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 매주 일요일 오전엔 독서토론을 한다. 고등학교 친구와 그 친구의 대학교 선배 그리고 오늘은 오지 않은 또 다른 한명 이렇게 4명이서 하는데,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한 챕터씩 읽으며 비판하고, 생각을 교환하는 것. 저번주 첫 시작할 때는 뭔가 잘 안되었었는데, 오늘은 개인적으로 잘 되었다.
공감이란 과연 같은 것을 느끼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름을 인정하려고 하는 것인지. 존재의 이유. 타인의 존재 이유. 어장관리의 현상과 그 당위성에 관하여(어장관리라는 단어를 주로 여성에게 쓴다는 것에서 어찌보면 그만큼 여성의 연애와 주관이 신장했다는 다른 사람의 말이 기억에 남고 타당해 보인다.) 등등, 좀 너무 철학적으로 감김이 없지 않아 있지만 나는 참 좋았다. 더 공부해서 가자
<오후>
- 친구와 부대찌개를 먹고, 집에와서 너무 먹어서 그런지 힘들다. 그래서 낮잠...그리고 도서관 가서 가벼운 책 한권을 빌리고 잠시 티비보고 미드 보고 밥 먹고 하니, 저녁이다. 운동하러 나갔다가 친구를 만나서 결국 운동은 못하고 귀가.
<주식을 통한 깨달음>
- 저번주에주식을 팔았다. 내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원칙은 10프로가 넘거나 내가 생각했던 금액이 넘는 순간 팔자이다. 근데 숱하게 그 원칙을 깼다. 오르면 더 오를 것 같아서 가만히 놔두었다가 결국 떨어져서 팔지 못하고 가지고 있던 것이 여러번. 그래서 목요일에 생각보다 많이 오른 13프로 수익률을 얻게 되어서 주저하지 않고 팔았다. 매도 주문을 내는 와중에도 '왜 이렇게 올랐지, 더 오르는 거 아니야? 더 가지고 있을까?'라는 소인배의 마음이 들었지만 정말 바로 팔아버렸다. 1년 정도 가지고 있었는데, 13프로의 수익률, 30여만원의 수익은 주식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나로서는 엄청난 이익률이다. 그래서 마냥 기분이 좋았다.
근데, 금요일에 되자, 그 주식을 확인한다. 팔았으니 떨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부터 5프로가 오른다. 오분뒤에 10프로, 십분뒤에 20프로가 오른다. 나는 분명 은행의 이자율은 코웃음 칠 정도로 많이 벌었다. 그런데, 그런데. 배가 너무 아프더라. 오전 내내 더 벌 수 있었을텐데라는 마음이 떠나질 않았다. 정당한 노동으로 번 돈도 아니고, 단지 잘 골랐다는 이유로 번 불로소득임에도 30만원이 갑자기 생긴 것이지만 또 다른 30만원을 놓쳤다는 생각에 기분이 안 좋은 것이었다.
거기서 느꼈다. 난 대인배가 될 수 없구나. 나중에 돈 많이 벌어도, 대인배처럼 크게 쓸 수 없겠구나. 돈에 일희일비하는구나. 난 겉으로는 주식에 쿨했다. 조금 손해를 보고 있어도 좋은 거 샀으니 곧 오르겠지라는 마음을 가졌으며, 자주 확인하지도 않았다. 현금이 아니라 숫자놀음이라고 생각해서 쉽게 사고 쉽게 팔았다. 근데. 이렇게 배가 아픈 것이다. 쿨하지 않았다. 성인군자는 될 수 없구나. 아직도 생생하다. 5프로, 10프로 올라갈 때마다, 20프로 넘게 급등하자 최근에 풀린 제한폭제도를 원망하기도 하는, 새가슴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