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찍이 DVD와 블루레이의 세계를 알고 있었다.


저 세계에 발을 들이면 내 통장이 텅장이 될 것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능한 안 들이고, 들이더라도 최대한 늦게...

내가 갖고 싶은 블루레이들이 품절이 된 후에야 들이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게 만들려는 속셈이었다) 

 

 

 

2. 스포트라이트 : 블루레이 수집의 시작

시작하고 말았다. 블루레이. 으하하. 첫 블루레이로 어바웃 타임을 사고 싶었는데 역시 품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도 품절.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서약도 품절.
싱 스트리트, 시간 여행자의 아내도 품절.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걸어도 걸어도, 태풍이 지나가고, 늑대 아이는 일단 장바구니행.

파도가 지나간 자리와 캡틴 판타스틱을 비롯해 DVD는 너무 많아서 다이어리에 따로 써뒀다.

알고는 있었지만 나 로맨스 장르 엄청 좋아하는구나. 껄껄.

이 위시리스트만 놓고 보면 배우로는 레이첼 맥아담스를 좋아하고,

감독으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을 좋아하는 걸로 보이는데 실제로 그렇다. 

 

 

 

 

3. '내 연애의 모든 것'은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돌려보는 드라마인데, 때마침 딥디코너에 있길래 질렀다.

내년부턴 딥디로 돌려봐야지. 헤헿

 

 

 

4. 엊그제 4권을 샀는데 또 살 책이 생겨서 블루레이 사면서 일찍 구매. 《좋아요, 문재인》이라는 책이다.

 

 

선착순 한정으로 배지 혹은 핸드폰 거치대를 주는데,

 

 

핸드폰 거치대의 모습이 더 문대통령님을 닮았지만

닳는게 아쉬워서 배지를 선택했다. 에코백에 달고 다니기도 좋고. 

 

 

 

5. 밀린 집청소고 뭐고... 어제 본 '내 사랑'이나 한 번 더 보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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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닉스 - 죽을 수 없는 남자
디온 메이어 지음, 서효령 옮김 / artenoir(아르테누아르)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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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랜만에 추리소설을 읽었다. 미국 배리상, 독일 추리문학상, 스웨덴 마르틴베크상, 프랑스 미스테르비평문학상, 영국추리작가협회 인터내셔널대거상 외 전 세계 19개 장르문학상을 석권한 스릴러 거장 디온 메이어의 작품이라는데, 추리소설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서는 모든 것이 새로운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소설의 배경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것이 새로웠고, 내게 남아공을 떠올릴만한 배경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지 새로운 걸 넘어 낯선 느낌이 강했다.

 

2. 남아공 경찰의 떠오르는 별이었으나, 2년 전 아내 라라를 잃은 뒤로 자살 충동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비운의 형사 맷 주버트. 그는 새로 부임한 상사 바르트 드 비트가 정신 건강을 들먹이며 압박하는 통에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한다. 심리상담가 한나에게 점차 호감을 갖게 되지만, 해괴한 연쇄살인 사건을 맡게 된 바람에 데이트를 신청할 짬조차 나지 않는다.

 

해괴한 연쇄살인 사건의 첫 피해자는 성공한 CEO였다. 이어 주얼리 디자이너, 절름발이 실업자, 어부, 목사까지 계속해서 피해자가 발생하지만, 연쇄살인의 여섯 피해자에게서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사건은 그렇게 미궁으로 빠지는 듯 했다.

 

3. 내 심장을 뛰게 하진 않았지만, 이국적 무대의 아프리칸 스릴러임은 분명했던 페닉스의 매력은 내가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느꼈던 생경함이 아닐까 싶었다. 주인공 맷 주버트를 실의에 빠진 형사로 설정한 것 외에는 좀처럼 익숙한 게 없었다. 맷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질 때 인종차별이 심한 남아공의 사회상에 대해 검색해봤고, 맷의 상사 드비트가 당원으로 있었다던 ANC(아프리카민족회의)에 대해서도 검색해봤다. 소설이 아니고 영화나 드라마였다면 영상에서 그려지는 공간적 배경이나 느껴지는 분위기를 보고 추측하며 봤을텐데, 소설은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검색으로 소설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아니지만 모니터 너머 텍스트를 통해 느껴지는 남아공의 분위기나 거리의 색감 같은 것이 어렴풋하게 느껴져서, 이 책을 끝까지 읽는데 만큼은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4. 결말에 대한 내 생각을 조금 에둘러 말하자면 이렇다. 이 소설의 결말에 이르러서, 나는 A 웹툰이 원작이었던 B 영화가 떠올랐다. 배경도 다르고, 방식도 조금 다르지만 어떤 지점이 B 영화를 떠올리게 했다. 각각의 작품에서 진범의 심리를 묘사하는 부분을 비교해 보기도 했다. 공통점이 있다면 복습하기 쉬운 작품은 아니라는 것.

 

 

5. 책이 세계를 투영하는 창이라면, 범죄 소설은 주로 도시와 나라의 가장 취약한 부분과 뒷골목을 보여준다고 말한 디온 메이어. 이 소설과 위에 언급한 B 영화를 떠올리면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드디어 진범을 마주하게 됐는데, 마냥 시원하지만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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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21 굳이 [부사] : 고집을 부려 구태여


요새 내 책은 통 안 읽고 자꾸 도서관 책만 읽는 것 같아서 반납 때마다 대출을 자제해왔다. (자제해서 5권인게 함정이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책을 반납하는데 문득, 뭐 하러 자제했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 책을 읽는다고 해서 내 책을 안 읽는 것도 아닌데. 반대로 도서관 책을 안 읽는다고 해서 내 책을 읽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순전히 내가 좋아서 하는 독서인데, 굳이 스트레스 받을 필요 있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2017 서울국제도서전’이 한 몫 했다. 관람 7년차인 올해 내가 제일 마음에 들어 했던 건 '서점의 시대'였다. 전국 곳곳에 있는 작은 책방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던 기분 좋은 시간. 그 중 나는 ‘미스터 버티고’라는 책방 앞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가지런히 진열된 책 한 권 한 권에는 띠지가 둘러 있었다. 신작이기도 하고 구매를 생각하고 있던 책이라 김영하 작가님의 신작 소설 <오직 두 사람>에 제일 먼저 눈이 갔는데, 이 책의 띠지 속 문구는 이러했다.


'도서전 와서 손님 없어 베스트셀러나 좀 팔아 보겠다는 얄팍한 속셈으로 아직 읽지도 않은 책을 띠지로 만들었지만 믿고 보십시오 김영하잖아요'

내가 이 부스에 머물러서 띠지를 하나하나 읽게 만들었던 문제의 띠지였다.


손보미 작가님의 신작 소설 <디어 랄프 로렌>에는 '랄프 로렌이라니 무슨 개풀 뜯는 소리야 하다가 끝까지 읽게 되는… 어쩐지 무척 쓸쓸하지만 참 따뜻한 소설'이라는 띠지가, 코맥 맥카시의 소설 <로드>에는 '가능하면 술 마시며 볼 것을 권합니다 그래야 저처럼 무사히 끝을 볼 수 있습니다'라는 띠지가, 도나 타트의 소설 <황금 방울새>에는 '쉽게 읽히지 않는 만큼 절대 잊히지 않는 작품. 어쩐지 아델 노래와 닮았다'라는 띠지가 둘러 있었다. 재치 있는 글에 미소 짓기도 하고, 아직 읽지 않았음에도 어쩐지 고개를 끄덕 거리게 하는 문장들이 띠지에 담겨있었다.


읽은 책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는데, 읽은 책에 대해 쓴 글을 보면 그 사람의 모습이 조금 더 선명해진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진솔한 띠지 앞에서 내 책과 도서관 책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이토록 많은 책 가운데 굳이 한 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면, 이 책들 가운데 한 권을 골라 읽고 싶었다. 덕분에 나는 대책 없이 너그러워졌다. 굳이 내 책, 도서관 책을 구분하지 않고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집에는 내 책을 두고, 도서관 책을 대출해오고 반납하고 다시 대출해오는 일을 반복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 받지 않기로 했다. 무작정 손 가는대로 책을 읽다가 좋은 책을 만나기도 하고, 고집을 부려 구태여 읽고 싶은 한 권의 책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그토록 애쓰지 않아도 말이다.




덧붙이는 글_

본래 3장 분량의 글이었다. 까딱하면 글을 날려 먹을까 싶어서 복사를 해둔다는 것이, 그만 복사하다가 날려먹은 바람에 처음부터 다시 썼다. 으하하 (눈물) 어떤 문단은 통으로 까먹고, 어떤 문단은 기적 같이 기억을 되살려서 다시 썼는데 글의 흐름과 맞지 않아 퇴고하면서 삭제했다. 담백하니 한 장으로 정리된 건 좋은데, 날아간 글에서 유독 반짝였던 한 줄이 손 끝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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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신이 그중 딱 한 감독의 영화 속으로 직접 입장할 기회를 주겠으니 고르라고 한다면 내 선택은 아마 링클레이터일 것이다. 거기 포함되는 순간 내 삶이 더 복되고 나아질 거라는 잇속 궁리 때문이다. <슬래커>(1991)와 <멍하고 혼돈스러운>(1993), '비포' 시리즈와 <보이후드>를 보며 내가 느낀 떨림의 일부는 분명 저 따스하고 현명한 소우주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었다. 링클레이터가 나를 찍어준다면 '삶'이라는 한 음절을 온전히 이루지 못하고 흩어지기만 하는 시간이 총체성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어지러운 난반사의 소용돌이가 멈추고 내 인생이 타인의 삶과 어떻게 기대어 힘을 주고받으며 스스로를 조각해가고 있는지 해명되지 않을까? 타르코프스키가 쓴 대로다. 우리가 예술가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삶이 불완전해서다.


­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p.283

 

 


 

 

 

필사로 불태운 금요일 밤. 세번째 다시 써서 완성한 글.

타르코프스키가 쓴 대로 우리가 예술가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삶이 불완전해서고,

나는 이 책을 계속 필요로 할 것 같아서 결국 책을 구매했더랬다. 

 

 

 

요건 포스터 생각나서 함께 찍어본 사진.

피카츄는 필압때문에 노트 모서리가 떠서 누름용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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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
“세상 어디에 있어도 슬픈 사람은 슬프고 외로운 사람은 외로워요.”
그러니 우리, 밥만큼은 따뜻하게, 천천히 먹어요.

아주 긴 변명 :
나를 소중히 아껴주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 그것이 행복임을 알려주고
‘인생은 타인이다’라는 숙제를 안겨주고 떠난, 아주 긴 여운.

 

 

*


­
­
­
'카모메 식당'과 '아주 긴 변명' 2줄 리뷰와
임경선 작가님 특강 듣고 돌아와서 해두었던 필사를 함께 올린다.

 

 


­
­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몰입하는 기분은 내가 생생히 살아서 숨 쉬고 있다는 실감을 안겨준다. 그렇게 조금씩 걸어나가는 일, 건전한 야심을 잃지 않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결국 열심히 한 것들만이 끝까지 남는다.


­
-임경선, 태도에 관하여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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