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 정재승 + 진중권 - 무한상상력을 위한 생각의 합체 크로스 1
정재승, 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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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에 쓴 글을 제외하고 '미학전문' 진중권씨에 대해 읽은 글은 "미학 오디세이".
 그리고 정재승 씨가 쓴 책으로 "과학콘서트"를 읽은 적이 있다.
 둘 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으로 나타나지만, 둘의 색깔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다.
 읽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 차이를 선명히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책의 표현 그대로 위키피디아, 21세기 소년 등 나름 이슈가 된 일들에 대한 견해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적은 글이다.
 진중권씨는 위에 썼던 말대로 정치에도 상당한 관심이 있으시기에 중간중간마다 사회개탄에 대한 블랙유머와 독설이 들어가있다.
 (어쩌면 성격 자체가 그냥 시니컬하신지도 모르겠다.)
 특히 한X라당이라거나 한나X당같은 정치가 분들은 당연히 그가 쓴 글을 농담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전경 시켜 잡아간다는 둥 혼란이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가 쓴 글은 농담도 왠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안티도 상당히 많으신 분이다. 본인은 존경하는 입장이지만.
 반면에 정재승 씨는 자신의 지식을 최대한 쉽게 써 내려가려 노력하는 분이다.
 읽는 내내 그의 수고가 절절하게 느껴지는 때가 바로 그가 제시하는 여러 문화분야들이다.
 만화책 정도는 취향으로 봐 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시대에 뒤쳐지지 않으려는(?) 문화인으로서의 노력이 느껴진달까.
 덕분에 물리라는 글자만 봐도 속에서 멀미가 날 것 같은 본인조차도 그의 글을 편안하게 앉은 자세로 술술 넘길 수 있는 것이다.
 그들도 지식인으로서 자신들의 차이를 서로 알고 있었을까? 강호동과 유재석의 차이에 대한 글을 보면서 슬쩍 웃음이 나왔다.
 지식에 대한 책이라고는 하지만,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에 재미있는 사진도 많이 올려져 있고,
 무엇보다 글 자체가 매우 짧고 간단한 어휘로 이루어져 있어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개그콘서트'에 대한 글에서 극단적으로 갈라진 둘의 의견이 매우 재미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진중권씨 편이다. '봉숭아학당' 빼고는 웃을만한 코너가 하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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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
히라야마 유메아키 지음, 윤덕주 옮김 / 스튜디오본프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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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부터 왠지 불길한 느낌이 딱 오더니만, 역시 호러보다는 엽기고어에 가까울 정도로 오싹한 책이었다.
 단편들을 모아놓은 책인데도 짤막한 토막들마다 느끼는 점이 많았다.
 '새끼 고양이와 천연가스'라는 단편에서는 오히려 섬뜩함보다는 기이한 예술성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지메에 대한 이야기 '레저레는 무서워'에서는 일본사회를 적나라하게 들고 까는 시니컬한 시선이 느껴지기도 하고.  무튼 여러모로 사회에 대한 극단적인 적개심이 철철 풍긴다;;; 
 뭐 전부터 그 맛에 이 분의 소설을 보기 시작한 거지만. 
 참 용케 15금 18금에서 벗어났구나 싶다.
 본인이 가장 재밌었다고 생각하는 단편은 '자식 헤체', 그리고 심리학소설의 전형적 표본처럼 쓰여진 '쓴 바비큐'.
 솔직히 처음에 나온 단편은 그저 피와 살만 튀기는 귀신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별로였달까..
 무튼 여러가지 상상력을 일으키기도 하고, 모든 글의 구석구석에 반전과 의문이 숨겨져 있어서 다시 들춰보게 되는 소설들이었다.
 '크레이지 하니'처럼 어이없는 소설도 상당수 있다.
 스피커에서 큐티하니 주제가를 틀어놓은 인조인간 큐티하니를 상상하고 뿜었음(...)
 그러고보니 '정년기일' 읽다가도 '인간실격' 읽다가도 피식피식 웃어버렸지, 역시 난 변태싸이코인 것인가 흑흑(....)
 충고드리지만, 임산부 노약자 아이들 있는 부모님께서는 절대 구입하지 마십시오.
 특히 애들이 보면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비뚤어집니다. (진지)
 왠만한 좀비나 고어영화는 거의 습득해서 호러영화따위 봐도 움찔도 안 한다, 하시는 분만이 휴우증 없으실 듯.
그 외 갈 데까지 간 사회풍자소설을 보고 싶다, 하시는 분은 도전하셔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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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자본주의의 매혹 - 돈과 시장의 경제사상사
제리 멀러 지음, 서찬주.김청환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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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책이어서 빌려본 게 아니라, 단지 저울을 들이대고 있는 상인의 표정이 리얼해서 빌려보았다고 하면 안 되는 걸까.
 평소 책을 항상 읽을 수 있도록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타입이라 주목을 많이 받지만 이 책은 그 어떤 때보다도 가장 많은 소리를 들은 책이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다니 굉장하다, 자본주의에 대해서 얼만큼 알고 있는가, 그리고 이런 꼴사나운 책은 집어치고 나를 따르라.
 솔직히 마지막 구절에선 '지가 뭔데 책을 집어치우라 마라야'라고 슬며시 뒤에서 욕을 해주었지만, 나도 이 책이 썩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다.
 프롤로그에선 자본주의의 300년 역사에 대해서 정리했다느니 자신있게 이야기하지만 결국 논문을 쓴 건지 역사책을 쓴 건지 아님 자본주의 관련 지식인들에 대한 본인 스스로의 생각일 뿐인지 분간이 안 가는 두리뭉실한 책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번역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역시 책에 관한 이야기이므로 자세한 설명 생략...
 한 마디로 이야기하자면, 이 책 정말 대놓고 맑스랑 엥겔스를 깐다.
 신자본주의 창시자 하예크에 대해선 나름 장단점을 구분한다고 나름대로 적다보니 길어진 건지, 아니면 본인의 편협한 관점 때문인지?
 아무튼 자본주의의 이론에 대해서 몰랐던 것들을 두루 알 수 있었고, 평소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지식인들의 약간 깨는 사실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전체 페이지에 걸쳐서 까인 맑스는 불쌍하게 느껴졌다.
 자본주의를 돋보이게 만든 사회주의의 개념을 창시한 사람인데, 글 말미에서라도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았을까.)
페이지 수가 많은 것에 비해 제법 소주제를 내세워 지식인의 배경과 이론과 장단점 등을 깔끔하게 정리해 두었다.
결론에서 시장 외 자본주의 사회를 통제하는 요소를 내세운 것도 그럭저럭 보기 좋았고.
  복지에 대한 부족성을 불평하면서도 경제관련소식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율배반적인 사람들보다는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이 널리 읽혀져 자본주의를 보는 여러가지 시각 중 한 가닥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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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8
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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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나게 오래된 책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선정성이 있다고 우리나라에서 탄압받은 적이 있는지, 네이버 책에서 표지가 안 나온 책이다;;
 그것도 민음사에서 새로 나온 책은 아예 정보자체가 없군...
 아무튼 혀 다음에 읽어서 그런지, 상당히 임펙트가 떨어졌다.
 브라질의 음식따위 내가 알리가 없고(...)
 무엇보다 이야기 진행방식이 왠지 딱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시나리오로 쓸 예정이었다는 책이라서 그런가?
 아무튼 선정적인 내용이 나온다더니 그런 내용도 없었고,
 그저 그 당시 여성에게 억압적인 관습 속에서 섞여 살며 사랑을 얻으려 투쟁했던 평범한 여자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동네 아줌마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리는 정겨운 이야기에, 과장까지 섞여서 조금은 유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역시 페드로같은 남자는 내 취향이 아니랄까.
 주인공을 만나려고 주인공언니랑 결혼하는 그런 파렴치하게 뜨뜻미지근한 남자보다는
 차라리 '혀'에서 나오는 매정한 남자가 더 매력적이라고.
 무튼 내용전개부터 급 관심이 식어버려서 하루만에 뚝딱 해치워버렸고, 감흥도 없다.
 그러나 역시 자신을 억압하는 사회에 끊임없이 저항하는 주인공의 모습과, 테마음식의 맛을 상상하는 건 즐거웠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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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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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가급적 스포일러는 하기 싫으나 한 마디만 해두겠다. 내용자체가 어두침침하다.
 문학토론을 하려고 펼쳐본 책에서 이렇게 진지한 이야기가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달까. 솔직히 말하자면 내 취향이다(...)
 그냥 달달한 이야긴가보다, 하고 펼쳐본 책에서 뒤통수 한 대 맞은 격이랄까.
 그냥 흐지부지 끝나는 이야기려니 생각했는데 그냥 흐지부지하게 끝나는 책도 아니었다.
 그야말로 정신없이 이야기 속에 빠져버렸다.
 여자가 바보같다는 생각도 하고, 남자가 어쩜 저리 뻔뻔할 수가 있나 기가 막혀 혀를 차기도 하고.
 솔직히 이 책의 결말에서는 주인공이 과연 행복하게 극복했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복수도 아니고 화풀이도 아닌 애매한 결과?
 필자같으면 바람핀 여자가 아니라 남자의 간과 심장을 빼서 생으로 씹어도 모자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뭐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미식가 타입이라 그렇겠지.
 칼을 잘 못 다루는 탓에 본인은 요리사의 심정은 모른다. 그저 맛있게 책을 음미할 뿐.
 주방에서 일하지는 않지만, 현재 서빙으로 일하고 있는지라 책에서 나오는 주방이야기에 많이 공감하는 바이다.
 요컨대 이 책은 요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음식과 주방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충고할 말이 있다면, 최근에 실연한 사람은 보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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