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전쟁 샘터 외국소설선 1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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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F에 맛들리고 있다. 생각했던것 보다 훨씬 재밌다.

전쟁을 다루는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데
사람을 죽이는 것을 소재로 놀이를 하는 것은 좋지 않은것 같아서
그런데 뭐랄까 전쟁, 그자체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판단의 말 없이
재미를 위해 이야기를 만드는것도 사실 내 스타일은 아닌데
사실 나는 우주전쟁을 묘사하는 부분은 철학에 동의하는지를 떠나 재미도 모르겠다.

그런데 여러가지 설정이 오목조목  재밌다.
75세 이상의 노인이 가는 군대라거나
전투에 용이한 신체로 정신이 몸을 갈아입고, 옷처럼!
유령부대 라거나
무뚝뚝한 듯한 이 전사들의 사랑이 재밌다.

나는 스타쉽 트루퍼스도 영원한 전쟁도 읽어보지 않았지만 어떤 책들인지 알것 같어.
하인라인은 인간보다 기술을 더 세밀하게 표현하는데 집중하는 작가라는 느낌이 있어서 차갑고
그래서 당분간은 안땡길것 같은데
영원한 전쟁은 읽어봐야 겠다.


2.
400페이지가 넘는데,
몇몇 전쟁장면 빼고는 지루하지 않고 책장이 잘 넘어간다.
상황설정과 인물들의 개성, 이야기의 흐름은 적절하고 대화는 헐리우드식 유머가 있어 재밌다.

많이 기대하지 않고 한가한 주말오후를 즐겁게 보내기에 딱이다.
더 좋은 것은 후속작품들의 시리즈가 있다는 것이다.
재미가 검증된 시리즈는 마치 잘 알고 있는 좋은 친구를 기다리는 것 같다.
빨리나오길 기대한다.
제인의 전쟁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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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
마비쉬 룩사나 칸 지음, 이원 옮김 / 바오밥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1.
마비쉬 룩사나 칸, 매력적인 여성이다.
그녀는 관타나모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화가났고
그래서 거기로 직접갔으며
그곳에 감금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도와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녀의 글이 좋은 이유는 갇혀있는 구체적인 사람의 진술을 통해
관타나모를 사실 그대로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것

그래서 관타나모 수용소에 죄없이 갇혀 있는 인간이 당한 고문과 폭행이 어떤것인지
그런 일을 격은 후 인간의 영혼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어떻게 파괴되는지
그럼에도 살기위해 어떤 불안한 희망을 꿈꾸는지
그리하여 여전히 피해자들은 이다지도 인간적인데



2.
마비쉬 룩사나 칸, 이 매력적인 여성은 미국인이다.
그녀는 끝까지 미국인, 미국의 법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놓치지 않는다.
정의와 자유를 대변하는 자랑스런 미국의 법에 예외적인 관타나모의 존재가 똥칠을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관타나모는 예외가 아니라 미국이 존재하는 방식의 핵심이다.
세계의 변방 아시아의 조그만 나라사람인 내가 보기에 관타나모는 예외가 아니다.
미국은 늘 폭력과 횡포를 일삼아왔다.
지구 이곳저곳에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자를 키우고 고문기술을 전파하고 전쟁을 기획하며
당신들은 돈을 벌어 살고 있다.

마비쉬 룩사나 칸, 미국의 법은 정의롭지 않답니다.

더욱이 관타나모에서 고생한 사람들이 미국인을 증오하지 않는 다는 것을 당신은 강조한다.
ㅎㅎㅎㅎ
왜? 마음착해서 도와주려는 미국인인 당신을 증오하면 안되니까?
어느날 갑자기 침대에서 자고있는 나를 총으로 위협해 끌고가서
성폭력을 포함하여 고문하고 학대하면서 즐긴자들을
아무 이유없이 당한 내가
그자들을 증오하면 안된다고?
당신이 베풀어준 자비에 고마워서?

웃기네.


3.
관타나모에 대한 어떠한 보고서보다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어 좋은 책이다.
인간이 살면서 이런방식의 가학을 다른 사람에게 하려면 차라리 살지 말아야 한다.
인간이 살면서 이런방식의 폭력에 노출되는 것은 남은 삶을 다 망가뜨릴 것이다.

관타나모를 잘보여준다.
그러나 위트있고 씩씩한 그녀의 미국스러운 시각에는 슬그머니 비위가 상한다.

미국정부는 관타나모를 폐쇄해야 할 뿐만아니라
그곳에 영문도 모른채 끌려와 고통당한 모든 이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해야 한다.
그 피해자들은 그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거대한 미국이라는 국가권력이 행한 횡포를 심성착한 한 여성의 자비로 땜빵하려하면 안되지


더욱이 아직 관타나모는 폐쇄되지 않았다.
마비쉬 룩사나 칸,
지금 이시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영혼에 성처를 받으며 숨쉬고 있다는걸 알면서
당신은 어떻게 미국과 미국의 법을 그다지도 신뢰하며 자랑스러워하는가?


4.
서승의 옥중19년을 보며
그런방식의 폭력적인 감옥을 허용한 대한민국 현대사는 참 못됐고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나쁜 수용소가 또 있었네.
아우슈비츠도 그렇고, 인간들은 왜 이럴까. 
어떻게 감히 인간을 이런방식으로 취급하는 이따위 수용소를 만들까.
아무리 법이 그렇고, 직업이 그렇다해도 어떻게 갇힌 사람에게 폭력을 행하며 즐길수 있을까.  

그리고 왜 자꾸 반복되는걸까.
시간을 초월해 지구의 이곳저곳에서 왜 이따위 수용소는 사라지지않고 늘 어느 구석에서
그 천박한 이빨을 드러내며 존재할까.

눈 똑바로 뜨고 감시할 일이다.
명바기가 하는 짓을 보면 이 사람도 정상은 아니다.
이 따위 수용소가 존재하는 사회라면 무조건 저항해야 한다.
내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누구든 사람취급 받지 않으며 사는것을 모른채 살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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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젤의 음모
보리스 아쿠닌 지음, 이항재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
리바이어던 살인보다 10년쯤 더 젊은 아직어린 스무살의 판도린, 귀엽다. 

시리즈의 첫번째 판도린이 스무살이다. 리바이어던 살인은 세번째 인데 
황금가지 출판사에서는 왜 두번째 판도린,
분명 20대후반과 30대초반 어디에 있을 두번째 시리즈를 빼먹고
세번째인 리바이어던 살인을 두번째로 번역해 내 놓은 걸까?  왜 그랬을까?

2.
재밌다.
판도린은 사건의 중심에 있지않고 한구석에서 사건을 들여다본다.
어느새 중심에 있다.
이 탐정이 맘에 들어, 죄충우돌 실수하면서도 위기에 대처하는 순발력은 빠른
머리회전은 빠른데 세상물정은 모르는 아직 순진하고 착한

판도린 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은 매력적이고
적절한 순간에 반전들도 상쾌하다.
깜짝놀랄 반전, 아님. 대충 예상하게 되는 적절한 반전임.

낯선 러시아, 아니 고전문학에서 낯익은 러시아를 추리소설로 만나니 새롭고 반갑다.
오래된 친구가 다른 취향의 옷을 입고 자랑하는 느낌
그래, 잘어울려. 친구야.
러시아의 고전문학처럼 추리소설도 재밌다.


3.
그렇지만 보리스 아쿠닌이 판도린을 너무 괴롭힌다.  
이렇게 극적으로 다 주었다가 다 빼앗다니, 납득할수 없는 운명은 정당하지 않다오. 
 
황폐해진 판도린이 리바이어던 살인에서는 조용하고 샤프한 멋쟁이로 등장한다.
엄벙덤벙 실수하는 느낌이 깨끗이 없다.
더이상 젊지 않다는 거고, 그사이의 사연이 있는거다.
시리즈물의 재미는 한권한권 넘어가면서 등장인물의 나이먹는 과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그 중간이 역시 궁금하다.

두번째 판도린을 왜 빼먹고 번역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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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의 노예들 - 잭 런던, 보르헤스 기획 세계문학전집 01 바벨의 도서관 29
잭 런던 지음,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김훈 옮김 / 바벨의도서관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
잭런던의 강철군화를 소장하고 있다.
1989년 7월 30일 초판이 나온 한울출판사의 책으로
내것은 1991년 9월 15일 나온 초판의 7쇄 책이다.
십년이 넘도록 내 책장에 있었지만 여전히 언젠가는 읽을 것이라고 생각만 하고 있다.

잭런던은 어릴적에 읽은 야성의 부름이던가, 그런 제목의 늑대개이야기만 기억한다.


2.
그의 단편들 인상적이다.
삶에 대한 원시적인 관조와 위트가 있다.
각각의 단편이 흥미롭고 적절하다.

문장이 길지않고 불필요한 수식이 없다.
깔끔하고 단정하다.


3.
그런대 아직은 그의 어떤 소설도 그의 삶만큼 흥미롭지는 않다는 생각이다.  
유랑점성술사 아버지와 부유한 명망가의 어머니
열다섯살에 통조림공장의 노동자였고, 알콜중독의 범법자
미국과 캐나다를 유랑하고
6개월 동안 캘리포니아 대학에 다니며 사회주의자가 되고
21살에는 황금을 찾아 알래스카로 간다!

육제와 정신의 생명력을 남긴없이 고갈시킨뒤 마흔살에 자살한다.

언젠가 강철군화를 읽어볼 생각이지만
사실 강철군화보다 잭런던에게 더 관심이 많다.

실제 그를 본다면, 아마도 넘치는 열정때문에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의 소설보다 그가 더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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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여자의 낭만적 딜레마
마야 스토르히 지음, 장혜경 옮김 / 푸른숲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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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내가 말하는 해방된 여성은 적극적으로 섹스를 즐기는 매력적인 여성이다.
자신의 힘을 신뢰하기에 남자가 나타나 구원해주기만을 기다리지 않는 여성이다.
잘 웃고,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남자의 몸을 사랑하며 친구를 좋아하는 여성이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인생을 탐색하고 자신의 입장을 당당하게 밝힐줄 알며
자신의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설 줄 아는 여성이다.


좋은말이다. 실현하는 것이 쉽지 않다. 특히 섹스를 즐기는 것은 쉽지 않다.

섹스를 즐기려면
피임을 잘해야 하고,
섹스한번 하면 나를 자기것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를 피하고
반대로 유부남이기 때문에 적당히 즐기려는 상대도 잘 피해서
즐기려니 적당한 상대가 없을 때는 혼자노는 것이 편안하고 쉬운 여자라야
섹스를 즐길수 있다.


2.
나는 왜 못된 남자에게만 사로잡히는가
이 질문이 무슨 뜻인지 잘안다.
흔한말로 나는 '헛 똑똑'이라고 표현했었다.
당당하고 씩씩하고 자기 분야에서 인정받는 여성들이 보통 헛똑똑이다.

순식간에 멍청해저서 바보처럼 남자에게 의존하며 만족하려고 허둥지둥 노력하는것
그래서 형편없는 지지리궁상을 연출하는 것
을 많이 봐왔다.

그런 상태를 아는 여성들이 보면 좋을 것 같다.

음---, 납득할 수는 있는데
이런 주제의 연구와 책도 있구나 감탄할수는있는데
큰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그렇다는 것을 알게된다면 그것도 도움은 될것이다.

그녀는 줄곧 현실에 적용하는 힘을 말하지만
사실 그녀의 이론과 주장보다 현실은 훨씬 복잡하고 다양하게 표현된다.
현실에서는 그와 나의 관계만이 온전히 독립적으로 존재하지도 않으므로
무의식이 그렇게 순수하게 일어나지도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3.
오히려 현대인의 사랑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제도이다.
내가 한번도 동의해 본적이 없는 1부1처제 에대한 입장과 태도가 더 문제가 된다.

한여자와 한남자가 만나서 죽을 때까지 서로 사랑한다는 것에 대한 환상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적당하게 실현된다.
현실에서 이 명제는 오히려 매우 답답한 경우가 많다.

문제는 공공연하게 그것에 문제제기하고 실험하는 것이
너무 위험한데 비해 얻어지는 것은 거의 없으므로 귀챦다는 것이지
그리하여 사람들은 '스캔들' 과 '불륜'을 꿈꾼다. 
잠깐의 일탈일 뿐 이라고 주장한다. 정말?

평생의 일상을 그렇게 살면 왜 안되는데?
^^*


4.
강한 여성들에게 문제가 되는것은 낭만적 딜레마가 아니라
자유로운 사랑을 억압하는 왜곡된 현실이다.  

너무 튀기도 귀챦고, 적당히 결혼하기도 싫고
좋은 남자는 이미 유부남이고 실은 그가 유부남이 아니라도 나는 결혼은 싫고

연애가 늘 목마른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연애하기에 현실은 늘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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