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막내 H씨의, 나름 돌잔치? 회식이었다. ㅎㅎ 입사 1년, 아니 명확히는 우리 팀으로 온지 1년을 축하하는 날. 업무 때문에 늦게 오는 팀들이 있었고, 나는 또 오늘도 빨리 도망나오려고 휘리릭 휘리릭 달려나왔다. (도망나온 장소가 회식장소라는건 어쩐지 부처님 손바닥 안 스러워 안쓰럽지만 ㅋㅋ) 일단 일찍 온 사람들끼리 먼저 먹자우, 하면서 고기와 술을 대략 시켰다. 나와 인턴사원 S씨는 매화수를, D대리님과 S과장님은 카스를.
S씨도 매화수를 좋아하나요? 라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소주는 거의 못마시고, 매화수, 산사춘 같은 알콜냄새가 없는 가향(?) 주류를 주로 좋아하고, 동동주와 와인을 좋아한단다. "그리고 맥주는.. 호가든이요." 라는 말이 끝나는 순간, 나는 외친다. 꺄~! 어머어머, S씨 나랑 술 취향이 완전 똑같잖아요. 앞에서 부장님은 비웃으며, 술을 몇잔이나 마신다고 취향 찾냐고 말씀하시지만, 그리고 실은 별 특별한 취향도 아닌 거 알겠지만, 그래도 나는 괜히 또 업되서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있죠, 우리 S씨, 나랑 술취향이 비슷해요. 막 자랑하고...ㅎㅎ 거기에 되도않는 커피를 좋아한다,는 지극히 대중적인 취향까지 붙여서 우린 정말 비슷하다며 혼자 막 신나하고, 내가 기념으로 내일 커피 쏘겠다고 쌩 오버까지 한 다음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아....... 창피하다! ㅜㅜ
무려 4년차 선배가 인턴사원 붙잡고 옆에서 그리 특별하지도 않은 술취향이 똑같다고 박수치고 좋아하고 자랑하고 확인하고 하는 모습이라니.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이건 뭥미, 하고도 남을 상황이다. 얼마나 주책스럽게 보였을까. 나는 또 그 별것도 아닌게 뭐가 그렇게 반갑다고 좋아했을까. 부끄러, 부끄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