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미니홈피 업데이트 소식

우리는 아직 1촌을 끊지 않았다. 네이트온에서 차단도 하지 않았다. 쿨하지 못하게시리 쿨한척을 하느라 그랬다. 적어도 나는. 소식을 보며 예상했듯, 그의 미니홈피에는 결혼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결혼한 건 물론 알고 있었고, 그 결혼을 두고 내내 내 주변 사람들이 안타까워 한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조금도 그게 안타깝지 않았다. 그저 그들의 오지랖 넓은 안타까움이 어이가 없었고, 얼마 안되는 시간의 간격이 조금 의아했을 뿐이다- 1년도 지나지 않은 시간이다

그런데 우습게도 난,

결혼소식을 들을 때도, 신부가 어떤 사람인지 제일 궁금했고, 지금은 신부의 사진을 보며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신부가 예쁘지 않아 소개도 안받으려고 했다는 그의 얘기는 전해들은 바 있다. 그런데 또 이렇게, 예쁘지 않은 신부의 얼굴을 눈으로 확인해보면서까지 안도감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 신부의 사진을 그렇게 많이 올리면서 '예쁘다'는 말을 단 한마디도 적지 않은 그의 의중이 궁금한 나의 의중은 대체 뭘까. 이럴 땐 참 또 스스로가 어이없다는 생각이 든다. 도무지 나도 모르겠다, 내 의중이 대체 뭔지

1년만에 남긴 일기에서, 그는 그간의 근황을 남기며 '안타까운 헤어짐'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나는 그게 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당황스럽다. 안타까움이었던가, 그런 거였나,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예감했던 그 마지막, 나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그는 무엇이 안타까웠으며, 그렇다면 왜 그때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던 걸까. 왜 아무것도 돌이키려 하지 않았던 걸까.

유난히도 급했던 그 사람과 가족들, 더 많은 시간을 보냈었다 해도, 그 때의 그 상황이 돌이켜졌다고 해도, 결국 그렇게 됐을 일이었다. 속도가 다르고 마음이 달랐다. 나는 아무런 확신이 없었고 오히려 확신에 차 있는 그 사람과 가족들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고작 몇개월을 만났을 뿐이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그렇게 결혼을 한 걸 보면 결혼을 향한 마음과 자세(가 결정될 수 있는 시간)는 모두가 다른가보다. 그리고 그 속도가 맞는 사람을 만났다니 다행이다. 나는 천천히 만나며 알아가고 싶었고, 그게 되지 않았고, 결국은 그렇게 끝나버렸다. 안타까운 마음은 없다,고 믿는다

그런데 왜 나는 신부를 보며 안도감이 드냐고요- 이게 대체 무슨 심뽀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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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2 00: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7-10-12 00:30   좋아요 0 | URL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ㅋㅋ
(비밀글로 하지 않으셔도 괜찮았는데 말이죠 ^^)

얼음장수 2007-10-12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도 우습지가 않아서 문제로군요...

웽스북스 2007-10-12 01:35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역시 개그엔 소질이 없나봅니다

다락방 2007-10-12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안도감을 느끼고 싶은데.
그녀는 저보다 키도 10센치이상이 더 크고, 훌쩍 말라주셔서 못내 찝찔했어요.
그래서 저는 그저 이렇게만 생각했지요.
분명 성격이 구릴거야, 구리겠지. 성격 정말 후질거야, 하고 말이죠.
저는 무슨 심뽀냐구요.

2007-10-12 2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07-10-12 13:13   좋아요 0 | URL
빼빼빼빼빼빼애애애애애애앵덕 어멈이요? ㅋㅋ

2007-10-12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0-13 0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7-10-13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은 메인으로 가면 어쩐지 부끄러울 것 같아서 ;; 이제서야 댓글을 달아요 (1페이지 벗어났거든요 ^-^)
다락방님 // 그 기분도 참 묘하겠네요- 결국 근본은 비슷한 심보가 아닐까 합니다만
정아무개님 // 역시, 보편적인 생각인거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