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뜨니 아침
(아침에 아무일도 없는 토요일 기상시간 기준으로는 매우 이른 아침이다 10시라니 덜덜 ㅋㅋ)
계속 빠져서 이제 가려고 작정했더니 방학이라고 문자가 와
나의 입에 거품을 물게했던 학원에,
오늘 아침에 와서야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다행이다 휴'
(으흑, 개강이래로 한번밖에 못가다니, 그것도 한시간이나 지각 ㅜㅜ)
하여튼, 맛있는 술이 결국 나를 죽인다
소주를 마시고 취해본 경험이 없는 이유는
소주가 맛이 없기 때문이다
(휙휙 소주 팬들께 날라오는 돌 피하는 소리)
어젯밤에는 동동주에 영혼을 팔고
알딸딸해지는 스스로를 느끼면서도
으흐, 그래도 맛있다! 를 연발하며 계속 마시고
시덥잖은 농담들을 주고 받으며
이성에 앞선 웃음을 터뜨리며
(아무래도 술버릇이 확실한) 멀쩡해 멀쩡해를 연발하며 (근데 진짜 멀쩡했는데 ㅋ)
그 와중에 더 취한 사람들 챙겨가며
그렇게 밤을 보냈었구나
그러면서도 돌아오는 길 지하철에서는 책을 읽겠다며
(그래도 지하철 다니는 시간에 왔다 -_-V)
뭔가 의무감에 책장을 넘기긴 했는데 기억은 안나고
결국 내리기 전에는 후다닥 눈을뜬 다음에 내렸던 것 같고
오자마자 노트북을 켜서 뭔가 보긴 했는데 역시 기억은 안나고
아침에 눈을 뜨니
뜨거워진 노트북은 윙윙 돌아가고 (수면모드로 안간걸 보면 자면서 키보드를 건드린거다 ;;)
꿉꿉한 입과 얼굴 (안씻고 잤다는거다 -_-)
시원한 빗소리와 대조되는 이 끈적끈적함 ;;
그럼에도 귀찮아서 더 밍기적거리다가
꿈에나왔던 누군가의 얼굴을 생각해내고
현실도 기억못하지만 꿈은 더 기억 못하는 내 꿈속에
요즘들어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는 건 왜인지
내가 꿈을 기억하기 시작해서 요즘 유독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게 된건지
사람들이 꿈에 나오기 때문에 요즘 유독 꿈을 기억하는 건지
이런 시덥잖은 것들을 고민하다가 꿉꿉함을 견딜 수 없어 씻고 다시 누워
이렇게 좋은 걸, 진작 씻을 걸 그랬다며, 맨날 하는 똑같은 후회를 거듭하고 (ㅋ)
K의 전화를 받고,
어제 기억하는 게 어디까지라는 얘기를 들으며 그만 깔깔대며 웃다가 기절하고
빗소리를 듣다가, 음악을 켜고, 그러다 다시 음악을 끄고 빗소리만 들으며
김연수 블로그에 새로 올라온 글을 읽으며, 혼자 또 이건 내얘기라며 막 좋아하고,
이제 나가야 하는데, 나가야하는데, 하면서도 좀처럼 몸을 움직이지 않는
내가 나가기 싫은 건 귀찮아서가 아니라 드라이기소리로 빗소리를 가리고싶지않기때문이야,
라는 말도안되는 합리화를 하게 되는 (쓰고나니 어이없군 ㅋㅋ)
하지만 실은 귀찮아서가 맞는 -_-
내게는 여전히 아침인, 그리고 계속 아침이고 싶은,
그치만 이제는 점심이어야 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