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 Walker, Police in America (Loose Leaf, 8)
Samuel Walker / McGraw-Hill Humanities/Social Sciences/Langua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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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독해하는 두 관점이 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참치 캔을 따다가 손을 베이면 그 아이와 그 아이를 보호하지 못한 엄마의 책임일까? 아니면 날카로운 금속으로 뚜껑을 만든 회사와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입법을 통해 안전사고를 막으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은 국가의 잘못일까?


혹은 참치 캔을 따지 못한 아이의 무능을 탓하는 경우가 있다..

이게 사실 더 실화이지 않나? 이 책에서는 국민들이 제대로 판단하여 이태원과 세월호 참사를 애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나는 다르게 본다. 이태원이나 세월호 참사나 같다고 보는 이 책의 관점에는 감사하나, 이를 보는 사람들의 시점에선 온도차가 존재한다. 이태원 참사는 핼로윈 파티를 하던 중에 사고가 났다는 점(물론 수학여행도 휴식이라는 점에선 파티와 같을 수 있으나, 학교의 권위 앞에서 학생들의 선택권이란 건 거의 존재하지 않음을 한국의 국민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한 데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코스프레를 한 채로 참가했다는 점. 이 두 가지이다. 두 가지이나 둘 다 외국 문물이라는 점은 같다. 그리고 이로 인해 이태원 참사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그닥 곱지 않다.

나도 이 나이를 먹으면 간섭받지 않을 줄 알았으나, 놀랍게도 간섭을 받았다. 최근에 일본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면,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느냐부터 시작해서 다소 무례한 사람들은 일본 전범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둥 사상검증을 해댄다. 이 정도면 이 나라에서 독재범이 여러 명이나 태어난 점도 그닥 놀랍지 않다.

문제는 이런 나라에서 창의성을 주장하는 게 어렵다는 점이다. 문단에서는 현재 저작료에 대해 거론되었다 하는데, 물론 쓰는 것도 노동이긴 하나 한국에서 돌고도는 흔해빠진 레퍼토리를 읽어야 하는 것도 독자로서는 여간 노동이 아니다. 이 정도면 글을 심사하는 심사위원에게 동정이 느껴질 정도이다. 그리고 심사위원마저 서브컬처가 어쩌고 순수문학이 어쩌고하는 꼰대라면 더 끔찍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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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화해하기 - 관계가 내 마음 같지 않을 때, 그림이 건네는 말
김지연 지음 / 미술문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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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북한이탈주민 또는 새터민이라는 단어로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의할 수는 없는 일이다. 각자가 너무도 고유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 함께 지낼수록 '내'가 몰랐던 '너'에 대해 알게 되는 놀라움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잠시 미국에 대해서 신부들이 북한에 대한 교육을 받는 이야기가 나온다. 북한을 여타의 다른 나라들보다도 모른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공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해외에 나온 이들이 과연 북한의 진실을 모를까? 그들은 비록 해외에 나와있고 고위층의 자제들이겠지만, 북한 고위층은 언제라도 숙청당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스마트폰을 쓰면서 유튜브와 구글,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다. 그들은 100% 미국과 유럽, 그리고 남조선이 얼마나 잘 살고, 북한은 얼마나 못 사는지 분명히 알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그들이 가는 모든 곳에서 감시받고 통제받고 있기 때문에,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하고, 남조선 동무는 중국이나 어디 제3세계 친구처럼 '위장'해야 한다.


남북간의 교류는 분명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은 북을 너무 모르고, 북은 남을 너무 모른다. 금강산도, 개성공단도,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것이 누구 잘못인가? 민주주의 남한의 잘못인가, 파시즘 주체교 국가 북한의 잘못인가?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사람도 자유롭게 대화하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람도 자유롭게 대화하고, 미국과 쿠바 사람도 자유롭게 대화한다. 물론 본인들이 의도적으로 피할 수야 있겠지만, 적어도 국가 차원에서 막지는 않는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은 남한 사람과 제3국에서 대화조차 할 수 없다.


이 대화를 막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인가, 아니면 자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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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의 화해 (리커버) - 상처받은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용기
오은영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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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상담을 좋아하지 않는다. 힘든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도 상처가 될 수 있기에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는 모래놀이 상담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잡생각을 쓰는 코너와 다름이 없는 거 같은데, 나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보호'를 좋게 보지 않는다. 우리 사회와 같이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손발을 묶는 것을 '보호'라고 부르는 사회에서는 더욱.

장애인을 시설에 가두고 자유롭지 못하게 하는 것과 치환시켜 생각해 본다면 명확해진다.

한 예시로, 나는 한국나이 20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이 술과 담배, 각종 유해물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에도 단호히 반대한다. 물론 유해물이니 해로운 건 당연하겠으나, 태어난지 10분 지난 신생아에게도 자신의 의지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울 권리와, 그에 대한 결과(건강이 나빠지는 것 등등)를 책임질 의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주변의 사람들은 영아에게는 그 행동이 성인보다도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로 말릴 수는 있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법적으로 음주, 흡연, 섹스 등을 금지시켜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내가 도박같은 게임을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하고 내 주변에서 그런 걸 하는 인간을 별로 좋게 보진 않는다만, 그렇다해서 공적 금지시키자는 건 또 생각이 다름. 이렇게 생각하는 것에는 학창시절 안캡(우파 자유지상주의) 가까운 사고방식(?), 이념(?)을 가졌던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냥 내 생각에는 지금 북한이 저 난리를 치는 것도 그렇다고. 이 말도 안 되는 대통령 밑에서 저렇게라도 살 방식을 찾았다면 우리가 나름대로 그 상황에서 원조해줄 다른 방법을 찾을지언정 막 불쌍하고 독재 막아야하고 그런 건 아니지. 이 책에서의 말대로 문재인 정권도 다양성을 존중하고 행정 원조로만 밀고 가는 건 자제를 했어야 했다 본다. 이런 막연하고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들을 표현할 공론의 장이 마련되는 게 중요한데, 대통령이 외교를 한답시고 낭설을 퍼뜨리고 다녀서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자중을 하게 되는 시대이니; 우리는 무려 왕정제니 북한에게 독재 정권 속에서 산다고 욕할 것도 아니고 참 딱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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