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자유의 길
장경각 엮음 / 장경각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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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심원해자심애호 深怨害者深愛護! 나를 가장 해치는 이를 가장 받든다!- p. 123

 

 

 

성철 스님에 관한 불교만화 중 이번 책의 핵심 주제를 잘 나타낸 것 같은 한 컷.

 

 대체로 '자기를 바로 봅시다'라는 법어에서 시작하여 그 뜻을 하나하나 설명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다른 사람들에게 잘 대하는 게 공양이라는 글에서는 고개를 끄덕끄덕거리며 좋다고 할 것이지만, 충격적인 글귀도 여러군데 있다. 물론 사람에게 충격을 주는 것은 제각기 다를 것이다. 대체로 개신교에게는 아마 '하느님을 욕하는 사람들이 천국에 가게 해달라고 삼천배 절을 하시오'라는 구절이 충격적이었다거나. 하지만 보편적으로 충격적일 글이 하나 있다. 그는 자신을 제일 아프게 한 사람을 부모처럼 받들라고 한다. 물론 요즘 유명한 혜민스님같은 사람은 나 자신을 위해 용서하라는 직구를 던진다. 하지만 성철 스님은 여러모로 레벨이 깊은 것 같다. 그는 악마가 부처가 될 수 있고, 부처 또한 악마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전에도 성철스님에 대해 까대는 개신교에 대해서 말한 적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이 바로 이 구절을 빗댄 게 아닌가 싶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는 부류의 의미심장하고 알쏭달쏭한 법어 중 하나에 속한다고 보면 되겠다.

 확실히 그렇다고 성철 스님이 사탄 숭배를 했다는 건 아니고,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봐야 왜 스님이 그런 말을 했는지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가 갈 텐데 개신교 작자들이 너무 짧게 생각하고 짧은 머리로 해석하다보니 문제가 된 것 같다. 이에 대해선 참 뭐라 설명할 길이 없고... 일단 성철 스님의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머릿속으로 그의 논리가 이해는 가는데 인간으로서 실천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정말 수행을 하고 도를 닦아야 행할 수 있는 지론인 듯하다.

 이미 불교에서 나온 불생불멸이라거나 전생의 이론을 과학에서 답습하고 있다는 그의 이론도 흥미로웠다. 여러모로 이 스님은 알아갈수록 점점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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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용히 미치고 있다 - 만화로 보는 한국현대인권사
이정익 지음 / 길찾기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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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좌익과 우익의 구별은 정부의 편에 서는가, 아닌가를 가르는 편의로 사용되었다.- p. 43

 

 

 

 

이 만화가는 두번째 작품으로 이 잡지에서 오이디푸스에 대한 철학만화를 연재한 적 있다.

현재에서는 어떤 만화를 연재한다는 소식이 없지만...

설마 요즘 사회가 뒤숭숭하니 절필을 한 건 아니었으면 ㅠㅠ

 

 이정익 만화가는 굉장히 가라앉은 느낌의 만화를 많이 쓰는 편이다. 고로 편하게 읽을 수 있고 밝은 분위기의 작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읽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 책은 한국현대사의 불편한 진실 일색을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뒷부분으로 갈수록 (전두환 편이다.) 상당히 피비린내나는 고어스러운 그림체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직접적으로 등장하고, 저자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마치 저자의 나약함을 부각하기라도 하는 듯이 사랑에서의 실연, 그리고 내부의 무서운 상상들에 대해 툭 까놓고 묘사하고 있다. 하긴 그 이전의 프롤로그에서는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거론하기도 했었지... 생각해보면 옆으로 많이 새나가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이 만화의 흐름을 끊는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박정희의 광주 대단지 사건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마치 맨 마지막 광주 대학살 사건을 이야기하기 전에, 박정희가 얼마나 교활하고 냉혹하게 그런 일이 일어날 사전준비를 해놓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빈민 쓰레기'를 서울로부터 광주로 치워버린 이야기, 그리고 먹고 살 것이 없어 인육 소문이 돌 만큼 참혹하게 변해버린 인간의 군상, 인간적으로 말 한번 해 보려 하면 분뇨를 코와 입에 짓이겨버리는 이야기 등등.

 박정희가 정치를 잘했다 못했다를 떠나서, 그의 사람으로서 인격이 어느 정도였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만화책이 될 것이다. 물론 그림체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어떤 기법을 사용했는지 모르겠지만 빛의 각도를 다르게 하고 보면 색상이 달라지면서 분위기가 미묘하게 바뀐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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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돈 관리 - 돈 걱정 없이 살고 싶은 당신을 위한
고득성 지음 / 국일증권경제연구소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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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당신의 순자산은 얼마인가?

2. 당신의 나이X연간 총수입(세금공제 전)은 얼마인가?- p. 63

 

 2번에다가 나누기 10을 하고 순자산을 뺄 때 마이너스가 나오거나 제로가 나오면 순자산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라 한다. 본인이 만으로 25살이므로 2번 계산을 해보니 거의 3천만원이 나온다.

 

 

 

대학 포기하고 왠만한 대기업에 20살부터 취직해서 청춘을 꼴아박으면 저 금액이 나올까?

 

 내 생각엔 부모로부터 미리 유산을 받아서 그 돈들을 대부분 수익성 높을 것 같은 주식이나 보험에 미리 투자한 아이들에게나 그 금액이 충당될 것 같다. 즉슨 이 글은 취업한지 10년은 넘은 30대 중반 내지 40대 초반에게나 필요한 계산이라는 뜻이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남겨진 재산은 거의 없을 거라 짐작하지만, 맨 끝부분에 가면 빚을 청산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나오니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 단점을 지적하자면, 이 책이 2010년도에 나온 책이다보니, 투자에 대한 설명은 사실상 다 지나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2010년도쯤에 쓴 글인데 앞으로 5년간은 주식이 오를테니 펀드에 걸라는 것이다. 아마 이 책의 말만 믿고 펀드를 고른 사람들은 무진장 손해를 봤겠지 ㅉㅉㅉ...

 그래도 좋은 점은 여러가지 있다. 첫째, 이 책은 은퇴자산, 보장자산(의료보험같은 것을 말한다.), 집 포트폴리오, 예비자산(비상책을 대비한 목돈같은 것을 말한다.) 등을 확실히 하고 위와 같은 재정적 여유가 생기고 나서야 비로소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만큼 투자를 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본인은 안 할 거지만.) 둘째, 쉬운 수학적 계산을 사용하여 이 공식을 사용해야 한다고 명확히 표시해주니 금액에 대해 목표를 정확히 짜고 자산계획을 설정할 수 있다. 아무리 3년 전에 쓴 글이라 할지라도 내가 보기엔 소장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요전에 읽었던 부부 재태크만큼 유용했으므로 나중에 한 번 더 읽어보고 내용을 정리할까 생각중이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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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의 인생
최인호 지음, 조금희 그림 / 여백(여백미디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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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과거를 걱정하고 내일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우리를 벼랑 끝으로 부르시는 것은
우리가 날개를 가진 거룩한 천사임을 깨닫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는 암을 앓고나서 이 소설을 썼으며,

자신의 경험을 살려 에세이를 씀으로서 더욱더 유명해지게 되었다. 

 

 그는 '암을 치료하는 데 이 약이 좋다 혹은 저 방법이 좋다'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단지 투병을 견뎌내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모든 에세이에서 그렇듯이 여기에서도 그는 종교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표방한다. 단지 이 에세이에서는 그 문장이 더 간결해지고, 표현력은 더 짙어졌을 뿐이다. 그는 창작의 고통을 느낄 때마다 마리아상 품안에 자신의 머리를 파묻고 어린 아이가 떼쓰듯이 영감을 달라고 떼를 썼다고 한다. 중세시절, 창작의 고통으로 인해 뮤즈에게 기대고 싶으나 차마 체면을 버리지 못하고 엄숙한 글을 서면에 쓰는 것으로 자신을 억제했던 시인들과 소설가들이 생각난다. 그들에게는 아마 최인호 소설가가 선망이자 질투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그는 마침 이 에세이를 쓰다가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과 법정 스님의 죽음을 거쳐가게 되었다. 법정스님이 무소유를 무소유했어야 했다는 그의 말에 나는 새로이 눈을 뜨게 되었다. 본인이 한국의 진정한 문학작가라 부르는 사람은 김진명, 이청준, 이 둘 뿐이었다. 그런데 최인호를 추가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인해 고민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솔직히 <광장>을 봤을 때는 김진명의 소설을 봤던 때처럼 찌르르하게 울려나오는 한국의 우렁찬 음성도 없었고, 이청준의 소설을 봤던 때처럼 잔잔하게 울려나오는 한풀이의 곡성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냥 난 이 분을 유일하게 맘에 드는 한국의 에세이스트로 기억해야 할 듯하다.

 잊혀진 것을 기억하게 하는 게 에세이스트의 역할이라 생각하는데, 본인은 이 분의 글에서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를 기억했기 때문이었다.

 

 

어릴 적 매우 힘들었을 때 예수와 같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꿈을 꾼 적이 있었는데,

거의 10년간 잊고 있었던 그 꿈을 이 책이 다시 상기시켜 주었다.

힘들때마다 이 장면을 생각하면서 이겨나갈 수 있을 것 같고, 성서를 더 열심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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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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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지!'라며 상대방을 추궁하지만 실상 개떡같이 말하면 개떡같이 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p. 80

 

 

 

아이러브인에서 이 강의를 했을 때 솔직히 나는 썩 마음에 와닿지는 않고, 그럭저럭 동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경제학에나 알맞은 주제를 가지고,

교수가 자꾸 '인생'의 주제로 끌어들이려 애를 썼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아이러브인에서 최인철 교수가 했던 강의와는 달리, 이 책은 반 정도는 알뜰하게 돈을 쓰는 법 등 집안경제관리법에 꽤 치중을 했다. 그 이유는 십중팔구 이 책이 너무 짧아서였겠지. 인생에 있어서 프레임을 잡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이러브인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거론했으니 그 강의를 보길 바란다. 아무튼 프레임에 대해서 자신이 좀 더 연구를 한 다음 글을 쓸 수도 있었을테고 연구에 몰입할만큼 충분히 젊은 나이인데, 어째서 중반에 이 책을 쓴 건지 모르겠다. 최인철 교수 자신 본연의 연구는 아주 드문드문 거론되어있을 뿐이었다. 쑥쓰러워서 그런건가 납득하기엔 다른 사람의 심리학 연구에 대해서 너무 많이 거론했다. 굳이 중간발표를 하고 싶었으면 하나의 긴 강의로서 끝맺어도 되었을 걸... 객관적으로 보면 완결성이 분명하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땐 미완성의 기미가 엿보였다.

 

 

아무튼 이 책의 내용은 사진을 찍듯이 객관적인 초점을 지니고 사람이나 사물을 보라는 것이다. 

 

 맨 처음에 이 교수는 말한다. 누구나 '나도 저 정도는 (예측)할 수 있었어~.' 따위의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막상 자신의 차례가 오면 어떻게 할지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서 우물쭈물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 책을 손에 잡고 읽을 때마다 자꾸 이 말을 명심해서 새긴다면 놀라울 수 있지만, 만일 기억하지 못한다면 쉽게 질리거나 피곤해하거나 분노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책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 교수가 그만큼 우리의 심리를 날카롭게 파고든다는 증거이다. 전형적으로 교수가 쓴 게 훤히 보일 만큼 참신함이 떨어지는 책이지만, 가독성과 예리함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책이었다. 설득의 심리학 1권이 너무 두껍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차선으로 이 책을 선택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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