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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능한 나나 11
루스보이 지음, 후루야 이오리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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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의 엔딩이 유명한 작품이다. 뭐 간단하게 말하자면 초능력자들에게는 나나가 매우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제목이 통수친다고들 하는데, 사실 아예 틀린 말도 아니다. 머리가 좋다는 것 외에는 정말 아무것도 지닌 게 없는 소녀이기 때문이다. 나중엔 능력자들을 데리고 육체적 전투가 아닌 심리전을 시작하는데, 사실 그렇게 상황이 돌아간 이유도 나나가 힘을 쓴 덕분이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상황이 복잡해지고, 그로 인해 하염없이 빠르게 돌아가는 나나의 두뇌가 어찌보면 말 그대로 폭발할 것 같기도 하고, 그녀가 불쌍해보이기도 하다.
추리물로 보기에는 약간 무리인 점이 있다. 사람의 행동이나 차림새를 보고서 대략 그 사람의 품성이나 그동안의 삶을 짐작하는 나나의 추리는 물론 훌륭하다. 명탐정 홈즈의 첫 장면을 연상시키는 바도 없지 않다. 그녀는 범죄자이니 어찌보면 범죄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서브컬처 계열에서는 데스노트라는 하늘같은 범죄물의 벽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실 남주가 세상에서 없어진 이후로는 나나 외에 뭔가 이 인간이 나나와 본격적으로 대결할 만하다 싶은 캐릭터가 없다. 나나가 워낙 임펙트가 강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는 비운의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끝까지 보면 나중에 호적수가 생기긴 한다. 제작사 2기까지 좀 내줘라 보고있냐??
핑두 얀데레 캐릭으로서는 어떨까? 사실 가사이 유노에 비해서는 그렇게 마구 살인을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생각보다 자신의 죄를 아는 인간적인 구석도 있다. 작품은 대단하긴 한데 어딜 봐도 스텐스가 미묘하다는 게 치명적인 단점이다. 그런데 사실 오타쿠들이 싫어하는 그 나나는 초능력자가 아닌 사람들의 시점에서 보면 먼치킨 영웅이 아닐까? 아니 아무 능력도 없는데도 일단 초능력자들하고 대등하게 있긴 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