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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하기를 정지한,이라고 스스로를 표현하곤 하는 요즘, H군의 추천으로 읽고 있는 책 이름이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이라야 산다'이다. 이 책으로 일요일에 발제를 해야 하는 모임이 있어서 부랴부랴 읽고 있는 중. 어이쿠야, 발제자가 이제야 읽고 있다니 잘하고 있는 짓이다.
사실 책표지도 마음에 안들고 제목도 너무 직설적이어서 그랬다. 책에게 두손 싹싹 빌며 사과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원래 데드라인이랑 친하다. 데드라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데드라인 덕분에 놀 수도 있고, 데드라인 덕분에 업무를 효율적으로 할 수도 있다. 이번에도 분명 일요일 모임 2시간 전인 3시 정도까지 나는 발제문을 쓰고 있을 거다. 그리고 80%의 효율은 아마 마지막 1시간 정도에 낼 수 있을 거다.
어쨌든 이 책, 꽤 괜찮은 책이다. 덕분에 사고 엔진을 조금씩 가동시키고 있다. 사실 요즘 내가 나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스스로의 자각이 별로 없었다. 좀 살아보겠다고 나름 애를 쓰고 있다. 그리고 다행히 살고 있는 것 같다.

(아, 솔직히 정말 촌스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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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부터 다시 요가를 다니기 시작했다. 척추도 좀 안좋은 것 같고, 가끔 허리도 아프고, 앞서 정신적 노력에 이은 신체적 노력을 기울여 다시 한 번 살아보겠다고,를 외쳤다. 어제에 이어 생식을 먹고 요가를 갔는데, (다락방님, 교보 근처에요 ㅎㅎㅎ 정말 강남역 출구 기준으로 10분 정도 걸리던데....) 일부러 치유요가를 끊은 보람이 있었다. 근력도 유연성도 정말 없는 나이기에 부조건 구부려라, 견뎌라, 하는 게 지나친 요가는 힘들다. 환자 많은 클래스로 가니 동작이 비교적 정적이면서도 좋다. 그래도 나의 뻣뻣 바디는 오늘도 여전히, 내가 요가 동작들이 잘 된다는 착각에 빠지지 않도록 이름값 해주셨지만. (트위스트, 뭐 이런 유연성이나 근력 별로 필요없는 동작같은 건 내가 정말 잘하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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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퇴근길,
좀 살 것 같았다.
어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