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찰살인 - 정조대왕 암살사건 비망록
박영규 지음 / 교유서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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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독살설 은 알려진 의문이지만 면죄근거가 되었던 밀찰에 도리어 살인의혹을 품다니! 거기다 정조의 정치가 연산군과는 다른 종류의 폭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문제의식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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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 마음부터 안아주세요
윤대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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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문득 내가 자존감이 높지 않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40년 넘게 살면서 자존감 하나는 높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높다고 한 것은 그저 독립심이지 자존감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이른 것이다. 마흔을 넘어가면서 마음이 더 단단해져야 하는데 쉬이 지치는 것에 고민이 많아 그런 생각마저도 하게 되는 것이리라. 그렇게 이 책을 선택하고 읽게 되었다. 

라디오에서도 병원에서도 다양한 사례를 접하고 상담을 하던 분이다보니 작가는 우리가 우리의 마음에 대해 너무나 냉담하게 군다고 챙기라고 말하는 투가 마치 조곤조곤 대화 나누듯이 잘 설명해준다. 소진증후군(번아웃증후군)에 대해서도 최근 동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저자의 말에 따르면 공감 능력이 너무 뛰어나서일 수도 있다고 하니 그런 증상이 나타나면 저자의 말처럼 '마음아 그동안 고생했어. 내가 이제는 잘해 줄게.'라며 남보다 나를 더 공감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어느 정도는 그런 경지에 이르렀다. 살다보니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때로는 의도적으로 단절하고 내게 여유를 먼저 만든 뒤에 남을 살피게 되는 삶이 만든 지혜를 지니게 되는데 이 책에서 그래도 된다고 하니 '내가 너무 모진가?'에 대한 죄책감 마저도 이제는 버려야겠다.

앞서 말한 자존감에 대해서 책에서는 자존감이란 욕심에 반비례하는 것이므로 그런 것으로 치자면 예로부터 욕심이 없어 문제였던 사람인지라 자존감이 높을 것 같은데 자존감이 성공에 비례한다고 하니 성공에 대해선 자신이 없으므로 또 자존감 문제가 불쑥 고개를 든다. 누군가는 소확행이라는 것에 반감을 가진다고 하는데 내 정신 건강에는 멀리 있는 대불확행을 찾는 것보단 소확행을 찾아서 성공의 경험을 많이 느끼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그런 점에서 행복한 감정이 아니라 행복한 활동을 찾으라는 조언이 무척 도움이 된다. 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자기만의 일, 얼마 전 김영하 작가의 에세이에서 처방을 받아 열심히 복용 중인 '혼자만의 시간, 책 읽는 시간'이 내겐 그것이리라.

사람은 누구나 힘든 일, 슬픈 일을 겪게 되고 지칠 수 있다. 평소에 나를 단단히 지탱해 줄 충전모드를 열심히 활성화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사람은 힘든 것보다 지치는 것이 더 참기 어려운 것 같다. 내 안에 나를 위한 감성에너지를 수시로 채워 곳간이 비지 않도록 만들자 다짐해 본다. 내가 나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에 집중하며 살았는데 지금이야말로 내가 나 자신을 잘 안아야 할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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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9-05-15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극 공감합니다. 나도 알고보믄 자존감이 높은게 아니었어...

그렇게혜윰 2019-05-17 11:00   좋아요 1 | URL
나이드니 자신에 대하여 좀더 냉정하게 판단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잘 나이든다는 증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ㅋㅋㅋ
 
노무현과 바보들 세트 - 전2권 -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에서 못다 한 말들 노무현과 바보들
(주)바보들 엮음, 손현욱 기획 / 싱긋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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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다한다는 것을 느낀다. 서로를 위하는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바보들은 성장하고 아름다워져갔다. 비록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시들었을지라도 모두가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요즘 욕망으로 가득찬 유사품들을 보며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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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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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년이다. 당시 김영하의 소설집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읽던 나를 흘끔 보던 남자친구는 소설책을 집어들어 훑어보더니 "이노마 변태 아이가?"했다. 속으로 "니 얘기 하나?" 잠깐 생각했지만 아무튼 당시 읽혀지던 소설들과는 결이 달랐던 것은 분명했고 나는 그것에 빠져 이전까지 빠져있던 은희경의 세계를 벗어나 김영하 월드로 입문했다.

 

이후의 소설이 모두 좋았고 그래서 그가 내게 '영하느님'이 된 것은 아니다. [검은 꽃]의 경우는 몹시 좋았고, [퀴즈쇼]의 경우는 나와 맞지 않았다. 자라지 않는 인물에 회의를 느낀 적도 있었지만 [검은 꽃], [빛의 제국] 역시 그 즈음에 나온 작품들이기에 그의 역량을 믿고 기대했다. 에세이의 경우도 그렇다. [읽어본다] 시리즈가 단단했지만 내가 더 좋아했던 것은 그의 여행 에세이였다. 소설과 달리 여행 에세이에서는 그의 생각이 직접 드러나는데 바로 그 부분에서 내 생각과 같은 점을 너무나 자주 만나는 것이다. 아, 신나라. 그의 글에서 벗어날 수 없는 바로 그 이유다.  그의 작품이 매번 나를 미치도록 빠져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쓰는 글들 속에 들어간 그의 생각(철학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경지라고 본다.)이 좋았던 것이다. 그렇게 내게 김영하 작가는 소설이든 에세이든, 그리고 육성이든 방송이든 '영하느님'으로 동경하는 대상이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얼마 전 [오직 두 사람]을 재독했다. 김영하 작가의 소설을 재독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이 책으로 시작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여하튼 다시 소설을 읽으며 처음의 생각과 거의 같은 생각의 흐름을 느꼈기에 새롭다거나 몰랐던 면을 알게 되었다는 느낌은 없었다. 첫 느낌은 대체로 정확하다. 그래서 '역시 나는 김영하가 좋아'라는 결론을 얻은 터였다. 그리고나서 이 책을 읽는데 더 이상 부정할 수도, 이유를 찾고 싶은 마음도 없어졌다. 이 책은 그냥 김영하다. 내가 수많은 소설과 에세이를 통해 찾고 싶었던 '나는 왜 김영하를 읽는가?'에 대한 답을 '여행의 이유'에서 모두 찾을 수 있다. 그야말로 '김영하의 이유'인 셈이다.

 

그와 나는 경험이 다르다. 난 어릴 때부터 쭉 한 곳만 머물며 살아왔고, 그 때문에 이동을 겁내한 탓에 지금껏 여행을 거의 하지 못했고 그나마도 최근의 일이다. 그는 타인과의 관계를 맺고 푸는 것에 고민을 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이주를 하며 살아왔고 그것의 강제성에 반감을 가지고 자발적 여행자가 되었다.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이 어떻게 생각이 만날 수 있을까? 그건 여행과는 큰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앞서 말한 그의 생각(철학)이 가는 방향이 내가 가고 싶은 방향과 일치한다. 이런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그는 지금의 김영하가 될 수 있었을 테다. 가끔씩 복용해야 하는 자기만의 경험, 내게는 '혼자가 되는 경험'을 복용해야 한다는 처방이 있는데 그것의 원인은 잘 모르겠다만 내게도 어떤 '프로그램'이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나의 '불안'을 걱정하고 있다. 왠지 모르게 생활은 안정되어 가는데 내 마음이 급격히 불안하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름대로 세상의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불안인가보다 결론을 내렸었고 그것을 놓기 위해 애써봐야겠다 싶은 마음을 가졌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내 불안이 '통제 불가의 불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김영하 작가가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라는 장에서 말하길 "삶의 안정감이란 낯선 곳에서 거부당하지 않고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찾아온다고 믿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그것이 그의 프로그램이라면 나의 프로그램은 "삶의 안정감이란 내가 생각하는 상식의 범주 안에서 사람들이 행동할 때 찾아온다고 믿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비슷해보이기도 하는데 나의 안정감이 좀더 못된 것 같다. 그 못됨을 좀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작가의 프로그램이 어릴 때 이주의 경험이 근원이 될 수 있었든 나의 프로그램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았던 나의 부모에 대한 경험이 근원이 될 것 같다. 더구나 나는 현재 진행형이다보니 아직도 프로그래밍화하는 단계인 것도 같고.

 

그래도 '혼자를 복용하세요.'라는 처방을 받아두었으니 정히 힘들면 그것을 지키면 된다. 나 역시 호텔을 좋아하는데 단순한 이유로 여행지의 숙소는 집보다 좋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집에 산적한 문제들이 여행지에서도 발견이 된다면 정신적으로 그것은 여행이 아니라 삶이 되어버리니까. 생각을 벗어던질 수 없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내게 김영하가 왜 매력적인 작가인가에 대한 답도 찾았지만 더불어 내 불안의 원인까지 정리할 수 있었다. 어쩌면 이 책으로 나는 가장 간편한 여행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앞서 김영하 작가의 생각을 철학이라고 표현한 이유도 바로 그래서이다. 그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것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짐작된다. 아마 그 점도 나와 비슷할 지도 모르겠다. 그는 작가라서 그게 쓸모가 있다지만 나는 좀 피곤한 게 사실이다. 아무튼 이 책 참 좋다. 몇 번을 읽게 될 것 같다. 내게 베스트인 [자기만의 방]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이다. 갓 영하느님!!!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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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9-05-02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이라도 떠나자구. 자기만의 방(호텔룸)으로!^^

그렇게혜윰 2019-05-02 15:05   좋아요 1 | URL
그쵸? 애가 일단은 좀 커야할 거 같아요 ㅠㅠㅠㅠ
 
토성의 고리
W. G. 제발트 지음, 이재영 옮김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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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친한 동료가 내게 깔깔대며 "넌 의외로 무식해!"라고 말했었다. 애가 책은 많이 읽는 것 같은데 자기만큼 아는 작가도 아는 책도 없다는 거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책을 마구 읽기 시작한 것은 대학생 때로 현대문학부터 읽었기에 세계문학이나 한국근대문학에는 바보가 따로 없었다. 그런 현상은 지금까지 이어져 나는 내가 아는 사람만 아는 편협한 독서가라 모두가 다 제발트를 예찬할 때 그저 '이름이 예쁘군.' 따위의 생각만 하게 되는 것이다. [토성의 고리]는 내가 처음으로 읽은 책이다(처음으로 산 책은 [공중전과 문학]인데 집에 고히 모셔져 있다).

 

 화자인지 작가인지 모를 이가 영국으로 도보여행을 떠났다. 그리고 그 여행의 끝자락에선 앓아버린다. 그는 어떤 여행을 한 것인가? 어제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 출간 기념 낭독회에 다녀왔는데 김영하 작가가 말하길, 우리가 실패했다고 생각한 여행이 실은 성공한 여행이라고 했는데 발길 닿는대로 떠난 화자가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맞닥뜨린 인간 문명의 잔해들을 발견한 것은 처음의 의도와는 맞지 않지만 그를 앓아눕게 할 정도로 그에게 큰 의미를 만들어줬으니 이는 성공한 여행이리라.  

 

  그러나 그를 따라 인간이 파괴해버린 자연과 잔혹한 행동의 결과물을 함께 보자하니 마음이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청어잡이를 이야기하며 덧붙인 '하지만 실은 우리는 청어의 감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73쪽)는 말을 통해 인간의 발전과 개발이 얼마나 이기적인 행위인지에 대해 정곡으로 찔린 느낌이다. 이 문장으로 인해, 제발트가 왜 제발트인지 알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나는 이 문장에 전율을 느꼈다. 인간이 뭔들 알겠는가? 청어의 감정도 숲의 감정도, 이민족의 감정도 아무것도 모른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기의 힘을 과시하고자하고 자기의 영역을 넓히고자 했던 모든 사람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기에 그토록 무책임했던 것이다. 바보같은 것들, 지구를 지배하는 생명체로서 인간이 얼마나 모자란지....

 

  작년 말에 수전 손택의 [타인의 고통]을 읽으며 그녀가 예로 든 많은 전쟁의 실상에 대해 새삼 놀라기도 하고 그때 역시 인간의 모자람에 대해 느낀 바가 많았다. 그런데 제발트의 소설 [토성의 고리]는 소설의 형식을 유지하며 영국 각 지역에 발을 내딛고 머리로는 다른 곳을 떠올리며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방식이 이해에는 좀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제발트의 글이란 이런 것인가, 하는 매력을 동시에 느낀다. 아마 이 책을 한 번 더 읽게 될 것이다. 내 이해는 그가 말하는 것에 턱없이 부족하다. 누군가와 같이 읽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주변에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이번엔 그저 제발트를 만나서 기뻤다고만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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