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 멀리 창원 출장을 가신 과장님이 일을 주신다.미디어 리스트 엑셀 파일 정리, 언론에 뿌릴 기사 정리, 참가확인증 이메일 발송 등등, 어렵지만 시간이 적당히 걸리는 일들을 끝내 놓으니 부장님이 일을 주신다. 번역이겠거니 하고 가니 역시나다. 근데 이번에는 최대한 빨리 해달라고 하신다. 일을 주신 것이 11시 20분 정도. 점심시간인 12시 반까지 끝내기로 마음먹는다. 번역 분량은 총 3장. 맨처음에는 1시간 안에 못 끝낼거라고 생각했는데, 첫장을 20분에 얼추 끝낼 수 있어서 더욱 더 힘을 낸다. 정말 인턴 들어와서 손에 꼽을 정도로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여 오탈자를 검사하지 않은 초안을 점심시간 직전에 끝낼 수 있었다. 아쉽게도 부장님이 점심 직전에 외근을 나가셨는데, 그 전에 드리지 못하여 아쉬웠지만 그래도 1시간만에 3장을 번역했다는 것에 스스로에게 만족한다. 


점심은 사원님과 옆의 인턴분과 파스타를 먹는다.


<오후>


- 대표님께 번역본을 전달하고, 잠시 여유를 가질 새도 없이 차장님이 일을 주신다. 우리 사업부 향후 매출전망, 목표 숫자가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과 여러 피피티 파일을 합치는 작업. 차장님이 일을 주실때는 항상 어려운 일을 주실것만 같아 긴장하는데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일이라 잘 끝낸다. 



<시간싸움>


출근하기 위해 갈아타는 신길역. 수많은 사람들이 계단을 내려가는데에 순간 병목현상이 일어난다. 조금이라도 먼저가기 위해 아둥바둥하는 사람들. 나 역시 낑겨 가다가 이런 생각이 든다. 조금 먼저 간다고, 조금 더 시간을 번다고 크게 달라질까? 내가 옆 사람보다 10분 더 길에서 안보낸다고 해서 그만큼 더 이득일까? 물론 이렇게 아끼는 시간이 쌓이면 쌓일수록 그 격차를 벌릴 수 있지만 그것이 지금 이 시대의 성공을 온전히 설명해 주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연봉이 천억이 넘는 고프로사의 닉우드먼은 연봉이 현재 1500만원 남짓인 나에 비하여 몇배(몇배냐...계산도 안된다)나 많은 시간을 가지고 있을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똑같이 24시간이다. 아무리 아끼고 아껴도 남들이 잠잘때 일을 하여도 24시간은 마찬가지이다. 빠르고, 아낀다고 해서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지하철 계단을 남들보다 먼저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내려가더라도 생각을 하면서 내려가야한다.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천천히 방향이나 잘 설정하자는 오늘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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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여섯시 수영 후 출근은 상당히 피곤하다. 아직 몸이 적응을 못해서 아침에 엎드려서 자야하는데, 내가 불을 켜는 쇼룸에 오늘 교육이 있어서 거기서 엎으려서 자지를 못했다. 오전 내내 비몽사몽으로 일을 한다. 사실 일이 별로 없어 뉴스와 영단어로 비몽사몽을 한다.


점심은 인턴들과 짜장면을 먹는다. 한명이 이번주 목요일에 인턴이 끝이 나서 백수가 된다. 현실이다.


<오후>


- 기능경진대회 참가확인증 초안 만들기, 짧은 영어 번역, 인더스트리 4.0에 관한 문구 찾기 등등 잡일로 시간을 보내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 것은 인터넷으로 이것저것 보는 것. 하지만 역시나 기억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끊임없는 싸움>


- 얼마나 할 일이 없던지 우리학교 커뮤니티 사이트를 들어가 본다. 추천 게시판이 연도별로 되어 있어서 각 연도별 추천수가 가장 많은 글들을 본다. 가관이다. 총학생회를 비난하는 글, 학생회장 출마자의 부적절한 과거, 행동에 대한 비난, 특정 유저를 공격하는 글, 학교를 비난하는 글, 사회를 비난하는 글. 2010년도 것을 봐도 2006년도 것을 봐도 2004년 것을 봐도 비슷비슷하다. 싸움, 비난의 글. 댓글은 100개씩 넘게 달리고 추천수도 200개가 넘는 싸움의 글들. 개중에는 정말 비난 받아 마땅한 것이라 비난한 것도 많았지만 그 외에는 내가 볼땐 다 쓸데없는 싸움뿐이었다. 


- 정치권에서의 싸움, 사회에서의 싸움, 학교에의 싸움, 회사에서의 싸움, 비난과 야유만이 넘쳐나는것만 같다. 칭찬과 배려는 모두 껍데기, 외형에 불과할 뿐이고 모두 그 밑에 단도 하나쯤은 지니고 사는 것 같다. 우리는 언제쯤 자신있게 우리 사회가 긍정적이고 희망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항상 비관적인 내용만 내보내는 뉴스와 신문들, 앓는 소리만 해대는 주변의 사람들, 지옥은 단연코 아니지만 지옥을 향해 천천히 향해가고 있는 것만 같다. 좋은 뉴스, 좋은 소식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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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9시반이라는 평소와 다르게 8시반 출근. 오늘은 우리 사업부 대표단 내부 회의가 하루종일 있다. 아침에 일찍가서 과자와 음료수를 사서 세팅한다. 왔다갔다 하느라고 아침부터 땀이 난다. 그래도 9시에 회의 시작하고 내 자리로 돌아오니 부장님도 없고, 차장님도 없고, 우리층 임원들도 다 없다. 뭔가 분위기가 루즈하다. 오전내내 일을 주는 사람도 없다. 그리스 긴축안 부결 뉴스를 분석하고 영단어를 외운다. 


- 점심은 한시에 샌드위치 배달을 하고 뒤늦게 대리님3과 사원님과 국수나무에서 함박오므라이스를 먹는다. 먹고 공차를 마신다. 공차 쿠폰 10개를 모으면 뭔 텀블러 같은 것을 주는데, 대리님3이 예전부터 자기를 달라고해서 준다. 


<오후>


- 역시 일이 없다. 그래서 시시콜콜한 뉴스 따위를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기사 중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50개 조사항목 중에서 8개라고 한다.미국 16개, 일본 9개, 중국 6개와 비교해서 상당히 선전하고 있다고 본다. 조선의 대우조선해양, 스마트폰의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의 LG디스플레이, 리튬 이온 전지는 삼성SDS라고 한다. 어떤 뉴스에도 이 4개만 언급되고 나머지 4개는 안알려줘서 출처이 니케이 온라인 신문까지 들어가서 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알고 싶다 젠장....이런 시시콜콜한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문득 느끼는 축복>


- 밤에 운동을 한다. 생존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도 충분히 건강한 몸을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고등학교에서 철봉 운동을 한 뒤 땀이 삐질삐질 날 무렵, 운동장 구석에 있는 수도꼭지(명칭이 생각이 안난다, 수도꼭지 여러개 있어서 세수하는 곳)에서 세수를 한다. 밤 10시가 넘었지만 물은 콸콸 나온다. 순간 이런 생각을 한다. 밤새 틀어서 물 받아가도 아무도 모를 거라고. 물이 시원하게도 잘 나온다. 


세수하고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와 누나가 오이 마사지를 하고 있다. 음식이지만 미용을 위해 사용하는 오이. 


나는 왜 이런 호사를 누리고 있을까. 물이 없어 죽는 사람들이 전세계적으로 부지기수인데, 왜 여기는 물이 이렇게 많고 나는 세수 따위에 물을 사용하고, 오이를 생명 유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반들반들한 피부를 위해 사용할 수 있을까. 이건 축복일까? 누구로부터의 축복일까? 생각해도 답을 찾을 수 없다. 도대체 난 왜 이걸 누릴 자격이 있는지 궁금하다.난 물을 콸콸 틀어서 세수하는데 누군가의 하루치 생명물을 써도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누군가의 1달치 밥값이 될 수 있는 2만원을 티셔츠를 사기 위해 지불해도 되는지 궁금하다. 당연하듯이 살아왔는데, 뭐가 당연하게 살아왔는지 궁금하다. 이런 꼬리의 꼬리를 무는 질문의 종점은 아마도 나는 왜 여기에 존재하는가가 될 것 같다.


답은 모르더라도 의문이라도 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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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 매주 일요일 오전엔 독서토론을 한다. 고등학교 친구와 그 친구의 대학교 선배 그리고 오늘은 오지 않은 또 다른 한명 이렇게 4명이서 하는데,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한 챕터씩 읽으며 비판하고, 생각을 교환하는 것. 저번주 첫 시작할 때는 뭔가 잘 안되었었는데, 오늘은 개인적으로 잘 되었다. 


공감이란 과연 같은 것을 느끼고자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름을 인정하려고 하는 것인지. 존재의 이유. 타인의 존재 이유. 어장관리의 현상과 그 당위성에 관하여(어장관리라는 단어를 주로 여성에게 쓴다는 것에서 어찌보면 그만큼 여성의 연애와 주관이 신장했다는 다른 사람의 말이 기억에 남고 타당해 보인다.) 등등, 좀 너무 철학적으로 감김이 없지 않아 있지만 나는 참 좋았다. 더 공부해서 가자


<오후>


- 친구와 부대찌개를 먹고, 집에와서 너무 먹어서 그런지 힘들다. 그래서 낮잠...그리고 도서관 가서 가벼운 책 한권을 빌리고 잠시 티비보고 미드 보고 밥 먹고 하니, 저녁이다. 운동하러 나갔다가 친구를 만나서 결국 운동은 못하고 귀가.



<주식을 통한 깨달음>


- 저번주에주식을 팔았다. 내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원칙은 10프로가 넘거나 내가 생각했던 금액이 넘는 순간 팔자이다. 근데 숱하게 그 원칙을 깼다. 오르면 더 오를 것 같아서 가만히 놔두었다가 결국 떨어져서 팔지 못하고 가지고 있던 것이 여러번. 그래서 목요일에 생각보다 많이 오른 13프로 수익률을 얻게 되어서 주저하지 않고 팔았다. 매도 주문을 내는 와중에도 '왜 이렇게 올랐지, 더 오르는 거 아니야? 더 가지고 있을까?'라는 소인배의 마음이 들었지만 정말 바로 팔아버렸다. 1년 정도 가지고 있었는데, 13프로의 수익률, 30여만원의 수익은 주식을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나로서는 엄청난 이익률이다. 그래서 마냥 기분이 좋았다.


근데, 금요일에 되자, 그 주식을 확인한다. 팔았으니 떨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부터 5프로가 오른다. 오분뒤에 10프로, 십분뒤에 20프로가 오른다. 나는 분명 은행의 이자율은 코웃음 칠 정도로 많이 벌었다. 그런데, 그런데. 배가 너무 아프더라. 오전 내내 더 벌 수 있었을텐데라는 마음이 떠나질 않았다. 정당한 노동으로 번 돈도 아니고, 단지 잘 골랐다는 이유로 번 불로소득임에도 30만원이 갑자기 생긴 것이지만 또 다른 30만원을 놓쳤다는 생각에 기분이 안 좋은 것이었다.


거기서 느꼈다. 난 대인배가 될 수 없구나. 나중에 돈 많이 벌어도, 대인배처럼 크게 쓸 수 없겠구나. 돈에 일희일비하는구나. 난 겉으로는 주식에 쿨했다. 조금 손해를 보고 있어도 좋은 거 샀으니 곧 오르겠지라는 마음을 가졌으며, 자주 확인하지도 않았다. 현금이 아니라 숫자놀음이라고 생각해서 쉽게 사고 쉽게 팔았다. 근데. 이렇게 배가 아픈 것이다. 쿨하지 않았다. 성인군자는 될 수 없구나. 아직도 생생하다. 5프로, 10프로 올라갈 때마다, 20프로 넘게 급등하자 최근에 풀린 제한폭제도를 원망하기도 하는, 새가슴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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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06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식을 해본 적은 없지만, 돈이 들어오고 나갈 때 생기는 심리 상태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곤할 것 같습니다.

윙헤드 2015-07-06 22:39   좋아요 0 | URL
평소에는 내돈도 그냥 숫자로 보여서 막 사고팔고했는데, 이번 사태를 통해 점점 노름꾼이 되어가는 것만 같아 아쉬웠습니다...

러브오카 2015-07-06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식도 놀음입니다.
본전생각에 여럿 망하는거 많이 보았습니다.

윙헤드 2015-07-06 22:38   좋아요 0 | URL
본전생각이 아닌 이미 벌었는데도 더 벌고자 하는 가당치도 않은 욕심때문에 망할것 같습니다. 놀음이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오전>


- 업무가 없다. 개인정비랍시고 그냥 논다.


<오후>


- 업무가 없다. 정치뉴스나 본다.


잠이나 일찍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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