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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썬더볼트 1 ㅣ 기동전사 건담 썬더볼트 1
오타가키 야스오 지음, 김정규 옮김 / 재미주의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또 죽고 오라는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소모품처럼 보내진 아이들한테까지 말이야!

확실히 그림체는 지리다.
그러나 이전에 카우보이 비밥을 본 적이 있어서 그런가. 왜 자꾸 이오가 프리재즈를 틀면 그 되다만 아프로 머리 주인공이 생각나는가. 역시
건담은 클래식이 짱이라던 우주세기 덕후의 말이 틀리진 않은 듯하다. 그러나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이오는 좀 더 날카로운 면이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재즈를 틀면서 살상을 해대는 미친 놈이랄까. 하긴 전쟁이 일어난다면 군인들이 이렇게 지낼 것 같긴 하다. 너무 고퀄이라 쓸데없기까지 한
리얼리즘(...)

건담 썬더볼트 파일럿이 자신의 아버지를 잃은 데 대한 복잡한 감상을 전쟁으로 풀고 있다면
지온의 파일럿은 잃어버린 자신의 수족을 로봇으로 구현하고 있다.
이 점이 감탄할 만한 점인데, 이 애니메이션은 사이코 건담이 아닌 사이코 자쿠를 오리지날 스토리로 구현해 냈으며 이를 정신상이 아닌
신체상의 장애로 새롭게 해석한 것이다. 그 점에선 창의성을 인정해줄 만하다. 안타까운 건 썬더볼트 자체가 너무 짧아서 멀쩡한 생팔을 잘라내는
장면이 단지 고어로 끝나며 전쟁의 비정한 면을 단면적으로만 끌어냈다는 점이다. 우주세기 건담에 비하면 연방 파일럿이나 지온 파일럿이 체제에
저항하지 않고 전쟁에 수동적으로 뛰어든다는 감상도 있다.

썬더볼트가 확실히 작화는 훌륭하다. 그러나 내용이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그 이유는 조잡한 줄거리 설정과 방대한 설명의 생략도 있지만, 군을 미화하기 때문이라고 난 생각한다. 전쟁의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눈을
떼지 않는 것 또한 올바르게 살아가는 일이지만, 그렇게 따지자면 군대에서 졸개가 대리 함장을 쏘는 것 또한 명백한 군법위반 아닌가? 어째서 그런
일이 지온도 아닌 연방에서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가 없으며 혹시나 다시 지온을 찬양하려는 목적이 아닌지 염려된다. 물론 클로디아가 마약에 손을 댄
것도 문제는 있지만 소년병을 전쟁 시스템에 투입시키는 것에 대한 쇼크 증상일 수 있었다. 게다가 클로디아를 죽이려는 병사가 아내와 자식 이야기를
하는데서, 그를 옹호하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엿보인다. 이 당시 거의 동시에 제작된 철혈의 오펀스도 졸작이지만, 썬더볼트보다는 스토리의 완성도가
높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