다.

P399 - 2014년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 팀의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조사했더니, <이 선수들이 덜 체계적인 훈련을 했고, 그중에서도 놀이 활동이 더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카사드발은 말했다. "미지의 세계로 나아갈 때는 그냥 탐사하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비효율적이 되어야 해요. 지금은 이야기를 나누고 종합하는 시간이 완전히 사라졌어요. 사람들은 점심을 사무실로 싸들고 옵니다. 점심을 먹는 시간이 비효율적이라고 느끼는 거죠. 하지만 점심을 먹는 시간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연결을 이루기에 가장 좋은 시간일 때가 종종 있어요.

P402 - 창의성 연구자 딘 키스 사이먼턴은 저명한 창작자들이 내놓은 작품이 더 많을수록, 실패하는 것도 많으며, 엄청난 성공을 거둘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는 거슬 보여주었다. 토머스 에디슨은 1천 가지가 넘는 특허를 갖고 있었지만, 대부분은 완전히 하찮은 것들이었고, 특허가 거부된 것들은 훨씬 더 많았다. 그는 엄청나게 많은 실패를 거듭했지만, 대량 생산된 전구, 축음기, 영사기의 원형 등 성공한 사례들은 세상을 뒤흔들었다. 셰익스피어는 '리어왕'과 '맥베스'의 사이에 '아테네의 타이먼'이라는 미흡한 작품을 썼다. 조각가 레이철 화이트리드는 가임의 이그노벨상/노벨상 양쪽 수상과 비슷한 업적을 이루었다. 그녀는 매해 영국 최고의 미술 작품에 주는 터너상을 받은 최초의 여성이 되는 동시에, 최악의 영국 미술가를 선정하는 <반터너상>도 받았다. 게다가 양쪽 상을 <같은 해>에 받았다.

P405- 따라서 조언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뒤쳐진다고 느끼지 마라.>
사람은 저마다 발전 속도가 다르다. 그러니 누군가를 보면서 자신이 뒤쳐져 있다는 느낌을 받지 말기를. 당신은 자신이 정확히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조차도 모를 수 있다. 그러니 뒤처져 있다는 느낌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대신에 실험을 계획하기 시작하다. 자기 나름의 금요일 밤 실험이나 토요일 아침 실험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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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르브론 제임스 - 억만장자 운동선수의 탄생
브라이언 윈드호르스트 지음, 대니얼 김 옮김 / 사람의집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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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3 - 르브론에게 이것은 큰 교훈이 되었다. 당시 십 대였던 르브론은 브랜드의 대표 모델이 되어 수백만 달러를 받는 것에 익숙해 있었다. 글라소가 그에게 먼저 제안하지 않았더라도 비타민워터와 50센트의 거래는 그에게 연구해 볼 만한 매우 흥미로운 사례였다. 기업에 고용되는 것과 브랜드의 소유자가 되는 것의 차이를 알게 해주었다. 규모가 작은 회사가 간절하게 르브론의 브랜드 가치를 얻고자 잠재적으로 가치 있는 자신들의 지분을 기꺼이 내주려 할 경우, 계산된 위험을 감수하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P124 - 와처가 르브론과 함께 초기 몇 년 동안 한 일 중 하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자 워런 버핏을 소개해 준 것이었다. 와처는 버핏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와 거래한 경험이 있었고, 르브론은 이른바 <오마하의 현인>을 만나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 또한 와처는 버핏이 스포츠 스타들 주위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버핏은 야구 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미식축구 스타 은다무콩 수와 친분을 쌓아 왔다. ...그들은 치즈 버거와 밀크 세이크를 먹으며 투자 전략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르브론과 버핏 둘 다 이 만남을 매우 흡족해했다.

P132 - 이 헤드폰은 팔기에 쉽지 않아 보였다. 유명 인사인 닥터 드레의 이름을 박아 놨지만, 헤드폰이 마치 음악 전문가나 사용할 것처럼 귀를 가릴 정도로 거대한 크기였다. 그 당시에는 그런 스타일이 유행하지 않았다. 게다가 사람들은 아이폰을 사면 함께 제공되는 이어폰에 익숙해져 있었고, 심지어 아무리 고급 제품이라도 1백 달러 정도를 넘지 않는 게 당시 시장의 시세였는데, 이 헤드폰은 약 4백 달러로 가격이 꽤 비싼 편이었다. 하지만 아이오빈은 마케팅의 귀재였다. 그는 음반 제작 실력만큼 상품화시키는 재능 역시 뛰어났다. 비츠는 마케팅 예산이 많지 않았고, 텔레비전이나 주요 잡지에 그들의 제품을 광고할 수도 없었다. 그렇지만 와처에게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에게는 거대하고 값비싼 헤드폰을 멋지게 만들어 낼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가 있었다. 하지만 르브론을 영입해 헤드폰을 착용하게 하는 것이 쉽지 않는 일임을 알고 있었다. 광고보다 다른 파트너십이 먼저 형성되어야 했다.

P180 - FSG는 르브론 대 그의 마케팅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거래 성사 시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챙길 수 있었다. 또한 회사는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르브론의 이름을 추가할 수 있었다. 그 대가로 르브론과 카터는 방금 인수한 리버풀 FC의 지분 중 약2퍼센트를 받았다....
이것은 FSG가 르브론을 대신해 마케팅할 수 있는 권리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스포츠 팀의 소유권을 맞바꾼 거래로, 지금껏 미국 운동선수가 한 가장 독특한 거래 중 하나로 남아 있다.


P240 - 르브론의 스토가 끝날 무렵, 그가 10억 달러를 벌었는지 50억 달러를 벌었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가 열여덟, 서른넷, 그리고 여든에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저는 오랫동안 기존의 틀을 깨고 있어요. 그것이 제작 하고 싶은 거죠. 다음 세대를 위해 계속해서 틀을 깨고 싶습니다' 르브론은 말했다.
'저는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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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랜드의 디자인 생각
폴 랜드 지음, 박효신 옮김 / 안그라픽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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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 - 여러 요소를 재있게 배열만 하면 '좋은 레이아웃'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그래픽 디자이너의 일을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간혹 어떤 시각적 재료를 가지고 이리저리 위치를 바꿔보다 운 좋게 괜찮은 모양이 생겨나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시행착오를 각오한 불확실한 시간 낭비일 뿐이고 최악의 경우 구상하고 배열하고 조절하는 데 무심해지고 만다....
의식적이든 아니든, 디자이어는 분석하고 해석하고 체계화해야 한다. 자신의 전문 분야와 관련 분야의 기술적인 발전 추이를 알고 있어야 하고, 새로운 기술을 작품과 결합시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줄 알아야 한다.

P24 - 오락이 주는 대한 효과를 강조한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조기 교육은 강제가 아닌 놀이를 통해 재미있게 하는 게 좋다."라고 했다. 고대 중국, 인도, 페르시아 미술을 보면 그들의 가면, 도자기, 회화에 유머러스한 정신이 반영되어 있다.... 영국의 평론가 토마스 칼라일은 "진정한 유머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서 나온다. 유머의 본질은 경멸이 아니라 사랑이다. 유머는 한바탕의 웃음이 아니라 잔잔한 미소에서 온다. 그러한 미소의 근원은 마음 깊은 곳에 있다."라고 말했다.

P65 - 단어과 그림이 반복되면 정서적 에너지가 생긴다. 또한 시각적 가능성은 감촉과 움직임과 리듬을 만들어내고, 시간과 공간이 동질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정서적 에너지와 시각적 가능성의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P76 - 타이포그래피에 관해서 전통파와 현대파라는 두 가지 대립하는 견해가 있었다. 이러한 갈등은 어떤 것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에서 온 차이였을 뿐이다. 나는 진정한 차이가 '공간'을 해석하는 방법에 있다고 생각한다. 즉 한 장의 종이 위에 이미지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하는 방법의 차이인 것이다. 산세리프체, 소문자, 끝흘리기 정렬, 원색 사용과 같은 부수적 문제들은 유행을 타는 변수일 뿐 중요한 쟁점은 아니다.

존 듀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창조적이고 위대한 예술가는 전통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 그들은 전통을 무시하지 않고 자기 것으로 소화한다. 그러면 전통과 스스로 소화해낸 새로운 것과의 갈등이 생겨나 진정으로 새로운 표현 방법을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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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처럼 느긋하게 나이 드는 법 - 늘 청춘으로 산다는 것은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대니얼 클라인 지음, 김유신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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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P22 - 에피쿠로스도 실재성의 성격에 대해 사색하였으나, 그는 근본적으로 더 궁극적인 질문, "인생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몰두하였다. 에피쿠로스가 오랜 사색을 통해 얻은 가장 좋은 삶이란 행복한 삶, 즉 쾌락으로 가득 찬 삶이라는 것이었다.

P27 - 에피쿠로스는 노년이 인생의 절정이자 최상의 단계라고 믿었다. '바티칸 어록'이라고 불리는 어록에는 그가 이렇게 말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운이 좋은 사람은 젊은이가 아니라 일생을 잘 살아온 늙은이다. 혈기가 왕성한 젊은이는 신념에 따라 마음이 흔들리고 운수에 끌려 방황하지만, 늙은이는 항구에 정박한 배처럼 느긋하게 행복을 즐긴다"

P55 - 에피쿠로스는 동료나 친구와 함께 어울리는 것이 인생의 쾌락 중 가장 큰 쾌락이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지혜로써 얻을 수 있는, 평생 동안 행복하게 살게 해주는 것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정을 나눌 친구들이다."...에피쿠로스는 무슨 요리를 먹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식사를 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먹고 마실까를 생각하기에 앞서 누구와 함께 식사를 할 것인지를 신중하게 결정하라. 친구가 없이 식사하는 것은 사자나 늑대처럼 사는 것이나 다를 것이 없다."

P70 - "콤볼로이는 시간과 관련이 있지요. 그건 시간의 간격을 띄어주어 시간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해준답니다" (콤볼로이는 서른 세 개의 호박 구슬을 묵주처럼 꿴 것으로, 손에 들고 구슬을 굴리면서 지루함을 달래거나 흥분을 가라앉히는 일종의 손가락 운동 기구이다.

P74 - 천천히 움직이면 나름대로 품위가 있어 보인다. 나는 천천히 움직이는 습관에 쉽게 적응하고 이내 능숙해졌다. 미적으로도 우아하게 보인다. 엄격한 수련을 받지 않고서도 태극권을 하는 것처럼 동작이 유연하다....에피쿠로스는 순간순간 느껴지는 인생의 운치를 최대한 음미하라고 권한다. 경험한 것을 음미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P82 - 오스카 와일드의 말 중에서 내 마음에 쏙 드는 말이 있다. "이 세상에는 단 두 가지의 비극밖에 없다.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그런데 후자가 훨씬 더 나쁘다." 스벤젠의 견해에 따르면, 현대인은 지루함에 대처할 때 병 자체를 치료하려고 하지 않고 병의 증상만 치료해왔다. 가만히 앉아서 의미 있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 사색해보려고 하지 않고 변덕스러운 여자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는 것처럼 의미의 대용품만 찾아 다니는 것이다.

P103 - 순수한 놀이에는 신의 뜻이 담겨 있다는 플라톤의 말을 이제는 완전히 이해할 것 같다. 플라톤은 '법률'에서 자주 인용되는 구절 중에 "인간은 신이 놀이에 쓰려고 만든 장난감이다. 그것이 인간이 맡은 최상의 역할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남자든 여자든 그 역할에 합당하게 가장 고결한 놀이를 하면서 일생을 보내야 한다. 옳게 사는 법은 무엇일까? 그건 인생을 놀이처럼 사는 것이다" 라는 구절이 있다.

P182 - 에피쿠로스에 따르면, 우리의 마음 노년기에 독특한 자유를 얻는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년기에는 젊은 시절에 너무 겁이 나서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던 정신적 위험도 감수할 수 있다.

P254 - 늙은 에피쿠로스가 정원에 긴 식탁을 놓고 친구들과 어울렸을 때에도 이와 같은 분위기였을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때에만 느낄 수 있는 고귀함. 갑자기 한 달 동안 떨어져 있는 아내와 딸이 보고 싶어진다. 이처럼 축복이 가득한 시간에 아내와 딸이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숭고한 체험을 하려고 집착하지 말고 그런 체험이 은총으로 왔다가 스쳐 지나가도록 하라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충고가 떠오른다.
...
"사실 살아 있다는 것도 큰 영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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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피니
코너 오클레어리 지음, 김정아 옮김 / 가나출판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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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6 - 듀티프리쇼퍼의 사업 구상은 미국 국경 바깥 어디에서든 미국인 관강객에게 면세품을 팔 수 있다는 것이었다. 척과 해리 애들러는 시장을 확인하고자 멕시코시티로 날아갔다. 한 중개인에게 5,000달러를 주고, 여러 문화가 뒤섞인 소나로사 지구 한복판에 자그마한 매장을 하나 열었다. 진열대에는 이웃 상점에서 산 시계, 스카프, 캐시미어 스웨터, 술병을 견본으로 전시했다. 매장에 견본 말고 다른 재고는 없었다. 그러면 물건은 어떻게 팔았을까? 애들러는 이렇게 설명했다. "미국인 관광객이 가게에 들러 카탈로그나 가게 안에 있는 견본을 보고 물건을 사는 거죠. 그러면 우리는 '댁으로 상품을 보내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요. 이 관광객이 귀국할 때 예컨데 스코틀랜드 프링글사의 캐시미어 스웨터를 해외에서 사 별송 수화물로 부쳤다고 세관에 신고합니다. 그러면 제네바로 주문서가 들어가고, 암스테르담의 창고에서 미국으로 상품을 발송하는 거죠. 이제 우체부가 소포를 들고 고객을 방문해 '관세를 내야 합니다.'라고 말하겠지요. 그러면 고객이 멕시코에서 귀국할 때 별송 수화물로 신고했다고 말하고 영수증을 건네줍니다. 우체부가 영수증을 우리한테 보내고요. 이 방식이 꽤 효과가 좋았습니다."
P97 - 척과 밀러의 재정 상태가 아직 불안정했던 1965년 어느 날, 훤칠하고 품위 있어 보이는 프랑스인 남성이 호놀룰루 공항의 국제선 대기실을 지나 DFS 매장을 둘러본 뒤 물었다. "여긴느 왜 카뮈를 진열하지 않습니까?" 남자는 코냑 회사 카뮈의 회장 미셸 카뮈였다. 미셸 카뮈는 당시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카뮈의 브랜디를 홍보하러 아시아로 가는 길이었다. DFS가 유동성 문제로 신용 거래를 하기 어려워서라는 답을 듣자, 카뮈가 척을 파리로 초대했다.

P126 - "일본 산와은행에서 이자율 1%로 5,500만 달러를 빌린 뒤 계좌에 넣고, 이 돈을 이자율 7%인 미국 단기 국채에 투자했어요. 위험률 0%에 수익률 6%! 크리스마스 선물 보따리가 따로 없었죠."

P152 - 카네기는 부를 사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큰 꿈을 품은 사람들이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 즉 대학교나 도서관을 짓는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P157 - 어설라는 기부할 때 명심해야 할 교훈을 하나 얻었다. 자선 사업을 할 때는,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도와야 했다. 데이브니 기금은 하와이 DFS의 직원 자녀 약 스무 명에게 장학금으로 1인당 2,000달러를 준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출석만 하면 학위를 주는 이상한 대학에 가더군요. 안 되겠다 싶어 내가 악역을 맡기로 했어요. 나한테 성적표를 보내라고 했죠. 두어 명이 놀랍도록 순식간에 명단에서 사라졌어요. 그 뒤로는 장학금 지원자들이 무임승차를 못 했죠. 기준치만큼 학점을 따야 했으니까요."

P296 - "우리 누구도 그 사업에 동전 한 닢 투자하지 않았는데, 대략 80억 달러를 벌었습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많은 돈을 벌 만큼 똑똑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많은 일이 겹친 덕분이지요."

P297 - 척을 볼 때 언제나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결단을 내리는 방식이었습니다. 우리 대다수는 사람들과 대화를 거쳐 꽤 이성적인 방식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그런데 척이라는 사람은 아무리 자세히 살펴봐도 어떤 과정을 거쳐 결론에 이르는지 종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척은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에게 셀 수 없이 많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니 척이 어디쯤에서 결론에 이르렀는지 알 길이 없었지요. 그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결론을 내곤 했어요. 척이 회사를 팔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 방식, LVMH에 지분을 매각하는 상황에 대처한 방식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자 모여봐요. 회사를 팔지 말지 결정합시다.' 같은 경우가 아니었다는 거지요. 척은 남들보다 한참 앞서 상황을 읽었어요.

P299 - DFS 지분을 판 척과 앨런 커는 DFS에서 오랫동안 일한 직원 2,400명에게 수익 일부를 수표로 나눠주기로 했다. 척이 2,600만 달러, 파커가 1,350만 달러를 내놓았다. 혜택을 받을 사람들은 5년 이상 근무한 관리자, 10년 이상 일한 직원, 15년 이상 일하고 은퇴한 지 5년이 안된 직원들이었다. 함께 보낸 편지에 척은 수표가 '성의와 존경과 인정을 보이려는'선물이라고 적었다. 기업계에서는 거의 처음 있는 호의였다. 생각지도 못한 수표에 고마움을 느낀 직원들이 척과 파커에게 편지 수백 통을 보냈다.

P310 - 성명은 애틀랜틱 재단이 1982년부터 1,500곳에 6억 1,000만 달러를 기부한 사실도 밝혔다. 주요 기부 분야는 고등 교육, 아동과 청소년, 비영리 부문, 노화와 보건, 해외 자선 단체였다. 단일 수혜처로 기부금을 가장 많이 받은 곳은 코넬대였다.

P500 - 척은 말했다. "나는 인생을 5년 단위로 나눠 봅니다. 그러니 앞으로 적어도 5년은 더 살 것 같군요." 5년이면 재단이 문을 닫고 생전에 기부한다는 척의 목적을 이루기에 충분할 시간이었다.

P502- "한 손으로는 신문이 든 비닐봉지를 들고, 다른 손은 철제 난간을 붙잡은 이 작달만한 뉴저지 출신 인사를 뒤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성 패트릭 이후로 누구보다 아일랜드에 크게 이바지했을 이 사람은 절뚝이는 걸음으로 천천히 역에서 나왔다. 누구 하나 피니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것이 피니가 좋아하는 방식이었다."

P503 - "우리 엘모라 아이들은 똘똘 뭉쳐야 합니다. 동양에 이런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돈이 사람을 바꾸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의 민낯을 보여줄 뿐이다.' 나는 그 가면 아래 야구 모자를 쓴 엘모라 출신 아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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