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막내 H씨의, 나름 돌잔치? 회식이었다. ㅎㅎ 입사 1년, 아니 명확히는 우리 팀으로 온지 1년을 축하하는 날. 업무 때문에 늦게 오는 팀들이 있었고, 나는 또 오늘도 빨리 도망나오려고 휘리릭 휘리릭 달려나왔다. (도망나온 장소가 회식장소라는건 어쩐지 부처님 손바닥 안 스러워 안쓰럽지만 ㅋㅋ) 일단 일찍 온 사람들끼리 먼저 먹자우, 하면서 고기와 술을 대략 시켰다. 나와 인턴사원 S씨는 매화수를, D대리님과 S과장님은 카스를.

S씨도 매화수를 좋아하나요? 라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소주는 거의 못마시고, 매화수, 산사춘 같은 알콜냄새가 없는 가향(?) 주류를 주로 좋아하고, 동동주와 와인을 좋아한단다. "그리고 맥주는.. 호가든이요." 라는 말이 끝나는 순간, 나는 외친다. 꺄~! 어머어머, S씨 나랑 술 취향이 완전 똑같잖아요. 앞에서 부장님은 비웃으며, 술을 몇잔이나 마신다고 취향 찾냐고 말씀하시지만, 그리고 실은 별 특별한 취향도 아닌 거 알겠지만, 그래도 나는 괜히 또 업되서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있죠, 우리 S씨, 나랑 술취향이 비슷해요. 막 자랑하고...ㅎㅎ 거기에 되도않는 커피를 좋아한다,는 지극히 대중적인 취향까지 붙여서 우린 정말 비슷하다며 혼자 막 신나하고, 내가 기념으로 내일 커피 쏘겠다고 쌩 오버까지 한 다음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아....... 창피하다! ㅜㅜ

무려 4년차 선배가 인턴사원 붙잡고 옆에서 그리 특별하지도 않은 술취향이 똑같다고 박수치고 좋아하고 자랑하고 확인하고 하는 모습이라니.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이건 뭥미, 하고도 남을 상황이다. 얼마나 주책스럽게 보였을까. 나는 또 그 별것도 아닌게 뭐가 그렇게 반갑다고 좋아했을까. 부끄러, 부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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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8-09-19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 웬디양님. 좋아하면 어때요, 어때. 부끄러워하지 말아요. 부끄러워할 필요 전혀 없구먼. 그나저나 매화수 세잔이라구요? ㅎㅎ

웽스북스 2008-09-19 23:01   좋아요 0 | URL
오호홋 저의 주량이란 그렇게 형편 없는 수준이죠.

차좋아 2008-09-19 23:03   좋아요 0 | URL
향편 없는 수준이라고...순간 보였어요~

웽스북스 2008-09-19 23:05   좋아요 0 | URL
아, 그러니까, 제 힘이
향편님을 업는 수준? ㅋㅋㅋ

차좋아 2008-09-19 23:11   좋아요 0 | URL
제가 형편 없이 무겁긴 하지만 세 잔 잡순 웬디양님이라면 능히...

웽스북스 2008-09-21 00:38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무(無)겁하여 감히 도전해보고 싶지만....
요즘 허리가 부실하여 .... ;;;; ㅋㅋ

바람돌이 2008-09-19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은 술취향이 정반대! 웬디양님이 싫어하겠다. ㅠ.ㅠ

웽스북스 2008-09-19 23:01   좋아요 0 | URL
어머 바람돌이니임~
제가 그렇게 편협하고 배타적으로 보이신다는 거에요?

너무해요 으흡!

paviana 2008-09-19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랑도 비슷하세요.저도 소주보다는 매화수,산사춘 이런거 좋아해요. 호가든도 좋아해요. 탁탁 털어서 마시는 재미로다가요.ㅋㅋ 물론 주량은 다르지만요.ㅎㅎ 저도 낭중에 커피 사주세요.비슷하잖아요.ㅎㅎ

웽스북스 2008-09-19 23:02   좋아요 0 | URL
오오올 정말요? 매화수 산사춘 호가든, 흐흣 전 역시 술도 맛으로...^^
커피... 사달라고 하시면 제가 못사드릴줄 알고요? 흥흥~ ^_^

메르헨 2008-09-1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_______^

귀여우세요.하핫..인턴사원도 공감대 형성해서 편안했을듯...^^

웽스북스 2008-09-19 23:03   좋아요 0 | URL
헤헷 오늘 결국 같이 커피도 마셨답니다. ㅋㅋㅋ
고마워요 메르헨님~

순오기 2008-09-19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저녁때 그림책 리뷰 올리고 좋아하는 나를 보고 민경이가 한 말
"엄마는 참 행복하게 사는 거 같애!"
"응, 엄마는 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나, 행복지수가 높은 사람이다. 웬디양처럼 작은 일에도 행복을 발견하니까~
우리도 이래저래 닮은꼴 같지 않아요~~ 나도 다음에 커피 사주세용!ㅎㅎㅎ

웽스북스 2008-09-19 23:03   좋아요 0 | URL
와....
딸에게 엄마가 행복의 롤모델이 되주는 것도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순오기님, 근데 전 순오기님에 대면.. 어휴...;;;

2008-09-20 23: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9-21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현. 2008-09-22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도 한마디,

귀여우세요, 오호호호호. ^^;;
그나저나 좋겠다, 술도 마시곳!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