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과 유족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야 알겠지만
정선희가 쓰러지건, 며칠째 정신을 놓고 있건,
그건 우리의 알 바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녀가 원치 않는다면
<국민의 알권리>라는 말처럼 오용되고 있는 말이 또있을까
너무 슬퍼 자신을 돌볼 겨를 없이 혼절해 있는 상태의 누군가의 모습에
사진기를 들이대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배포해도 된다는 권리의 정당성은
누구로부터 부여받은 것일까
그들이 충족시켜준다는 국민의 알 권리는
단순한 호기심 충족, 조금 더 나아가 걱정 정도를 넘어선
그 무엇의 가치로 환원될 수 있기에,
타인의 존엄성을 그토록 심각하게 침해하지 않는 것보다
더한 중요성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사진을 보니 참 안타깝다
그 얘기는 물론, 나도 사진을 봤다는 얘기다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한 마음, 호기심,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렇지만, 나는 타인의 존엄성을 해치면서까지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것들을 알아야 할 권리는
스스로에게 부여되지 않았다 생각한다
그저 의도적 오용을 통해 당당하게 '당신의 알 권리는 소중한 거니까요'를 외치며,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고 있을 누군가에게 무한 분노를 보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