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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무기상 1 - 레전드 오브 비기너스!, NT Novel
다이라쿠 켄타 지음, 김은영 옮김, 콘도 타카시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실패하더라도 괜찮으니까 일단 과감하게 환경을 바꿔보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거야.- p. 319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설명하자면 요런거...?
일단 작가의 프로필 자체가 굉장히 특이하다. 게임 개발자를 하고 싶어서 시골에서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돌연 도쿄로 상경. 전문학교에서 우연히 소설을 쓰는 과제를 받아서 했다가 잘한다는 칭찬을 들어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며 소설쓰기에 올인. 그러다 돌연 드래곤 매거진에서 불러서 <7인의 무기상>을 연재하게 됨. 말하자면 이 책은 주인공은 작가의 분신이고 나머지 6명은 작가의 주위에 있는 누군가들의 분신이라는 소리다. 그래서 그런가 작가의 이상향이라던가 성공담, 개인적인 교훈 등이 듬뿍 들어가있지만 판타지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상징과 은유가 잘 버무려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이상향부터 이야기하자면, 위에 올라가있는 이미지처럼 초식남에 가깝다. 중고 무기를 잔뜩 늘어놓은 허름한 가게. 7명이 동시에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학원을 다니던 결혼을 하던 여분의 시간을 내는 것도 자유. 상크 마리카 대성당을 사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는 잇코를 제외하곤 다들 순수하고 욕심이 없는 캐릭터들이라 먹고 살 정도만 벌면 만족하는 듯하고.
게다가 '캐릭터를 브랜드로 삼아라' 라거나 '동료 직원들끼리 분위기가 험악하지면 유머스러운 말실수를 해라(?)' 등의 경영상의 개똥철학도 군데군데 흩뿌려져 있어서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하다.
무엇보다 시골 청년의 글이라 그런지 순박하면서도 이상하게 활기를 느낄 수 있는 책의 분위기가 좋았다. 일본소설을 보면 쓸데없는 데에 교훈성을 집어넣으려고 하거나, 그렇지 않아도 될만한 데에 과한 유머와 오버성을 가미하려 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세계관도 튼튼한 편이고 정말 필요한 데에 진지함이나 유머가 덧붙여졌다는 느낌이다. 9권 완결이라던데 조금 짧다고 생각되지만 어떻게 보면 그럭저럭 깔끔하기도 하고... 완결이 어떻게 되던 계속 구매해서 봐야겠다고 결정했다.
김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