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과 유족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야 알겠지만
정선희가 쓰러지건, 며칠째 정신을 놓고 있건,
그건 우리의 알 바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녀가 원치 않는다면

<국민의 알권리>라는 말처럼 오용되고 있는 말이 또있을까
너무 슬퍼 자신을 돌볼 겨를 없이 혼절해 있는 상태의 누군가의 모습에
사진기를 들이대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배포해도 된다는 권리의 정당성은
누구로부터 부여받은 것일까

그들이 충족시켜준다는 국민의 알 권리는
단순한 호기심 충족, 조금 더 나아가 걱정 정도를 넘어선
그 무엇의 가치로 환원될 수 있기에,
타인의 존엄성을 그토록 심각하게 침해하지 않는 것보다 
더한 중요성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사진을 보니 참 안타깝다
그 얘기는 물론, 나도 사진을 봤다는 얘기다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한 마음, 호기심,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렇지만, 나는 타인의 존엄성을 해치면서까지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것들을 알아야 할 권리는
스스로에게 부여되지 않았다 생각한다
그저 의도적 오용을 통해 당당하게 '당신의 알 권리는 소중한 거니까요'를 외치며,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고 있을 누군가에게 무한 분노를 보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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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09-13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의 사생활보호에 대한 개념이 너무 없어요. 사고같은거 나면 장례식장의 오열하는 유족의 모습 보통 그대로 뉴스에 내보내잖아요. 근데 거기 계신분들 자신이 가장 정신없고 엉망인 무방비상태의 모습이 그렇게 있는대로 전국에 내보내지는거 나중에 정신 차리고 보면 얼만 불쾌할지요. 하여튼 아직도 인권개념은 멀기만 합니다.

웽스북스 2008-09-13 13:25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모두 자신의 권리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볼 권리, 취재할 권리, 뭐 이런 것들.

입장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엄청 화나는 일이라는 걸
정말 알 수 없어서일까요

바람돌이 2008-09-13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웬디양님 추석 잘 보내세요. ^^

웽스북스 2008-09-13 13:26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들도 추석 잘 보내시구요 ^_^

코코죠 2008-09-13 0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포털에서는 <단독> 타이틀을 붙여 침대에 실려가는 미망인(이런 단어를 쓰게 되다니)의 오열하는 사진을 내보냈어요. 누군가 그 밑에 댓글을 달아놨더라구요. 불행이 생중계되는 세상에 나는 살고 있다.

웽스북스 2008-09-13 13:27   좋아요 0 | URL
아, 불행이 생중계되는 세계, 정말 맞는 말이네요
그것도 <단독>이라는 딱지 붙여가면서 말이죠 ;;

마법천자문 2008-09-13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만간 '안재환추모기념사업회'가 출범해서 '안재환기념관'을 건립해 그의 업적과 정신을 영원히 이 땅에 되살리자 뭐 이런 운동이 전개되지 않을까 말입니다.

웽스북스 2008-09-13 13:29   좋아요 0 | URL
맘모니즘이 판치는 사회이니, 정작 실패한 사업가의 업적과 정신을 기려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