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Psycho-Pass: Part One (사이코 패스 파트 1) (한글무자막)(Blu-ray)
Funimation Prod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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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두 남녀가 사이코패스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에서 혁명을 일으키는 건 이 녀석들이 아니다. '혁명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의 문제에서 이 둘의 입장이 극명히 갈리는 장면이 이 애니메이션의 주제요 핵심일 듯하다. 단순히 경찰서에서 러브러브하는 애니메이션인 줄 알고 봤다가 생각보다 내용이 너무 진지해지는 데다, 결말을 보면 어쩐지 커플 브레이킹 같아서 살짝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사건이 진행되는 속도가 너무 긴박해질 뿐더러 특히 10~11화 땐 마치 폭풍 몰아치듯 상황에 휩쓸리기 때문에 애니에서는 시스템이 그들을 갈라놓은 것처럼 뒷설명을 했다. 하지만 이들의 갈등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아마 2기에서 이걸 제대로 다루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글쎄. 저런 경우엔 어떻게 해결이 안 된다고 보는데(...)

 
 어쨌던 난 사이코패스에 나오는 모든 인물 중에서 츠네모리 아카네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물론 그녀의 신념에도 공감한다.

 

 2. 일단 사이코패스에서 최고의 악당으로 등장하는 게 이 마키시마 쇼코이다. 냉철하다기보단 충동적인 감정에 잘 따르는 편이라서 실상은 벌써 죽었어야 마땅한 사람이지만, 이 애니의 특정한 상황 때문에 아무리 범죄를 저질러도 살아남는다. 


 - 경찰이 심판의 절대적인 권한을 갖는다. (이게 왜 중요한지는 스포일러이니 여기까지만 언급하겠다.)

 - 경찰이 지급받는 총은 사람의 정신상태를 측정하여 그에 맞는 벌칙을 부과한다. 그런데 마키시마 쇼코는 유달리 정신상태가 말끔하다. 자신이 하는 일이 비록 살인일지라도 그 일을 하는 이유가 명백하고, 신념이 있으니 곧은 정신상태를 유지하는 게 아닐까 싶다.


 범죄계수를 재도 그만 안 재도 그만인 그는 사이코패스 애니 내부의 검은양이다. 차라리 머리가 비었다면 그냥 자신이 살고싶은 대로 살았을 것이다. 츠네모리 아카네처럼 경찰관이 되었던가 아님 골목의 우두머리가 되었던가. 하지만 그는 희대의 정치범이 되는 길을 택했다.


 - 종이책을 매우 좋아하는 그의 머릿속에는 지식이 차고 넘친다. 그러나 그것을 활용할 줄 모르기에 그는 시빌라 시스템의 맹점을 알아차렸어도 세상에 폭로할 방법을 궁리하지 않는다. 단지 다른 살인범들처럼 '평범'하게 많은 사람들을 죽일 방법을 궁리했을 뿐이다. 포기가 너무 빨랐다.

 - 매사에 부정적이다. 성서를 보면서 그는 '가라지'에 대해 언급하는데, 가라지는 독보리를 가리킨다. 예수는 겉보기로는 너무나 비슷한 밀알과 가라지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그대로 냅두고 있으면 둘 다 자라서 열매를 맺는데 밀알은 후손을 퍼뜨리기 위해 떨어지고, 가라지는 열매가 나도 그대로 붙어있기 때문에 구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가 무엇을 가라지라 생각하는지는 애니메이션에선 확실히 언급하지 않지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시빌라가 뭔지도 모른채 그것을 숭배하기 바쁜 사람들, 그리고 또 하나는 자기 자신.

 -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다. 사냥을 좋아하는 어떤 인물이 나왔었는데(이것도 스포일러라 이름은 생략하겠다.), 마키시마 쇼코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그가 했던 말이다. 그리고 마키시마 쇼코에 대한 그의 판단은 상당히 정확했다. 가장 잔혹했지만, 역시나 엘리트 층에 속해서 그런지 사람을 보는 눈은 상당히 정확했던 것 같다. 최구성이 그를 많이 도와주는데도 불구하고, 마키시마 쇼코는 그를 파트너로 본다기보단 수하로 다룬다. 그가 죽었어도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는 못하는 듯. 아마 최구성을 죽게 내버려두지 않았더라면, 10~11화의 설정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를 포함하여, 꼭 이런 혁명가들은 후계자를 남기는 데에 실패한다.

 - 극단적이다. 일단 여기서 그의 혁명은 실패했다고 본다. 그는 확실히 여태의 살인범들하고는 다르다. 물론 이 사람은 최구성보다도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리더의 자질이 없다. 하지만 그는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인간들의 인간성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그러나 부정적인 인간성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어느 순간에선가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그의 혁명이 실패한 이유 중 하나는 고독에 대한 그의 고찰에 있다. 그는 모든 사람의 마음에 '고독'이 자리잡고 있다고 일반화한다. 세상 사람들이 자신을 이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괴로움을 풀 생각을 못한 채 그대로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무의식 중에 그 괴로움과 고통을 타인에게 전달시킬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로 빡세게 일해본 과거가 있는 사람 A가, 고객으로서 레스토랑에 가게 될 때 거기서 근무 중인 웨이터 B에게 생짜를 부리는 식이다. 물론 A와 B는 일면식도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걸 무엇보다 잘 알고 있는 게 A이다.

 

3. 이런 마키시마 쇼코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아준 사람이 바로 코가미 신야이다. 그는 마키시마 쇼코에 의해서 동료를 잃었고, 그에 복수할 방법을 찾게 된다. 하지만 마키시마 쇼코를 직접 보고 나서는 복수의 목적이 흐릿해져버리고 말았다. '동료를 죽인 놈'이 아니라 '사악한 놈'으로 인식이 된 것이다. 그러나 시빌라 시스템으로는 그를 처벌할 수가 없다. 가뜩이나 시빌라 시스템에 회의를 가지고 있었던 그는 악당을 처벌해야 한다는 자신만의 신념에 의해 구식 총을 든다. 물론 시빌라 시스템이 맹점을 지닌 건 사실이니 그의 방식 자체가 나쁘다고 하진 못한다.


 그러나 카가리는 마키시마 쇼코의 패거리들에게 시빌라 시스템에 맞서서 악의 신이 될 작정이냐고 반박했다. 이 경우는 코가미 신야에게도 적용된다. 사회와 시스템에는 분명 차별과 맹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자신을 더럽혀가면서까지 그것을 바로잡으려 하는 태도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힘을 썼다. 하지만 이전에 자기 자신이 지키고 싶었던 신념은 결국 지키지 못했다. 더불어 마키시마 쇼코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려서, 목적을 잃은 이후인 2기엔 또 무슨 목적을 찾을지도 상상이 안 된다. 아무래도 삶의 목적을 찾기 위해 그는 다시 상당 기간을 방황해야만 할 것이다.


 - 신적 존재 외의 누구도 밀알과 가라지를 가릴 순 없다. 날 때렸다고 하여 남을 때리면 나도 폭력꾼이요, 내게 소중한 사람을 죽였다고 하여 남을 죽이면 나도 살인자다. 내가 사형을 반대하고 전쟁에 회의적인 이유는 여기에 있다.

 - 무의식으로 빠져든 건 좋다. 하지만 적당한 때 빠져나오지 못했다.

 - 증오이던 사랑이던간에 인간 자체가 삶의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인간이 가지고 있는 혁명을 보아야 한다. 애플의 정신과 혁명은 좋지만, 그 제품을 구입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거다. 혁명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고독은 일시적으로라도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고독을 즐긴다니 그 얼마나 독한 사람인가. 인간이라기보단 야수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늑대는 무리지어 산다. 애니에선 그를 늑대로 비유하지만 그 비유는 정말 잘못되었다. 고독에 집착하게 되면 그 심연 속으로 빠진다. 그럼 결말은 커뮤니케이션의 단절이다.

 

4. 이 애니에서 제일 현명한 사람이 바로 이 츠네모리 아카네이다. 그녀는 정신감정도 상당히 좋은 상태이고, 종이책을 잘 접해보진 않았지만 상당히 머리가 총명하여 테스트에서도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는 그녀가 정해진 '지식'만을 섭취했더라도, 통찰력이나 관찰력으로 그 이상의 지식을 섭렵했음을 잘 보여준다. 시스템을 잘 따르고 그 내부에서 잘해나가는 그녀에게는 선택권이 상당히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 중에서도 집행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그녀는 결코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고, 자신이 생각한 대로 밀고 나간다. 이는 그녀가 상당히 자존심이 높으며, 주도권을 잘 잡을 줄 아는 건강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걸 암시한다. 코가미 신야를 상당히 좋아하고 신야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다 눈치챌 정도로 그에게 호감을 쏟지만, 신야의 자기 학대()에 결코 휘말려들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데서 이는 명확히 드러난다.


 고독을 '외로움'으로 받아들이는 인간은 자신이 경험한 괴로움을 타인에게 갚지 않으려 할 뿐더러,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더욱 냉정하게 상황을 관찰한다. 방황하고 갈등하되 결코 법과 도를 넘지 않는다. 시스템에 조종당하지 않는 인간이 있을 거란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증거는 그 자신이다. 자신의 신념이 죽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기에 타인의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저 앞으로 나아갈 뿐. 그녀는 행동과 말이 일치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신야는 그녀의 놀라운 변화를 보면서 이야기한다. "좀 더 귀여워지면 좋을텐데." 아카네는 그에 대해서 침묵한다.

 아카네가 자신을 그렇게 보이게 하면서까지 몰아붙이는 이유는 그녀가 시빌라 시스템에 대해서 모든 걸 알고 있는 유일한 생존자이기 때문이다. 시빌라 시스템이 워낙 거대하고, 전 일본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으니 츠네모리 아카네가 그것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 외엔 다른 선택이 없음은 인정한다. 하지만 코가미 신야를 죽게 하지 않기 위해(혹은 그의 손이 더럽혀지지 않게 하기 위해) 총을 논리설 패럴라이즈로 고정시킨 건 아무리 봐도 좀 이상하다. 좋게 보면 아카네가 시빌라 시스템과 타협을 본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분명 조작이다. 분명 이전에 시빌라 시스템은 마키시마 쇼코를 살리고 코가미 신야를 죽이기 위해 한 번 범죄계수를 조작한 적이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 아카네는 시빌라 시스템의 조작을 묵인했다. 항상 말하지만, 실수는 한 번 묵인하면 신나서 두번 세번 반복하게 된다. 애니메이션은 명백히 질문을 던지고 있다. 아카네의 선택은 과연 이성적인 타협인가, 아니면 감정적인 외면인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그녀마저도 마키시마 쇼코의 혁명에 말려들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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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보정판 (2disc) - DTS-ES
미야자키 하야오 (Hayao Miyazaki) 감독 / 대원DVD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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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들은 다 착하고 어리석어.

1. 크으 초등학생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한 색기를 방출하는 우리 초등학생은 최고야! 주인공 센 또는 치히로. 머리 묶는 포즈마저도 아름다워서 잠시 푹 빠져있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요괴들이 짜서 준 그 반짝이는 보라색 머리끈마저 아름다워 보였다. 만약 머리칼을 좀 더 길게 자라게 해서 묶었더라면 구해서 샀을만한 물건이랄까. 일단 단발머리이고 머리칼 묶는 건 정말 싫어하지만. 아무튼 그림체가 미야자키 하야오 그림체라서 그렇지 모두들 금방 이 소녀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일하는 곳이 극한직업 중 하나인 찜질방 아니 온천이라서 소녀의 가냘픈 손목과 발목이 더욱더 강조된달까. (일부러 클로즈업하는 거 같기도 하다.) 맨 처음 요괴의 소굴로 올 때 충격을 받아서 어깨를 떨며 훌쩍거리는 장면은 또 어떻고. 보일러실에서 어떻게든 일해보겠다고 석탄 하나를 들고 낑낑대는 장면에서는 그 영화를 보는 누구나 보호본능이 샘솟을 것이다. 아무튼 여기선 남자 주인공 하쿠는 솔직히 아무래도 좋았고(...) 센 또는 치히로 하나로 이 영화를 봤다고 보면 된다. 

 

 

2. 솔직히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센 또는 치히로만한 나이에 저런 일을 한 사람은 거의 없을테고 (엄마 심부름이라면 모를까.) 아마 영화를 보는 사람들 대부분은 고등학생 또는 20대 때 아르바이트하던 때를 기억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센 또는 치히로는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만든 여성 캐릭터 중 상당히 평범한(?) 여자아이이기 때문이다. 보통 지브리 스튜디오의 주제는 굉장히 교훈 위주였고, 무엇보다도 환경을 소중히하자는 메시지를 주기 때문에 그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페미니즘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려 노력했다. 그러나 여성을 무조건 강하게 만든다고 해서 다 페미니즘으로 연관되는 건 아니다. 계속 강한 여성 캐릭터가 반복해서 나오면 작품 세계 자체가 좀 식상해지는 경우도 있고. 아무래도 그런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미야자키 하야오는 평범한 초등학생 치히로를 궁지에 몰아넣었는지도 모른다.

 

 

3. 인간 세상엔 마치 주식처럼 상향 그래프도 있고 하향 그래프도 있다. 어머니 아버지는 졸지에 무직 백수 돼지가 되어버리고 (원래 남의 걸 도둑질하면 손모가지 잘릴 수 있습니다.) 집으로 갈 길도 막힌 채, 아직 인사성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치히로는 요괴들에게 면박받으며 직업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말 그대로 개고생이다.


 여기서 키포인트 하나. 혹시 인사성 밝지 못한 여직원 동료가 있다면 1초라도 시간내서 커피 하나라도 뽑아주세요. 사회에 아직 적응하지 못했거나 내성적인 성격이라 부끄러워서 그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장상사 하쿠는 분명 친절하게 취직하라고 권유해서 취직했더니 '날 이제부터 하쿠 님이라 불러라'라고 하면서 개무시한다. 그러면서 여자 기숙사 쳐들어가서 몰래 '다리 밑으로 나오라'라고 추근대는 건 뭔데. 돈과 지 애밖에 모르는 회장 할머님은 굳은 일만 잔뜩 시킨다. 몸이 작아서 그녀가 시킨 욕조청소를 하려면 그야말로 온 몸을 사용하여 욕조의 땟국물을 벗기는 수밖에 없다. 영화에서는 다소 코믹하게 묘사하지만 아마 기본적으로 온 몸에 멍이 들지 않았을까. 게다가 가오나시라는 호갱놈은 온천에 침입해서 자신의 것도 아닌 다른 손님이 떨군 금덩이들을 훔쳐서 '내 수청을 들라'고 유혹한다. 후... 10년도 더 전에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땐 이 놈이 도대체 왜 저러는지 몰랐는데 지금에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되니 기분이 참... 더러웠다.


 어차피 결말은 유명하니 여기서 따로 거론하진 않겠다.

 

 4. 생각지 않게 더빙판을 보게 되었는데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하쿠는 개인적으로 일하는 데서 굉장히 많이 듣는 목소리라서 도저히 하쿠라고 생각될 수 없었지만 (연기력을 발휘할 기회도 별로 없긴 했다.), 센 또는 치히로는 굉장한 연기력을 보여줬다. 알고보니 그 유명한 최덕희 성우라고. 헤... 성우진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 나마저도 그 호화판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눈은 물론 귀도 호강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영상미라던가 내용 면에서는 라퓨타보다 덜하단 느낌이 있었지만 (일단 하쿠랑 치히로 이어달라고 ㅠㅠ) 영화관에서 한 번 볼 만한 가치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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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e/stay night[UBW] 2016年 カレンダ- 壁掛け A2 (オフィス用品)
ハゴロモ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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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을 안고 익사해라.

 1. Lisa의 This Illution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1기를 끝낸 시점도 매우 적절했다. 이 장면을 목적으로 프롤로그와 엔딩을 각각 1시간 간격으로 늘린 것이라면 상당히 잘한 것이라 칭찬하고 싶다. 그리고 슬슬 영화를 보러 갈 시간이 되서 초조했지만 꾹 참고 끝까지 본 나도 정말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솔직히 11화에서 그만 끝내고 현재 쓰고 있는 소설이라던가 잡다한 일기라던가 다른 걸 쓰고 싶었다-_-;;; 랄까 린하고의 대화는 언제 끝나고 아처와의 대화는 언제 끝나는 거냐. 오글거려 죽는 줄 알았다(...)

 

 

 

 2. 그리고 린을 왜 이따구로 그렸냐는 내용의 항의가 많은데, 어차피 액션씬을 제대로 넣으려면 인물의 얼굴은 보통 갈아질 수밖에 없다. 전투씬 영상은 직접 보고 판단하시길. 토오사카 린의 팬으로서는 그래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타입문 그림체는 동글동글하고 귀엽다. 토오사카도 그럭저럭 귀엽게 나온다. 하지만 토오사카 린의 까칠한 지적 이미지를 잘 살리기 위해서 이 그림체를 택했다고 난 생각한다. 이 애니를 만든 유포터블 제작진이 이전에 만든 페이트 제로를 보면 린의 어릴적 모습은 동글동글하고 귀엽거든. 


 내가 그렇게 판단한 건 두번째 사진에서였다. 절대 나이스한 몸매를 보고 그런 말 한 게 아닐 거다. 그렇겠지?

 교복이 좋아서도 아닐거야... 하하.

 

 3. 딱 하나 우려되는 게 있다면 이 애니에서는 세이버의 비중이 상당히 없다. 괜히 호구 세이밥 별명이 붙은 건 아니지만;;; 왜 밥을 먹고 있을 때만 눈에 별이 보이는 거지. 싸울 때보다 오히려 먹방을 찍을 때가 더 돋보여. 왠지 2기에서도 상당히 오래 잡혀있느라 시로와 마주칠 확률은 적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슬슬 닥쳐오기 시작한다. (제작진이 말하길 시로 1인칭 시점으로 애니메이션을 진행시킬거라 했었다. 근데 왜 토오사카 린이 더 비중있는 거지?) 아무튼 이것까지는 거론하지 않으려 했는데... 스토리를 급하게 진행시켜 이전 극장판 UBW같은 처참한 일은 벌이지 않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이 UBW는 세이버의 비중이 밸런스를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4. 아처에 대해서 한 마디 하겠다. 전에 페이트 스테이 나이트 만화 리뷰를 썼을 땐 아처에 대해서 내가 좀 심하게 썼는지도 모른다. 내가 운영하는 그 어떤 블로그에도 아처 프로필은 없다. 하지만 그건 사실상 의견차일 뿐. 아무래도 상관없다. 사실 이 녀석에게는 애증이 있는데, 말투가 매몰차서 마음에 안 들지만 하는 행동은 착실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차를 서빙해준다고?

 아처가?

 메이드 아처? 

 보살펴주는 아처?

 지옥에 떨어지라고 친절하게 저주하고 잔소리해주는 아처? (네 이제 슬슬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끄러워할 때 한쪽 눈을 감는 아처 키타!!!!!!!!!!!!!!!!!!!!!!!!!!!!!!!!!!!!!!!!!!!!!!!!!!!!!!!!!!!!!!!!!!!!!!!!!!!!!!!!!!!!!!!!!!!!!!!!!!!!!!!!!!!!!!!!!!!!!!!!!!!!

윙크하는 남자 다이스키.

리뷰를 마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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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능배틀은 일상계 속에서 1 - Novel Engine
노조미 코타 지음, 정홍식 옮김, 029 그림 / 데이즈엔터(주)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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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도 쥬라이는 네명의 미소녀들을 양 어깨에 끼고 고등학교 문예(하렘)부를 꾸려가면서 어떻게든 잘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매일같이 부실에서 나와라 흑염룡!!을 외쳐대던 중2병 안도가 갑자기 여자의 외모에 눈 떠버리고 네 명의 여자들을 다 차버려가면서 능력있고 공부 잘하는 쿠도 미레이의 뒤를 졸졸 쫓는다. 평소 사이좋게 안도를 사이좋게 나눠가지면서(...) 지내고 있던 네명의 미소녀들은 안도 쥬라이를 다시 되찾고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산 속에서 특훈을 거듭하고, 제일 먼저 하산한 소꿉친구 하토코는 벼르고 벼르던 발톱을 세운다. 안도 쥬라이에게 얀데레 속성을 보이며 다시 문예(하렘)부로 돌아오라 협박한 것이다. 이를 가만히 내버려둘 수 없었던 쿠도 미레이는 하토코에게 결투를 신청하는데...

 

 이런 줄거리일리가 있나. 이능배틀이라는 제목에 낚이지 말라. 그냥 평범한 일상물이다. 원작인 라노벨에서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지만, 7권까지는 별다른 큰일 없이 진행된다고 한다. 참고로 애니에서는 연애물 성격이 강했는데, 원작에서는 또 그런 포인트는 약하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2. 난 이 애니를 보면서 안도 쥬라이가 어떤 인물인가에 주목했었더랬다. 속칭 고자속성이라고 하던가? 이 녀석은 개성 통통 튀는 4명의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심지어 중간엔 슬슬 여자애들 4명에게 동시에 발동이 들어오는데도) 거의 동요하지 않는다. 분명 4명 모두에게 친절한 반응을 보이는데, 사실상 그 이상의 반응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칸자키 토모요랑 잘 어울려 다니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왠지 친구로서 논다는 느낌이 강하고... 이 때문에 여자들이 애를 끓지만, 막판에는 거의 포기하고 안도에게 맞추는 편이라고 할까.

 

 그렇다고 이 녀석이 이 여자 저 여자에게 맘도 없이 찝적거리는 나쁜 남자 스타일은 아니다. 그저 자신이 더 많이 희생하고, 더 많이 맞춰주는 편이다. 다소 공상적인 면 때문에 중학교 2학년 때 인간관계에 곤란을 겪은 듯한 암시가 나오지만, 단지 그 뿐이고 과거의 내용은 더 진행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인달까. 과거에 이렇고 저렇고 해서 이젠 지쳤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징징거리지 않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증진되는 훗날을 위해 지금의 인간관계에 최선을 다하고, 그러면서도 끝까지 중2병으로서의 자신을 잃지 않는 면모. 한창 벗어나긴 중이지만 아직도 과거에 약간 매여서 뒤를 많이 돌아보는 나로서는, 참으로 경탄스런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 대부분이 안도 쥬라이를 이상하게 보겠지만, 난 이런 이유로 왠지 이 녀석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었다. 

 

3. 하토코의 얀데레 속성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녀가 안도 쥬라이에게 던진 질문에 답할 겸, 시시한 개똥철학 이야기 하나를 하겠다.

 

 사람이 사람을 위한 여행을 할 때 명심할 것.

 평생 그 속을 돌아다녀도 부처님 손바닥처럼 도저히 그 넓이와 깊이를 짐작할 수 없는 사람이 있고,

 우리집 뒷마당같이 좁아서 몇 발자국만 걸어도 금방 끝나는 사람이 있고,

 마음이 너무 좁아서 발 하나도 들여놓을 수 없는 사람이 다양하게 있으니 그 사람의 그릇이 예상보다 넓거나 혹은 좁다고 겁을 먹지 말라.

 인생은 실전이라지만, 내 (풋, 그 알량한) 경험으로 볼 때 '현실'이 전부인 사람이 더 마음이 좁고 갑갑하다.

 기탄잘리라는 책을 보면, 해협에 둥둥 떠있는 배 안에 있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 대부분은 논리라는 카드게임에 푹 빠져서 갑판에서 한 사람씩 없어지고 복도에서 이유없는 병으로 사람들이 단체로 뒹굴어도 신경쓰지 않는다.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남은 왜 이런지 카드게임으로 탐구하며 따질 시간에 내 마음을 수련하여 공간을 넓히고 독설을 줄여라. (개인적으로 TCG 중독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정관념은 단호하게 부숴라. 인생은 내가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나에게 불행이 닥쳐온다면, 나에게 행운이 닥쳐온다면, 나에게 갑자기 이능이 주어진다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라움에 입이 저절로 딱 벌어지는 비일상이 앞으로도 계속 우리에게 닥쳐오겠지만.)

 

 때로는 어떤 사람을 탐험하기 위해 희생해야 할 것도 필요하다. 그것을 바치고도 절대로 후회하지 않겠는가? 그럼 과감히 내주어라. 안도 쥬라이는 자신의 두뇌, 이능, 몸, 그 모든 걸 짜내어 친구들을 지킨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무엇을 희생하겠는가?

 

 참고로 오픈마인드를 위해선 자기계발서보단 소설책이 가장 큰 도움이 된다. 이건 무라카미 하루키 씨도 잡문집에서 동의하신 바 있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의 세태를 보면 말이다, 뭐랄까, 아무 책이나 잡고 좀 읽어라.

 하물며 잡학지식이라도. 있으면 지역 퀴즈대회에서라도 유리하다고. 

 

 4. 여담으로 이 음반 소장하고 싶은데, 우리 집의 CD플레이어가 최근 고장나서 구입해도 들을 방법이 없다. 노래 실력은 둘째치고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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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Garo Tv Collection 1 (가로)(한글무자막)(Blu-ray)
Section 23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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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솔직히 오프닝 작화가 너무 개성이 철철 넘쳐서 걱정했었다(...) 수채화 풍에 아무렇게나 갈겨댄 그림체. 물론 이런 그림 상당히 좋아하긴 하지만 호화판 전대물 가로의 설정에 맞을 수 있을지 상당히 걱정했었다. 무엇보다 그림을 저렇게 그려대면 액션 상당히 딸리는 거 아닐까 싶었고. 그런데 이게 왠걸? 공개된 1화를 보니 3D인지 2.5D인지의 액션이 그대로 등장한다. 게다가 이게 애니메이션이라서 좋은 점인 것 같은데, 갑주를 입고도 가로의 동작이 상당히 빨랐다. 아무래도 인간이 마계기사 가로를 연기할 땐 동작에 약간의 반동이 있었지. 상당히 매끄러운 동작을 보면 여기서 작화진들이 갈렸을 것 같다. 가르릉 거리는 소리(...)도 굉장히 멋있었고.

 

 

2. 그러나 문제가 산재해 있는 건 여전하다. 일단 감독은 대체 무슨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건지... 등장인물로 남자 서너명만 잔뜩 내세워서 마계기사 가로로 활약시킨다. 물론 여성으로 마계법사 한 명도 등장시키지만 아리따운 소년 레온(...)과 비교하면 그냥 이 분은 아줌마로 보인다. 화장 왜 그렇게 짙게 해놨어. 아무튼 여기선 여성이 별로 등장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연애 플래그도 등장하지 않는다. 있어봤자 저 위 아저씨의 이전 아내 안나랑 짝짝쿵했을 때의 씬이 잠깐 나올 뿐.


 그리고 제일 뜨악한 건 저 아저씨의 만행이다. 돈을 물쓰듯이 쓰는 건 둘째치고, 안나를 잊지 못하면서도 마음껏 유흥업소에 출입하여 거기 있는 여자들과 이런 저런 짓을 하고 다닌다. 그래서 저 아저씨의 벗은 모습이 이 애니의 30%를 차지한다. 이렇게 말하고나니 정말 현기증이 올 것 같다. 제정신인가? 남자의 그 부분을 까야 황금기사 가로의 갑주가 풀린다는 설정 다음으로 충격적이었다. 아무튼 가로 역대 사상 최대 가장 혁명적인 캐릭터일 것이다. 게다가 이 녀석, 마계기사 조로다. 여기에서 가로 팬들은 문득 떠오르는 바가 있을 것이다. 은아기사 제로. 스즈무라 레이. 세상에... 아무리 바람둥이 기질이 있다고 쳐도 그 녀석도 저렇게까지 하진 않았었는데.


 근데 은근히 저 가슴털에 눈이 꽃히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게다가 눈이 클로즈업 될 때 왠지 수염도 찰랑찰랑하게 나와;;;; 애니 하나 때문에 취향이 바뀌는 사건이 일어나버렸다. 팔근육 멋져! 여자 앞에선 애교도 잘 부려(갭모에?)! 완력도 좋...!!! 뭔가 더 이상 말하면 수습불가능한 사태가 올 것 같으니 이건 넘어가겠다. 일단 헤르만 루이스가 멋있으니 유부남 모에라거나 아저씨 모에하는 사람들은 챙겨보길 바란다.


 사실 이 아저씨 때문에 평가가 5점 만점임. (응?)

 

3. 이 녀석이 악당 멘도사이다. 전체적으로 약간 중성적인 면모가 있는데 목소리가 상당히 취향이었다.


 성격은 어쩔 수 없는 싸이코패스지만 마법기사 세계에서도 버림받고 저주 때문에 아내와 아기도 죽여야 했던 불쌍한 녀석이다. 그래서 자신에게 맞서 싸우려는 왕자를 대면하면서 이런 말을 했을 때 좀 짠했다. 목소리도 약간 간드러져서, 마음이 약해진 것 같다고 할까. 그래서 또 허무하게 마수에게 당한다. 이렇게 말하니 저 장면을 처음 봤을 때처럼 애틋해지네.


 멘도사에 대한 캡쳐는 아무 것도 없어서 매우 유감이었다;;; 나름 괜찮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내가 일단 솔선수범해서 캡쳐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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