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엄밀히 책을 읽다가 는 아니고
밑줄을 긋다가,정도 되겠다 ㅋ
2주 전쯤 읽었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이제서야 다시 보면서
접어놓은 곳에 밑줄을 긋고 있는데
아, 정말 다시 읽으니 더 좋구나-
사람들은 이 책에서 튀어나오는 감상적인 부분이 싫다고 하지만
나는 김연수가 이런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이라서 좋다
누가 뭐래도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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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주에 내가 누구인지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나 하나뿐이라면 생각만 해도 추워. 무주에서 보내던 그 해 겨울이 기억나 얼마나 추웠는지 몰라. 그 때 달달달 떨면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내가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건 누군가 내게 말을 거는 일이었어. 그게 누구든, 나는 연결되고 싶었어. 우주가 무한하든, 그렇지 않든 그런 건 뭐래도 상관 없어. 다만 내게 말을 걸고, 또 내가 누구인지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이 이 우주에 한 명 정도는 더 있었으면 좋겠어
나의 결론은 그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모든 게 달라졌으리라는 것이었다. 사랑은 입술이고 라디오고 거대한 책이므로. 사랑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내게 말을 건네므로. 그리고 이 세상 모든 것들이 그 입술을 빌려 하는 말은, 바로 지금 여기가 내가 살아가야 할 세계라는 것이므로. 그리하여 우리는 이 세계의 모든 것들과 아름답게, 이토록 아름답게 연결되므로.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으니 사랑에는 아무런 목적이 없다는 것을, 오직 존재하는 것은 서로 닿는 입술의, 그 손길의, 살갗의, 그 몸의 움직임뿐이라는 것을 그도 알았더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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