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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 초롱 - 강소천 동요시집 ㅣ 아동문학 보석바구니 7
강소천 지음, 김영덕 그림 / 재미마주 / 2015년 6월
평점 :
강소천.
이름만 익숙하지 책은 처음이다. 근데 마치 오래전 책을 보는 듯한 디자인이 아주 예쁘다. 글도 곱다. 특히 돌멩이 동화. 그래서 검색해보니 다른 신간들은 디자인이 넘 현대적이라 눈이 안간다. 호박꽃초롱이 젤 이쁜 건 내가 나이든 증거인가???

아동문학가 강소천의 탄생 100주념을 기념하여 출간된 [호박꽃초롱]은 동요시집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지만 동요시집 외에도 동화 2편이 더 실려 있다. 강소천전집1권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재미마주에서 계속 그의 작품을 출간할 예정인가본데 이런 디자인이라면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든다. 1941년에 출간된 것을 현대에 다시 출간하면서 그때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한 점이 높이 평가할 만 하다. 당시 백석이 쓴 서시도 함께 수록되어 있어 이 책이 당시부터 얼마나 가치가 높은 책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동요시집은 흔히 읽어보지 않은 장르인데 후대 사람인 나로서는 이 시들이 동요였다는 것을 잘 알 수가 없다. 노래로 치자면 아는 노래가 하나도 없어 그저 동시로만 읽을 뿐이었다. 음원을 함께 공유해주면 어땠을까 싶은 마음도 든다. 하다못해 악보라도? 그저 맑고 고운 자연의 속삭임들이 가득한 고운 동시집 같다.
개인적으로는 앞에서 밝혔다시피 동요시집의 타이틀과 달리 실린 동화 두 편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동화의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이런 글이 나온다.
여름날이면 냇가에 수많은 아이들이 나와 돌멩이를 주워 가지고 놀지만, 나처럼 돌멩이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아이들이 몇이나 될까? (89쪽)
요즘 아이들은 냇가에서 돌멩이를 가지고 놀지도 않지만, 어린 시절 그것들을 가지고 놀아본 나로서도 이렇게 돌멩이에 사연을 만들고 사람과 교류하게 만드는 생각은 해보지 못한 것 같다. 그러니 요즘 아이들이야 말할 필요도 없겠지. 돌멩이에 이름을 붙이고 아빠 돌멩이 아들 돌멩이의 관계를 맺고, 또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반대로 아이들이 돌멩이의 마음까지도 헤아리는 정서가 그립다. 이런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오래된 동화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요즘 이야기들은 요즘 이야기대로 매력이 있지만 아무래도 이런 느낌은 갖기 어려우니 말이다.
근래에 예쁜 책에 관심이 많아 그런가 자꾸만 예쁜 책들이 손에 쥐어진다. 예쁜 책 사냥꾼 같다만 그렇다고 예쁘기만 한 것은 맘에 들지 않는다. 예쁘다는 건 모양도 모양이지만 속도 예뻐야하니까!
*책은 출판사에서 증정 받았음.