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 버지니아 울프 전집 7
버지니아 울프 지음, 정명희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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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상당히 불안정해요. 비가 올 것만 같군요. 기도하는 수밖에 없겠어요."
 그녀가 자신의 십자가를 만지작거렸다.
 "그러면 우산을 준비하거라."
 오빠의 말이었다.

 루시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가 그녀의 신앙에 충격을 준 것이다. 그녀는 '기도'라고 말했는데 그는 우산이라는 말로 그 기도를 답한 것이다.- p. 33

 

 

 

그녀는 막간 집필 중에 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저서는 그녀를 전적으로 후원해준 남편 레너드 울프가 편집되지도 않은 원고를 통째로 출판사에 낸 관계로 출판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보면 그녀에게서는 조울증 증세보다는 정신분열증 증세가 더 돋보인다. 사실 올리버의 누이 루시와 가일의 아내 아이사는 처음 보았을 때 잘 구분이 가지 않았을 정도였다. 단순히 캐릭터가 비슷한 문제가 아니라, 그냥 빵 한 덩어리 갑자기 뚝 하고 양분되더니 각자 다른 모양으로 뭉쳐지는 느낌...? '세 개로 양분된 거울'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왠지 섬찟한 느낌이 들기도 했고.

 두번째로 '등대로'같은 다른 작품들보다 좀 더 사회현상이라던가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교수 아버지 밑에서 갇혀 살다가 레너드라는 남자를 만나 일할 필요 없이 마음껏 집에서 글을 쓰는 생활을 하던 그녀가 말이다. 그녀가 여성차별 금지 외에 인종차별 금지 등에서도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이 책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워스 영화에서 나왔던 대로 어쩌면 그녀는 정말 런던으로 가서 전쟁과 관련된 집필 활동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정말 필사적으로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아내를 사랑하는 정상적인 남자'라면 그녀의 말은 헛소리로 치부하고 시골에 처박혀서 전쟁이 끝날때까지 조용히 살고 싶겠지.

 최근 사회성이 반영된 작품들이 소설에서나 영화에서나 많이 쏟아지고 있다. 괜한 걱정일지도 모르지만 본인은 현실을 반영하려는 과한 노력으로 인해 예술성이 퇴색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바이다. 교훈이 있는 책이라면 비소설에도 얼마든지 있다. 연극이나 소설이나 영화에서도 굳이 의미를 찾고 뜻을 찾아야 하는지...? 버지니아 울프의 다른 소설들보다 더 암울하고 희망도 없는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단 하나뿐이다. 그녀는 관객의 상황극, 그리고 연극, 연극 속의 연극 이 세가지를 통해 '교훈이 있는 연극'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세계가 미쳐 눈을 뒤집는 전쟁이 눈 앞에 다가오고 있고 관객들은 축음기가 틀어졌기 때문에 꼼짝없이 좌석에 앉아있어야 하며 연극은 사회성을 반영하는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현재 KBS 어린이 독서왕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을 칭송해서 논란이 빚어졌다고 한다.

어쩌면 지금 우리나라도 이 책에 적혀있는 그런 상황에 처해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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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검의 폭풍 2 - 얼음과 불의 노래 3부
조지 R. R. 마틴 지음, 서계인 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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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이메, 왜 그랬어요?"

 브리엔느가 불쑥 물었다. 그녀는 비단과 레이스 차림을 하고 있어도 여자답게 보이기보다는 가운을 걸친 사내꼴에 가까워보였다.

 "고맙긴 한데... 먼 길을 되돌아온 이유가 뭔가요?"

 짖궂은 농담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지만 자이메는 단지 어깨를 으쓱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짤막하게 한마디 던졌다.

 "당신을 꿈에서 보았거든."- p. 87

 

 

 

드라마에서 이미 자이메랑 브리엔느가 나왔다길래 얼마나 캐스팅을 잘해놨나 했는데...

오오 꽤 그림이 된다?! (왼쪽이 192cm 천상여자 브리엔느.)

자이메는 혼자 두면 느끼하고 버터같은 인상인데 브리엔느랑 두니 멋있어보인다?!

 

 처음에 자이메가 이 대사 칠 때 '헐 이자식 약먹었나 ㅋㅋㅋㅋ'라는 생각이 들긴 했었다. 브리엔느가 지극히 그의 취향이 아닌 건 둘째치고 킹슬레이어에 브랜까지 밀어떨어뜨린 장본인이 누군가를 구하려는 생각이 들다니;; 게다가 조프리의 죽음이 마땅치 않은 기색까지 드러내는 걸 보면 정말 많이 변한 듯하다. 티리온은 원래부터 난쟁이였던지라 그렇다 치지만 자이메도 한쪽 손을 읽어버리니 생각이 많아진 듯하다. 하긴 그의 쌍둥이 누이가 어떤 존재인데 불구를 좋아할 수 있겠는가... 불구가 된 때부터 일찌감치 그는 마음 속에서 그녀에 대한 사랑을 버린 듯하다. 남은 건 미련뿐. 

 그런데 웃긴 건 이 녀석이 굉장히 소심해졌다는 것이다. 아직 세르세이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정당한 것인 줄 아는지 조프리가 죽자 대놓고 그녀와 떳떳하게 결혼하고 싶어한다. 세르세이는 지 아들의 응석이나 받아줄 줄 알지 애인의 응석은 받아줄 줄 모르기 때문에 사정없이 내친다. 그러자 하는 독백이 '사람들은 왜 킹슬레이어라는 내 모습밖에 모르는 거야?' 라니? 자신이 변한 건 알지만 과거의 자신이 개망나니였다는 건 여전히 인정하기 싫은가보다. 그냥 입 다물고 얌전히 티리온을 감옥에서 빼줬더라면 그가 진짜로 친족슬레이어가 되는 걸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아무튼 브리엔느랑 좀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이 여자가 캐틀린 스타크에게서 자이메를 죽이라는 엄명을 받기도 했고 쓸데없이 스타크 가문에게 충직하기까지 하니 힘들려나...

 

 

 

아무튼 아리아 스타크는 혼자서 큰 선박 하나를 구해 윈터펠에 가고 있으니 찾기 힘들테고.

산사는 천연 사디인 라니스터 가문을 피해 달아나다가 원조변태 골드핑거를 만나 정조 수난기에 접어들었으니

브리엔느가 하루빨리 찾아야 할텐데...; 처음으로 산사가 불쌍해졌다 ㅠ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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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鳥 (幻冬舍文庫) (文庫)
무라카미 류 / 幻冬舍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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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는 결코 인간이 인간에게 응석을 부릴 수 없게 한다.- p. 69

 

 

<백조>라는 제목을 고친 건 잘 했는데, 문 리버로 그냥 냅두면 될 걸 굳이 번역해서 피해를 본 사례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까지 꼭 한글말을 따져야겠느냔 말이다.

솔직히 '문 리버'라는 제목과 '달빛의 강'이라는 제목에서 어떤 게 더 재즈 음악과 연관있어 보이는가?

그러면서 본문에서는 <문 리버>라고 하더라.

 

 일단 이 책을 보고 상당히 낯설다는 느낌이 들었다.

 류의 소설치고는 상당히 구조가 탄탄한(혹은 정상적인) 편이다. 철저히 전혀 연결 안 되는 단편으로 칸막이 치듯 나눠져 있던 그의 예전 작품들과 달리 이 책은 옴니버스 구성으로 짜여져 있다. 시간도 뒤죽박죽이고 인물도 뒤죽박죽이지만 아무튼 어떤 사건을 중심으로 장면이 나아가고 있음은 사실이다. 

 게다가 Walk on the wide side는 작가조차 썼는지 안 썼는지 기억도 못하는 작품이다. 어째 다른 작품들은 한 사건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데 이 단편만 저 멀리 동떨어져 있는 느낌이다. 피아니스트였던 어떤 남자가 권태에 빠진 나머지 직장도 내팽개치고 가족들과 호텔에서 '모르는 사람 놀이'를 하며 처음 본 사람 대하듯 한다는 줄거리이다. 여태까지 무라카미 류의 소설내용이 잔인하기는 했어도 무언가 몽롱하고 하얀 안개에 뒤덮여있는 느낌이었는데, 여기선 그의 숨겨져 있던 '비겁한 야성'이 있는대로 드러나있다.

 그리고 <백조>라는 단편소설은 대놓고 레즈비언을 등장시키고 있다. 무라카미 류의 소설 중에서 레즈비언을 표방하는 소설이 여러개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등장시키기는 처음이다. <매너 하우스>라는 소설에서는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을 매몰차게 몰아내려 하자 가차없이 그의 잔인함을 벗겨내는 창부가 등장하는데, 무라카미 류 소설의 답답한 분위기와는 달리 속이 뻥 뚫리고 깔끔한 맛이 났다. 닫힌 아파트 문을 하이힐로 쾅쾅 차대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왔다. 생각해보니 그 장면도 쿠바 음악에 잘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무라카미 류는 쿠바 음악을 들으면서 이 글을 썼고, 그 음악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자신의 글 스타일을 잠시 잃어버린 게 아닐까? 비록 아직도 이 책의 전체적인 스타일은 경쾌한 쿠바 음악보다는 우울에 빠진 재즈 음악이었지만.

 무라카미 류는 후기에서 다신 단편이나 이런 작품을 쓸 생각이 없다는 생각을 토로했지만, 이런 단편이라면 몇 편 더 연재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어느 사랑의 이야기> 단편이 제일 재미있었는데, 음악도 또한 내 스타일이었다. 처음부터 작렬하는 그 베이스라인은 정말 끝내준다.

 

 

들어라. 그리고 읽어라.

 

Playlist

http://www.youtube.com/watch?v=K8-9TdKu_1M- 한 20살의 청년이 오피스 레이디와 첫 데이트를 할 때 들려준 노래.

http://www.youtube.com/watch?v=aGCEH6hpI-Y- 어떤 여자가 플라티나 목걸이 한 쪽을 보이에게 건네주며 알려준 노래.

http://www.youtube.com/watch?v=VwIeFlBHrVg- 쳇 베이커. 노래는 임의로 좋아하는 곡 선출.

http://www.youtube.com/watch?v=XFmb_grwfBg- 쿠바의 댄서들.

 http://www.youtube.com/watch?v=LnLCm2gPysA- 쿠바 댄서랑 바람난 오피스 레이디랑 헤어진 영화감독이 듣는 노래.

http://www.youtube.com/watch?v=sdPAVK39qYE- 주인공이 코크 퓨어 브레스를 흡입하고 엔이라는 뉴욕의 어느 창녀와 세크스하면서 들었다는 노래;;;

http://www.youtube.com/watch?v=4P0hG3sD0-E- 영화감독이 오피스 레이디랑 세크스한 장면을 비디오로 편집할 때 삽입했던 노래(...)

http://www.youtube.com/watch?v=4wNknGIKkoA- 마지막 단편의 제목.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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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무기상 1 - 레전드 오브 비기너스!, NT Novel
다이라쿠 켄타 지음, 김은영 옮김, 콘도 타카시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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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하더라도 괜찮으니까 일단 과감하게 환경을 바꿔보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거야.- p. 319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설명하자면 요런거...? 

 

 일단 작가의 프로필 자체가 굉장히 특이하다. 게임 개발자를 하고 싶어서 시골에서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돌연 도쿄로 상경. 전문학교에서 우연히 소설을 쓰는 과제를 받아서 했다가 잘한다는 칭찬을 들어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며 소설쓰기에 올인. 그러다 돌연 드래곤 매거진에서 불러서 <7인의 무기상>을 연재하게 됨. 말하자면 이 책은 주인공은 작가의 분신이고 나머지 6명은 작가의 주위에 있는 누군가들의 분신이라는 소리다. 그래서 그런가 작가의 이상향이라던가 성공담, 개인적인 교훈 등이 듬뿍 들어가있지만 판타지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상징과 은유가 잘 버무려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이상향부터 이야기하자면, 위에 올라가있는 이미지처럼 초식남에 가깝다. 중고 무기를 잔뜩 늘어놓은 허름한 가게. 7명이 동시에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학원을 다니던 결혼을 하던 여분의 시간을 내는 것도 자유. 상크 마리카 대성당을 사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는 잇코를 제외하곤 다들 순수하고 욕심이 없는 캐릭터들이라 먹고 살 정도만 벌면 만족하는 듯하고.

 게다가 '캐릭터를 브랜드로 삼아라' 라거나 '동료 직원들끼리 분위기가 험악하지면 유머스러운 말실수를 해라(?)' 등의 경영상의 개똥철학도 군데군데 흩뿌려져 있어서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하다.

 무엇보다 시골 청년의 글이라 그런지 순박하면서도 이상하게 활기를 느낄 수 있는 책의 분위기가 좋았다. 일본소설을 보면 쓸데없는 데에 교훈성을 집어넣으려고 하거나, 그렇지 않아도 될만한 데에 과한 유머와 오버성을 가미하려 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세계관도 튼튼한 편이고 정말 필요한 데에 진지함이나 유머가 덧붙여졌다는 느낌이다. 9권 완결이라던데 조금 짧다고 생각되지만 어떻게 보면 그럭저럭 깔끔하기도 하고... 완결이 어떻게 되던 계속 구매해서 봐야겠다고 결정했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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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식 Gosick 3 - 파란 장미 아래에서, NT Novel
사쿠라바 카즈키 지음, 민용식 옮김, 타케다 히나타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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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즈야, 공주님의 명령이다."
빅토리카는 화를 내는 카즈야에게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고개를 들더니 쏘아붙였다.
"내일까지 이상한 사건에 휘말려 죽을 정도로 곤란한 지경에 빠져라."
"...미쳤냐. 싫어."
"괜찮아. 내가 마음만 내키면 바로 해결해줄게."- p. 42

 

 

 

이 그림 때문에 빅토리카가 더 유명해졌었죠...

생각해보면 앞으로의 결말을 상징하는 그림이었는지도 모르겠음.

 

 스토리는 꽤 괜찮았지만 역시 눈치라곤 제로이며 둔감한 카즈야가 메인으로 나오니 사건 전개가 허무하리만큼 운에 매달려 진행되는 쪽이었다. 아나스타샤 등 꼬맹이들에게 힘을 빌리는가 하면 몸살감기가 걸려서 끙끙 앓는 빅토리카에게 의지하여 사건을 진행하는 꼴은... ㅉㅉ. 빅토리카의 말대로 평생 하인이나 해먹고 다니겠군. 아무튼 이번 이야기는 추리보다는 스릴러에 가까운 편이다.

 그래도 빅토리카를 만나고 그녀와 갑자기 모험을 하게 되면서 많이 변하는 양상을 보이긴 한다. 성품은 착한데 생각은 집에서 물려받은 것인지... 내가 보기엔 이 녀석에겐 고지식한 성격이 너무 강해서 남을 배려하는 양상이 적었고 무언가를 주도적으로 생각하질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점점 빅토리카에게 주는 선물도 격식에 맞게(?) 되었고 무엇보다 아픈 빅토리카를 살살 구슬려서 달래 사건을 추리하게 만드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ㅋㅋㅋ 본문에서는 방에 틀어박혀 책만 읽느라 대인관계를 쌓지 못했던 빅토리카의 성장이 주요 장면을 차지하지만, 카즈야도 저 정도면 빠르게 성장하는 쪽이 아닐까 싶다. 다만 빅토리카의 성장 쪽이 훨씬 더 빠르고 눈에 띄기 때문에 가려지는 편이지...

 아무튼 이 둘이 그 어떤 어려운 역경이든간에 잘 해쳐나가길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어려운 일이 여러가지 생길 거라는 암시가 나오는데, 언뜻 빅토리카가 수도원으로 보내질 위기에 처했다는 글이 나온다. 하긴 근대 초기에도 아직 여성의 인권이 발전되지 못해서 전세계 어디서나 뻑하면 기가 센 여자는 수도원이나 절같은 데로 감금시키려 했었지... 카즈야가 빅토리카를 잘 붙잡았으면 좋겠는데 ㅠㅠ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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