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신이 그중 딱 한 감독의 영화 속으로 직접 입장할 기회를 주겠으니 고르라고 한다면 내 선택은 아마 링클레이터일 것이다. 거기 포함되는 순간 내 삶이 더 복되고 나아질 거라는 잇속 궁리 때문이다. <슬래커>(1991)와 <멍하고 혼돈스러운>(1993), '비포' 시리즈와 <보이후드>를 보며 내가 느낀 떨림의 일부는 분명 저 따스하고 현명한 소우주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었다. 링클레이터가 나를 찍어준다면 '삶'이라는 한 음절을 온전히 이루지 못하고 흩어지기만 하는 시간이 총체성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어지러운 난반사의 소용돌이가 멈추고 내 인생이 타인의 삶과 어떻게 기대어 힘을 주고받으며 스스로를 조각해가고 있는지 해명되지 않을까? 타르코프스키가 쓴 대로다. 우리가 예술가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삶이 불완전해서다.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나를 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p.283
필사로 불태운 금요일 밤. 세번째 다시 써서 완성한 글.
타르코프스키가 쓴 대로 우리가 예술가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삶이 불완전해서고,
나는 이 책을 계속 필요로 할 것 같아서 결국 책을 구매했더랬다.
요건 포스터 생각나서 함께 찍어본 사진.
피카츄는 필압때문에 노트 모서리가 떠서 누름용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