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데드 언럭 13 - R.I.P
토즈카 요시후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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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는 어땠어?"

"죽는 줄 알았다."

"내가?"

"응?"

"얕보다니, 좀 서운한데!! 이래봬도 잘 대처한 편이거든!!"

"말이란 참 어렵군."



한 5년만에 만화 명대사 써보는 거 같다. 그만큼 감동적이었다.

남의 몸에 닿으면 남에게 불행을 끼치게 되는 후코는 히키코모리가 되어 순정 만화책만 보고 살게 되나 결국 인내심에 한계가 와서 자살을 결심한다. 식칼을 들고 나와 사람들을 위협하며 자살을 말리면 찌르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불사의 능력을 지닌 앤디가 일부러 칼에 찔려가며 그녀를 막는다. 그는 죽기를 바라는 자신의 심정을 밝히며 후코의 조력을 구한다. 그러나 그 둘이 힘을 합치면 전투력이 너무나 강해지는 까닭에 UMA 조직이 그들을 제어하려 쫓게 되고, 안 그래도 밖에 나온지 얼마 안 된데다 자신의 몸을 마구 만져대는(...) 불사까지 만나 혼란스러웠던 유코는 일단 조직을 진정시키기 위해 조직에 들어가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리고 그 조직의 보스를 만나게 되는데, 보스의 말에 의하면 이 세계는 이미 몇 번이나 루프를 했으며 세상의 멸망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했고, 아무래도 그 계기가 유코의 죽음 같다고 한다. 유코는 강해지기 위해 앤디의 과거 중 일부를 접하게 되고, 그 둘은 서로 좋아하게 된다. 그러나 최고로 행복한 그 순간에 유코는 돌연 죽음을 맞이한다. 앤디는 그녀와 희생된 다른 동료들을 되살리기 위해 루프를 시도하려 하지만, 신의 계시를 따라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사람들 및 앤디와 마찬가지로 연인을 되살리려는 사람들이 각자의 의도를 갖고 그를 저지한다.

머리만 굴러다녀도 말할 수 있는 앤디에 만난지 하루밖에 안 된 남정네를 구하겠다고 길거리에서 섹스하자 하는 후코;; 덕분에 인기는 그닥 없는 듯하다. 그러나 나에겐 신의 존재 및 영혼에 대한 작가의 확고한 믿음, 그리고 자신의 작품을 액자식 구성으로 만드는 그 용기가 참신했다. 아무튼 전개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다소 혼동이 될 수 있어서 다소의 스포일러를 각오하고 전반적인 스토리를 소개했다. 럽코라고 해서 하루 밤새서 정주행했는데, 스토리도 탄탄하고 재미있다. 꼭두각시 서커스를 보는 듯했다. 이건 낙제 기사의 영웅담처럼 애니메이션으로도 정주행할 의향이 있다. 여러가지 설정이 있어서 한 번에 정주행을 하지 않으면 작가가 뿌린 떡밥마저 제대로 회수하지 못할 듯싶다. 일단 원작에서 아직 회수하지 않은 설정들을 소개한다.

첫번째로, 후코의 능력이다.

후코를 위험하게 여기는 언더 조직조차도 후코의 능력을 파악해서 활용하지는 못했다. 어느 정도 후코를 알고 지낸다면 누구나 후코에게 닿을 때 불행을 겪을 수 있다. 뽀뽀나 키스 등 스킨십이 강해지면 우주로부터 운석이 떨어지는() 효과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훈련에 의해 불행을 앤디의 신체 곳곳에 자유자재로 보내는 것까지 성공했다. 앤디는 서로 좋아하면 능력이 강해진다고 해석하던데, 내가 생각하기엔 단순히 소녀의 부끄러움같기도 해서... 아직까지 정확하게 후코의 능력에 대해 밝혀진 건 없다. 밝혀진 건 발동조건 뿐이다.

두번째로, 앤디의 문신. 근데 작가가 이 떡밥을 다시 쓸지는 불명이다. 후코가 몇 번이고 문신의 의미에 대해 물어봤지만 결국 대답하지 않고 앤디의 내부로 들어가버렸기 때문이다. 누군가 해설 나온게 있으면 지적 좀 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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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사회의 현황과 정책과제
윤인진 엮음 / 북코리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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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민 씨 외할아버지의 고향은 부산이다. 6.25 당시 북한으로 끌려와 한 생을 북쪽에서 살았다.

자손들은 출신성분이 나쁜 '동요 분자'로 규정되어 평생을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만약 이 글에 적혀있는 게 사실이라면 북한은 더더욱 사회주의 국가라고 볼 수 없겠다. 만인의 평등을 꿈꾸는게 사회주의 아닌가. 근데 무슨 일베도 아니고 어느 지역 출신이라고 해서 혐오하는 게 사회주의 국가냐고 ㅋ 일베처럼 혐오만 하면 다행이지 당원이 되거나 대학을 가서 출세하는 데에도 지장이 생기는 모양이다. 확실히 북한이 이렇다면 노력하면 출세할 수 있다는 남한에서의 꿈이 아무리 대다수에게 헛되다고 하더라도 글쓴이에게는 놓칠 수 없는 대역전 찬스이겠다.


강 건너 보이는 개풍군 정경은 죽은 듯 잠잠하다. 망원경 속을 한참 파고들던 관광객이 소리친다. "저기 사람이 살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도 보이고, 밭에서 김을 매는 사람도 보인다."


남한은 이제 일본과 같은 섬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보수적인 정권이 자리를 잡은 현재, 남한과 북한은 2000년대 이후로 각자 자신들의 살길을 찾아 저마다 다른 곳을 쳐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용감하게 목소리를 내어 통일을 주장하던 대통령의 기념관을 이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까? 북한의 모습을 찾아 전망대로 향하는 사람이 이제 얼마나 될까? 흥미로운 건, 요새 사람들은 소외되어 있는 영재들을 중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재의 아버지(여야 한다)가 분노하고 있다. 비뚤어진 영재가 칼을 빼들었다. 배울 기회조차 못 주어진 탈북민이 꽃다운 나이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같이 일하며 남한 대학교의 문턱을 쳐다보고 있다. 마지막 사람은 결국 내 블로그에 올려지겠지만, 그 영재들만큼이나 그들이 이슈가 될 수 있을까?

이 다수의 국민들이 해외 사람이라는 이유로 해외아동을 위한 기부금을 거부하는 사람들과 다를 바가 뭘까? 이 말을 알아듣는 사람도 분명 많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사람의 기준이 참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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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소흑전기 쵸코카와 아크릴 스탠드 BOX - 1BOX=8개입
セ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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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이지만 괴물로도 변신할 수 있는 정령 소흑은 어느 날 숲 속에서 자고 있다가 인간들이 땅을 파헤치는 통에 봉변을 당하고 인간 세상으로 쫓겨난다. 갖은 고생을 한 끝에 그는 같은 정령 풍식을 잠시 만나게 되고 좀 더 넓은 세상에 대해 알게 되나, 그것도 잠시. 소란 끝에 무한이라는 인간과 행동을 같이하게 된다. 그는 출신은 인간이지만 정령 세계에 몸을 담게 되어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 마침 소흑과 비슷한 능력을 지닌 그는 소흑에게 이것저것 가르쳐주지만 어지간히 인간 세계에서 혹사당한 소흑은 그를 경멸하는 모습을 뚜렷하게 보인다. 그러나 인간 세상을 좋아하는 정령, 그리고 자신이 본 인간 세상과는 달리 깔끔하게 정돈된 대도시 회관을 보면서 그는 들뜬 마음과 혼란을 감추지 못하는데...

분위기를 보면 알다시피 중국 웹툰 원작이다. 5화로 나누어져 있지만 1화당 24화이기 때문에 사실상 극장판으로 봐도 된다. 무협같은 설정이 없진 않으나 인물들의 전투씬이 굉장히 유연하고 그림체가 귀여워서 액션물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고 교육용 애니메이션으로 쓰기 좋다. BL물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런 요소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나름 환경을 파괴하는 인간이 이 세상에 생존할 자격이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분량이 너무 짧아서 기생수처럼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민할 여유는 없다. 기생수 입문작을 보고싶은 분이나 끔찍한 장면을 못 보는 사람이라면 시청해도 좋겠다. 근데 기생수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인간 관점에서는 아무리 환경을 파괴하더라도 인간은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난 모르겠음. 이번 방사능 폐기물 방류도 그렇고 없는 편이 사실 지구를 위해서는 좋지 않을까 싶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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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8 - S Novel
오모리 후지노 지음, 김완 옮김, 야스다 스즈히토 그림 / ㈜소미미디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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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류 특집에서 나아가 류 성장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류의 등장이 많다. 헤스티아는 본격적으로 공기취급되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아무리 여신이라고 해도 저 정도까지 무시된다면 흑화될 것 같은데.. 아무튼 여태 활기찬 던만추 분위기에서 붕 뜬 캐릭터로 바람처럼 살아왔던 서브 캐릭터가 각성하는 순간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생각해보면 정의를 버리라는 동료의 말은 그녀에게 제대로 발을 땅에 딛고 세상을 살아가라는 뜻인지도 모른다. 류는 자신만큼 어두컴컴한 미궁 속에서 주인공과 같이 시련을 겪고, 영웅으로 각성한 그를 지켜보며 동료들의 말들을 곱씹어본다. 복수에 눈이 멀었던 그녀는 다른 목표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지식을 지혜로 바꾸라는 명언이 나온다. 나도 여태 살면서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책에 쓰여있는 글귀를 실생활에 적용시키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요새 독해력이 이슈가 되는 듯한데, 사실 동료들을 잃기 전의 류처럼 남이 하는 이야기를 고깝게 듣는 것도 독해력이 모자란 경우라고 보면 된다. 그런 경우, 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을 읽으라 했다. 다치지 않고 남의 상황을 내 상황처럼 이해하기에는 소설이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도 딴 해석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는 어쩔 수 없다. 류처럼 미궁같은 사회생활에서 깎이고 닳고 조리돌림당하며 교훈을 얻을 수밖에. 주인공처럼 같이 난관을 헤쳐나가주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훌륭한 지인이 같이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죽을 때까지 깨닫지 못할 수밖에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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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ami MAGAZINE (メガミマガジン) 2023年 7月號
Gakken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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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하루 이야기 엔딩곡 끝날 때까지 눈물 그렁그렁하면서 잘 봤다. 코하루 이야기가 이렇게 감동적이었을 줄이야..! 아이돌이 어느 정도 수난을 겪으면서 성장을 겪는 이야기인데 갑자기 펫이 등장해서 펫이 다칠까봐 걱정했었음 ㅠㅠ(기르고 있던 애완견이 죽은 이후로 사람 죽는 이야기는 보는데 동물이 죽는 이야기는 보기가 힘들어진다.) 다행히 그런 줄거리는 아니었다. 막연히 공주님이 되고 싶다고 꿈꾸고만 있던 코하루도 자신이 꿈을 쟁취하겠다는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어서 좋았다. 오히려 줄거리 면에선 데레마스보다 더 좋은 이야기가 아닌지? 이걸 어린 여자아이들이 나온다고 로리물로만 보는 인간들 정말 문제있고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

시뮬라시옹에서는 어린이나 동물을 보호한다고 해놓고 어른의 잣대로 평가하고 속박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수룩한 P조차도 몇 번씩 멤버들을 어린이 취급하다가 반성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러나 아무리 그런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평가를 바꾼다면 리사처럼 아빠와 결혼하겠다는 개족보5분전 꿈은 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되는데; 아무튼 이 작품의 이야기가 철학과도 통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분위기는 가벼운 편이지만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아리스 스토리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의 글들은 읽어봤으나, 어차피 데레마스의 스토리보다는(...) 상당히 개선된 편인데다 다른 아이돌마스터에서의 72짱같은 느낌이라서 난 그럭저럭 재밌게 봤다. 아무튼 내가 그동안 본 아이돌마스터 시리즈 중에선 이게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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