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칼랭
로맹 가리 지음, 이주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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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생태학적 결말'이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서 이 책을 펼쳐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요즘 '생태'라는 단어가 대유행하니까 생태학에 대한 지식을 좀 자랑하려고 책을 펼친 독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으리라.
 특히 정숙한 분들은 이 책을 덮고 후기조차 쓰려 하지 않을 것이다. 내 말이 틀린가?
 아무튼 이 책은 이 미터가 넘는 비단뱀을 기른다는 것 자체로 약간 그로테스크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며, 이야기는 점점 끔찍한 비극으로 치닫는다.
 이 블로그를 대충 훑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본인은 그런 이야기를 상당히 좋아한다.
 생태학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내 취향을 발견한 꼴이지만 아무튼 의외의 수확이었다.
 철저히 미친 주인공을 중심으로 1인칭의 이야기가 전개되서 이야기가 정신없이 전개되지만, 동시에 특유의 기묘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정말 제대로 미친 사람의 시점에서 세상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 소설에서 아주 큰 외로움을 느꼈다. 꼴사납게 눈물까지 글썽대면서 보았다.
 정말 우리 세상은 왜 이렇게 인간관계가 차단되어 있는지.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여자가 그를 받아들이던 받아들이지 않던 그는 여전히 미쳤을 테지만,
 그래도 한 명이라도 주인공을 사랑하고 그에게 따스하게 대해줬더라면 조금이라도 운명은 바뀌지 않았을까?
 그로칼랭은 그저 묵묵하게 자기 자신을 휘감은 채 나무 위에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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