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사석원의 황홀한 쿠바
사석원 지음 / 청림출판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1.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찍 인정받는 화가가 되어
1980년(!) 일본 베낭여행을 시작으로 세계여러나라를 여행했다네.
2004년 3주동안 쿠바로 출발하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캐나다에 방학동안 어학연수간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와 통화한다. 하!!!
양지쪽에 사는 사람이구나, 좋겠다.

허세를 부리며 잘난척하지는 않는다. 글에 특별한 맛은 없지만 성실하게 기록한다.
제목에 황홀하다고 했는데 심심하고 지루하다.
글보다 그림이 좋은 사람, 화가 이길 잘했네.

쿠바는 전국민의 취업이 보장되는데 하루는 일하고 하루는 쉰다네. 좋군.
사람들이 순하고 평화롭다. 원초적이고 섹쉬하고.
낡고 누추한 옷을 입은 아이들의 몸에 탄력이 넘친다. 젊고 싱싱한 생명의 느낌.
우리 아이들은 이 나이에 학원가느라고 창백하다. 사석원의 아이처럼 캐나다로 어학연수 가든지.

이사람 마음에 안들어.
이고르가 줄리엣을 소개한 것은 매춘의 의미가 포함된다. 알면서 장난치네.
줄리엣이 마음에 안드니 실망해서 시계나 하나 선물로 주고 보냈다 이거지.
마음에 들었으면 젊은 여성의 하룻밤을 기꺼이 샀을까. 아니면 그렇게 보낸 밤이 있지만 안썼을까. 재수없다.  

잘 논다. 쿠바 씩이나 갔는데, 머 이정도는 놀아야지. 그렇게 말하는것 같다.
혁명 기념관의 체, 시가공장,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춤, 말레콘, 쿠바스러운 것들을 즐기며 논다.
내 취향은 아니라 그런가, 지루하다.


2.
그는 피델 카스트로의 혁명 동지였고 산악 게릴라 부대원으로도 활동했었다. 혁명 후에는 고위 관료로 그리고 퇴임 후 지금까지는 택시 운전을 하며 말년을 보내고 있단다.
고위관료가 퇴임후 택시운정을 하며 말년을 보내는 사회에서 나는 살고 싶다.
대한민국 고위관료는 퇴임하면 낙하산으로 기관장이 되어 놀고 먹는다.
그런 방식으로 세금을 낭비하고 그런 특권을 위해 검은돈이 오간다.


3. 
부에나비스타쇼셜 클럽의 공연을 한번쯤 보고 싶다.
이런 욕심을 버리기 어렵다. 꿈처럼.
나도 쿠바에 간다면,
그러나 너무 먼 이국이구나, 가난한 인민에게.

마치 영화에서 본것처럼
밤새 사랑하는 여인과 술 마시며 바와 골목에서 춤 추고
새벽녘 방파제로 나와 바다를 보며 연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앉았더니
거리의 악사들이 베사메무쵸와 세레나데를 연주해준다. 그 배경으로 연일을 안아 깊이 키스한다.
사회주의 쿠바가 사랑의 쿠바가 된다.
말레콘, 욕망과 순수가 만나는 경계선 이라고 사석원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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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니아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읽는 온다 리쿠.
뭐랄까, 번역된 책이 너무 많아서 뭐부터 손에 들어야 할지, 미리 물리는 느낌이 있었다.

여러사람이 오래전 독살사건을 회상한다.
그 사건의 주변에 있던 살아남은 사람들, 각자 사연을 말하는 다양한 캐릭터가 재밌다.
여러 사람들이 독살사건이라는 시간과 공간에서 만난거다. 그렇게 삶을 보여준다.
그 시점에 대해, 그때, 그 사람, 그 사건을 경험한 전후의 자기 자신에 대해
누가 범인이냐보다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고 흥미롭다.
오히려 범인을 추적하는 인과를 만드는것은 서툴고 억지스러워. 뭘, 그렇게 까지.
살짝 어긋나는 퍼즐을 완성하는 구성이 좋다.

다만 좀 과하다.
굳이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하기엔 아오사와가의 사람들,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의미규정도 그렇고,
사람들이 살면서 별 생각없이 발휘하는 사소한 악의에 예민하고 아마도 온다 리쿠는
사이가 마키고 닮은 여성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세상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싶어하는 여성
일상을 관찰하는 힘이 스토리를 재밌게 끌어가는데
큰 줄거리보다 찌는득한 햇살이 따가운 세상, 비오는 거리를 튀지않는 문장으로 그러나 예민하게
작은것을 잘 포착해 써주니 리얼함에 신뢰가 간다.

그렇지만 과하고 부족하다.
이런 꿈같은 그림들, 이런 화면들로 그녀는 뭘 말하고 싶은건지,
그걸 자기도 모르는것 같은.
큰 틀의 아귀가 맞지 않아. 2%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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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궁의 묘성 2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건륭제가 말하는 서태후의 천명이 2권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지로가 말하는 서태후의 천명이다.

'너는 중국 역사상 가장 두둑한 배짱과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는 여인이다. 오천 년 역사의 막을 내리는 사람으로 너 이외에 누가 있겠느냐? 너는 하늘이 선택한 사람이다.'
"오천년 역사라니요?"
'그 옛날 요순시절부터 면면히 이어온 이 나라의 역사이자, 황제가 정사를 돌보고 관리가 백성을 괴롭히는 기나긴 역사 말이다. 너는 마녀가 되고 아수라가 되어 나라를 뒤집어야 한다.'

마치 뛰어난 직관과 혜안을 가진 건륭제때부터 5천년 황제의 역사를 내리고 여는 근대의 공화주의를 준비라도 한것처럼
근대의 시대정신이 마치 황제와 서태후에 의해 미리 예비된 것처럼,
지로 사기친다.
이 소설은 이래서 재미를 떨어뜨려.
황제와 관료들이 주인공이라 그들을 이해하고 용서하고 심지어 매력적으로 그리려니 억지와 거짓말을 해야 하지.

마녀가된 서태후가 태감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뼈를 부러뜨리고 죽이고 그러면서 속으로는 불쌍하게 여긴다고,
이런 마녀 재수없다.
불쌍하면 안죽이면되지. 어쩔수 없이 군림하고 패악질을 하고 사람을 죽이면서
그럴수 밖에 없는 서태후도 불쌍하다고, 웃긴다.
억지스러움이 일관성조차 떨어뜨린다.
5천년 황제과 관료들의 역사는 황실과 태감이라는 비인간적인 제도의 모순이 있는거다.
그 제도의 더럽고추악한 실태를 충실히 보여줘야지. 왜 어설프게 이해하래. 그것도 가해자 황제의 편에서.
그러니 태감의 입장에서 쓸때조차 태감을 변변히 이해하지 못한다.
요 태감들이 자기들을 죽이는 황제를 이해한다는 거거든.

아사다 지로, 과하게 욕심내어 재미없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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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무리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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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긴다. 내가 걸어온 길 말고는 나에게 다른 길이 없었음을 깨닫고 그 길이 나를 성장시켜 주었음을 긍정한다.

홀로 산중에서 살면 무서울것 같어.

수행자는 무엇보다도 안팎으로 밝게 살아야 한다. 그래야만 그 밝음이 이웃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만약 수행자가 어둡고 음울하다면 그 어둡고 음울함을 털어 버리는 일을 제1과제로 삼아야 한다. 수행자는 앞뒤가 훤칠하게 툭툭 터져야 한다. 그래야 그 안에 티끌이 쌓이지 않는다. 그 맑고 투명함이 이웃에게 그대로 비췬다.

나도, 나도, 밝고 투명한 사회주의자가 되고 싶다. ^^

사는것은 단순할수록 순하고 편하다는 것인데,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어려운일이다.  
가만 읽어보면 어려울것 하나없이 매우 당연한 이야기들을 반복한다.
꼬장꼬장하게 자기가 생각하는대로 온몸으로 밀어 살아낸 사람의 진지한 울림이 있다.

진종일 일없이 앉았노라니
하늘이 꽃비를 뿌리는구나
내 생애에 무엇이 남아 있는가
표주박 하나 벽 위에 걸려 있네

-조선시대/ 함허 득통선사-

비우는것이 좋은것이다. 많이 소유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다. 욕심을 버리는 것이 좋은것이다.
내 책을 소유하고 싶다는 욕심을 버린지 오래다.
도서관에서 다른이들과 함께 소유한 셈이니까. 아쉬울 것이 없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싶은 욕심과 리뷰를 쓰고 싶은 욕심은 잘 안버려진다.
그래서 기양 즐기고 있다.

다 내려놓아 표주박하나 남은 삶을 아직은 흉내내지도 못한다. 
좋아보인다.


때로는 높이높이 우뚝서고
때로는 깊이깊이 바다 밑에 잠기라

맑고 투명함이 이웃에게 비취는 수행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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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하리 남성 타자 학교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4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북앳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편안하고 따듯하다.
긴장과 소름이 없고 폭력과 피가 흐르지도 않는다.
뚱뚱하고 낙관적인 아줌마가 운영하는 탐정사무소.
전편들을 읽었고 은근히 보수적이라 그만둘까 했는데
그래도 도서관에서 딱 마주치니까 외면하기 어려웠다.

여전히 순하고 착한 맛은 있는데
그녀의 판단으로 얘기되는 일상은 매우 보수적이고
침략당하고 학살당하고 이용당하고 버려지고 약탈당하는 아프리카의 현실에 비해
서구의 시선으로 오히려 모나지 않고 아무 문제없이 늘어지는 일상이라는 허구를 만든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지울수 없으나
독하지 않아서 편안하고 책장은 휘리릭 잘넘어간다.

원래 일상은 진보보다 보수가 편안한 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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