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저널 2023.3
일본어저널 편집부 지음 / 다락원(잡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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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에 이어폰 줄을 통과시켜 턱을 괴는 척하고 수업 시간에 음악을 들었던 중고등학생이 어느 반에나 있었고 선생님에게 들켜서 워크맨을 압수당하는 일도 일상다반사였다.



나님은 왜 여기서 뜨끔했던지 ㅋㅋ 설명하는 80년대는 아니고 90년대이지만 80년대 음악도 즐겨듣던 건 맞다. 친척 오빠가 건네준 X-Japan 끝물 CD부터 출발하여 에반게리온, 아무로나미에 같은 댄스음악 사이 어딘가에 내 취향이 존재하고 있다. 최근엔 유럽 음악을 듣는 새로운 취향까지 생겨버렸지만, 록은 내 귀의 고향같은 맛이 있다. 여하튼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음악을 듣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최근 포기한 게 있다면 남에게 내 취향을 영업하는 행위다. 개인주의가 강해져서일까? 최근 사람들 각자의 개성이 강해져감을 느낀다. 일본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일본 영화를 안 본다거나, 소소해 보이지만 이로 인해 미치는 경제적인 영향도 흥미롭겠다. 여하튼 나는 싫어하지만 다른 사람은 좋아하는 콘텐츠를 같이 보면서 서로 합의점을 찾으면 좋을텐데 전혀 그렇게 하지 않는 것 같다. 뭐 이것 또한 시대의 변화이고 핸드폰으로 인한 선진국화인데 나이가 들다보니 적응을 못하는 것 뿐일수도 있겠지. 한 살 먹을수록 내려놔야 할 게 점점 많아진다고도 하지 않은가.

반응을 보여달라니까 굳이 적어보는데, 일본어저널에서 연재하는 신묘한 요괴 도감은 최근 내가 제일 좋아하고 즐겨보는 글이다. 귀 없는 호이치는 몇몇 애니메이션에서 매우 중요한 소재로 쓰였는데, 대부분 샤프트풍이었다는 걸 빼면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어떻게 저렇게까지 몸에 글씨쓰는 걸 좋아하는지 이해가 안 갔는데, 뒤늦게라도 그 유래가 귀 없는 호이치임을 알게 되서 좋았다. 일본에 대한 배경지식을 알게 되니 확실히 애니메이션 내용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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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팝스 2023.3
굿모닝팝스 편집부 지음 / 한국방송출판(월간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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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 장면이 진행되던 중 갑자기 춤추며 노래하는 엉뚱한 연출은 할리우드 고전 뮤지컬 영화의 전통을 따른 것이다.




국가마다 다르지만 서브컬처 계열에서는 저마다 엉뚱하거나 어색한 구석들이 하나씩은 있는 것 같다. 일본은 CG까지 입혀서라도 사람의 얼굴이라던가 리액션을 과장해 표현하는 구석이 있는 한편. 미국에서는 그런 구석은 또 찾아볼 수가 없다. 어차피 눈도 입도 커서 인물의 표정이 생생하게 표출되니 굳이 리액션을 취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 대신 미국 코미디를 보면 일상 생활을 지내다가 갑자기 엄청난 일이 발생하곤 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걸 '나비 효과'라고 부르곤 한다. 이 책에서 나온 라라랜드에서는 그래도 꽤 개연성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한 편이라 보는데, 이런 전개가 진행되는 2류나 3류 코미디 영화를 본다면 아마도 한국에서는 앞뒤 전개를 파악할 수가 없으니 황당하다고 말할 것이다. 나는 아마도 일본이던 미국이던간에 이런 서브컬쳐의 어색한 부분들을 잘 소화할 수 있어서 지금도 서브컬처물을 볼 수 있고 또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또한 이 책에선 스톰 보이라는 영화를 소개해주었는데, 이게 환경 보호를 설명하는 뜻있는 영화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정이 있어서 내가 도와드린 해녀 할머니가 계신다.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고맙다고 하시면서 나에게 해물을 가져다 주시는데, 차마 해물을 잘 먹지 못한다고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없는지라(꽤 귀한 것들이다;) 가끔 해물을 가져다주시는 그 날이 나에게는 도전의 날이다. 듣도보도 못한 생해물들을 접해가며 점점 해물의 묘미를 느끼는 나에게 언젠가 그 분이 말씀해주신 게 생각난다. 자신이 해산물을 잡아 팔면서 생활하는 이 곳도 점점 오염되어서 먹고 살기가 힘들다고 하셨다. 그냥 문득 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과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 해녀 할머니의 말씀을 좀 더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번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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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죽음은 없다 - 평등한 건강을 향한 인권의 투쟁 그리고 진화
알리시아 일리 야민 지음, 송인한 옮김 / 동아시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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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5일, 전 정부의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역 동자동 쪽방 일대를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른 공공주택 지구로 지정하여 개발하는 공공주택사업 계획을 발표하였다. 원주민들을 축출하는 기존 방식의 개발법이 아닌, 쪽방 주민들을 쪽방 내 임시 거주지로 이주시킨 후 임대주택을 지어 재정착하도록 하는 '선이주 선순환' 방식을 채택하기로 한 것이다.



일단 저번 호를 리뷰할 때 '왜 지역마다 사회복지 장을 선거하는데 공약을 보여주지 않느냐' 일침을 놓았던 적이 있다. 이래놓고 2월호를 이제야 보게 되서 죄송합니다 ㅇ<-< 너무너무 바빴습니다 ㅠㅠ

그런데 이번 호에서는 각 지역 사회복지 장들의 공약을 보여주더라. 글씨가 작긴 했지만, 어떻게든 다 읽었다. 의외로 공무원이나 혹은 관련된 일을 했던 경험을 거쳐간 사람들도 있어서 깜짝 놀랐다. 저번호에서 왜 그런지는 생각이 안 나지만 제주시를 유독 눈여겨봤는데, 역시나 남다른 공약을 펼쳐주는 분이라 깜짝 놀랐다. 제주시 모든 읍면동 사회복지사들의 모임이라.. 과연 가능할지, 만나서 교류할 만큼 넓은 공간이 있을지 궁금하다. 뭐 내가 사는 곳의 시는 아니지만, 힘내길 바란다. 여성과 관련해서 일을 했던 경력을 마음껏 펼쳐주시길 바란다.

2023년에 바뀐 복지정책을 세세하게 가르쳐준다. 다만 부모급여에서 보육료 지원으로 전환될 때 남은 돈은 입금되는데, 그 금액을 정확하게 가르쳐주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다. 보통은 18만 원이 남아서 부모의 통장으로 입금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지역마다 다르나요;?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진행된 유래가 없는 복지정책(예를 들어 위탁된 청년이 독립해서 장사를 한다거나.. 보통은 이런 시골이 아니라 도시로 몰려가겠죠 ㅠㅠ?)들에 대해서 윤곽만이라도 알 수 있어서 유익한 책이었다.

그리고 언제 봐도 집에서 쫓겨나 당장 갈 곳이 없어진 수급자를 임시로 받아주는 공간을 마련해준다는 시스템은 너무 부럽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번 호를 보니 수도권에서도 시행되기가 참 힘든 시스템이라고 하더라. 그 수도권 공무원인가 하는 분은 프로그램을 찾았다고 해도 대체 어떻게 공간까지 마련해주신 건지; 대상자가 한부모 가구라서 그런가? 이 시골도 곧 개발될 계획이라 안타까운 사연이 많은데 이런 프로그램을 시급히 도입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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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완 버디 10
유키 마사미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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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간신히 보긴 했는데 스토리도 루즈하고 연애물인데도 너무 음침해서 볼 맛이 별로 나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이래서 1기와 2기 리뷰는 별개로 해야 된다니까요? 나타루가 범인인 걸 모두에게 알리고 시작했다면, 차라리 버디가 그 사실을 알고 나타루를 체포하려 하지만 체포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장면을 좀 더 질질 끌었어야 했다. 아무리 츠토무 때문에 컨디션이 나빠져서 그쪽에만 신경을 썼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가까이 있었는데 나타루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는 건 뭔가 잘 이해가 안 가는데..

결말도 개찝찝하다. 뭐 어차피 외계인이던 뭐던 생물을 그렇게 잔혹하게 찢어죽여놓으니 정상적으로 살진 못하겠다 싶긴 했지만 열린 결말이라니; 시청자들 다 말려죽일 셈이냐. 츠토무와 여전히 연결되어 있는 상황을 보건대 아마도 3기가 나오길 기대하고 내놓은 것 같은데 그럼 정성이라도 있어야 할 거 아닌가. 1기에 비해 작붕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봐줄 수가 없는 몰골의 애니메이션이 되었다. 아마도 예산 부족과 아이디어의 빈곤이 한꺼번에 덮쳐와 저렇게까지 망가지지 않았나 싶은데 그렇다면 욕심부리지 말고 1기에서 끝을 냈어야 했다.

개인적으로 1기가 너무나 맘에 들었었기 때문에 그만큼 매우 실망했던 2기였다. 그럼에도 이 작품의 작화를 보고 싶다면 1기만 참조하는 걸 추천한다. 요새 가면라이더도 애니화하던데, 그것도 시청해봐야 알겠지만 특촬물 애니메이션이 시리즈로 나오면 수작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가로 중 한 작품은 예외였지만 한국인이 감독인 매우 특수한 상황이었고 1기 정도의 분량에서 끝났고 나머지 애니는 그보다는 재미가 덜했고.. 좀 더 듬직하게 나가줬음 좋겠다. 이렇게 성의없이 끝나면 비난이 무서워서 다음 시리즈가 나오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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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277호
작은것이 아름답다 지음 / 작은것이 아름답다(잡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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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없이 다녀가라'는 말이 무색하게 나무 곳곳에 평생 썩지 얗을 알록달록한 리본이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산에 대한 비유 ㅋㅋㅋ 굳이 숲에서 담배피는 ㅅㄲ와 같이 모가지 잘라도 할 말 없다. 저게 얼마나 경관침해인지는 공권적 무력이 알려주는 게 체고다(그곳도 현재 엄한 곳에 케이블카라던가 어마어마하게 무리인 걸 세우고 있지만;).

이번 호에서 논밭 이야기가 자주 나와서 말인데, 시골에서 오래 생활하다보니 지금은 논밭이 싫어지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할까.. 호수의 경관은 정부에서 관리하니 호수에다가 논밭을 짓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데도 왜 그렇게 기어이 논밭을 가꾸고야 마는지; 눈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혹시나 유기농 농사를 하지 않고 약품을 쳐서 논밭에서 모여 자리를 잡기 시작한 생물들을 오히려 다 죽이기나 하지는 않는지 걱정이 된다고 할까. 생물들이 접근하지 않도록 전기 울타리까지 치는 경우는 정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멧돼지들이 다 파헤친다고 하지만 사람이 지나가는 좁은 길목에까지 울타리를 마구 쳐놓는다니..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논밭을 싫어하다 보니, 요즘 유행한다는 논두렁뷰 카페라는 곳도 나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할까;; 수도권에서는 논밭에서나마 인간 외 생물들을 볼 수 있으니 뭐 그러려니 하겠다. 그러고보니 논밭에 꽃을 더 많이 심는다는 글쓴이분이 계시더라. 논밭을 일구려 갈대 등을 쓰러뜨리는 건 매우 맘에 안 들지만, 기왕에 농사를 짓는다면 좀 더 경관을 고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번 호에는 시 같은 글들이 많아서 좋았다. 난방비 지원(...)같은 이슈들만 계속 듣다보니 난방을 난방비 우려하지 않고 팡팡 틀 수 있다는 식의 불편한 내용이 없다는 점이 이렇게 좋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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