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
마비쉬 룩사나 칸 지음, 이원 옮김 / 바오밥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1.
마비쉬 룩사나 칸, 매력적인 여성이다.
그녀는 관타나모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화가났고
그래서 거기로 직접갔으며
그곳에 감금된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도와주기 위해 노력한다.

그녀의 글이 좋은 이유는 갇혀있는 구체적인 사람의 진술을 통해
관타나모를 사실 그대로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것

그래서 관타나모 수용소에 죄없이 갇혀 있는 인간이 당한 고문과 폭행이 어떤것인지
그런 일을 격은 후 인간의 영혼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어떻게 파괴되는지
그럼에도 살기위해 어떤 불안한 희망을 꿈꾸는지
그리하여 여전히 피해자들은 이다지도 인간적인데



2.
마비쉬 룩사나 칸, 이 매력적인 여성은 미국인이다.
그녀는 끝까지 미국인, 미국의 법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놓치지 않는다.
정의와 자유를 대변하는 자랑스런 미국의 법에 예외적인 관타나모의 존재가 똥칠을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관타나모는 예외가 아니라 미국이 존재하는 방식의 핵심이다.
세계의 변방 아시아의 조그만 나라사람인 내가 보기에 관타나모는 예외가 아니다.
미국은 늘 폭력과 횡포를 일삼아왔다.
지구 이곳저곳에 '민주주의'를 위해 독재자를 키우고 고문기술을 전파하고 전쟁을 기획하며
당신들은 돈을 벌어 살고 있다.

마비쉬 룩사나 칸, 미국의 법은 정의롭지 않답니다.

더욱이 관타나모에서 고생한 사람들이 미국인을 증오하지 않는 다는 것을 당신은 강조한다.
ㅎㅎㅎㅎ
왜? 마음착해서 도와주려는 미국인인 당신을 증오하면 안되니까?
어느날 갑자기 침대에서 자고있는 나를 총으로 위협해 끌고가서
성폭력을 포함하여 고문하고 학대하면서 즐긴자들을
아무 이유없이 당한 내가
그자들을 증오하면 안된다고?
당신이 베풀어준 자비에 고마워서?

웃기네.


3.
관타나모에 대한 어떠한 보고서보다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어 좋은 책이다.
인간이 살면서 이런방식의 가학을 다른 사람에게 하려면 차라리 살지 말아야 한다.
인간이 살면서 이런방식의 폭력에 노출되는 것은 남은 삶을 다 망가뜨릴 것이다.

관타나모를 잘보여준다.
그러나 위트있고 씩씩한 그녀의 미국스러운 시각에는 슬그머니 비위가 상한다.

미국정부는 관타나모를 폐쇄해야 할 뿐만아니라
그곳에 영문도 모른채 끌려와 고통당한 모든 이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해야 한다.
그 피해자들은 그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거대한 미국이라는 국가권력이 행한 횡포를 심성착한 한 여성의 자비로 땜빵하려하면 안되지


더욱이 아직 관타나모는 폐쇄되지 않았다.
마비쉬 룩사나 칸,
지금 이시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영혼에 성처를 받으며 숨쉬고 있다는걸 알면서
당신은 어떻게 미국과 미국의 법을 그다지도 신뢰하며 자랑스러워하는가?


4.
서승의 옥중19년을 보며
그런방식의 폭력적인 감옥을 허용한 대한민국 현대사는 참 못됐고 나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나쁜 수용소가 또 있었네.
아우슈비츠도 그렇고, 인간들은 왜 이럴까. 
어떻게 감히 인간을 이런방식으로 취급하는 이따위 수용소를 만들까.
아무리 법이 그렇고, 직업이 그렇다해도 어떻게 갇힌 사람에게 폭력을 행하며 즐길수 있을까.  

그리고 왜 자꾸 반복되는걸까.
시간을 초월해 지구의 이곳저곳에서 왜 이따위 수용소는 사라지지않고 늘 어느 구석에서
그 천박한 이빨을 드러내며 존재할까.

눈 똑바로 뜨고 감시할 일이다.
명바기가 하는 짓을 보면 이 사람도 정상은 아니다.
이 따위 수용소가 존재하는 사회라면 무조건 저항해야 한다.
내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누구든 사람취급 받지 않으며 사는것을 모른채 살수는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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