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칼랭
로맹 가리 지음, 이주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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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생태학적 결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서 이 책을 펼쳐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요즘 '생태'라는 단어가 대유행하니까 생태학에 대한 지식을 좀 자랑하려고 책을 펼친 독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으리라.
 특히 정숙한 분들은 이 책을 덮고 후기조차 쓰려 하지 않을 것이다. 내 말이 틀린가?
 아무튼 이 책은 이 미터가 넘는 비단뱀을 기른다는 것 자체로 약간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며, 이야기는 점점 끔찍한 비극으로 치닫는다.
 이 블로그를 대충 훑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본인은 그런 이야기를 상당히 좋아한다.
 생태학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내 취향을 발견한 꼴이지만 아무튼 의외의 수확이었다.
 철저히 미친 주인공을 중심으로 1인칭의 이야기가 전개되서 이야기가 정신없이 전개되지만, 동시에 특유의 기묘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정말 제대로 미친 사람의 시점에서 세상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 소설에서 아주 큰 외로움을 느꼈다. 꼴사납게 눈물까지 글썽대면서 보았다.
 정말 우리 세상은 왜 이렇게 인간관계가 차단되어 있는지.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여자가 그를 받아들이던 받아들이지 않던 그는 여전히 미쳤을 테지만,
 그래도 한 명이라도 주인공을 사랑하고 그에게 따스하게 대해줬더라면 조금이라도 운명은 바뀌지 않았을까?
 그로칼랭은 그저 묵묵하게 자기 자신을 휘감은 채 나무 위에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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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먼로의 죽음
닉 케이브 지음, 임정재 옮김 / 시아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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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양성성이 트랜드라는 사실은 알고 있으나, 아무래도 본인은 물건 안 달린 여성의 눈길로 이 책을 보려 하니 양해바란다. 글을 쓰기 전에 미리 밝혀두는게 좀 더 후련하게 글을 쓰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적어본다. 굳이 이 책을 쓴 닉 케이브의 음악성향을 찾아보려 뒤적거리지 않아도 쉽게 이해하리라 생각한다. [비록 아내의 죽음 때문에 살짝 맛이 가긴 했지만], 어쨌거나 그는 처음엔 부담가는 아들을 떼어놓으려 했다. [약과 술에 절어있는 상태이긴 했지만], 어떻게든 정상적인 영업행위를 해보려 노력도 했다. [점점 만신창이가 되어가긴 하지만], 그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넥타이와 옷은 꼭 챙긴다. 어떻게든 아무렇지않게 보이려 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 발버둥친다. 그러나 사회가 정상이 아닌데 어떻게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느냐는, 절망적인 질문만이 되돌아올 뿐이다. 비록 온갖 저속한 욕설과 노골적인 음담패설도 옵션으로 들어있지만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의 강점은, 이 비극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이야기가 독자들을 우울감에 빠지게 할 틈을 전혀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책표지엔 화장실 변기에 올라간 텔레비전 속 버니가 그려져 있다. 책표지의 효과는 참으로 뛰어난 효과를 발휘해서 우리는 곧바로 '바니'라는 이름을 연상시키고, 상업광고의 효과로 인해 '듀라셀'에서 나오는 토끼인형을 연상시킬 수도 있다. 사실 본인은 이 책을 보는 내내 '버니먼로'라는 인간보단 한 마리의 토끼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 이미지는 책이 끝날 때까지도 지울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하나의 그저 약간 두꺼운 성인우화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닉 케이브가 이 책 외에 처음으로 썼던 책도 동화책이다. 그것도 매우 선정적인 제목의.) 결국 주인공에겐 더욱 슬픈 일이겠지만, 그에게 일어난 모든 슬픈 상황들은 버니라는 장치로 인해 우화가 되고 우스꽝스러워진다는 소리다. 게다가 혀를 내두를 만한 그의 유머감각은, 언제나 책에서 교훈을 찾으며 심각하고 심도있게 읽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한 번쯤은 피식 웃게 만든다. 아마 그런 독자들은 어느정도 정숙한 여성과 더불어 이 책을 싫어하리라 생각한다. 극단적인 책들은 항상 평가가 양극으로 갈리지 않은가.

 그러나 나는 애써 버니를 미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본인은 카사노바 타입의 남자들을 극단적으로 싫어한다. 우유부단한 타입은 더 싫어한다. 미국에서 아이를 조금이라도 차 안에 방치시킨다는 건 엄청난 범죄행위다. (그것도 병난 아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니먼로는 불운의 파도에 연속으로 강타당하느라 아이는 조금도 신경쓰지 못한다. 심지어 아내가 죽은 심각한 상황에서조차 자신의 몸에 달린 물건 하나조차 조절하지 못하니, 얼마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을까. 얼마나 세상이 두려웠을까.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면 알겠지만, 은연중에 그의 과거가 얼마나 비참했는지 볼 수 있는 결정적 장면도 있다. 그럼에도 그는 자기 자신을 화장품 광고하듯 포장하며 애써 유머를 씀으로서 자기 자신을 위로하려 한다. 물론 버니와 같이 다니는 버니의 아이는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에도 위로와 교훈을 받았지만, 아버지에게도 어느 정도 교훈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버니는 나름대로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속죄를 받는다.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본 아이는 백과사전도,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상태지만, 책에서는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 그 과정은 책을 보면 알게 되리라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여자가 우울증에 걸리면 가정이 파탄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덕혜공주'라는 책을 봐서 은연중에 그런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가정도 사회도, 심지어 미래도 여성들이 좌우하는 세상이다.  물론 직업에 있어선 '유리지붕'이 있지만 곧 무너질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성적 만족에 집착한 버니에게 있어선 좀 충격적인 소리일지도 모르겠지만, 생물학적으로 성관계시 여성이 8배나 많은 성적 만족을 느낀다고 한다. 남자들에겐 씁쓸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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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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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없이 쓸쓸하고 외로운 책이었다. 문헌으로 자세히 조사된 바가 없어서 그런지 허전한 느낌이 있다. 아마 책에서 차마 다하지 못한 이야기들도 있을 것이다. 책을 읽을때마다 느껴지는 허전한 공백이 가슴을 저리게 했다. 덕혜옹주와 관련된 책은 이 책 이전에 쓰여진 소설 딱 한 권 뿐이었다. 그것도 일본에서 나와서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이다. 문득 '역수출'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절로 쓴 웃음이 지어졌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 모두를 미워할 수 없게 쓰여져서, 더 마음 아픈 이야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다케유키도 지금 생각해보면 참 딱한 인물이다. 덕혜옹주를 끝끝내 감싸주지 못한 채 평생을 죄책감에서 보냈으니.
 그러나 조국을 잃은 분노와 상처는 쉽게 없어지지 않았으리라.
 그녀는 한국에서 공주로 살았을 때도 일본에 갖혀 살았을 때도, 여전히 우리나라의 모든 정서를 한 데 모은 채 살던 인물이다.
 그만큼 자의식도 강한 인물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사건은 순식간에 벌어진다.
 한 사람의 원한이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사람들의 원한을 한데 모은 채 살았으니 제정신이 아닐 수밖에.
 덕혜옹주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의 여성이 겪을 수 있을만한 수모들도 암암리에 묘사되어 있다.
 남자친구는 단순히 재밌어서 이 책을 추천했다고 하지만, 혹시 내 조절되지 않는 분노와 소설 속 덕혜옹주의 분노를 동일시 한 것은 아닐지... 읽으면서 속이 뜨끔한 느낌이 들었다. 한 번 쯤 만나게 되면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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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
데이비드 뱃스톤 지음, 나현영 옮김 / 알마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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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 어느정도 폐단이 있음을 먼저 밝혀두겠다. SM을 즐기는 사람들 중 매저키즘 중에서는 스스로 노예가 되기를 자청하는 사람들이 많다. 스스로 자신의 몸에 위해를 가하는 일도 좋아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진행되는 이야기, 그리고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이 분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말 그대로 노예를 '당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야기에선 살짝 엇나가서 말인데, 매저키스트들의 대다수는 그래도 인간다운 존중은 받고 싶어한다. 진정한 사디스트의 기준은 정상 사람들의 기준을 조금 넘어서는 카리스마일 뿐, 힘과 폭력이 아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 그 중에서도 특히 남자들은 그 차이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여자들이 아무리 말도 안되는 차별을 당하고 산다지만 난 그래도 여자로 태어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몇몇 남자들은 모든 여자들이 다 알고있는 노약자의 수모와 피해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무식하니까. 그런 놈들하고 같은 것(!)이 달린 종이 된다는 건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말이 좀 심하다고 생각하는가? 뭐, 그저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저 여자/남자들이 좋아서 너한테 매달린다고 생각하나보지?"

 전에도 이런 말을 어떤 남자에게 해준 적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난 사창가 '탐방'에 대해 한 번 쯤이라도 이야기하고 싶어서 안달하는 모든 남자들에게 이 말을 전달해주고 싶다. 물론 남자아이들을 사는 여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의 위안부 할머니들이나 혹은 SOS 24시 프로그램에 나오는 우리나라 노예들을 보면 우리나라가 이런 점을 고쳐야 한다느니 저런 점을 고쳐야 한다느니 인터넷에서 막말하는 주제에. 하도 암기식 주입식 교육을 하다보니, 사창가의 여성들이 대게 강제로 팔려왔을 거라는 생각까지는 도저히 머리가 안 돌아가나 보다. 그럼 실종되고 납치된 여자들 중 시체로 발견되지 않은 분들이 도대체 어디로 갈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난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책에서는 여러 사례들을 통해 수십 번 사람들의 문제적인 인식을 지적한다. 아직도 우리나라의 몇몇 기자들은 10대들이 성노예가 되는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역원조교제'라는 단어를 만들어 저널리스트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다. 물론, 노예로 사는 사람들 중에서도 그 직업을 자발적으로 선택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더러 있다. 이 책에서도 그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러나 과연 우리나라의 경제와 사회가 정상적이라면 과연 그 사람들이 그 직업을 택할까? 제발 많은 사람들이 이 책 좀 읽고 현실을 파악하길 바라는 바이다.

 흥분해서 쓸데없는 이야기들이 너무 길어졌다. 각설하겠다. 일단 본인의 평점이 짠 이유를 설명하겠다. 이 책은 비록 현대판 노예의 실상을 자세히 알리고 있지만 소개하고 있는 단체들 중에선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정부들이 그 모양이니 민간 기업과 단체를 소개하고 있는 건 당연하며, 타인에 대해 넓은 마음을 지닌 신자들이 그 위험한 일에 선두가 되는 것 또한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부가 리더가 되는 단체라던가 선교회만큼은 진정한 봉사활동가가 아니라고 본인은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종교가 중심이 된 이상 철저히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할 수 없으며, 전노예들은 단체에서 맴돌고 있는 종교적인 분위기를 따를 수밖에 없다. 사실상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봉사활동을 베푸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야기가 짤막짤막하게 엇갈려서 진행되기 때문에 한 번 진도를 놓치면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책 뒤를 몇 번이나 넘길 수밖에 없다. 나름 빛나는 세계와 어두운 세계의 양면을 다루기 위해 이런 구도를 취했다고 생각하지만, 본인은 일단 읽는데 약간의 불편감을 느꼈다.

 외국 교회에서 노예해방 활동을 진행한다는 사실은 한국 기독교들에게 중요한 깨우침이 되리라 생각한다. 지하철에서 '성경구절에 입각한 소음'으로 민폐를 끼치고 불신지옥을 부르짖으며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개독교들에겐 특히 더하다. 행동과 포용으로서 남을 돕는 기독교가 되었으면 한다. 미국에서도 받아들이지 않는 원시 기독교에 이젠 더이상 물들지 않았으면 한다. 본인은 천주교신자이지만 그들이 만일 봉사활동을 하면서 예수님을 찬미한다면, 본인도 기꺼이 그 무리에 끼어들려고 한다. 흔히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아이들 돕기에도 벅차니 해외 아이들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한다. 왜 그렇게 비싼 어학연수엔 너도나도 목을 매면서 해외 봉사활동은 기피하는가? 남도 돕고 영어도 배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선택이 있는데 말이다. 일단 본인의 생각들을 정리하자면, 봉사활동에 눈 뜬 종교계 청년들을 내세워(그렇다고 무신론자들을 봉사활동자로 받아들이지 말자는 소리는 아니다.) 외국계 봉사활동단체를 모범으로 배우고 봉사에 무지한 한국 정부에게 지속적으로 봉사정신을 일깨워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사람들의 인식이 변한다. 뒤늦게 봉사활동의 보람을 깨달은 본인은 아주 작은 활동부터 시작해보려 한다. 당신도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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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날을 위한 미래 나침반 - 일과 인생이 행복해지는 커리어 카운슬링
니콜라스 로어 지음, 하영목 옮김 / 흐름출판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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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굳이 사진을 올려달라고 하길래 무슨 사진을 올릴까 고민하다가, 역시 출판사는 취업희망자들의 행동을 기대하고 이 책을 올렸을 거란 생각에 결국 이 사진을 올렸다. 워크북의 처음 부분만 대충 끄적거리고 슬슬 읽어나갈려고 했는데,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심사숙고해야 할 듯한 몇몇 중요한 코스들을 제외하고는 마지막까지 필기가 끝나있는 상태였다. 나름 바쁜 상황에서 읽고 쓰느라 힘들었다;;; 집에서 이 책을 부여잡고 그만 잠들어버린 적도 있었다. 그러나 역시 이런 때가 아니면 언제 취업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는가.

 본인은 일단 본문 안에 간단하게 필기를 했지만 이 책은 비매품인 실천 워크북까지 갖추고 있다. 책의 맨 마지막 부분에서 실천을 극도로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은연중에 필자는 마음가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한 장을 넘길 때마다 계속 워크북을 데리고 다니는지 확인하고, 소리높여 연필을 들고 쓰라고 촉구한다. '극도의 컴퓨터 강국'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쓰는 법을 잊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리라 생각한다. 본인도 사실 이 책에다 무언가를 써 내려가는 게 상당히 귀찮긴 했지만, 목표를 써서 붙여야 이룰 수 있다는 저자의 의견엔 강력하게 찬성한다. 본인도 어느 대학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즉시 A4용지에 대학 이름을 크게 써서 컴퓨터 앞에 붙인 적이 있다. 아무 생각 없는 행위였지만 결국 그 무의식적인 행동이 지금 내 자신에게 상당한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 글에선 심리학에 대한 강경한 부정적 의견을 지니고 있다만, 본인은 저자가 은연중 상담가의 기질을 적절하게 응용했다고 생각한다. 워크북의 내용을 한 번 소리내서 읽어보면 그 점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그가 내린 문제는 단답형이 아니라 매우 긴 서술형이다. 그는 이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문제에 대해서 꼼꼼히 설명해주고 예시 문장들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그 문장들이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족쇄가 되지 않길 바라고 있으며, 사람들이 자신의 과거와 돈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이 세운 목표와 비전을 이룰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하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 목표와 비전의 기초는 자신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기질에 근거하고 있다. 이력서는 어떻게 써라, 이 직업을 선택하려면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 라며 잘난척하는 자기개발서와는 달리 이 책은 말 그대로 상담가의 본분에만 충실한 책이다. 심지어 파랗게 칠해진 몇몇 과제 부분을 제외하고는 쓸데없는 그림이나 장식조차도 없다. 취업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 책의 두께는 최대한 줄이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본인은 그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든 테마는 자기방어기제였다. 자신의 마음 속에서 상주하면서 쉽게 포기하려는 나 자신을 깨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는 쉽게 해결되는 일이 아니며, 오랫동안 이 책을 읽고 또 읽어보면서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내 생각이 결국 자기방어기제였다는 충격적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다. 결국 이 책을 구입한 사람은 살아가면서 이 책을 '나침반'처럼 소장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읽지도 않고 팔아버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최소한 이 책이 중고서점에서 팔릴 일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누구나 취업을 중요시하게 여기고, 결국 이 책에 무언가를 끄적거리게 될 테니. 책을 사려 하시는 분들은 그 점을 명심하시길. 아, 참고로 이 책에 딸린 실전워크북은 비매품이다.

 P.S 흐름출판사에서 네이버책 리뷰란에다 한글이력서와 영문이력서를 올려놓았다. 본인은 일단 이쁜 이력서를 다운로드 받았다. 만인이 만족할만한 직장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만인이 만족할만큼 노력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http://blog.naver.com/nextwave7/113036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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