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남자 1 -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용연 지음, 김정민 기획, 조정주.김욱 원작 / 페이퍼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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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장면이냐면 전여친이 다른 남자와 혼인하는 걸 보고 눈돌아간 전남친이 전여친을 보쌈했는데 현남친이 그걸 구조하려고 활쏜게 잘못 나가 여자에게 맞은 장면입니다... 아니 진짜임. 그래서 막장 아침드라마 아니냐 하는 비난이 많았는데, 지금 사극들을 보면 뭐 이정도는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아 감개가 무량함. 그리고 어차피 세조의 맞딸 이야기는 역사에서 단 한 줄 등장한 존재이다보니 어차피 이렇게 저렇게 각색해도 되지 않을까? 감독의 정치 성향이 진보였는지 그런 투의 이야기가 좀 많긴 한데 세조의 맞딸이 평범하게 서민층과 섞여 지냈다고 하면 자식농사(?) 실패한 유형에 속하는 것 같음 ㅋㅋ

초반 주인공에 대한 (전)공주의 질투 GL로 해석되는 건 내 착각일까? 무튼 주인공이 호방한 성격인데 비해 (전)공주는 좀 음침한 성격이 있는 듯함. 아비를 닮았다는 설정일까.. 하여간 우리나라는 은근히 세조를 너무 좋아한다고 할까. 그렇게 확 뒤엎고 자기가 권력을 누리고 싶은걸까 아님 급한 성격에 공감이 가는걸까 ㅋㅋ 노조 안 좋아하는 걸 보면 전자가 맞는 거 같은데. 그나저나 인물 클로즈업 너무 거북하다. 여인천하가 되고 싶었던 걸까.. 남주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맨 초반 영상을 보면 아비가 죽고(역사적 사실이고 스포가 아닙니다..) 주인공이 자신을 속였단 사실에 뭔가 오해가 가미되어 집착광공이 되는 거 같은데 그 변화가 꿀잼이길 바랍니다. 나만 직장스트레스 받을 수 없다(뭣)

그런데 한편으로는 (전)공주의 마음도 이해간다 ㅋㅋ (전)공주를 사칭하는 건 사실 (전)공주와의 친분이 없으면 진작에 여주의 목뎅겅데굴해피엔딩(?)이 정해진 거 아닌가.. 는 둘째치고 남주와의 짜릿한 사랑을 은근 즐기면서 남주가 탓하니 '니도 즐겁지 않았느냐' 이러는 거 너무 비겁하다(...) 눈물꽃이 감동적이 아니냐라는 말이 많지만 사실 그거 여주의 대사 그 자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아닐까 ㅋ 들키면 너는 너 나는 나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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被忽视的家庭關系-同胞關系對個體心理和行爲發展的影响 (平裝, 1st)
董颖红 / 中國社會科學出版社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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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문 분야에 특화된 AI를 기반으로 하는 챗봇들도 즐비하다. 대표적으로 Amazon Lex나 IBM Watson Assistant, Google Dialogflow 등이다.

(...)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가수 김광석에 대한 시를 써 달라고 요청했더니 놀랍게도 챗GPT는 이렇게 응답했다.

김광석의 노래에 담긴 그 감성

시인의 손에서 우러난 그 깊은 사색

노래에 실린 이야기, 마음을 울린다

그의 멜로디, 마치 강가에 흐르는 노래

먼지가 되어 그 흔적을 따라

시간은 흘러도 간직한 기억은 남아

작은 가슴 속, 그의 노래가 흐르면

추억의 문이 열리고,

눈가에 이슬이 번지네

김광석의 손길로 피어난 노래들

작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간직한 소리

새로운 날, 새로운 노래를 만들어

그의 정신을 이어가며 노래하는 시간



근데 이 시를 보면 이걸로 인해서 인간 시인이 없어진다거나 시인이 굶어죽는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단지 옛날에 사랑같은 걸로 남들 하던 이야기를 다 하던 양산형 시인들은 위기를 겪는다는 거지. 예를 들어 지방에 사는 시인이라면 좀 더 자신의 지역에 있는 사투리를 연구하는 게 좋겠고.

페친 시인들 몇몇이 생각나는데, 그들의 시는 일단 챗GPT에서 여러모로 검열삭제될 듯한-_-;

술 안 먹기로 해서 지금은 안 될 것 같고 다음 명절 때 하나도가의 농태기 술 한 번 사봐야겠다. 탈북민이 사업을 하는데 한부모가구이시고 거기서 일하는 분들도 대부분 한부모가구라고 한다. 하는 일이 그렇다보니 관심도 자꾸 그런 방향으로 가는 건 어쩔 수가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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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port of 機動戰士ガンダム 水星の魔女 Season2
ニュ-タイプ編集部 / KADOKAWA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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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많으나 유니콘 이후 에이지와 칩펀즈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역작.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작품인데 개인적으로 꼽는 건 주인공이 건담 애니메이션 최초의 여성이라는 것과 최연소 살인자라는 것. 완결에도 불구하고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엔 풀리지 않은 내용이 많으나 이 서사에서 할 수 있는 최대로 시대상을 반영했다고 보인다. 눈요깃감으로서의 백합물이 아닌 퀴어(물론 주인공은 대다수의 남성이 싫어할 수 없는 성격이지만), 계급간의 차별과 갈등, 부모 세대와의 갈등과 그들의 진심... 그러면서도 끝내 '이게 건담이지'를 보여주는 잔혹함과 오마주들. 규모야 어쨌든 전쟁은 결국 전쟁이다. 여성 주인공을 내세움과 동시에 제 2의 주인공으로 구엘이라는 찌질한 남성상을 삼은 치밀함. 세탁이 과하게 느껴지긴 하나 그에게 닥친 비극 또한 그릇에 비해 과하다. 개인적으로 스파이 패밀리만큼이나 세대를 포괄하고자 하는 전략적인 작품이라고 본다. 다들 부디 스렛타는 칩펀즈의 미카즈키 꼴이 나지 않길, 구엘은 데스티니의 신 꼴이 나지 않길 간절히 바랐을 것이다.​ 꽤 좋은 주제였는데 용두사미, 목소리의 형태처럼 뇌를 비우고 모두함께 사이좋게 ㅋㅋ 결말이 나서 참으로 유감이다. 갑자기 기동전사 건담 썬더볼트 생각나네. 전쟁이란 광기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은 이 꽃밭에서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

일단 저는 마크로스 팬이지 건담 팬이 아니란 것을 여기다 밝힙니다.. 그냥 호감같은 설정이랄까.

스포 관련 리뷰보단 일반 덕후분들이 잘 이해 안 가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나무위키에서는 스포일러가 너무 많단 말이죠.) 그걸 피해 간략하게 설명 달아봅니다.

1. 강화인간 - 이전 건담 시리즈에선 건담같은(아버지에게도 맞아보지 않은 소년 아무로조차 다룰 수 있는) 로봇을 만들지 못했습니다(수성의 마녀에서는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죠. 그래서 사람들이 건담을 함부로 생산하지 못하는 설정을 가미하려 건드포맷이란 걸 추가했고. 강화인간과 건담을 적당히 섞은 게 맘에 들었음. 메시지도 확실하고.). 그래서 파일럿과 같이 동조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었었죠. 그 로봇을 몰기 위해 강화인간을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에반게리온의 레이도 사실 여기 해당되죠. 비극적인 씬을 강조하기 위해선지 보통 강화인간은 자기 출생을 모릅니다. 몇몇의 회상을 짚어보면 전쟁고아들을 약물로 개조시켰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약의 부작용이 기억 상실과 히스테리이죠. 작중 누군가를 예상하신다면 네. 그 분 강화인간이 맞습니다. 그러나 건담 없이 로봇을 만드는 실정이니 그 분 말고 다른 강화인간도 충분히 있을 수 있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리즈 건담Z에서 그에 대해 좀 더 상세히 다룹니다.

2. 비트 - 제일 흥미로웠습니다. 건담 무기 중 가장 좋아하거든요. 비우주세기에서 주로 다루어졌었고 우주세기에서는 유니콘에서 한 번 나온 적이 있지만 비트보다 작은 판넬이란 비슷한 무기입니다. 그 무기를 쓴 분이 마리다 크루즈인데 클론인데다가 건담 팬들은 아시겠지만 어마어마한 과거를 가지고 있죠. 비트를 볼 때부터 이건 마리다 크루즈를 노린 게 아닌가 싶었는데 주인공의 성장과정을 보면 상세한 과정은 달라도 비슷한 인기를 누리게 하려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3. 레이더 관련 - SF 설정인데 왜 캐릭터들이 레이더를 안 쓰냐!라는 리뷰가 많습니다. 우주세기 시리즈에는 기동전사 건담 작가가 만든 미노프스키 입자라는 게 있습니다. 전장의 안개같은 것으로, 레이더를 못 쓰게 만드는 장치이기 때문에 그 입자 속에 있는 로봇들은 거의 파일럿의 시각에 의지하여 싸워야 합니다. 설명이 길어지므로 생략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로봇의 전투가 백병전이 되는 건 아닙니다. 여기선 등장하지 않지만(주인공 외 뉴타입 후보가 안 나오니까.) 사이코뮤라고 해서 뉴타입끼리 대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거든요. 텔레파시라고 할까. 무선 통신도 가능합니다.

4. 뉴타입 - 우주세기 건담의 핵심 설정입니다. 뉴타입은 선택받은 존재로서 예언을 내려받는 신은 없지만, 거의 성경 구약의 예언자같은 존재입니다. 위에서 말했지만 뉴타입끼리의 텔레파시가 가능하며, 몇 초 후이지만 아무튼 예견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또한 유니콘에서 자세한 설정을 볼 수 있습니다.

우주세기 건담은 시리즈 하나 당 내용이 상당히 긴 편입니다. 저는 거의 항상 같은 설정만 보고 있었으니 생활화(...)되서 다른 분들이 이해가 안 간다고 하는 게 이해가 안 가서(어이!) 혹시나 난해한 게 있음 댓글이나 쪽지로 문의주셨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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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쟈히 님은 기죽지 않아! 09 쟈히 님은 기죽지 않아! 9
와카메 콘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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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에서 내려온 쟈히가 마계부흥을 위해 마석을 모으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는 일상물(이라 부르고 프리터물이라 읽는다.)이다.

작화는 평범했으며, 요즘 작품들이 다 그렇듯 캐릭터의 표현 연출은 매우 잘 살렸다고 생각된다. 특히 쟈히X드루지(정확하게 거지가 된 이전 상사X부자가 된 이전 부하 관계.) 캐미가 흥미로웠다. 일상에 많이 치우쳐져 있어서 아쉬웠다는 글들이 많은데 사무직 안 해봤음 이 '사무치는' 재미를 이해 못한다. 애니를 보며 웃어도 속으로는 울게되는 작품이란 말이다..

그리고 이 애니가 너무 자본주의적이라고 싫어하는 사람이 있던데 그렇게 보기엔 드루지는 너무 순수하고 쟈히는 제 무덤을 파고 있는 거 같지 않냐. 애초에 쟈히가 넘버원에 너무 집착하는 게 문제다. 명예를 돈보다 중요시하는 옛날 생각이 자본주의와 맞질 않아서 아이러니가 생성되는 듯한데.

2쿨이었던 만큼 쟈히가 징징대는 게 서서히 지겨워지기 시작하는 점은 있다. 드루지와 쟈히의 성우인 '하나자와 카나', '오오조라 나오미' 성우분들께서 애니는 물론이고(특히 2기 오프닝 생활곤궁 빈털터리가 너무 잘되서.. 거부감이 드는... 캐릭터도 좀 기분 나쁜 성격의 마법소녀;) 만화 작품도 살렸다고 생각한다.

근데 쟈히가 사는 방구조 진짜 너무한 거 아닌가 싶다. 물론 일부러 그렇게 설정한 게 아닌가 싶긴 한데 쟈히도 여자인데 목조건물에 다다미 넉 장 반짜리에다가 아마도 욕실 및 화장실도 개인용이 없는 것 같고 있는 건 가스레인지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다니.. 알바 뛰는 마왕이 코타츠만으로 겨울을 버텼다는 이야기 이후로 충격적이다. 실제로 이렇게 사는 젊은이가 있으니 이런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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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드림! It's MyGO!!!!! 아크릴 스탠드 치하야 아논 메모리얼 아트ver. 뱅드림! It's MyGO!!!!! 아크릴 스탠드 메모리얼 아트ver. 2
ブシロ-ドクリエイティブ(bushiroad creative)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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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스토리를 정리할 필요가 있을 거 같아 나름대로 써봄.

주인공 아논은 전학생인데 여긴 뱅드림 세계관이라 음악 전공하는 거의 모든 인싸들이 밴드를 하고 있는 가혹한 세계였다(...) 아논도 인싸에 속하는 종이라 적당히 기타와 보컬을 할 줄 알았던지라 반 아이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밴드를 만들기로 했다. 우연히 만난 토모리와 사키코에게 각각 밴드를 만들자 청했으나 그게 또 그들에겐 지뢰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밴드를 만들자는 권유를 외부로 하게 된 아논은 우연히 성격좋은 인싸 소요와 다혈질 타키를 만나게 되고, 이들에게 토모리와 사키코 사이에 벌어진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실 토모리는 사키코와 만나 금방 친해진 사이였다. 토모리의 작사 실력을 인정한 사키코는 이전부터 친했던 소요 및 타키와 과묵한 은발 소녀 한 명과 함께 크라이식이라는 밴드를 결성한다. 꽤나 결단력이 있던 사키코라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결국 첫 라이브는 성황리에 끝난다. 그러나 토모리가 워낙에 4차원 삶을 살았던지라 친구가 사키코밖에 없는 입장에서 사람 많은 곳의 라이브는 거의 강요에 가까웠다. 게다가 악플(이라기보단 좋게 보면 보컬이 열심히 한다는 말로 들릴 수도 있는데 토모리의 과거가 워낙 어두워서)로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사키코는 갑자기 밴드를 그만두겠다는(이게 좋게 들으면 토모리를 자기가 끌여들여 충격을 받게 하는 일이 났으니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는데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토모리의 과거가...) 선언을 한다. 이 틈을 타 은발 소녀가 갑자기 한 번도 자신은 밴드를 즐겁게 한 적이 없다고(이것도 자신은 밴드를 진지하게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었는데 타키가 사키코에게 분노해버렸던 분위기였던지라 이 대사 이후는 갑분싸였고 애초에 처음에 사키코의 강요가 워낙 쎘다 ㅋㅋ) 한 게 결정타가 되어 토모리는 밴드에 나오지 않게 되고 사키코가 전학을 가면서 밴드는 해체되어 버렸다. 상황을 다 듣고 그들의 음악까지 듣게 된 오지라퍼() 아논은 토모리의 재능이 아깝다며(목소리 약간 가넷 크로우같은 느낌이 난다) 이전 크라이식 밴드 멤버들 간 화해를 조성하려 한다.

핑두도 과거 때문인지 인싸가 되려는 강한 집착력이 있어서 결국 모두를 강제적으로 무리한 연습량으로 처박게 될 것 같았는데.. 이들의 날뜀에 그만 기가 눌려버리는데 ㅋㅋ

일단 2023년 최고의 콘텐츠라고 할만큼 긍정적으로 평가함.

뱅드림 시리즈를 정주행하고 있으므로 끊임없이 봐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말 뜻밖의 수확이었다. ​

카드수집형 게임이자 밴드물인 뱅드림의 에피소드는 늘 일상으로 회귀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당연한 얘기인데 밴드의 존재 의미는 모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포츠물, 배틀물, 연애물은 각 장르가 보장하는 서사적 목적이 있다. 그렇지만 밴드는 스포츠처럼 다루기도 까다롭고 사실상 정해진 결말 외에는 운신의 폭이 적은 편이다. 거기에 캐릭터 수집이라는 플랫폼이 겸해지니 거의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아주 잠시 균열을 가했다가 평화롭고 화기애애한 일상으로 되돌아오는 패턴을 보여준다.​

뱅드림의 애니메이션은 그래서 전반적으로 조금 이상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제1 밴드라 할 수 있는 팝핀파의 결성 스토리를 다룬 1기 이후, 여러 게임 내 진행을 생략하고 바로 다음 학년으로 넘어가 2기가 전개된다. 여기서는 새 밴드가 등장해 또 새로운 결성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사실 망가아니메에서 반복되는 패턴은 금방 효력을 다하는 편이다. 거의 모든 장기 연재, 방영물에서는 이 패턴을 유지하기 위해 중간중간 새 인물을 등장시키는 방식으로 긴장을 준다. 애니메이션 2기의 선택은 이미 완성된 각 밴드의 이야기를 재활용하기보다는 아예 새 이야기를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을 택했다. 때문에 뱅드림 2기와 함께 묶이는 3기는 무수한 기존 캐릭터들의 팬서비스와 새로운 이야기 사이에서 조금 어수선하고 애매한 작품이 돼 버렸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첫 장면부터 내가 바로 넘어가고 말았다. 상상을 초월한 도입이었다. 뱅드림에 기대되는 그 무색무취하고 자극없는 그런 게 전혀 아니었다. 이건 완전히 다큐였다(막장이 아니다). 음악 좋아하고 밴드 해본 사람이라면 정말 가슴 부여잡고 볼 전개가 마구 쏟아졌다. 며칠 안 나오다가 갑자기 밴드 깨는 녀석, 주목받기 위해 보컬 하겠다는 녀석, 다른 멤버 들이기 위해 거짓으로 함께하는 녀석 등등. 이건 오타쿠용 애니라기보다는 인간극장이었다. 내가 본 모든 밴드물 중 가장 하드한 이야기였다.​

그뿐 아니다. 마이고는 지난 시리즈에 비해 현저하게 작화와 연출 퀄러티가 상승했다. 이 감독은 변태가 틀림없다. 인물들을 조감하는 각도, 대사와 편집의 템포, 보여주는 것과 감추는 것들 사이의 균형 등등 밴드물로서가 아니라 영상매체로서 이 작품은 어느 한 구간 쉽게 볼 곳이 없다. 어떤 이야기든 사실 보이지 않는가. 연출가가 작가주의적으로 구성의 유기성과 통일성, 균형과 조화, 대칭과 대립의 미적인 무언가를 추구할 때, 그런 사람들이 만든 거 솔직히 티가 나지 않는가. 이건 그런 작품이다. 너무나 오랜만에 명작을 봤다. 시리즈 보라는 말은 않겠다. 모두들 마이고라도 꼭 한 번 시청 바람. 앞으로 이런 작품 나오기 힘들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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